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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세상 님의 서재입니다.

마지막 귀환자는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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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감자세상
작품등록일 :
2023.05.10 11:25
최근연재일 :
2023.09.15 08:40
연재수 :
11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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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956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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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25,145

작성
23.08.18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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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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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사라져야 하는 것들

DUMMY

콰직!


병정개미의 강력한 턱이 소류신의 몸을 찍었다.

그러나 소류신의 몸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웬만한 것들은 두동강을 내버리는 병정개미의 강력한 턱이 소류신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나도 흉내 한번 내볼까?”


소류신이 손을 들어 올려 슬쩍 꺾었다. 그러자 자신의 허리를 물고 있던 병정개미의 허리가 우두둑 꺾이며 끊어졌다.

그래도 병정개미는 곧바로 죽지 않았다. 어떻게든 소류신의 허리를 자르겠다는 일념으로 끝까지 물고 있었다.

하지만 허리가 잘린 병정개미는 끝내 죽음을 맞이하고 힘없이 바닥으로 툭 떨어졌다.

거대한 턱에 물렸던 소류신의 허리에는 상처하나 나지 않았다.


만약 상대가 사람이거나 지각이 있는 존재였다면 이런 위력을 보인 소류신에게 함부로 덤비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개미는 다르다.

집단적인 조직을 이루고 살아가는 생명체이긴 하지만 모든 것이 여왕에게 집중되어 있어 개개인의 의지나 생각은 존재하지 않았다.

여왕의 명령에 의해 병정개미든, 일반개미든 행동하는 것이 전부다. 여왕이 죽으라면 죽는 것이다.


병정개미들은 다시 소류신을 향해 달려들었다.

소류신은 이제 자신감이 생겼다.

류신의 기술을 따라했는데 성공한 것에 대한 기쁨을 간직한 채 이번엔 조금 더 큰 기술을 시도했다.


손을 들어 올려 기운을 펼친 다음 손뼉을 쳤다.

손뼉을 친 기운이 그대로 달려오던 병정개미들을 덮쳤고, 백여마리 정도의 병정개미들이 한 번에 터져버렸다.


“아하! 이것도 되네?”


소류신은 기뻤다. 그리고 학살의 시작이었다.

소류신의 손짓에 병정개미들은 몸과 머리, 다리가 분리되며 나가떨어졌다. 결국 여왕개미만이 소류신 앞에 남았다.


끄끄끄끄끄-


알 수 없는 소리를 내는 여왕개미를 보며 소류신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리고 여왕개미를 향해 작은 쇼고스 하나를 내보냈다.

쇼고스가 기어가 여왕개미의 몸에 닿았다.

쇼고스의 촉수가 여왕개미를 덮쳤다.


***


문을 열고 소류신이 밖으로 나왔다.

지방 관리국 요원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소류신에게 다가왔다.


“어떻게 됐습니까? 처리했습니까?”

“인원 투입해서 코어 회수하세요. 자잘한 코어들이긴 하지만 숫자가 많으니까 꽤 괜찮을 겁니다.”

“자잘한 코어들이요? 그게 모두 몇 개나 되죠?”

“개미들 숫자만큼?”

“네?”


지방 관리국 요원은 어이가 없었다. 개미들 숫자만큼이라니.

지하를 차지한 개미들 숫자는 어림잡아도 수만 마리가 넘는다고 파악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숫자의 개미들을 모두 처리했다는 말인가.

지방 관리국 요원은 소류신을 믿을 수 없었다.


“정말 처리한 거 맞아요?”

“그러면 같이 들어가 볼까요?”


소류신이 앞장서고 그 뒤를 지방 관리국 요원이 따라 들어갔다.

넓은 암시장 곳곳에 개미들이 널부러져 있었다. 움직이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개미들의 잔해를 지나가는 소류신을 지방 관리국 요원을 겁을 먹은 채 따라갔다. 그렇게 도착한 곳에 여왕개미가 죽어 있었다.


“아! 여왕개미의 코어는 내가 챙겼습니다. 괜찮죠?”


소류신이 지방 관리국 요원에게 말했다.


“무, 물론이죠.”


지금 여왕개미의 코어가 문제인가.

지하의 개미들이 몰살했다. 진짜 머리를 아프게 했던 문제가 해결되었다.

