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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상어 님의 서재입니다.

여장공작은 사교계의 여왕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귀신상어
작품등록일 :
2022.01.29 12:54
최근연재일 :
2022.03.28 18:20
연재수 :
4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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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76
추천수 :
81
글자수 :
329,731

작성
22.02.2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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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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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7쪽

모험가들의 도시 뮤스턴 (1)

DUMMY

셰인 비소에게는 어려서부터 특출난 재능이 하나 있었다.


마법에 능했던 것 아니냐고 묻는다면 아쉽지만 그 당시 그의 마법 재능은 평범했다.


셰인이 가진 진정한 가치는 여성의 심리를 파악하고 다루는 데에 능했다는 것이다. 물론 그 기반에는 웬만큼 무례한 이야기에도 웃어 넘겨줄 만큼 잘생긴 외모와 근사한 목소리가 있었지만. 어쨌든.


그는 어려서부터 그 능력을 십분 활용해 넓은 인맥을 쌓았고 또한 호감을 산 여성들을 자신을 위해 희생시키는 데에 거리낌이 없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이다. 태어나서부터 사랑받던 이가 사람 마음의 소중함을 알 이가 없었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인지, 그에겐 여성을 불신하는 경향 역시 강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그에게 있어 인간이란 자신을 위해 기꺼이 희생을 자처할 소모품과 주제를 모르고 기어오르는 건방진 녀석. 두 부류로만 나눠져 있었다.


인간을 도구로서 보는 그의 관점은 지금의 경이적인 출세에 있어서 상당한 도움이 되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동시에 그의 심신을 지치게 만들었다. 언제든 자신 역시 타인의 도구가 될 수도 있다는 역지사지의 인식이 뿌리 깊게 박힌 것이다.


그렇기 때문인가? 셰인의 차가운 마음 깊숙한 곳에는 이상적인 여성을 갈망하는 강렬한 욕구가 남아있었다. 그의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는 모성애를 가졌으면서도 그 누구보다 아름답고 순종적인.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여신. 어쩌면 그는 스스로를 일종의 구도자로서 생각하고 있는 정신 이상자인지도 모르겠다.


*


-저벅저벅


“······음?”


천천히 발소리로 울리며 교수실로 돌아온 셰인은 문 앞에 선 채로 그를 기다리고 있던 조교를 발견하곤 물음표를 띄웠다.


블라우스에 H라인 스커트를 입은 전형적인 사무직 복장의 그녀는 무언가 난처한 일이 있는 듯 울상을 짓고 있다가 셰인과 눈을 마주치곤 화들짝 놀라며 허리를 숙였다.


“교, 교수님······.”


교수실 안에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것을 보면 그에게 용건이 있던 듯한데······.


하지만 셰인은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고 이미 익숙하다는 듯 한숨을 쉬며 물었다.


“또 무슨 일이지?”

“아, 그게······. 헤일리 샤나스 학생이······.”

“샤나스······? 또 탄원서를 잔뜩 보낸 건가? 괴소문 동아리인지 뭔지 하는 위험한 활동을 계속하고 싶다고? 만약 그렇다면 내 입장은 변함없다고 전해다오.”


-직접 이야기 하시지요!!


“응······?”


문 안쪽에서 들려온 커다란 목소리.


셰인의 시선이 조교에게 돌아갔고 그녀는 더욱 죄스럽게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교수님······. 워낙 막무가네인데다······.”


그래 그랬나. 조교가 이렇게까지 주눅 들어 있던 이유가 이제야 납득이 가는 셰인이었다.


안쪽에서 들려온 지나치리만치 활기찬 목소리는 분명 헤일리 샤나스의 그것.


그리고 그녀는 셰인 안에서 명백히 건방지고 성가신, 쓸모없는 여성으로 분류되고 있었다.


“아무래도 탄원서가 아니라 탄원인 본인이 직접 들이닥친 모양이군······. 그녀 건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지······.”

“아, 알겠습니다.”


그는 여전히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있는 조교에게 손짓해 그녀를 돌려보내곤 문고리를 잡았다.


-끼이익~


“하아······. 헤일리 샤나스. 성가시게 구는 것도 적당히가 있는 법이다. 이렇게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온다고 해서 내가 활동을 허락해 줄 거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오산이야.”

“왜죠?! 전 납득이 안 되는 데요!? 강령학 교수로서 오히려 권장해야 할 일이지 않나요? 학생들이 유령의 존재를 탐색하고 탐구하려고 한다는데 기특하다고 말해주지는 못할망정 그 활동을 막는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거든요?!”

