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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상어 님의 서재입니다.

여장공작은 사교계의 여왕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귀신상어
작품등록일 :
2022.01.29 12:54
최근연재일 :
2022.03.28 18:20
연재수 :
4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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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73
추천수 :
81
글자수 :
329,731

작성
22.02.1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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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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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정령과 용사와 마왕 (5)

DUMMY

“뮤렌 언니. 아가씨 식사시간인데 어디 가셨는지 아시나요?”

“아아. 조금 컨디션이 좋지 않으셔서 쉬고 계셔! 잠시 기다려 달라고 주방에 말해주겠니?”

“어머. 오늘 연회의 영향인가요? 알겠습니다!”


메이드는 뮤렌의 대답을 듣고 잰 걸음으로 빠르게 물러갔고 그녀가 사라진 것을 확인하자 뮤렌은 탄식의 한숨을 내쉬며 식은땀을 닦았다.


“하아······. 도련님의 억지에 어울려드리다 보면 수명이 자꾸만 줄어드는 것 같다니까.”


그녀가 틈을 만들어 가련에게 외출할 시간을 벌어주었다는 것이 발각된다면 아무리 뮤렌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중죄가 된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벌인 일에 충분히 만족하면서 미소를 지었다.


지금쯤이면 한창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쯤일까? 도련님 돌아오시기까지는 아직까지는 시간이 좀 남아있을 터. 그때까지는 그 아이들의 재회를 위한 시간을 조금 더 벌어보자.


뮤렌은 어느덧 훌륭하게 성장한 아이들의 재회를 흐뭇하게 상상하며 가련의 방 쪽으로 향했다. 하지만.


“······도련님?”


멜리아와 카르트를 만나고 있어야 할 가련은 이미 성으로 돌아와 벽에 기댄 채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거기에 상당히 지쳐 보이는 모습.


“무슨 일 있으셨나요?”

“아니······. 딱히···”

“아닌 게 아니잖아요.”


뮤렌은 우려스러운 눈빛을 보내며 어린 주인에게로 다가갔다.


“하하······.”


가련은 평소처럼 웃으며 그녀의 추궁을 잡아떼려고도 해봤지만 그 웃음조차도 힘없이 가라앉았고 그는 그답지 않게 침울한 목소리로 한탄을 읊조렸다.


“이제 알았어. 저주 받은 아이라는 건 이런 의미였구나······.”

“도련님. 대체······.”

“왜 아버지께서. 어머니께서, 나를 공작가의 영애로 키우려 하시는지에 대한 증거를 눈앞에 들이 밀어진 기분이야.”


대륙과 제국의 수호자라 불리며 천 년 전부터 추앙받던 용사와 정령에게 대뜸 ‘넌 존재 자체가 악이다.’ 라는 말을 들으면 대체 어떤 기분일까.


멋있어 보인다고? 그건 꽤 유쾌한 사고방식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가련 레시오스코프에겐 그런 강철 같은 멘탈도, 결백한 자의 떳떳함도 없었다.


마치 ‘이 세계는 너와 같은 이방인의 존재를 환영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그 세계로부터 들은 것 같은 절망감만이 가득할 뿐.


그는 쓰디 쓴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위해 노력해준 메이드를 보았다.


“고마워. 뮤렌. 그래도 네가 시간을 만들어준 덕분에 아이들이랑 잠깐이라도 대화를 할 수 있었어······.”

“잠시만요! 도련님!”

“아냐~ 잠깐 칭얼댄 것뿐이야. 새삼스럽게 이제 와서 그지?”


지금은 지나치게 감성적이 되고 말았다. 아마 처음 겪는 일이라 그렇겠지. 잠깐 쉬고, 혹은 잠깐 자고 나면 이 울적한 기분은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다.


가련은 웃으며 등을 돌렸지만.


“도련님!”


-획!


뮤렌이 그의 팔을 꽉 잡아 당겼고 몸에 힘을 빼고 있었던 그는 그대로 손에 이끌려 그녀의 품 안에 폭 안기고 말았다.


“이런 건 곤란···”

“괜찮아요!”

“뭐가···”

“제가 있잖아요! 물론 전 도련님의 친구도 아니고 도련님의 어머니도 아니에요. 하지만······그렇기에 계속 옆에서 지켜볼 수 있어요. 저만큼은 온 세상이 도련님을 등지더라도 계속 곁에 남아있을 거예요.”

“뮤렌······.”


