퀵바

감자세상 님의 서재입니다.

마지막 귀환자는 신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감자세상
작품등록일 :
2023.05.10 11:25
최근연재일 :
2023.09.15 08:40
연재수 :
113 회
조회수 :
120,952
추천수 :
1,878
글자수 :
625,145

작성
23.09.07 08:40
조회
401
추천
8
글자
12쪽

넘을 수 없는 벽

DUMMY

“하하. 아하하!”


아자토스의 실제 모습이 드러났다.

그것은 바로 신. 바벨탑 안에 갇혀있는 신과 너무나도 닮은 존재였다.

류신은 그 모습을 보며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옆에서 보는 예호바가 민망할 정도였다.


“끅끅끅끅!”


정말 숨넘어갈 듯 웃던 류신이 겨우 진정한 후 아자토스를 봤다.

아자토스는 거만한 표정으로 자신에게 날아오는 류신의 시선을 마주봤다.


예호바도 아자토스의 진정한 모습에 긴장했다. 정말 닮아도 너무 닮았다. 바벨탑 안의 신과.

하지만 기운은 전혀 달랐다. 그래서 확실히 신과는 다른 존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뭐가 그렇게 재미있지?”


아자토스가 류신을 보며 물었다.


“아- 그게······ 우리가 씨발 또 형제들 싸움에 말려들었구나 싶어서.”


형제라니. 예호바가 놀란 표정으로 류신을 봤다. 이계에서 온 아자토스와 신이 형제라니.


“형제?”

“아! 넌 몰랐나? 이 녀석 원래 여기 출신이야. 먼 과거에 쫓겨났어. 이계로.”

“뭐?”


예호바는 몰랐던 내용이다. 드래곤의 신전에 새겨진 벽화를 예호바는 본적 없었으니 모르는 게 당연했다.


“그런데······ 누가 위야? 당신이 위야? 아래야?”


류신이 아자토스를 보며 물었다. 아자토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넌 역시 건방지구나.”


아자토스가 그대로 손을 들어 올려 손가락을 까딱했다.

순간 류신의 몸이 허공으로 솟구쳐 오른 다음 그대로 아래로 내리꽂혔다.


쾅!


마치 지구를 뚫어버릴 듯 땅속으로 뚫고 들어가는 류신의 몸이었다.

아자토스는 이제 남아 있는 예호바와 소류신을 봤다.

날카로운 눈빛에 범접할 수 없는 기운에 둘은 확실히 긴장했다. 거대한 껍질에 둘러싸여 있을 때와는 너무나도 달랐다.

그때는 정제되지 않은 크기만 한 기운이었다면, 지금은 날카롭게 벼려진 정제된 기운이었다.

그 기운이 거대함은 물론 밀도까지 높아 쉽사리 다가가는 것조차 어려울 것 같았다.


“자! 이제 이 세상에 종말을 안겨줄까?”


거대하고 밀도 높은 아자토스의 기운이 서서히 덩어리로 뭉치기 시작했다.

아자토스의 머리 위에 생성되는 거대한 기운이 그대로 지상으로 떨어진다면, 지구는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도 있었다. 아자토스의 기운이 뭉치면서 대기가 부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예호바와 소류신이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그와 동시에 둘은 움직였다.

소류신이 자신의 몸에서 쇼고스를 내보냈다.

쇼고스들이 빠르게 아자토스를 향해 날아갔다. 하지만 쇼고스는 거대한 기운의 주변에 다가가자마자 마치 부스러지듯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이제까지 쇼고스가 이렇게 허무하게 소멸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것은 미끼.


어느새 예호바가 아자토스의 등 뒤에 서 있었다. 아자토스는 아무런 방어도 하지 않은 맨몸 그대로였다.

예호바가 주먹을 쥐었다. 그이 주먹에 새하얀 빛이 물들기 시작했다.

이름하여 빅뱅. 세상의 시작을 일으켰던 기운이 그 주먹에 담겨 있었다.


“세상의 시작을 일으킨 것은 나였다.”


그때 목소리가 들렸다. 아자토스였다.

그는 등을 내준 채 그대로 서 있었다. 오히려 예호바가 그대로 공격해도 상관없다는 듯이.

예호바는 망설였다. 자신의 주먹에 깃든 힘은 그야말로 강력한 힘이다. 세상을, 온 우주를 만든 힘. 그 태초의 힘이 깃들어 있었다.

