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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세상 님의 서재입니다.

마지막 귀환자는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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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감자세상
작품등록일 :
2023.05.10 11:25
최근연재일 :
2023.09.15 08:4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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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145

작성
23.08.11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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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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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방해되거든

DUMMY

“그게 무슨 말이에요? 돌아가라뇨?”


세로가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 그리고 미치광이 유리엘도 잔뜩 흥분한 채 류신을 향해 다가왔다.


“맞아. 우리가 왜 돌아가? 이런 싸움판을 두고?”


물론 세로가 한 말과 유리엘이 한 말은 전혀 다른 개념이지만 왜 돌아가야 하는지 묻는 것은 같았다. 그리고 모두 비슷한 것을 묻는 표정이었다.

심지어 류신을 태우고 온 카이엔도 어리둥절한 얼굴이었다.


“저 녀석들은 내가 그냥 쓸어버리려고. 여기 사람도 없고 조용하고 좋잖아. 마음껏 힘 좀 써보려고. 그러기엔 너희들이 조금 방해되거든.”


요르와 팬리르, 헬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가뜩이나 반쪽의 얼굴이 더욱 흉측하게 일그러지는 헬이었다.


“우리가 우스워 보이나?”


요르가 다가오며 따지고 들었다.


“아니?”

“그런데 왜 우리에게 이러는 거야? 우리가 네가 말하는 대로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존재인 거야?”


헬이 따지고 들었다.

반은 괴물이면서 따지는 감성은 왠지 소녀감성이다. 자존심이 상했다는 듯한 말투로 따지는 게 은근 귀엽기도 했다.


“너희들은 그냥 다시 돌아가서 세계수를 지켜. 저 녀석들이 무슨 꿍꿍이가 있을지 모르잖아.”


갑자기 류신이 목소리를 낮췄다. 덕분에 모두 귀를 기울였다. 그러나 결론은 같았다. 돌아라가라는.

류신은 레인을 봤다. 레인도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은 마찬가지였다.


“넌 드래곤 마을 가서 요양좀 하다 올래?”

“드래곤 마을에? 내가?”

“그래. 카이엔?”

“네.”


카이엔이 다가왔다.


“레인 데리고 좋은 데 좀 다니고 그래. 마을도 구경시켜 주고.”

“알겠습니다.”

“하, 하지만······”


그러나 레인은 카이엔에 끌려갔다. 아무리 레인이라도 카이엔의 손을 뿌리치지 못했다. 이것이 사랑의 힘이다.

그렇게 레인이 먼저 떠났다.

다음 나는 루시퍼와 케르베로스를 봤다.


“릴리스는 분명히 돌려 보낼 거야.”

“그 말 믿어도 되나?”

“그래. 그런데 네가 여기에 있으면 오히려 릴리스가 위험할 거야. 그녀를 인질로 너를 위협할 수도 있잖아.”

“······”

“나 못 믿어?”


류신의 마지막 말에 결국 루시퍼와 케르베로스도 지옥으로 돌아갔다.

이제 남은 모두를 류신이 바라봤다.


“너희들도 가서 기다려. 금방 갈게.”


류신이 손짓을 하자 모두의 발 밑에 포털이 만들어졌다. 그들은 그대로 아래로 떨어졌다.

포털이 닫히고 시베리아에는 엘로힘과 그 세력들, 그리고 류신만 남았다.


엘로힘은 어이가 없었다.

도대체 왜 이런 짓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에흐예! 이게 무슨 짓이지?”

“해스터라고 했던가? 그 이름으로 불러도 되겠지?”

“······”

“궁금할 거야. 내가 왜 모두를 보냈는지 말이야. 나 혼자 너희 전부를 상대한다고 생각하고 있을 거야. 그렇지? 그런데 나는 혼자가 아냐.”


류신이 빙긋 웃었다. 그리고 손가락을 딱 튕겼다.

그러자 갑자기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마치 지진이 난 것 같았다. 아니 지구 전체가 흔들리는 것 같았다.


엘로힘 측 신들 중 땅을 딛고 서 있던 존재는 비틀거리며 넘어지기도 했다. 허공에 뜬 신들은 그나마 안전했지만 땅의 흔들림은 대기도 흔들리게 만들었다.


“소개하지. 너와 신들을 쓸어버릴 존재들을.”


