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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세상 님의 서재입니다.

마지막 귀환자는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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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감자세상
작품등록일 :
2023.05.10 11:25
최근연재일 :
2023.09.15 08:40
연재수 :
11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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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934
추천수 :
1,878
글자수 :
625,145

작성
23.08.21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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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하지 말라면 하지 마

DUMMY

우상인 시장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뭐라고? 없애버린다고? 누구를 없앤다는 거지? 고작 관리국 요원 따위가 선거로 뽑힌 나를 없애?”


우상인 시장이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다.

주변의 측근들이 조금은 불안한 표정으로 우상인을 봤다.

그들은 철저하게 일반인이다. 그에 비해 소류신은 관리국 요원으로 능력자다.


“흥. 하긴 네까짓 놈이 저런 덩치의 몬스터를 처리할 수 있겠어? 관리국도 허접한 놈을 보낸 거야. 그런데 큰소리 뻥뻥 쳐놨는데 실력은 안 되니까 다른 핑계를 대는 거지.”


우상인의 말에 소류신이 그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솔직히 그들의 말에는 전혀 신경도 쓰이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은 평화롭게 살아가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 약속을 깨고 싶지 않았다.

사람은 아니지만 소류신인 쇼고스로 인간의 몸에 붙어 있을 때 이미 인간의 감정을 배웠다.

인간의 감정을 가진 소류신은 점점 화가 치밀어 오르고 있었지만, 나름 인내력을 발휘해 참아내고 있었다.


“다시 말하지만 트라이던트들은 그냥 놔두세요. 차라리 다른 지역을 되찾아 드리죠. 난폭한 놈들이 있는 곳으로.”

“흥. 난폭한 놈들? 실력도 안 되면서 무슨 헛소리야? 저깟 트라이던트들도 해결 못 하는 관리국 요원이 무슨 난폭한 놈들을 처리한다고.”


우상인 시장의 도발은 계속되었다.

점점 소류신의 주먹이 강하게 쥐어졌다.


“왜? 없애버린다며? 없애봐.”

“시장님. 이러시면 안 됩니다.”

“뭐가 안 돼?”


보다 못한 보좌관이 우상인 시장을 말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상인은 막무가내였다.


“대통령님이 직접 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강제로 밀어붙이면 정치적 문제에 휘말릴 수도 있습니다.”

“몬스터 죽이는 게 무슨 정치적 문제야? 그리고 대통령이 뭐? 우리당도 아닌데 무슨 상관이야.”


우상인은 여전히 정치에 붙잡혀 있었다.

세상이 망가지고, 이종족이 나타나고, 몬스터가 인간 세상을 잠식해도, 전 세계 인류가 줄어들어도 정치는 여전하다고 생각했다.


“안 도와줄 거면 꺼져. 관리국 필요 없어. 우리가 전부 해결할 테니까.”


우상인이 결국 소류신을 향해 축객령을 내렸다.


“후- 좋습니다.”


소류신이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빠져드리죠. 여러분들 마음대로 하세요. 하지만 이 결과를 저는 끝까지 지켜보고 보고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


우상인을 비롯해 보좌관들, 그리고 그 뒤의 투자자들이 고개를 갸웃했다.


“여러분이 뭘 하던 여기서 지켜보죠. 저는 끼어들지 않을 겁니다. 물론 여러분이 위험해도 끼어들지 않을 겁니다.”


소류신의 말에 우상인이 피식 웃었다.


“우리가 위험해? 웃기고 있군. 우리가 왜 널 불렀는지 알아? 일 좀 편하게 하려고 한 것 뿐이야. 진짜 우리의 위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결국 우상인 시장이 요청한 지역 예비군이 모여들었다.

군인 출신인 예비군들은 완전 무장을 한 상태였다. 지역 시장인 이유로 현역 군인이나 지역 관리국을 동원할 수는 없었다.

그나마 지역 무기고를 털어 무기를 조달해 도착한 그들은 제법 제대로 된 병력을 구축하고 있었다.


예비군들이 모여서 공격을 준비하고 있음에도 트라이던트들은 평온했다. 그들은 인간이 자신들을 공격할 거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는 듯 보였다.

소류신이 옆으로 비켜선 후 손을 아래로 슬쩍 뻗었다. 그러나 손에서 쇼고스 하나가 빠져나와 재빠르게 트라이던트를 향해 이동했다.

쇼고스는 그 중 한 마리에 붙었다.

쇼고스가 붙언 트라이던트가 마치 무언가에 감전된 듯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리고 다른 트라인더트들과 머리를 쿵쿵 부딪쳤다.

그것이 바로 트라이던트들이 소통을 하는 방법이었다.