그러나 지금 눈앞의 아자토스는 태연했다. 이대로 공격해도 되는지 예호바는 순간 망설였다. 그리고 그런 망설임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졌다.


머리 위애서 엄청난 기운이 예호바를 짓눌렀다.

그 기운은 아자토스가 모았던 밀도 높은 거대한 기운의 극히 일부였다. 일부분의 기운에도 예호바는 짓눌리며 땅에 박혔다.

땅에 박힌 후에도 예호바는 일어날 수 없었다. 기운은 끝까지 예호바를 짓누르고 있었다.


“으윽!”


힘으로 버티며 일어나려 했지만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때였다.

누구가 달려와 예호바의 몸을 누르고 있는 기운을 발로 차버렸다.

그 기운은 마치 축구공처럼 아자토스를 향해 날아갔다. 하지만 날아가던 기운은 제 자리를 찾아가듯 거대한 기운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아자토스의 눈빛이 가늘어졌다.

땅속으로 처박혔던 류신이 멀쩡하게 나타났던 것이다.


“괜찮냐?”


류신이 예호바를 보며 물었다.

예호바가 옷을 툭툭 털며 일어났다.


“고맙다. 만만하게 보면 안 되겠어.”


예호바가 말했다. 고마운 건 고마운 거다. 위기였는데 도움을 받았으니까.

그나저나 땅속으로 파묻혔던 류신이 어떻게 빠져나왔는지는 조금 신기했다. 그대로 파묻혀버린 게 아닐까 생각했으니까.


“만만하게 보는 게 아냐. 만만한 거지.”


류신이 손위에 검은색 구체를 만들었다. 블랙홀. 무엇이든지 빨아들이는 존재.

류신의 손에서 블랙홀이 아자토스를 향해 날아갔다.

검은 구체를 보며 아자토스가 피식 웃었다.


“내 동생이 너희들을 선택한 이유를 모르겠구나.”


아자토스가 손을 뻗었다. 그의 손에서 더욱 큰 검은 구체가 나타났다. 그러더니 이내 류신의 검은 구체를 삼켜버렸다.

더 거대한 블랙홀이 작은 블랙홀을 삼켜버리듯이.

류신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아자토스를 바라봤다.

예호바도, 소류신도 당황했다. 류신의 공격이 이렇게 허무하게 사라졌으니까.


“뭐야? 네가 형이었어?”


그런데 류신은 다른 부분에서 놀란 모양이었다.


“그렇다. 내가 형이다. 패륜을 저지른 동생을 이 세상에서 지워버릴 테다.”

“그건 찬성.”

“그리고 이 세상도 함께.”

“그건 반대.”


류신의 말대꾸에 아자토스가 인상을 썼다.


“네놈은 나와의 격차를 알면서도 여전히 버릇이 없구나. 무릎을 꿇고 빌어도 시원치않을 텐데.”


아자토스가 류신을 노려보며 외쳤다.

하지만 류신은 상관 없었다. 이번엔 하얀 불꽃을 불러냈다. 예호바의 빅뱅과 더불어 태초부터 있던 기운. 바로 태초의 불꽃이다.

모든 것이 이 불꽃에서 태어나고 소멸했다.

류신이 불꽃을 아자토스에게 날렸다.


불꽃을 향해 아자토스가 이번에도 손을 뻗었다. 하지만 불꽃은 방향을 틀고, 둘로 갈라지고, 현란하게 움직였다. 그러더니 아자토스의 몸을 휘감았다.

하얀 불꽃에 아자토스가 휩싸였다.


화르륵.


“아싸!”


류신이 주먹을 쥐었다.

불꽃에 휩싸인 아자토스의 모습이 하얀 색에 휩싸여 잘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닥 왠지 효과가 있는 것 같지 않았다.

점점 태초의 불꽃이 사그라들고 있었다.

불꽃이 사라지면서 아자토스의 모습이 다시 나타났다. 그의 모습은 원래 모습 그대로였다.

태초의 불꽃, 시작의 불꽃에도 아자토스는 어떤 상처는 물론 데미지도 없었다.


“고작 이 정도인 건가?”


아자토스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이계에서 선정한 파멸자들 보다는 강하다는 것을 인정하마. 그러나 너희들은 아직 멀었다.”


아자토스가 손을 뻗었다. 동시에 거대한 기운이 류신과 예호바를 짓누르기 시작했다.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기 힘들 정도였다.