그저 산으로 보였던 존재가 움직이고 있었다. 그것은 느릿하게 다가오는 것 같았지만 어느새 순식간에 바로 앞에 다가와 있었다.

거대한 몸집을 자랑하는 짐승이 네 다리로 서 있었다. 하늘로 높이 솟은 몸은 구름에 가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시베리아 평원 가까 있던 바이칼 호수의 두꺼운 얼음이 갈라졌다. 그리고 안에서 역시 거대한 몸체의 누군가 나타났다. 물 위로 걸어나오는 존재는 조금 전 봤던 짐승과 비슷한 크기를 자랑했다.


마지막으로 강한 충격파가 밀려왔다.

바람이 불어와 몇몇 엘로힘 측 신들은 날려지기까지 했다.

허공에서부터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워지더니 땅을 가렸다.

그것은 거대한 날개를 가진 새였다. 새는 날개를 퍼덕이며 바닥에 내려앉았다.


모두 엄청난 크기의 존재들이었다.

신들도 긴장했다. 이제껏 이런 존재들을 본적 없는 신들이었다.


“저들은······”


엘로힘이 어이없다는 듯이 말을 하다가 멈췄다.

그들이 누군지 알 것 같았다. 타보트를 공격하다가 갑자기 사라진 존재들.


“소개하지. 레비아탄, 베헤모스, 지즈. 너희들을 쓸어버릴 친구들이야.”


류신이 환하게 미소 지었다.


“웃기지 마라. 저딴 짐승들이 감히 우리를 쓸어 버린다고? 우리는 신이다. 짐승과 달라.”


류신에게 감정이 안 좋아서였을까, 시바가 나섰다.

시바는 무척 흥분한 표정이었다. 옆에서 아누비스와 비슈누가 말리려 해도 시바는 듣지 않았다.

엘로힘은 오히려 그런 시바를 그냥 내버려 두었다.

이럴 땐 먼저 나서는 자가 필요하다. 상대를 가늠하기 위해서라도.


“에흐예! 어디 나와 직접 맞서보는 건 어때? 이 파괴신 시바와 말이야.”


시바가 류신에게 도발을 했다. 하지만 류신은 한쪽 손가락으로 귀를 후벼파고 있었다.

오히려 귀찮다는 표정이었다.


“흐흐흐. 그럼 허락한 것으로 알겠다. 내 일격을 받아 봐라.”


시바가 제멋대로 무기를 꺼내 들고 류신을 향해 날아들었다. 그 모습을 류신은 물끄러미 바라봤다.

그 순간이었다.

날이드는 시바의 몸 위로 거대한 기둥이 내리찍었다.


쿵!


대지가 울렸다.

거대한 기둥은 바로 베헤모스의 다리였다.

시바는 그 다리에 깔려버렸다.

꼴사납게 덤비다가 그대로 당해버린 것이다.


엘로힘 측은 당황했다.

시바는 엘로힘 측 신들 중에서도 강한 축에 속했다.

그런 시바를 단번에 밟아 죽인 베헤모스라는 괴물의 존재가 신경이 쓰였다. 게다가 그런 괴물이 한 마리도 아니고 세 마리였다.


“이봐. 헤스터. 넌 어떻게 할래? 신들이 먼저 싸우는 거 보고 나중에 붙을까? 아니면 따로 이동해서 붙을까?”


류신이 물었다.

엘로힘, 아니 해스터는 잠시 고민을 하더니 뒤로 물러났다.


“이들의 싸움이 끝난 후 나중에 붙지.”


해스터는 한발 물러섰다.

신들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결국 먼저 나서서 총알받이가 되라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여기서 포기하고 떠날 수도 없다. 신이라는 존재의 자존심이 있기 때문이다.


“들었지? 너희가 먼저다. 마음껏 날뛰어 봐.”


류신이 말했다. 그러자 거대한 괴수 세 마리가 각자 움직이기 시작했다.

신들은 긴장했다. 덩치와 파워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거대한 괴수를 과연 자신들이 처리할 수 있을지 말이다.


***


그것은 학살이었다. 전투가 아니었다. 싸움도 아니었다.

일방적인 학살이 넓은 시베리아 평원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엘로힘, 아니 해스터는 당혹스러운 표정이었다.

자신이 모아온 신들의 부대라면 세상 어느곳이든 쓸어버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원래 신은 그런 존재여야 하니까.