“아주 간단하게 반박해주지. 왜냐하면······위험해!! 부러진 팔도 아직 다 낫지 않았을 텐데!”


셰인은 이제 지긋지긋 하다는 듯 손가락으로 툭! 헤일리의 팔을 건드렸고 그녀의 표정이 살포시 찌그러졌다.


“으윽, 이건······.”

“차라리 그 상처가 정말 유령에 의한 것이라면 활동의 지속을 고려하겠다만 탐구는 무슨, 계집애들 끼리 꺅꺅거리며 밤에 뛰어다니다 넘어진 상처잖나. 학외 활동을 핑계 삼아 담력 훈련이나 하려 하려는······속···셈인 걸······.”


그간 차곡차곡 쌓여왔던 짜증을 토해내기라도 하듯 헤일리를 몰아붙이던 셰인의 말이 천천히 멎었다.


무언가를 보고 신경을 빼앗긴 것처럼. 셰인의 시선 고정된 것은 헤일리의 바로 옆. 붉은 머리를 늘어뜨린 미모의 여학생은 둘의 언쟁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는 듯 무심하게 시선을 돌리고 있었다.


“그러니까 저희가 직접 그 미스테리를 밝혀내겠다는 거잖아요?!”


헤일리는 그의 이상행동 따윈 신경 쓰지 않고 곧장 반박해왔지만 그는 이미 그녀의 말에서 관심을 거두었다. 아니 스스로를 자신의 세계에 심취해 버렸다고 보는 편이 옳을까?


“제가 왜 여기에······.”


그를 그 세계에 초대한 여신은 왼손으로 오른 팔을 잡은 채 칭얼대고 있었다.


긴 속눈썹과 완벽한 곡선을 그리는 눈매, 비취색을 띄는 녹색의 눈동자 그리고 얇은 입술까지. 셰인조차도 알지 못하는 무의식의 저편 어딘가에 가지고 있던 절대적 미라는 이상향을 보란 듯이 제시한 것만 같은 이 만남에 그는 숨을 멈추고 말았다.


그녀의 뒤에서는 천상의 빛이 후광처럼 내렸고 단지 교복을 입고 있을 뿐인데도 주변이 형형색색의 꽃다발에 둘러싸여 있는 것 같은 이미지가 겹쳐보였다.


그리고 셰인은 그 환상에 홀린 채 천천히 손을 뻗어 그녀의 볼에···


-텁


닿지 못했다.


“?!”


셰인은 그 순간 꿈에서 깨어났고 눈앞의 소녀가 자신의 손목을 붙잡아 멈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실례합니다···?”


여신은 싱긋 웃으며 그에게 양해를 구하는 듯했지만 여성에게 익숙한 셰인은 그 표정 뒤엔 명백한 불쾌감이 엿보이고 있음을 눈치 챌 수 있었다.


그러자 그는 눈에 띄게 당황하며 빠르게 머리를 매만지고 옷깃과 넥타이를 가다듬었다.


“이런 낭패······아니. 실례를······. 그러니까. 그쪽은 학생이지? 그렇겠지. 교복을 입고 있으니까. 아니. 내 말은 그러니까······이름은?”

“가련 레시오스코프라고 합니다. 셰인 교수님.”


그녀는 여전히 노골적으로 불편한 기색이 뒤섞인 미소를 유지한 채로 목례를 했고.


‘이런······젠장.’


셰인은 그녀의 이름을 듣는 즉시 자신이 멍청한 짓을 저질렀음을 즉각 깨달았다.


“그, 그렇군. 레시오스코프 공작가의······. 소문은 사실······아니. 그러니까. 흠흠! 내 말은······.”


어울리지 않게 횡설수설하며 말을 고르던 셰인. 그리고 그는 다시 한 번 더 멍청한 말을 뱉었다.


“정말 아름답군.”

“하하······.”


그만 필터를 거치지 않고 솔직하게 튀어나와 버린 그의 진심을 들은 가련은 감정이 사라진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살벌한 표정조차도 이미 셰인에겐 더없이 매력적인 여인의 유혹처럼 보일뿐이었다.


“그래서. 여기 찾아온 용건은 뭐지······?”


그는 이제 헤일리 따위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는 듯 노골적으로 가련만을 지긋이 바라보며 물었고 그녀는 슬쩍 눈을 피하며 헤일리를 보았다.


‘말해줘요~!! 야간 탐색~~!!’


두 주먹을 꽉 쥐고 간절한 표정으로 가련에게 호소하는 짧은 머리의 소녀.


