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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세상 님의 서재입니다.

마지막 귀환자는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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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감자세상
작품등록일 :
2023.05.10 11:25
최근연재일 :
2023.09.15 08:40
연재수 :
11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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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936
추천수 :
1,878
글자수 :
625,145

작성
23.08.22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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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연합 결성

DUMMY

우상인 천안 시장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러는 사이에 자심은 이미 트라이던트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마치 자심을 아주 잘 아는 듯 고개까지 끄덕이며 자심과 이야기를 나누는 트라이던트들이었다.

이야기를 마친 자심이 류신에게 다가왔다. 그는 이미 다가오면서 우상인 천안 시장을 노려보고 있었다.


“저 인간이 나쁜 인간이네요.”


자심이 대뜸 우상인을 보며 손가락질을 했다. 그에 우상인의 표정이 발끈했다.


“뭐? 네가 뭔데 감히 나한테 그런 말을 하는 거지?”


우상인의 목에 핏대가 섰다. 하지만 자심은 아랑곳하지 않고 설명을 이어갔다.


“이 트라이던트들은 평화롭게 지냈어요. 인간을 공격한 적도 없고, 인간에게 해를 끼친 적도 없어요. 그런데 무작정 저 작자들이 공격한 거예요.”

“원래 인간의 땅이었어.”


우상인이 소리쳤다.


“원래 인간의 땅이란 없어. 전부 인간들이 정해 놓은 기준이잖아. 동물들에게, 자연에 허락이나 받았어?”


자심은 자연주의자였다. 그의 말에 우상인 천안 시장을 비롯해 보좌관들도 모두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우상인 천안 시장은 믿을 수 없었다. 원래 인간의 땅이다. 그는 늘 그렇게 생각했다.

갑자기 나타난 몬스터들 때문에 모든 것을 빼앗겼다고 생각했다.


“인간들이 살던 땅이야. 이 땅이 얼마나 비싼지 알아? 그걸 저 못생긴 괴물들에게 내줘야 한다는 거야? 전부 다시 인간이 차지해야지.”


우상인 천안 시장이 목놓아 외쳤다. 그러나 그의 모습을 소류신이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봤다.


“뭘 그런 표정으로 보는 거지? 어? 관리국 말단이 감히 시장인 나한테 그런 시선을 보내?”


우상인이 씩씩거리며 소류신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이내 류신이 그런 우상인의 뒷덜미를 잡아 보좌관들에게 던져 버렸다.

우상인은 너무나도 허무하게 날려져 보좌관들과 함께 바닥을 뒹굴었다.


“큭! 어떻게 감히 나를······”


우상인이 씩씩거렸다. 하지만 류신의 서슬 퍼런 시선에 대들지는 못했다.


“대통령이 나에게 당한 거에 비하면 넌 양반이야. 그러니까 넌 그냥 찌그러져 있어.”

“찌, 찌그러져 있으라니······”


우상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내 말 잘 들어.”


류신이 우상인과 보좌관들을 보며 말했다.


“세상이 바뀌었어. 이제 모두가 바뀐 질서를 따라야 할 때야. 그리고 이것도 바뀐 질서 중 하나야.”


류신이 트라이던트들을 바라봤다.

트라이던트들은 마치 류신의 말을 알아듣는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온순한 초식 몬스터지만 한번 화나면 무시무시한 과력을 보여주고, 게다가 방어력은 역대급인 몬스터다.


“이제까지 인간이 차지하던 것들에 대한 민련은 버려야 할 거야. 그나마 있는 걸 지키려면.”

“······”

“그리고 나머지는 내줘야지. 새로운 세상의 구성원들에게.”


류신은 트라이던트들을 봤다. 그들이 이번에도 고개를 끄덕였다. 꼭 알아듣는 것 같다.


“저 녀석들······ 내 말 알아듣는 거냐?”


류신이 물었다. 아무리 바벨탑이 세상의 언어를 통합했어도 몬스터나 동물들과 대화는 할 수 없다. 그것이 되는 게 테이머들이다.


“그럼요. 당연히 알아듣죠. 생각보다 똑똑한 애들인 걸요. 당신이 나쁜 사람이라는 것도 전부 알고 있고.”


자심이 우상인 천안 시장을 가리키며 말했다.


꾸어어어어-


이에 호응한다는 듯이 트라이던트들이 크게 울음을 터트렸다.

우상인 시장과 보좌관들이 흠칫 놀라 뒤로 물러섰다. 확실히 그들은 트라이던트들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알아들었지? 그러니까 말 들어. 괜히 쟤들 화나게 하지 말고. 쟤들 화나면 생각보다 무서워. 지금 그마나 지키고 있는 천안도 날아갈지 몰라.”

“그, 그 정도입니까?”


처음으로 입을 연 보좌관이었다.

우상인이 그 보좌관을 노려봤다. 하지만 보좌관도 이제는 막무가내였다.


“사실 시장님이 억지로 밀어붙인 일이라서 내부에서 반대가 많았습니다.”