가련은 당혹스러움과 따스함을 동시에 느끼며 그녀에게 안긴 채 몸을 쭈뼛댔다.


뮤렌이 이렇게까지 격한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녀는 부모를 제외하고 가련과 가장 오래 알고 지냈으며 동시에 가장 많은 애정을 베푼 보호자이자 친구.


그 존재가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생각해버린 나머지 간과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옆에 이런 훌륭한 친구를 두고 외톨이라 스스로의 처지를 비관하다니. 그건 뮤렌에게 너무 잔인한 일이 아닌가.


“고마워······.”


가련은 힘이라도 전해주려는 듯 자신을 꽉 안고 있는 그녀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


-푹, 푹


마차를 끄는 말의 발굽소리가 변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돌길을 지나고 있던 마차는 어느샌가 흙뿐이 남기 않은 불모지를 가로지르고 있었고 말은 그 어색한 땅의 질감에 발을 굴렀다.


-히힝!


“허.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풀 한포기 남지 않은 적색 땅이 되어버렸누. 쯧쯔.”


마부가 주변 땅을 둘러보며 혀를 찼다.


그래도 손님의 앞이니만큼 당황스런 기색을 숨겨보려 애쓴 반응이었지만 이미 이변을 짐작하고 있던 에른은 곧장 마부에게 물었다.


“본래 이 주변이 이랬습니까?”

“아, 아뇨. 그렇지 않습니다. 평범한 오솔길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오늘 보니 이런 꼴이 되어 있었다. 그거로군요.”

“그렇죠.”

“······.”


마부의 대답을 들은 에른은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는가 싶더니 이내 마부에게 말했다.


“잠시 여기서 세워주시겠습니까?”

“예······? 뭘 어쩌시려고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일어날지도 모르는데······.”

“괜찮습니다. 제가 보장하죠. 분명 아무 일도 없을 겁니다.”

“그런······.”


마부의 표정이 흐려졌다.


요 근래 불안정한 제국의 치안을 고려하면 들어줄 수 없는 부탁이었지만 그건 수도에서 마차 한 대만을 이끌고 파날라로 향하게 된 시점에서 의미 없는 변명이 되었다.


‘에잇! 그래. 이제 와서 무슨!’


마부는 잠시 망설이다가 결심한 듯 말고삐를 잡아 당겼다.


“워!”


말은 주인의 제동에 발걸음을 멈췄고 에른은 훌쩍 마차에서 뛰어내려 불모지가 되어버린 땅을 살피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검붉은 흙을 손으로 퍼 올려 천천히 비볐다. 그러자 흙에서부터 마력의 잔향이 검은 연기처럼 피어올랐다.


“이건······.”

-한없이 불길한 마력이네. 난 몸이 없어 물리적으로 토를 할 수는 없지만. 만약···

“하지만 이 마력이 일대의 마물들을 일소해버렸어.”

-······착각인 것 아냐? 파날라에서 선택 받았다는 용사들이 그랬겠지.


정령 실피나가 에른의 등 뒤에 매달린 채로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들은 유리앙의 편지로부터 멜리아와 카르트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에른은 여전히 고개를 저었다.


“마력의 질감이 달라. 간간히 정령계 마력의 흔적이 느껴지긴 하지만 마물의 뼈마저 불태워버리는 강대하고도 불길한 마력은 분명 숲을 날려버린 녀석과 동일인의 짓. 하지만 대체 어떤 마법사가 이런 짓을 가능케······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데.”


숲을 초토화 시킨 마법은 에른이 가지고 있던 상식으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종류의 것이었다.


그는 심각한 표정으로 손에 쥔 흙을 조심스레 보자기로 감쌌다.


“우선 이건 챙겨놓고···”

“저, 저기요?! 나리······?”


그때. 운전석에 멍하니 앉아있던 마부가 심히 떨리고 불안한 목소리로 에른을 불렀다.


그의 얼굴은 어느새 경악으로 물들어 식은땀을 잔뜩 흘리고 흔들리는 눈동자로 어느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


-스아아아아······.


마물의 숨소리가 모여드는 듯한 소름끼치는 소리,


그런 이야기가 있다.


마물의 마기가 죽음을 딛고 되살아나면 원혼이 되어 더욱 무시무시한 괴물이 된다고 하는······.


마물의 시체 더미에서부터 피어난 검은 마기는 서서히 모여들어 하나의 거대한 군체를 이루기 시작했다.