말 그대로 수만 마리의 개미가 죽었고, 수만 개의 코어가 회수될 것이다.

노다지나 다름없었다.


광주에서 시작해 대전의 개미들을 처리할 때까지 소류신이 걸린 시간은 고작 6시간이었다.

소류신은 곧바로 오늘의 마지막 코스인 천안으로 향했다.


아침부터 시작한 일이라 아직 오후 3시를 갓 넘어서고 있었다.

식사는 하지 않아도 상관없는 소류신이라 시간을 더 아낄 수 있었고, 그렇게 천안에 도착했다.


천안에 도착하자 소류신을 맞이한 사람들이 그를 데리고 어디론가 이동했다. 바로 천안 시장의 집무실이었다.

천안 시청의 가장 화려한 방 안으로 소류신이 들어섰다.


“아이코! 이거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천안 시장 우상인이라고 합니다.”

“관리국 요원 소류신입니다.”


천안 시장이라는 우상인은 배가 불룩 나오고 턱이 늘어진 것이 욕심이 많아 보이는 남자였다.

뭐가 그리 더운지 연신 땀을 닦아내며 우상인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소류신을 맞이했다.


“앉으시지요.”

“빨리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데요.”


접대받는 것은 아직 소류신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그것을 경험한 쇼고스가 없기에 제대로 습득하지 못한 기술이었다.

차라리 빨리 일에 매달리는 것이 더 나았다.


“하하하! 역시 프로시군요. 위치와 상황을 설명드리겠습니다. 어쨌든 우선 앉으시죠.”


우상인의 재촉에 소류신은 소파에 앉았다.

우상인 시장의 보좌로 보이는 인물이 지도를 하나 테이블 위에 펼쳤다. 천안시와 외곽의 상황을 보여주는 지도였다.


“여기가 현재의 천안입니다.”


지도에 원으로 표시된 장소가 보였다. 그리고 그 옆으로 커다랗게 공간이 별도로 표시되어 있었다. 그 별도의 공간을 우상인이 짚었다.


“그리고 여기가 바로 우리가 되찾아야 할 땅입니다.”


소류신은 잠깐 지도를 보며 이해를 하지 못했다.


“되찾는다?”

“네. 원래 인간의 땅이었으니까 이제 몬스터 몰아내고 다시 인간이 되찾아야죠.”


소류신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가요?”

“왜요? 이상합니까?”

“원래 인간의 땅이라는 게 있었나 싶어서요. 뭐 어쨌든 이 지역에서 몬스터를 쫓아내면 된다는 거죠?”


소류신의 대답에 우상인 천안 시장은 약간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입가에 미소는 잃지 않았다.


“굉장히 난폭한 몬스터가 있나요?”


우상인 천안 시장의 표정따위에는 관심도 없는 소류신이 질문을 던졌다.


“우리로서는 아주 난감한 놈입니다.”

“제가 처리할 수 있는지 한 번 보죠.”


소류신은 모든 설명을 들었다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상인 시장이 따라 일어났다.


“우리가 안내하죠.”


이것도 의외였다. 대부분 직접 안내하지 않았다.

위험한 몬스터라는 설명은 근처에 접근하기 어렵다는 의미를 동반하니까. 그런데 직접 안내한다니.

소류신의 표정이 조금 변했다.


***


“이게 뭐죠?”


소류신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뭐긴요. 한눈에 봐도 몬스터 아닙니까.”


소류신의 눈에 보이는 것은 한가롭게 풀을 뜯는 거대한 생명체였다.

머리에 세 개의 뿔이 나 있어 트라이던트라는 이름을 가진 몬스터였다.

하지만 몬스터라고 하기엔 어딘지 부족했다.

코끼리의 두 배만큼 커다란 덩치를 보면 분명 무시무시한 몬스터로 보기 쉬웠다. 하지만 이 트라이던트들은 초식 몬스터이고, 무척 온순했다.

먼저 공격성을 띠지 않으면 바로 옆에 있어도 아무 문제가 없는 그런 몬스터가 바로 트라이던트였다.

심지어 다른 몬스터에게 공격당하는 인간을 도와줬다는 기록도 있는 몬스터가 바로 이 트라이던트였다.