‘뭐······, 결과적으론 나도 통금시간 이후 에테르가 가득해지는 밤 시간대의 외출 허가가 필요하긴 하니까.’


가련은 뚱한 표정으로 이 상황을 못마땅해 했지만 분명 그녀들의 이해관계는 확실히 일치했다. 그렇게 결론을 내린 공작가의 영애는 눈빛을 바꿨다.


손을 가슴 앞에 모으고 시선을 살짝 내린 상태에서 힐끔힐끔, 자신보다 키가 큰 셰인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울 것 같은 눈망울을 그에게 향한다.


“교수님. 실은 저도 헤일리 양과의 학외 활동을 함께하고 싶어요. 어떻게 안 될까요······?”

“그렇······군.”


뭇 남성들의 가슴을 녹여버리기에 충분한 그녀의 달콤한 목소리에 셰인은 반쯤 멍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얼마든지! 바보 같은 남자의 본능이 고개를 끄덕이려는 것을 가까스로 그의 이성이 가로막는다. 하지만 동시에 그의 이성은 자신을 설득할 핑계거리를 빠르게 찾아 나섰다.


‘그러고 보면 카트린느가 가련 레시오스코프의 약점을 찾아달라고 이야기 했었지······.’


“······뭐, 어쩔 수 없나. 공작가의 여식께서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제국의 법도를 존중하는 탑의 입장에서 거절하는 것도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겠지,”

“진짜?! 아싸뵹!”

“하지만!”


뒤쪽에서 헤일리가 산통 다깨는 어퍼컷을 했지만 셰인은 여전히 가련만을 바라보며 검지를 들어보였다.


“그렇기에 사상자가 나왔을 때 더욱 많은 문제를 야기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그럼······?”

“간단하다. 내가 학외 활동의 지도교수가 되어 동행한다는 가정 하에 조건부 활동을 허가해 주지.”


*


그리고 이야기는 잠시 쌍둥이에게로 돌아간다.


무대는 에렌델의 탑에서 꽤나 떨어진 어느 숲으로.


그들은 아무리 둘러보아도 사람이라곤 털끝하나 보이지 않는 침엽수림 속을 몇 시간째 걷고 있었다. 심지어는 햇볕조차 드물게 들어 시간마저 가늠하기 힘든 최악의 환경.


그 끔찍한 장소를 터덜터덜 걸으며 가로지르던 금발의 소녀는 기어가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배고프다······.”

“아니 벌써?”


카르트가 당황스럽다는 듯 멜리아를 바라봤다. 그러자 허기와 습도 탓에 짜증이 난 티가 역력했던 그녀는 목에 핏대를 세우고 따지고 들었다.


“그래! 왜!왜!왜! 또 돼지라고 그러려 그러지!?”

“한 번도 그런 말 한 적 없거든······.”

“그래요~ 멜리아는 돼지에요~”

“말을 안 듣는군.”


카르트는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고 멜리아는 오빠에게 싫증을 부리는 자신의 모습이 꼴사납다는 걸 알았는지 고개를 번쩍 들고는 속에 쌓인 짜증을 토해내려는 듯 소리를 질렀다.


“으아아아아!!”


-푸드득!


-까악~! 까악~!


그녀의 우렁찬 외침에 반응한 숲 속 조류들이 날아올라 불길한 울음소리를 울렸지만 그들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조금 참아. 곧 뮤스턴에 도착할 테니까. 유바 마을에서 챙겨온 식량은 전부 먹었잖아. 이제 남은 건 마물의 고기를 먹는 수밖에는 없을 걸?”

“좀 아껴먹을 걸······.”


-꼬르륵


멜리아는 배를 쓰다듬으며 시무룩하게 칭얼댔다.


단련을 시작하면서 섭취 칼로리 양이 늘어난 건 알고 있었지만 그게 장거리 여행에 지장이 되리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현재 멜리아 루드레일과 카르트 루드레일은 황제의 명을 받고 수도를 떠나 벌써 5개의 마을과 2개의 성을 경유했다. 그들의 목적지는 제국의 끝자락 국경선과 가장 가까이 위치한 모험가들의 도시 뮤스턴.


거리만큼이나 트라이아 제국의 영향력이 덜 미치고 또한 자유분방한 모험가들이 모여드는 사실상의 중립지역이나 마찬가지인 곳이었기에. 황제는 만약 제국의 철권통치에 반감을 가진 세력이 제국으로 통하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한다면 바로 그것을 기점으로 삼으리라 판단했다.