하지만 마부의 다급한 호출에도 에른은 여전히 몸을 숙이고 있을 뿐이었다.


“나, 나나나 나리! 지금 흙을 만지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빨리 타십쇼! 저건 ‘콜로니 리치’라고 불리는 마물입니다! 던전 깊숙한 곳에서나 보이는 녀석이 왜 여기에 생겨났는지는 모르겠는데! 마물을 전문으로 처리하는 모험차 파티 중에서도 청색 등급정도는 돼야 너끈히 감당 가능한 무시무시한 녀석이란 말입니다!”


마부는 우선 되는 데로 주머니 속에서 하급 저항 아티펙트를 꺼내 앞으로 내밀고 손님을 태워 볼 생각이었지만 더러운 줄에 걸린 펜던트는 리치의 근처에 다가가자마자 단숨에 변색되어 부식되어갔다.


-푸사사······.


“히엑!?”


그건 인간의 죽음을 구현하는 원혼 덩어리. 고작 고블린의 습격을 피하기 위한 부적 대용으로 사용되는 싸구려 아티펙트 따위로 막아낼 수 있을 턱이 없었다. 애초에 그건 지상에 있어선 안 되는 괴물이었다.


“오, 온다!”


마부는 순간 콜로니 리치가 귀족을 덮치는 순간을 틈타 도망을 쳐야 하는가 아니면 그를 구해야 하는가 하는 직업윤리적인 고민에 빠졌지만 다행히도 어느 쪽도 선택할 필요는 없었다.


에른은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로 검을 손으로 쥐었고 그걸 그대로 뽑아 휘둘렀으니까.


-쿠콰가가가가가!!!


거대한 빛의 참격이 태산처럼 높이 솟아올라 하늘에마저 닿았다


“아······아?”


방금 전까지만 해도 리치의 공포에 질려있던 마부는 갈라져버린 대지를 보고 어벙하게 입을 뻐끔거렸다.


반으로 베인 땅의 표면은 지나치리만큼 매끈해 마치 공간 그 자체가 절단된 것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그, 그냥 가볍게 휘두른 것 같았는데······.”


마부는 지금 자신이 현실을 본 것인지 아니면 이미 리치에게 당해 환상을 보는 것인지 헷갈려 했다.


눈도 돌리지 않은 채로 주머니에서 물건 깨내듯 팔을 움직인 것뿐인데 이런 말도 안 되는 결과가······.


“아무래도 너무 많은 수의 마물들이 단숨에 죽어버린 탓에 정화되지 않은 마기가 응축돼 변이를 일으킨 모양입니다. 하지만 방금 그 공격으로 정화가 되었을 겁니다. 그러니 걱정할 것은 없어요.”


에른은 크게 대수롭지 않다는 듯 이야기하곤 정령검을 도로 허리춤에 되돌렸지만 실피나가 그런 그를 타박했다.


-멍청하긴. 힘 조절을 너무 못했잖아. 불타버렸던 땅의 3배나 되는 크기의 땅이 반으로 갈라졌어. 이래서야 사악이니 뭐니. 파날라에 있어서 네 존재가 가장 큰 해야

“아앗!? 누님이 아시면 극대노 하실 것 같은데······.”

-당연하지! 대체 어떤 얼간이가 고작 콜로니 리치를 상대하는 데 검을 휘둘러!


그는 뒤늦게 자신이 저지른 광경을 알아차리곤 머리를 감쌌지만 그런 어리숙한 모습을 보고도 마부는 벌벌 떨면서 에른에게 물을 수밖에 없었다.


“나리는 대체······누, 누구십니까?”


그가 묻자 에른은 멍청하게 웃으며 뒤통수를 긁었다.


“이런. 통성명도 하지 않았나요? 이거 실례했습니다. 너무 신나 제 이야기만 떠들었던 것 같군요.”


그러니 그렇게나 불안해 했던 거였군. 어떻게 보면 그건 내 탓이야.


그는 바닥에서 허리를 펴며 대답했다.


“전 에른, 에른 이그넨이라고 합니다.”

“아······에른. 에, 에른······. 에른!?”


마부는 그의 이름을 곱씹으며 묘한 기시감에 시달리다가 퍼뜩 눈을 뜨고 외쳤다.


“제국 십성 에른 이그넨······?”

“아하하······. 뭐 그런 분에 넘치는 칭호도 있기는 하죠······.”