아마 중력의 몇 천 배쯤 되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그때였다.

무언가 아자토스의 몸을 휘감았다. 그것은 쇼고스였다.

소류신이 드디어 자신의 인간 모습을 풀고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휘번득거리는 커다란 눈과 촉수가 다시는 떨어지지 않겠다는 듯이 아자토스를 감쌌다.


류신과 예호바를 짓누르던 거대한 기운이 사라졌다.

소류신이 성공했다. 아자토스의 몸으로 촉수들이 파고들어갔다.

이쯤 되면 이제 소류신은 아자토스의 몸을 지배해야 했다. 하지만 아자토스는 태연이 서 있었다.

오히려 당황한 것을 쇼고스였다.


아자토스가 손을 뻗어 자신의 몸에 파고든 쇼고스의 촉수를 잡았다.

순간 촉수가 부스러지기 시작했다.

파스스 먼지가 되어 사라지는 쇼고스의 촉수. 쇼고스가 오히려 당황했다.

쇼고스가 빠르게 아자토스의 몸에서 빠져나오려 움직였다. 그러나 아자토스의 손이 더 빨랐다.


“너희들이 알아둬야겠구나. 내 동생은 창조에 능했지. 허나 나는 파괴에 능했다. 형과 동생의 차이는 이런 것이다.”


아자토스의 손에 잡힌 쇼고스는 그대로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소류신의 비명이 들리는 듯했다. 허무한 죽음.

그때 류신의 바로 옆에서 소류신이 땅에서 솟아 오르듯 나타났다. 전과 다르게 약해지고, 기운이 없어진 소류신이었다.

다행이 몸 전체가 당한 것은 아닌 모양이다.

하지만 더 이상 이곳에 있어봤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게 뻔했다.


“너도 가 봐.”


류신이 포털을 만들어 소류신을 강제로 보내버렸다. 이제 남은 것은 류신과 예호바. 그리고 아자토스뿐이다.


“죽음을 재촉하는구나.”


아자토스의 말에 류신이 픽 콧방귀를 뀌었다.


“무슨 헛소리야? 어차피 종말이라며?”

“그렇다.”

“그러면 남든 여기서 도망치든 마찬가지잖아. 안 그래?”

“그렇군.”

“신이라면서 뭐 그딴 상식을 몰라?”


류신의 말에 아자토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화가 많네. 그렇지?”


류신이 예호바를 보며 물었다. 예호바도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화가 많아.”

“혈압에 안 좋아.”


류신이 아자토스를 보며 말했다. 그것도 무척 장난기 가득한 말투였다.

아자토스가 천천히 땅으로 내려왔다. 허공에 띄워 놓은 거대한 기운은 그대로 둔 채였다.

그가 땅을 딛자 충격파와 함께 대지에 균열이 생겼다.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땅이 흔들렸다. 마치 지구에 정말 종말이라도 오려는 듯했다.


아자토스가 그렇게 다가오는데도 류신과 예호바는 그를 선 채 기다렸다.

드디어 아자토스가 류신과 예호바 앞에 섰다.


“신의 선택을 받았다고 뭐라도 된 줄 알았더냐?”


아자토스가 물었다.


“뭔 소리야? 당연히 뭐가 됐지. 신의 대리인이 됐으니까. 무려 480만년 동안.”

“난 1,027만년 동안.”

“와우. 대단하네. 난 너의 반도 안 되는 구나.”


류신이 예호바를 보며 휘파람을 불었다.

예호바가 별거 아니라는 듯 손을 내저었다.

하지만 이런 태도가 아자토스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자토스가 둘을 향해 살짝 한 걸음 내디뎠다. 순간 거대한 충격파가 둘을 덮쳤고, 그대로 둘은 날려졌다.

허공을 날아 바닥에 떨어져 데굴데굴 구른 둘은 머리를 흔들며 몸을 일으켰다.

아자토스의 충격파는 중간에 자세를 잡거나 정신을 차리는 것이 불가능했다. 어떤 움직임도 방해하는 무언가가 그의 충격파에 담겨 있었다.

말 그대로 파괴가 본능이라는 말이 맞는 듯했다.


아자토스는 다시 천천히 걸어서 다가오고 있었다. 그가 걸을 때마다 충격파가 류신과 예호바를 때렸다.