그러나 지구의 신은 약했다. 터무니없이 약했다.


신들은 말 그대로 레비아탄, 베헤모스, 지즈에게 밟히고, 찢기고 있었다.

방금도 시바의 죽음에 분노해 덤벼들인 비슈누가 그대로 지즈의 발에 잡힌 후 부리에 찢겨 삼켜지는 수모를 당했다.


허공에 떠서 열기로 세 괴수를 공격하려던 태양신 이집트의 라(Ra)는 베헤모스가 휘두르는 발에 맞고 바닥을 굴렀다.

거대한 뱀의 형태인 아즈텍 신인 케찰코아틀은 자신의 덩치를 믿었지만 그가 상대해야 할 세 괴수에 비하면 애들 장난에 불과했다.

레비아탄이 케찰코아틀을 붙잡아 빙글빙글 돌려 허공에 던져버렸고, 땅으로 추락한 케찰코아들을 역시 베헤모스가 밟아버렸다.


신들은 세 괴수를 상대로 무엇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일방적인 싸움에 류신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고, 해스터는 인상을 썼다.


“신들을 모은 건 아주 잘못된 생각이었어. 지구의 신들은 좀 과대포장된 면이 있거든.”

“그런가? 그랬군. 신들이 이런 수준이니 다른 것도 모두 엉망이었던 거군.”


해스터가 류신을 도발했다. 하지만 류신은 태연했다.

이 싸움은 승리를 확신하는 류신이었다.


“이겼다고 생각하나?”

“당연한 거 아냐? 이걸 보고 어떻게 졌다고 생각할 수 있지?”


신들 중 몇은 도망치기 바빴다. 레비아탄, 베헤모스, 지즈의 승리가 이미 결정된 싸움이었다.

셋이 천천히 몸을 돌려 엘로힘을 봤다.

엘로힘의 옆에 서 있던 아누비스가 긴장했다.

저 셋이 쳐들어 온다면 엘로힘도 꽤 무리한 싸움을 벌여야 할 수도 있었다.

게다가 아누비스 자신이 괴수들을 막아서기엔 말 그대로 너무나 약했다.

태초의 신이 만든 세 괴수의 힘이 이렇게 압도적일 줄은 몰랐으니까.


그런데 아누비스는 궁금했다.

이 정도로 강한 세 괴수가 어째서 류신의 말을 듣는 것인지. 순간 아누비스의 머리에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엘로힘 님!”


하지만 엘로힘은 아누비스의 부름에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다가오는 세 괴수를 향해 무언가 뻗었다.

그것은 나무 지팡이였다.

오래된 기록에 남아있는 신의 무기 중 하나. 바다를 가르고 불기둥을 떨어트린 무기. 타보트와 같은 시기에 존재했던 바로 그 무기인 모세의 지팡이였다.

류신은 순간 인상을 썼다.


“물러나!”


류신이 외쳤다. 하지만 레비아탄과 베헤모스, 지즈는 그대로 전진했다.

위압적인 거대한 세 괴수가 다가옴에도 해스터 역시 태연했다.


“갈라져라!”


해스터가 외쳤다.

그와 동시에 거대한 기운이 베헤모스를 덮쳤다.


퍽!


베헤모스의 가슴에 커다란 일직선의 상처가 생겼다.


쿠아아아-


동시에 베헤모스가 괴성을 지르며 뒤로 넘어지고 말았다.

상처는 생각보다 깊었다.

거대한 산에 깊은 계곡이 생긴 것 같은 상처가 남았다.


재빨리 지즈가 허공으로 날갯짓을 하며 날아올랐다. 그러나 해스터는 들고 있던 지팡이를 지즈에게 향했다.


“갈라져라!”


순간 지지의 날개 하나에도 날카로운 상처가 생기며 허공에서 기우뚱거렸다.

지즈는 날갯짓을 하며 날아오르다가 그대로 아래로 추락하며 베헤모스의 몸 위로 떨어졌다.


둘이 쓰러졌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해스터는 쓰러져있는 베헤모스와 지즈를 향해 다시 지팡이를 향했다.

이제는 그 지팡이가 어떤 위력인지 아주 잘 알게 된 괴수들이다.

그때 레비아탄이 베헤모스와 지즈 앞에 나서며 모세의 지팡이에 맞섰다.


“호오! 너는 이걸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나?”


해스터가 물었다.