보좌관이 술술 실토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뒤에서는 누군가 이 상황을 몰래 녹음하고 있었다. 아마도 그가 차기 시장을 노리는 인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잘 봐둬. 사람은 아무도 죽지 않았어. 예비군 병력이 박살이 났는데도.”


모두 둘러봤다. 그러고 보니 정작 사람은 아무도 죽지 않았다. 다친 사람은 있어도 생명이 위독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 그러네요.”

“쟤들이 봐준 거야. 천안 정도는 쟤들이 밀어붙이면 하루도 못 버텨. 하루가 뭐야. 한 시간이나 버틸까? 그러니까 괜히 성질 돋우지 말고 그냥 살아.”

“아, 알겠습니다.”


우상인을 제외한 모두가 류신의 말에 수긍했다.

류신은 소류신을 봤다. 그는 미소를 띤 채 류신을 바라봤다.


“용케 참았네.”


류신이 물었다. 그제야 소류신이 한숨을 내쉬었다.


“위기가 많았습니다.”

“그럴 거야. 어쩔 땐 인간인 나도 인간이 싫거든. 아니 어쩔 때가 아니지. 늘 그렇지.”

“어떻게 참는 겁니까?”

“그냥 참는 거야. 나중엔 그래도 좀 좋아지겠지 기대하면서. 물론 그게 어림도 없는 기대감이긴 하지만.”


류신이 뒤로 돌았다. 이젠 더 이상 이곳에 볼일이 없다는 듯이.


“앞으로도 고생해. 그리고 지금처럼만 해. 위험한 일엔 나서지 말고.”


류신이 손을 흔들며 포털을 열고 자심과 함께 가버렸다.

혼자 남은 소류신은 우상인 천안 시장과 보좌관들을 보며 빙긋 웃었다.


“그러면 저도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소류신이 모두에게 인사를 했다. 그때 보좌가 조금 앞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뭘 참았다는 겁니까?”


보좌는 류신이 소류신에게 한 이야기가 무슨 의미인지 궁금했다. 그러자 소류신이 빙긋 웃었다.


“사실······ 트라이던트를 비롯해 여기 모두를 저 혼자 말끔하게 쓸어버릴 수도 있었습니다.”


다들 소류신의 말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 않았다.

트라이던트들도 소류신에게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간들도, 천안이라는 조금 전의 그 도시도······ 모두 흔적도 없이 없애버릴 수 있었습니다.”

“그, 그런 가요?”

“네. 하지만 류신 님과 약속했거든요. 그래서 참은 겁니다. 그런데 오늘 당신은 좀 참기 힘들었습니다.”


소류신이 우상인을 보며 말했다.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우상인은 소름이 돋았다.


“그래도 참았으니 다행이죠. 다음엔 저를 만나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그때도 참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으니까요.”


소류신이 우상인을 향해 차갑게 말하고는 뒤 돌아 그대로 가버렸다.

멀어지는 소류신을 보며 우상인을 비롯해 모두들 부들부들 떨었다.


꾸어어어-


그때 그들의 등 뒤에서 트라이던트의 크나큰 울음소리가 들렸다.


“으악! 깜짝이야.”


우상인이 놀라며 뒤를 돌아봤다.

더 이상 괴롭히지 말라는 듯이 트라이던트들이 우상인과 보좌들을 노려봤다. 몬스터들이 이렇게 집단으로 서서 노려보는 것은 확실히 겁이 나는 순간이었다.


“우리도 도, 돌아갑시다.”


우상인도 결국 자신의 꿈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이후에 우상인 천안 시장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른다. 그의 이름을 다시는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만 남았을 뿐.

어쨌든 이번 일로써 다른 지역에서도 무리한 지역의 확장을 꾀하려던 것을 포기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


“우리만 모인 건가요?”


엘이 물었다.


“우리 외에 더 필요합니까?”


차가운 말투로 기보르가 되물었다.


“하지만······ 예호바는 몰라도 테트라는······”

“테트라는 예호바의 말만 들어요. 우리 말은 듣지 않을 겁니다.”


엘의 걱정을 이번엔 예체가 단호하게 잘라냈다.

이 자리에만 셋이 모였다.

예호바와 테트라르 제외한 모두가 모인 것이다. 바로 엘, 기보르, 예체까지.


이들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

셋이 죽었다. 엘 하이, 체바오트, 그리고 엘로힘까지.

이런데도 예호바는 아무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테트라는 예호바의 말만 따를 뿐이었다.

에흐예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데 너무 안일한 움직임이었다. 이에 대책을 마련하고자 셋이 모인 것이다.


“셋이 죽었습니다. 우리 동료가 셋이나.”

“맞아요. 아무리 우리가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해도 이건 아닙니다. 이런 식으로 어떻게 아자토스 팀을 뵙는단 말입니까.”


기보르와 예체가 서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지금의 상황에 울분을 터트렸다. 우선 엘은 지켜보기만 했다.


“에흐예는 강합니다. 우리도 일대 일로 맞서 싸워서 이긴다는 보장이 없어요.”