에른은 멋쩍은 듯 볼을 긁었다.


제국 십성(十星). 그건 황제 크림존 3세가 오직 10인에게만 수여한 훈장인 ‘메테오넘’을 가진 이들을 통칭하는 명칭.


가타부타 말이 많지만 결국 십성이란 칭호가 의미하는 바는 간단하다.


제국 최강.


*


-쿠웅······!


“뭐, 뭐야!?”

“꺄악!!”


나와 뮤렌이 동시에 이변에 반응했다.


그리고 뮤렌은 캐리어 안에 짐을 쑤셔 넣던 손을 멈추고 일어나 창밖을 내다보며 말했다.


“지, 지진인 것 같아요.”

“아니. 이거 지진 아니야.”

“네?”


내가 그녀 옆으로 고개를 내밀며 말하자 뮤렌이 뒤를 돌아보았다.


아마 그녀는 진동만을 느낀 모양이지만 난 방금 감각이 마비될 정도로 강렬한 마력의 파동을 느꼈다.


지난 15년을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충격적일만큼 거대한 양의 마력. 거기에 이 감촉은 며칠 전 마주했던 정령들의 그것과 놀랍도록 닮아있어서······.


“영 예감이 좋지 않은데······.


난 초조하게 입술을 적실 수밖에 없었다.


*


-쿠웅······!


“뭐, 뭐야!?”


카르트가 갑작스럽게 공명하기 시작하는 마력에 당황해 소리쳤다.


그리고 고개를 돌리니 그쪽 방향에선 정령의 힘으로 인해 거대화된 참격이 숲을 양단하고 있었다.


“설마 또 무슨 일이 있는 건가······.”


멜리아 역시 저릿한 감각에 우려하며 중얼거렸지만 이미 마을을 떠나온 그들에겐 손을 쓸 수 없는 동떨어진 곳의 이야기에 불과했다.


*


-돌돌돌돌


거대한 케리어가 저택의 정원에 놓인 돌길 위를 지나며 소리를 냈다.


뮤렌이 제 몸보다 무거운 짐을 낑낑대며 옮기고 있었던 것이다.


“뮤렌. 괜찮겠어? 다다한테 시키지? 걘 몸에 힘이 남아도는 것 같던데.”

“아뇨. 아가씨 배웅만큼은 제 손으로 해드리고 싶어서요.”

“어머. 뮤렌 난 집을 떠날 생각이 없거든? 짐을 꾸린 건 어디까지나 어머니께 창피를 안겨드리지 않고 체면을 살려드리기 위해서일 뿐이거든?”


난 능청을 부리며 어깨를 으쓱했다.


오늘은 내가 ‘에렌델의 탑’으로 떠나야 한다 어머니께서 고지하신 날.


만약 내가 그녀의 시험을 통과하지 못한다면 난 그대로 짐을 챙겨 저택을 떠나야 한다. 하지만 통과한다면 다시 짐은 풀리고 없었던 일처럼 이곳에 머무를 수 있겠지.


어머니께서는 이미 내가 떠나는 것을 확정적으로 생각하시는 모양인데 죄송한 일이지만 한 가지 함정이 있다.


난 철이 들고 나서 단 한 번도 내 전력을 부모님에게 선보인 적이 없다. 그렇기에 확신하고 있었다. 그녀가 어떤 자격을 요구하든 그 이상을 거뜬히 해낼 자신이 있다고.


하지만 그런 내 태도에도 뮤렌은 어째서인지 어색하게 미소만 지을 뿐.


······혹시 뭔가 알고 있는 건가?


“가련, 입학 준비를 끝냈나 보구나.”

“어머니, 아버지. 나오셨군요.”

“그래. 어쩌면 다음에 너를 보는 건 반년 후나 되어야 가능한 일일 지도 모를 테니 말이다. 사랑하는 아들의···”

“딸이에요 여보.”

“당신도 정말 대단해······.”


눈을 감고 슬쩍 단어를 수정해주는 어머니에게 아버지는 질린다는 듯 반응하셨고 그건 내 감상이기도 했다.


“어쨌든, 네가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게 되더라도 그리 실망하지는 말았으면 한다. 에렌델의 탑은 대륙 최고의 명문. 제국뿐만 아니라 타국의 인재들이 모여드는 지식의 보고와 같은 곳이니까. 멈춰버린 네 성장에 좋은 촉진제가 될 거야.”