“고작 신의 사자가 사용했던 물건일 뿐이다.”

“그래? 그러면 이 지팡이가 바다뿐만이 아니라 너의 몸도 갈라버리는 지 봐야겠군.”


해스터가 지팡이를 레비아탄을 향해 뻗었다.


“갈라져라!”


거대한 충격이 날카롭게 레비아탄을 덮쳤다.


퍽!


레비아탄의 몸에 상처가 생겼다.


퍽! 퍽!


해스터는 계속 지팡이를 사용했고, 레비아탄의 몸에 상처는 더욱 깊어졌다. 그럼에도 레비아탄은 베헤모스와 지즈의 앞을 막아선 채 비켜서지 않았다.

이대로 둔다면 모세의 지팡이의 위력에 모두 산산이 부서질 수도 있었다.


류신은 그 광경을 가만히 지켜봤다. 그리고 뭔가 고미하는 표정이었다.


“뭐냐? 네 동료가 이 지경이 됐는데도 구경만 하는 거냐? 아니면 겁이 나나?”


엘로힘, 아니 해스터가 물었다. 하지만 류신에게서 돌아온 대답은 전혀 다른 대답이었다.


“저 녀석들도 언젠간 나에게 방해가 될 텐데······ 이참에 그냥 네 손에서 정리되는 게 나을 수도 있을 것 같고.”


해스터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자신을 도와 싸운 존재를 이렇게 터무니없이 버리다니.

하지만 류신이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에이. 아니다. 그래도 의리가 있는데. 이번엔 특별히 봐주는 거야. 전에 나 공격한 거까지 해서.”


류신은 마치 세 괴수를 구할 수 있다는 듯이 말했다. 그것도 당연히.


“마치 저들을 구할 수 있다는 것처럼 말하는 구나.”

“당연하지. 그건 너무 쉬워.”

“그렇다면 이걸 막아봐라.”


헤스터가 자신의 기운까지 불어넣어 모세의 지팡이를 허공으로 치켜올렸다.

이제까지와는 다른 거대한 검은 기운이 하늘에서부터 아래로 내려찍듯이 내려왔다.

이 공격에 당하면 레비아탄도 위험하다는 것을 직감한 순간이었다. 그때 류신이 레비아탄의 앞을 막아섰다. 작은 몸집의 그가 거대한 레비아탄을 구하기 위해 움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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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에필로그 23.09.15 429 7 2쪽
112 신이 없는 세상 +1 23.09.15 416 7 12쪽
111 신을 죽이기 위한 싸움 +1 23.09.14 384 7 12쪽
110 진정한 신은 나대지 않아 +1 23.09.13 392 9 12쪽
109 신은 죽었다 +1 23.09.12 391 7 12쪽
108 결렬 +1 23.09.11 383 7 13쪽
107 생명의 씨앗 +1 23.09.08 397 8 12쪽
106 넘을 수 없는 벽 +1 23.09.07 401 8 12쪽
105 종말의 선언 +1 23.09.06 440 8 12쪽
104 요동치는 세계 +1 23.09.05 453 7 12쪽
103 드디어 만난…… +1 23.09.04 403 9 12쪽
102 이 세상에 올 그 존재는 +1 23.09.01 461 9 12쪽
101 최악의 상성 +1 23.08.31 399 9 12쪽
100 두 개의 승리와 하나의 실패 +1 23.08.30 455 8 12쪽
99 세상의 선택을 받는다는 것 +2 23.08.29 418 10 12쪽
98 진정한 용사 +1 23.08.28 421 10 12쪽
97 원하는 길로 가는 것 +1 23.08.25 440 12 12쪽
96 인원 보충 +1 23.08.24 442 10 13쪽
95 경고 +1 23.08.23 450 11 11쪽
94 연합 결성 +1 23.08.22 454 10 12쪽
93 하지 말라면 하지 마 +1 23.08.21 446 11 12쪽
92 사라져야 하는 것들 +1 23.08.18 466 10 13쪽
91 소류신의 하루 +2 23.08.17 490 9 13쪽
90 동생만 아니면 그냥 +3 23.08.16 492 8 12쪽
89 싹수가 노란 건 변하지 않는다 +1 23.08.15 485 11 12쪽
88 신이라고 하지 마라 +1 23.08.14 470 8 13쪽
» 방해되거든 +2 23.08.11 479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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