“인정하기 싫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군요. 이미 셋이 당했으니.”

“거기에 에흐예 주변에 이상한 놈들이 모인다는 첩보입니다.”

“이상한 놈이요?”

“원래 이 세상에 존재하던 놈들이 우리와 적대하기 시작했다는 것이죠. 놈이 세력을 이루면 우리가 절대적으로 불리합니다.”


둘의 이야기는 점점 고조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엘이 끼어들었다.


“그러니까······ 우리도 연합을 만들자는 겁니까?”


예체와 기보르가 엘을 바라봤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놈을 확실하게 제거하는 방법입니다.”

“그러게 말이죠. 왜 이 방법을 예호바는 막은 건지 이해를 할 수가 없군요.”

“저기······ 예호바는 연합을 막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자신은 합류하지 않을 거라고 했던 거 아닙니까?”

“그게 그겁니다. 그 말 한마디가 우리에게 압박이 되는 거니까요.”

“맞아요. 그러니 우리가 손을 잡아서 한꺼번에 놈들을 쓸어버려야 합니다. 그러면 아마 아자토스 님도 기뻐하실 겁니다.”


아자토스의 이름이라면 무엇이든 성사되는 것이 이계의 신들이 가진 특징이었다.


“그러면 세계수는 어떻게 하죠?”


앨이 물었다. 가장 중요하고 궁금한 사안이었다.

세계수는 이 세상이 가진 생명의 원천이다.

이계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세계수를 연구할 수만 있다면 이계에도 생명이 넘치는 풍요로운 세상이 열릴 수도 있었다.


엘은 이 세상에 오게 되면서 늘 부러웠다. 생명이 넘치는 세상이.

우중충하고, 폭력만이 난무하는 이계와는 확실히 달랐다.

그래서 세계수를 이계로 가져가고 싶었다. 이계에 생명이 넘치게 하고 싶었다.


“없애버리면 되죠.”


예체가 차갑게 말했다. 그의 말에 엘이 깜짝 놀랐다.

심지어 기보르마저 예체의 말에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없애다뇨?”

“그것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분열되어 에흐예에게 당한 겁니다. 그러니 없애버리는 게 맞아요.”

“하지만······”

“아자토스 님은 세계수 따윈 없어도 되는 분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기보르가 마치 동의를 구하듯 엘을 보며 물었다.


“네. 뭐······ 아자토스 님이야 그렇지만······ 우리 이계가 풍요로워지려면 세계수의 힘이······”


엘은 미련이 남았다. 세계수가 아까웠다. 생명의 근원이 사라진다는 느낌이었다.


“누구나 세계수를 차지하고 싶어합니다. 각자의 욕망이 있어요. 그것을 우리는 억눌러야 합니다.”

“그래요. 그 욕망을 버렸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의지로 세계수를 없애버리는 게 좋습니다.”


예체와 기보르의 말을 들으며 엘은 착잡했다.

이 세상도 어쩌면 이계와 같이 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풍요로운 생명의 흔적은 찾아보기 어려운 어두운 세상으로 변할 거라고.


“함께 하겠습니까?”


예체가 엘을 보며 물었다.


“이미 이 자리에 있는 것으로 함께 하는 겁니다. 그렇죠?”


기보르가 못을 박듯이 말했다.

어차피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계를 풍요롭게 만들겠다는 자신의 의지는 허무하게 종말을 맞이하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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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신은 죽었다 +1 23.09.12 391 7 12쪽
108 결렬 +1 23.09.11 383 7 13쪽
107 생명의 씨앗 +1 23.09.08 397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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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종말의 선언 +1 23.09.06 440 8 12쪽
104 요동치는 세계 +1 23.09.05 453 7 12쪽
103 드디어 만난…… +1 23.09.04 403 9 12쪽
102 이 세상에 올 그 존재는 +1 23.09.01 462 9 12쪽
101 최악의 상성 +1 23.08.31 399 9 12쪽
100 두 개의 승리와 하나의 실패 +1 23.08.30 456 8 12쪽
99 세상의 선택을 받는다는 것 +2 23.08.29 418 10 12쪽
98 진정한 용사 +1 23.08.28 421 10 12쪽
97 원하는 길로 가는 것 +1 23.08.25 440 12 12쪽
96 인원 보충 +1 23.08.24 442 10 13쪽
95 경고 +1 23.08.23 450 11 11쪽
» 연합 결성 +1 23.08.22 455 10 12쪽
93 하지 말라면 하지 마 +1 23.08.21 447 11 12쪽
92 사라져야 하는 것들 +1 23.08.18 466 10 13쪽
91 소류신의 하루 +2 23.08.17 490 9 13쪽
90 동생만 아니면 그냥 +3 23.08.16 492 8 12쪽
89 싹수가 노란 건 변하지 않는다 +1 23.08.15 486 11 12쪽
88 신이라고 하지 마라 +1 23.08.14 471 8 13쪽
87 방해되거든 +2 23.08.11 479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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