악을 물리치는 정의를 표방해야 할 용사의 첫 임무가 위정자들을 위한 반란 세력 저지라. 과연 어떨지······하는 의문이 카르트와 멜리아에겐 찐득하게 남아있었지만 우선 그들은 직접 두 눈으로 상황을 목격하기 전까진 판단을 보류하기로 한 상태였다.


섣불리 판단하지 않는다. 그것이 유유에게서 배운 가르침이자 행동 방침이었으니까.


그리고······,


-겔겔겔

-카카쿠쿠


음침한 웃음소리와 붉은 안광이 하나 둘 어두운 나무 틈 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인간이 아닌 이형의 생물들.


“이런. 또 온다.”

“안 그래도 배고픈데~!”

“내가 눈치 못 채게 몇 점 주워 먹지 그래?”

“우씨! 카르트 시끄러!”


리자드맨, 모스맨, 오크, 고블린 그리고 다크 하운드와 머리가 두개인 스플릿 코브라까지.


숲을 거점으로 삼고 인간들을 약탈해온 마물들이 모여들어 두 용사의 주변을 에워싸고 있었다.


모험가들의 거점이 가까운 만큼 그 마물의 종류와 수는 역대 최대.


하지만 금발의 쌍둥이는 딱히 문제될 것은 없다는 듯 여유롭게 검을 뽑아들었다.


*


-까악~ 까악~


-푸드드득!


“우왓?!”


갑작스럽게 날아오르는 조류들의 대이동에 꽁지머리를 묶은 청년이 화들짝 놀라며 검을 뽑아들고 주변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그의 뒤에서 여자 마법사가 챙이 넓은 모자를 꾹 눌러썼고 근육질의 남자는 잠시 접어놓았던 철갑을 신체에 전개했다.


그들은 뮤스턴 인근 숲을 정찰하던 모험가, 소수로 발을 내딛기엔 지나치게 위험한 험지까지 왔기 때문에 은밀히 마물들의 시선을 피해가며 이동 중이었다. 하지만 방금 그 이변으로 인해 계획은 무너지고 말았다.


땅에서부터 서서히, 마물들의 이동하고 있음이 진동을 통해 느껴졌다. 누군가가 그들의 심기를 건드리고만 것이다.


이제 잠에서 깨어난 숲은 누군가를 언제 어떻게 덮쳐올지 알 수 없는 괴물의 입이 되고 말았다. 나름 베테랑으로 분류되는 그들은 그 결말을 뻔히 알고 있었다.


“다들 들었지?”

“응. 여자 목소리였지······?”

“어두운 숲 속에서 활동하는 놈들은 가장 먼저 시끄러운 저쪽을 노릴 거야.”

“아마 죽겠군. 갈기갈기 찢겨서. 험한 꼴을 당할지도 몰라.”

“베어!”


마법사가 근육질의 남자에게 소리를 질렀지만 그의 표정은 변함없었다.


“칫, 변함없이 의협심 강한 녀석이라니까.”


꽁지머리를 묶은 모험자 그룹의 리더는 친구에게 도둑질을 들킨 아이처럼 멋쩍게 웃었다.


은근슬쩍 저들을 미끼로 숲을 빠르게 빠져나가자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던 계획을 베어가 거절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거절을 수긍한 동의한 청년은 고개를 끄덕이곤 방향을 틀었다.


“빠르게 가서 돕자 가능하면 난전이 되기 이전에 데리고 도망치는 쪽으로. 하지만 혹시 모르니까 노아는 가능한 지금부터 마력을 모아줘.”

“달리면서 마력을 모으는 건 효율이 1할 밖에 안된다는 건 알고 있지?”

“젠장. 그럼 되는대로 석궁이라도 갈겨!”

“난 마 법 사 거 든!”


마법사 노아는 눈을 질끈 감고 소리쳤지만 동시에 주섬주섬 허리춤에서 자그마한 석궁을 꺼내 팔에 장착했다.


그것이 모험가들이 가진 유연성인 것이다.


-다다닷!


빠르게 스쳐지나가는 어두운 숲의 풍경들.


3인의 모험가는 아까 전 비명이 들려왔던 곳을 향해 곧장 달려 나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투의 흔적이 보이는 곳을 찾아 방향을 제대로 찾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뭐가 이렇게 많아······.”


상황은 그들이 예상했던 것과는 사뭇 달라보였다.


우글우글 마치 성난 군중들이 모여든 듯한 밀도와 부피. 거기에 지나칠 정도로 적개심을 드러내는 마물들의 태도까지.


-카캌!!

-췌악!!