머리를 얼마나 세게, 얼마나 자주, 어떤 간격으로 부딪치느냐로 의견을 나누는 것이다.

그리고 소류신의 방법이 통했다.


평온하던 트라이던트들이 갑자기 인간들을 향해 몸을 돌리기 시작했다.

마치 무언가의 조종을 받는 듯 일사불란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우상인 시장은 승리를 확신했다.


자신들의 편인 예비군을 원래는 이때 사용하려던 것은 아니었다.

지역을 관리국의 도움을 받아 차지한 후, 재건하고 경비하는 데 사용할 생각이었다. 소류신의 거부로 별수 없이 예비군을 동원하지만 승리는 확신했다.

패배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쇼고스는 어느새 트라이던트를 빠져나와 다시 소류신의 몸으로 돌아왔다.

소류신이 빙긋 웃었다. 그리고 시작되었다.


***


“그걸 내가 왜?”


류신은 팔짱을 낀 채 대통령 집무실에 앉아 있었다.

그의 앞에는 강윤 장관, 남태현 국장, 황미연 부국장이 앉아 있었다. 그리고 물론 장소가 장소인지라 박이상 대통령도 함께였다.


“아무래도 천안이 불안합니다.”


박이상 대통령이 애원하듯 말했다. 하지만 류신은 시큰둥한 표정이었다.


“이러다 천안 시장이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왜? 쇼고스 그놈은 사람은 죽이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그러니까 혹시 문제가 생기면······ 그걸 막을 수 있는 건 류신 님밖에 없습니다.”


강윤 장관이 애원하듯 말했다. 남태현 국장과 황미연 부국장도 같은 표정이었다.


“그러니까 천안 문제를 나보고 해결해 달라는 거지?”

“네. 그렇습니다.”

“그러면 너희들은 뭘 해줄 건데?”


류신이 물었다.

박이상 대통령도, 강윤 장관도 서로 얼굴을 바라봤다.


“잘 생각해봐. 너희들이 뭘 해줄 수 있는지. 그리고 내가 가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인정해야 해.”


류신의 말에 강윤 장관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어떤 결과라뇨?”

“당연한 거 아냐. 내가 가서 평화롭게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류신이 피식 웃었다.

그제야 박이상 대통령과 강윤 장관은 자신들이 오히려 더 위험한 존재를 끌어들인 것은 아닌가 걱정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방법이 없다. 소류신이 그 현장에서 날뛰면 문제가 더 커지고, 그걸 막을 수 있는 것은 류신뿐이라는 것을.


류신은 포털을 열고 청와대 집무실을 떠났다. 그러나 그가 도착한 곳은 천안이 아니었다.

어느 지하의 칙칙한 장소였다. 그곳에 왕린을 비롯해 용사들이 모여있었다. 바로 레지스탕스의 본부였다.


그들은 류신이 나타나자 모두 놀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앞으로 나와 류신에게 한쪽 무릎을 꿇으며 인사했다.


“에흐······ 류신 님! 오셨습니까.”


새로 레지스탕스 아 듀의 대표가 된 왕린이 인사를 했다.

물론 모두가 류신을 향해 인사를 한 것은 아니다. 구석에 있던 유리엘은 퉁명스러운 표정으로 류신을 바라봤다.


“뭐야? 여긴 죽어도 안 찾아올 것처럼 그러더니 뭔 바람이 불어서 여기까지 왔어?”


유리엘이 역시 퉁명스러운 말투로 물었다.


“일어나. 그렇게 메번 인사하는 거 부담된다.”


류신의 말에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류신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마치 누군가를 찾는다는 듯.


“누굴 찾으십니까?”

“자심 못 봤어?”

“아! 자심. 잠시만 기다리시면 데리고 오겠습니다.”

“빨리 데리고 와. 그놈이랑 같이 가야 할 데가 있거든.”


그때 유리엘에 류신의 옆으로 빠르게 다가왔다.


“어딜? 싸우러 가는 거야? 한바탕 할 수 있어? 나도 가면 안 돼?”


역시 싸움을 좋아하는 유리엘이다.

그런 유리엘을 왕린이 인상을 쓰며 바라봤다. 하지만 유리엔은 그런 왕린의 시선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


“넌 필요 없어. 오히려 사고를 더 키우는 녀석이잖아.”


류신의 말에 몇몇 용사들이 입을 가리며 웃었다. 물론 유리엘이 그들을 노려봤다.

새롭게 레지스탕스에 합류한 용사 중 사실 유리엘에게 이길 수 있는 존재는 왕린이 유일했다. 나머지는 모두 유리엘의 실력 아래였다.


자신을 찾는다는 소식을 들은 자심은 허겁지겁 달려왔다가 류신을 보고는 그대로 도망치려 했다.