우상인 천안 시장은 지금 트라이던트들을 몰아내달라고 소류신에게 부탁하고 있었다.


“이 트라이던트들이 맞나요? 제가 퇴치해야 할 몬스터가?”

“맞습니다. 무시무시한 놈들입니다. 우리의 공격은 전혀 먹히지 않았거든요.”


말 그대로 방어력이 강한 몬스터다.

단단한 가죽과 근육은 사이클롭스의 힘에도 버틸 정도다. 그러니 그런 가죽에 인간이 사용하는 무기가 통할 리 없다.

인간이 공격 따위는 아예 공격으로 간주하지도 않았을 거다. 그러니 이렇게 천안 시장이랑 당사자들이 무사히 살아있지.

위협적인 공격이라고 느꼈다면 그야말로 천안 자체가 지도에서 지워질 수도 있었다.


어떤 면으로 보면 위험한 게 맞다. 하지만 모든 동물은 위협을 당하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행동을 한다. 그것은 아주 작은 생명체도 마찬가지다.

생명의 가장 기본인 생존에 대한 것도 깡그리 무시하는 천안 시장이었다.


소류신이 우상인 시장의 보좌를 봤다.

그 역시 시장의 생각과 일치하는 모양이었다.


“제 판단으로는 이 상황이 이해되질 않는 군요. 아무래도 상부에 연락을 해봐야겠습니다.”


소류신이 전화기를 꺼냈다. 그러자 재빨리 우상인 시장이 다가왔다.


“이봐. 관리국에서 나왔으면 시장의 요구사항이나 들어줄 일이지 왜 연락을 하겠다는 거야?”


갑자기 인상을 쓰며 위압적으로 나오는 우상인 시장이었다.

소류신은 전화기를 든 채 잠시 우상인 시장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뭘 쳐다봐? 시킨 일이나 해. 말단이면 말단답게 시키는 일이나 하라고.”


우상인 시장이 다시 소류신을 향해 말했다. 그것도 잔뜩 목에 힘을 준 채.

소류신은 주변을 봤다. 주변의 모두가 탐욕스러운 얼굴이었다. 마치 새롭게 생기는 땅은 곧 자신의 땅이 되는 것처럼.


“정말 연락을 해야겠군요.”

“이봐.”

“아! 트라이던트들을 처리하느냐 마느냐로 연락하려는 게 아닙니다.”

“뭐? 그러면 무슨 일로 연락을 하려는 건데?”


하지만 소류신은 대답 대신 전화 버튼을 눌러 버렸다. 신호가 가고 상대방이 전화를 받았다.

소류신은 핸드폰의 스피커폰 기능을 켰다. 이제 모두가 소류신이 통화하는 내용을 들을 수 있다.


“안녕하십니까! 국장님!”

-아! 소류신? 무슨 일이죠? 혹시 문제가 생겼나요?


문제라는 말에 소류신이 잠시 우상인 시장을 바라봤다.


“허가를 받아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

-허가요?


전화기 너머 남태현 국장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허가가 아니면······ 어쩌면 통보일 수도 있겠네요.”

-그게 무슨 말이죠?

“여기 지금 천안입니다.”

-아! 천안. 그런데요?

“천안 시장이 트라이던트들을 제거해 달라고 하네요.”

-네?


남태현 국장의 목소리가 높이 올라갔다.

관리국도 트라이더트는 사냥하지 않는다.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트라이던트를 우상인 시장이 사냥하고 천안 외곽의 땅을 확보하려 한다는 것을 남태현도 이제 알게 되었다.


-트라이던트는······

“아직 제 얘기는 안 끝났습니다.”

-아! 그래서 할 얘기가 뭐죠?

“지금 제 눈앞에 있는······”


소류신의 시선이 곧바로 트라이던트가 아닌 우상인 시장과 그 주변의 사람들로 향했다.


“천안 시장이라는 자와 그 주변의 쓰레기들을 처리하고 싶은데······”


순간 전화기 너머에서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남태현도 당황한 것이다.

트라이던트를 사냥하겠다는 것도 아니라 천안 시장과 사람들을 오히려 처리하겠다고 했으니 당황하지 않는 게 이상했다.


-소류신 씨!

“네. 말씀하세요. 국장님.”

-천안은 놔두세요. 나머지 두 곳은······

“처리했습니다.”