“그렇기에 더욱 몸가짐을 조심해야 할 거다. 그곳에서의 생활이 네 평판에 영향을 미칠 테니까.”

“그래······. 그것도 그렇고.”


앗, 아버지 이제 포기하신 것 같은데.


“후후.”


난 간만에 보는 두 분의 만담을 웃으며 구경했지만 문득, 그 시험이란 건 대체 언제 시작하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잘은 몰라도 어머니의 눈치를 봐선 전투에 가까운 생각했는데 이래선 아무것도···


-쾅!


“누님!!”

“?!”


문이 거칠게 열어 젖혀지는 소리가 났고 직후 누군가가 빠르게 발을 내딛으며 나를 지나쳤다.


-다다다!


그 누군가는 어머니 앞에 멈춰 섰고 두 팔을 번쩍 들었다.


뭐야? 갑자기.


그는 어머니와 같은 흑발을 가진 남자.


갑작스런 불청객의 등장에 난 당황스러웠지만 어머니는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그를 맞이했다.


“조금 늦었네. 에른.”

“죄송합니다! 잠시 이변이 있었거든요.”

“이변······?”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는 어머니가 관심을 보이자 뒤늦게 손을 저으며 아하하 사람 좋은 웃음을 보였다.


누님? 에른?


많은 것을 추측케 하는 단어들이었지만 지금 내 신경을 빼앗은 것은 그가 허리춤에 매고 있는 검과 그 옆에 선 여성.


저절로 흘러들어오는 바람의 성질을 띈 푸른색의 마력, 이건 아까 전 이 일대를 뒤흔들었던 그 충격과 같은 성질의 오라를 띄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옆 팔짱을 끼고 있는 성인 여성의 형상을 한 영체는 분명······.


그게 무엇인지는 경험적으로, 그리고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녀는 그때 그녀석과 마찬가지로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 다는 듯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응?!”

“윽······!”


남자는 고개를 돌렸고, 난 나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다.


“너는······.”


눈이 마주치자 그의 입가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이건······예감이 좋지 않다.


작가의말

학교가기 싫다 (이중적인 의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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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모험가들의 도시 뮤스턴 (3) 22.03.28 45 0 15쪽
42 사이비 종교 라마트라 (4) 22.03.08 32 2 21쪽
41 사이비 종교 라마트라 (3) 22.03.07 33 1 18쪽
40 혼의 수복 (3) 22.03.06 35 1 21쪽
39 혼의 수복 (2) 22.03.05 45 2 19쪽
38 사이비 종교 라마트라 (2) 22.03.04 40 2 17쪽
37 사이비 종교 라마트라 (1) 22.03.03 42 1 19쪽
36 혼의 수복 (1) 22.03.02 41 2 20쪽
35 모험가들의 도시 뮤스턴 (4) 22.03.01 46 2 18쪽
34 모험가들의 도시 뮤스턴 (2) 22.02.27 46 2 16쪽
33 모험가들의 도시 뮤스턴 (1) 22.02.26 55 2 17쪽
32 마왕의 혼 (5) 22.02.25 58 2 14쪽
31 마왕의 혼 (4) 22.02.24 54 2 15쪽
30 마왕의 혼 (3) 22.02.23 55 2 14쪽
29 마왕의 혼 (2) 22.02.22 63 2 17쪽
28 마왕의 혼 (1) +1 22.02.21 100 1 18쪽
27 황제의 명령 (2) 22.02.20 63 2 14쪽
26 황제의 명령 (1) 22.02.19 67 2 16쪽
25 에렌델의 탑 (3) 22.02.18 68 2 19쪽
24 에렌델의 탑 (2) 22.02.17 70 2 18쪽
23 에렌델의 탑 (1) 22.02.16 73 2 21쪽
22 정령과 용사와 마왕 (6) 22.02.15 79 2 19쪽
» 정령과 용사와 마왕 (5) 22.02.14 76 1 16쪽
20 정령과 용사와 마왕 (4) 22.02.13 97 1 17쪽
19 정령과 용사와 마왕 (3) 22.02.12 94 2 19쪽
18 정령과 용사와 마왕 (2) 22.02.11 99 1 18쪽
17 정령과 용사와 마왕 (1) 22.02.10 114 2 15쪽
16 세계 제일의 미녀 (5) 22.02.09 128 2 14쪽
15 세계 제일의 미녀 (4) 22.02.08 123 2 14쪽
14 세계 제일의 미녀 (3) 22.02.07 113 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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