물론 그런 자심의 앞에 포털이 생기며 자연스럽게 포털 안으로 들어가버린 자심이었다.


“그럼 나중에들 보자고.”


류신이 웃으며 포털로 사라졌고, 유리엘도 따라 들어가려 했지만 바로 전에 포털이 닫히고 말았다.


자심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이번엔 또 어떤 황당한 곳에 오게 된 것인지 긴장한 자심이었다.


“긴장하지 마.”


류신은 그런 자심을 끌고 어디론가 향했다.

그곳은 처참했다.

장갑차와 탱크가 사방을 나뒹굴고 있었고, 부상당한 사람들이 즐비했다.


그리고 사람들을 그 지경이로 만든 것은 바로 거대한 덩치에 세 개의 뿔을 가진 트라이던트들이었다.


“어? 어? 뭐, 뭐야?”


이 상황을 본 자심은 너무 충격을 받은 표정이었다.


“왜? 뭐가 이상해?”


류신이 물었다.


“트라이던트는 사람 공격 안 해요.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란 말은 없어. 그리고 딱 봐도 저 놈들이 먼저 공격한 것 같지 않아?”

“알아요. 그래도 트라이던트는 공격 안 해요. 사람의 공격은 전혀 통하지 않거든요.”

“내가 보기에도 그렇긴 하다.”


트라이던트들은 몸에 상처 하나 보이지 않았다.

인간의 무기로 트라이던트들을 제압하는 것은 보기좋게 실패했다.


류신은 천천히 자심을 데리고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곳에 우상인 천안 시장과 측근들이 모여있었고, 조금 떨어진 곳에 소류신이 미소를 지으며 서 있었다.

소류신이 먼저 류신을 알아보고 꾸벅 인사를 했다.


“오셨습니까! 류신 님!”


류신이라는 말에 우상인 천안 시장이 화들짝 놀랐다.

케레르의 에흐예가 지금 이 현장에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우상인에게 기회이기도 했다.


“류, 류신 님! 잘 오셨습니다! 인간들의 영역을 되찾기 위해 나섰지만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부디 몬스터들을 쫓아내 인간들의 영역을 되찾는 데 힘을 보태주십시오.”


우상인과 보좌관들이 류신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류신은 그들을 힐끔 쳐다봤다. 그러더니 이내 소류신에게 다시 고개를 돌렸다.


“대충 상황이 그려지네.”

“그러실 겁니다. 단순하니까요.”


소류신의 단순하다는 말에 우상인 시장이 발끈했다.


“단순하지 않습니다. 인간들의 영역이었던 곳입니다. 그러니 다시 찾아야 합니다. 하지만 저 관리국에서 파견나온 자는 몬스터를 쫓아내지 못하겠다고 합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관리국입니까.”


우상인은 소류신을 마치 역적으로 된 것처럼 말했다.


“그건 당연해. 이 녀석 인간이 아니거든.”


류신은 우상인에게 소류신의 정체를 말해버렸다.


“네?”


우상인과 측근들이 화들짝 놀랐다.

우상인은 류신이 한 이야기가 무슨 말인지 되묻기까지 했다.


“엘프나 뭐······ 그런 건가요?”

“아냐. 이계의 생명체지. 그러니 인간은 안중에도 없어. 이제까지 너희들을 살려둔 게 희한할 정도네.”


류신이 웃으며 말했고, 우상인은 충격을 받았다.


“과, 관리국에서 이계의 존재를 받아들였단 말입니까? 국민들에게 설명도 없이?”

“그걸 왜 국민들에게 설명해?”

“국민은 알 권리가 있습니다.”

“그래?”

“그럼요.”


순간 류신이 우상인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바짝 들이댔다.


“그러면 네가 지금 하려는 이 짓도 국민들이 알아야겠내. 트라이던트가 어떤 생물인지도.”

“아, 아니······ 전 시민들을 위해서······”

“박이상이 재밌는 얘길 하더라고. 당신이 되찾으려는 땅이 알짜배기 땅이라며? 가문 대대로 내려오던 땅.”

“전 어디까지나 시민을 위해서······”

“잘살고 있는 것 같던데? 이 땅까지는 필요없어 보이던데?”


우상인은 할말이 없었다. 측근이나 보좌관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봐! 천안 시장?”

“아! 네!”

“하지 말라면 하지 마. 다 이유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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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경고 +1 23.08.23 450 11 11쪽
94 연합 결성 +1 23.08.22 454 10 12쪽
» 하지 말라면 하지 마 +1 23.08.21 447 11 12쪽
92 사라져야 하는 것들 +1 23.08.18 466 10 13쪽
91 소류신의 하루 +2 23.08.17 490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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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신이라고 하지 마라 +1 23.08.14 471 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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