-그러면 그냥 오세요.

“천안은 정리하지 말고요?”


소류신과 남태현의 대화를 우상인 시장이 시뻘건 얼굴로 지켜보고 있었다. 결국 우상인도 참지 못했다.


“남 국장. 뭐 하는 겁니까. 난 국민들의 손에 뽑힌 직선 시장입니다. 그런 직선 시장을 협박하는 겁니까? 뭐? 날 정리해? 처리해? 이러고도 관리국이 무사할 거 같아요?”


우상인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목소리가 얼마나 큰지 트라이던트들이 고개를 돌려 쳐다볼 정도였다.


-우상인 시장님.

“왜요? 이 상황 대통령님게 말씀드리면······”

-트라이던트는 사냥 금지 목록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사실을 모른다고 하진 않으시겠죠.

“하지만 사람이 먼저 아닙니까? 사람이 살 영역을······”

-소수 인원들이 땅 차지하려는 거 아닙니까?

“감히 시장인 나를 음해하는 겁니까? 당장 대통령께······”

-지금 말씀하시죠.


우상인은 고개를 갸웃했다. 지금 말하라니?

그리고 이내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게 되었다.


-우 시장님.


전화기에서 박이상 대통령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것도 무척 낮은 목소리였다.


“대, 대통령님?”

-네. 대통령입니다.

“대통령님이 왜?”

-내 말 잘 들으세요.

“마, 말씀하십쇼.”

-당신네들 배 불리려고 관리국이 있는 거 아닙니다. 괜한 짓 하지 마세요.


박이상 대통령의 말에 우상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리고 소류신을 노려봤다.


“하, 하지만······”

-하지 마세요. 이건 당신을 위해서 하는 말입니다. 난 분명히 전했습니다.


전화기가 끊어졌다.

소류신이 전화기를 품에 넣었다.


“그럼 전 이만 가보도록 하죠.”


소류신이 돌아섰다. 오늘 임무는 끝났다. 하지만 그때 우상인이 소리쳤다.


“지역 예비군 모아. 저놈들 우리가 직접 쓸어버린다.”


우상인 시장의 말에 돌아가려던 소류신의 얼굴이 무시무시하게 일그러졌다. 그리고 혼잣말을 했다.


“없애버려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


혼잣말이었지만 소류신의 말을 모두 들어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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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신이 없는 세상 +1 23.09.15 417 7 12쪽
111 신을 죽이기 위한 싸움 +1 23.09.14 385 7 12쪽
110 진정한 신은 나대지 않아 +1 23.09.13 392 9 12쪽
109 신은 죽었다 +1 23.09.12 392 7 12쪽
108 결렬 +1 23.09.11 384 7 13쪽
107 생명의 씨앗 +1 23.09.08 398 8 12쪽
106 넘을 수 없는 벽 +1 23.09.07 402 8 12쪽
105 종말의 선언 +1 23.09.06 441 8 12쪽
104 요동치는 세계 +1 23.09.05 454 7 12쪽
103 드디어 만난…… +1 23.09.04 404 9 12쪽
102 이 세상에 올 그 존재는 +1 23.09.01 462 9 12쪽
101 최악의 상성 +1 23.08.31 400 9 12쪽
100 두 개의 승리와 하나의 실패 +1 23.08.30 456 8 12쪽
99 세상의 선택을 받는다는 것 +2 23.08.29 419 10 12쪽
98 진정한 용사 +1 23.08.28 422 10 12쪽
97 원하는 길로 가는 것 +1 23.08.25 441 12 12쪽
96 인원 보충 +1 23.08.24 443 10 13쪽
95 경고 +1 23.08.23 451 11 11쪽
94 연합 결성 +1 23.08.22 455 10 12쪽
93 하지 말라면 하지 마 +1 23.08.21 447 11 12쪽
» 사라져야 하는 것들 +1 23.08.18 467 10 13쪽
91 소류신의 하루 +2 23.08.17 491 9 13쪽
90 동생만 아니면 그냥 +3 23.08.16 493 8 12쪽
89 싹수가 노란 건 변하지 않는다 +1 23.08.15 486 11 12쪽
88 신이라고 하지 마라 +1 23.08.14 471 8 13쪽
87 방해되거든 +2 23.08.11 479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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