몸이 휘청거리면서도 류신과 예호바는 물러서지 않았다. 아니 솔직히 물러날 데도 없었다. 아예 아자토스가 없는 이계로 가지 않는 이상.


“젠장.”


예호바가 자신의 양쪽 주먹에 기운을 두른 채 그대로 서로 부딪쳤다.

빅뱅이었다.

두 개의 빅뱅이 부딪치는 예호바 나름의 궁극기였다.


“야! 미친!”


류신이 빠르게 몸을 숙였다. 하지만 거대한 충격파가 그대로 예호바 주변으로 퍼져나갔다.

그 충격파는 아자토스에게서 날아오던 충격파를 밀어내고 계속 뻗어나갔다.

아자토스가 빅뱅의 충격파에 휩쓸렸다.

아니 전 세계가 휩쓸렸다. 적잖이 인간 문명이 피해를 입었을 거다.


빅뱅의 충격파가 사라진 후 예호바가 앞을 봤다.

류신이 몸을 숙이고 있다가 벌떡 일어났다.


“미친 놈아! 미리 말 좀 해.”

“젠장.”


하지만 예호바는 욕부터 내뱉었다.

앞에 멀쩡히 아자토스가 서 있었다.


“말했지 않느냐. 그 힘은 원래 내 것이라고.”


압도적이었다. 도무지 아자토스를 이길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류신과 예호바의 어떤 힘도 아자토스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세상을 만들고 세상을 지배하던 신의 형. 아자토스는 이계로 쫓겨났다가 다시 돌아왔다.

이 세상의 종말을 위해서.

어쩌면 세상은 종말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지 모른다.


류신은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었다.

아직 최후의 수단이 남아있었다. 그러나 그 수단을 제대로 사용할 기회가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

어쩌면 허무하게 세상의 종말을 지켜볼 수밖에 없을지도.


“이제 진정 세상의 종말이다.”


허공에 떠 있던 거대한 기운이 서서히 지상으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지구를 반으로 쪼개버릴 수 있을 정도의 엄청난 기운이 내려오고 있었다. 아니 반으로 쪼개는 것이 아니라 지구를 가루로 만들어버릴 정도의 기운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마지막 귀환자는 신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마지막 귀환자는 신 - 제목 변경 23.05.12 231 0 -
공지 연재 주기 및 연재 시간(수정) 23.05.10 127 0 -
공지 반갑습니다. 23.05.10 1,436 0 -
113 에필로그 23.09.15 429 7 2쪽
112 신이 없는 세상 +1 23.09.15 417 7 12쪽
111 신을 죽이기 위한 싸움 +1 23.09.14 385 7 12쪽
110 진정한 신은 나대지 않아 +1 23.09.13 392 9 12쪽
109 신은 죽었다 +1 23.09.12 392 7 12쪽
108 결렬 +1 23.09.11 383 7 13쪽
107 생명의 씨앗 +1 23.09.08 398 8 12쪽
» 넘을 수 없는 벽 +1 23.09.07 402 8 12쪽
105 종말의 선언 +1 23.09.06 441 8 12쪽
104 요동치는 세계 +1 23.09.05 454 7 12쪽
103 드디어 만난…… +1 23.09.04 404 9 12쪽
102 이 세상에 올 그 존재는 +1 23.09.01 462 9 12쪽
101 최악의 상성 +1 23.08.31 400 9 12쪽
100 두 개의 승리와 하나의 실패 +1 23.08.30 456 8 12쪽
99 세상의 선택을 받는다는 것 +2 23.08.29 418 10 12쪽
98 진정한 용사 +1 23.08.28 422 10 12쪽
97 원하는 길로 가는 것 +1 23.08.25 441 12 12쪽
96 인원 보충 +1 23.08.24 443 10 13쪽
95 경고 +1 23.08.23 451 11 11쪽
94 연합 결성 +1 23.08.22 455 10 12쪽
93 하지 말라면 하지 마 +1 23.08.21 447 11 12쪽
92 사라져야 하는 것들 +1 23.08.18 466 10 13쪽
91 소류신의 하루 +2 23.08.17 491 9 13쪽
90 동생만 아니면 그냥 +3 23.08.16 493 8 12쪽
89 싹수가 노란 건 변하지 않는다 +1 23.08.15 486 11 12쪽
88 신이라고 하지 마라 +1 23.08.14 471 8 13쪽
87 방해되거든 +2 23.08.11 479 1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