소란이 일어났기에 근처에 있던 마물들이 모여들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 정도 수라면 이 근방의 마물이란 마물은 모조리 모여든 모양새가 아닌가.


“아, 아직 당하진 않은 건가······.”


그는 금발의 여성과 남성을 보곤 아무 의미 없이 상황을 브리핑했지만 다량의 마물들을 앞에 두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 채 서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그 수에 압도당해 움직임을 멈춘 사이 마물들의 공세가 시작됐다.


가장 먼저 고블린들이 몸을 던져 여성의 팔과 얼굴 등에 달라붙었고 이어서 리저드맨이 창을 든 채로 돌격했다.


“큭···!”


아직 성인이 되지 않아 보이는 금발의 소녀는 몸을 비틀거리며 달라붙은 고블린을 하나 떼어냈지만. 상당히 몸이 무거워 보였다.


이런! 이미 탈진한 상태인 건가?!


스스로를 나름 베테랑이라 자부하는 모험가 신은 전혀 모험가답지 않은 그녀의 대처를 보고 끔찍한 미래를 직감했고 튀어나가듯 몸을 날려 달려가기 시작했다.


젠장! 이판사판이다!


“기, 기다려! 신!”


뒤쪽에서 동료 마법사 노아의 만류하는 외침이 들려오지만 신은 검을 뽑아들고 리저드맨의 창을 막기 위해 달린다!


“이봐! 조금만 기다려! 지금 바로 구해줄 테니까 내 지시에 따라 창만 피해! 그대로 물러나면서······!”

“아 정말! 지금은 짜증나니까 좀 저리 가!”


-펑!!


-후두둑


“어······라?”


다급하게 달려가던 신은 순간 눈앞에서 벌어진 광경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멈춰 섰고 마물의 피와 살점이 그대로 그의 얼굴을 덮쳤다. 하지만 그도 그럴 것이.


어여쁜 소녀가 신경질을 내듯 가볍게 휘두른 주먹이 고블린과 리저드맨을 단숨에 폭사시켜 일소했다는 사실을 대체 어떤 모험가가 믿겠는가?


작가의말

괴력녀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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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장공작은 사교계의 여왕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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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모험가들의 도시 뮤스턴 (3) 22.03.28 45 0 15쪽
42 사이비 종교 라마트라 (4) 22.03.08 32 2 21쪽
41 사이비 종교 라마트라 (3) 22.03.07 33 1 18쪽
40 혼의 수복 (3) 22.03.06 36 1 21쪽
39 혼의 수복 (2) 22.03.05 45 2 19쪽
38 사이비 종교 라마트라 (2) 22.03.04 40 2 17쪽
37 사이비 종교 라마트라 (1) 22.03.03 42 1 19쪽
36 혼의 수복 (1) 22.03.02 41 2 20쪽
35 모험가들의 도시 뮤스턴 (4) 22.03.01 46 2 18쪽
34 모험가들의 도시 뮤스턴 (2) 22.02.27 46 2 16쪽
» 모험가들의 도시 뮤스턴 (1) 22.02.26 56 2 17쪽
32 마왕의 혼 (5) 22.02.25 58 2 14쪽
31 마왕의 혼 (4) 22.02.24 54 2 15쪽
30 마왕의 혼 (3) 22.02.23 55 2 14쪽
29 마왕의 혼 (2) 22.02.22 63 2 17쪽
28 마왕의 혼 (1) +1 22.02.21 100 1 18쪽
27 황제의 명령 (2) 22.02.20 63 2 14쪽
26 황제의 명령 (1) 22.02.19 68 2 16쪽
25 에렌델의 탑 (3) 22.02.18 68 2 19쪽
24 에렌델의 탑 (2) 22.02.17 70 2 18쪽
23 에렌델의 탑 (1) 22.02.16 73 2 21쪽
22 정령과 용사와 마왕 (6) 22.02.15 79 2 19쪽
21 정령과 용사와 마왕 (5) 22.02.14 76 1 16쪽
20 정령과 용사와 마왕 (4) 22.02.13 97 1 17쪽
19 정령과 용사와 마왕 (3) 22.02.12 94 2 19쪽
18 정령과 용사와 마왕 (2) 22.02.11 99 1 18쪽
17 정령과 용사와 마왕 (1) 22.02.10 114 2 15쪽
16 세계 제일의 미녀 (5) 22.02.09 128 2 14쪽
15 세계 제일의 미녀 (4) 22.02.08 123 2 14쪽
14 세계 제일의 미녀 (3) 22.02.07 113 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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