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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딜 님의 서재입니다.

널 만지고 싶어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로맨스

핫딜
그림/삽화
양지은
작품등록일 :
2021.07.26 14:23
최근연재일 :
2021.10.02 10:20
연재수 :
62 회
조회수 :
28,408
추천수 :
1,404
글자수 :
320,930

작성
21.10.02 10:20
조회
64
추천
9
글자
8쪽

62화_나무의 아이

스킨십이 금지된 파라다이스라니!




DUMMY

<62>


나무의 아이


* * * * *




작은 경하는 나뭇잎과 정신없이 뛰어놀고 있었다. 경하가 두 팔을 나풀거렸다. 나뭇잎들이 경하의 손짓에 따라 팔랑거리고 날아다녔다. 바람이 나뭇잎을 흔들리게 하고 흩날리는 것처럼 경하의 두 팔은 바람을 일으키는 것이었다. 경하가 빙그르르 돌자 나뭇잎들이 경하 주변을 온통 감싸고 있었다.


“호잇.”


경하가 소리를 내며 팔짝 뛰어오르는 것 같더니 그대로 뒤로 누웠다. 뒤로 떨어지면 바로 땅바닥이었다. 그러나 경하는 너무도 편안하게 눕고 있었다. 마치 구름 위로 눕는 아이와 같았다. 경하의 몸이 바닥에 닿으려 할 때였다. 나뭇잎들이 스스스 날아와 떨어지려던 경하의 온몸을 감쌌다. 다시 경하가 두 팔을 나풀거렸다. 나뭇잎들을 경하를 들어올리더니 하늘 위로 올라가 빙빙 돌았다.


“호잇.”


경하가 말을 하며 몸을 일으키자 나뭇잎들은 경하를 서서히 땅 위에 내려놓았다.


“나무의 아이야, 나무의 아이야.”


경하가 땅 위에 내려서자 자작자작이 경하를 불렀다. 어느새 자작자작이 경하의 앞에 서 있었다.


“자작자작 님.”


경하가 달려가 자작자작의 품에 안겼다.


“나무의 아이야, 나무의 아이야, 이젠 나뭇잎과 노는 걸 잘 할 수 있구나.”

“이제 나뭇잎들과 이야기도 잘 해요. 나뭇잎과 함께 하늘을 나는 것들도 할 수 있어요. 나뭇잎들은 나의 친구예요. 내가 가는 곳을 잘 데려가 줘요.”

“하지만 잊으면 안 된단다. 나뭇잎들은 나무를 떠나서는 오래 견디질 못하니 배려를 잘 해야 한단다.”

“알아요. 그래서 이미 모두 제자리로 돌려주었어요.”


나뭇잎들은 이제 모두 나무에게로 가서 흔들리고 있었다. 모두 재미난 유희였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나뭇잎들도 나와 함께 하늘을 나는 걸 너무 좋아해요. 저거 봐요. 재미있었다고 모두 흔들리잖아요.”

“고맙다. 나무의 아이야.”


자작자작의 신비한 머리카락도 나뭇잎처럼 흔들리는 것 같았다.


“신기해요. 나뭇잎들이 이렇게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이젠 나무뿌리와 친해져 볼까? 어느 순간 너에게 위험이 있을 때 나무뿌리가 도와줄 수 있을 거야.”

“뿌리도 이야기를 할 수 있어요? 땅 속에 있는데 어떻게 말을 해요?”

“땅 속도 하나의 세상이란다. 우리가 생활하는 이곳은 공기라는 기체가 있어서 우리들이 움직이기가 쉬운 거지. 땅 속은 움직일 수 없는 고체의 세상이지. 넌 어려서 기체와 고체라는 의미를 잘 알지 못하겠지?”

“저도 알아요. 오빠가 말하는 것을 많이 들었어요. 물이 기체일 때는 수증기, 액체일 때는 물, 고체일 때는 얼음. 맞죠?”

“나무의 아이가 매우 총명하구나. 그렇지. 수증기, 물, 얼음. 이 중에서 형태를 변형시킬 수 있는 것은 바로 기체와 액체의 상태겠지? 그래서 땅 속의 세상은 움직일 수 없는 세상이긴 하지. 하지만 나무의 아이는 뿌리 역시 불러낼 수 있단다.”

“뿌리와 어떻게 이야기를 해요?”

“나와 함께 뿌리에게 가볼까?”

“좋아요.”


경하는 매우 기쁜 표정을 지었다.


“나무의 아이는 너무 씩씩해. 어두울 텐데 안 무서워?”

“전 겁이 있지만 자작자작과 함께라면 무엇이든 무섭지 않아요. 자작자작은 절 보호해 주실 거잖아요. 믿으면 어떤 일도 나를 위험하게 하지 않아요.”

“맞아. 만약 나무들을 믿지 못한다면 네가 하늘로 날아가는 일은 불가능하겠지? 믿는 사람만이 그런 힘을 쓸 수 있지.”

“어서 가봐요. 궁금해요.”

“호기심 많은 아이야. 그럼 뿌리에게로 가볼까?”


자작자작의 몸에서 어느 순간 빛이 몰려드는 것 같았다. 온몸이 더 밝게 보이고 있었다. 몸에서 빛을 발산하는 것 같았다. 신비롭고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자, 가자. 호잇.”


자작자작이 휘파람을 불 듯이 호잇을 외쳤다. 경하도 자작자작을 따라서 작게 호잇을 외쳤다. 자작자작은 경하를 안더니 한 바퀴 몸을 돌렸다. 순간 이들은 공간을 이동하는 것 같았다. 경하는 잠깐 눈을 감았다 뜬 것 같았는데 눈앞은 이미 동굴이었다.


“와아, 동굴 맞아요? 동굴 맞죠? 빛을 뿌리는 나무뿌리가 가득해요. 신기해요.”


경하가 흥분해서 큰 소리로 말했다.


“쉿, 나무의 아이야, 살살 말해야 한다. 이곳은 깊은 땅 속이잖니. 이들은 고요한 것들에 익숙하단다.”


과연 땅 속은 너무도 고요했다. 물이 흐르는 소리가 가장 큰 소리였다. 땅속으로 흐르는 물은 졸졸졸 작은 소리겠지만 폭포수 소리처럼 콸콸콸 들리기도 했다.


“물소리 들리지? 땅 위에선 공기들이 무언가를 옮기게 해. 바람이 나뭇잎을 흔들리게 하는 것처럼. 이곳에선 물이 무언가를 옮겨주지. 나무들에게 물과 영양분을 주는 일은 물이 도와주니까. 그리고 뿌리가 나아가야 할 길도 물이 지나면서 길을 내주는 거야.”

“땅속에서는 물이 친구겠네요.”

“제대로 잘 아는구나. 그래서 우리가 움직일 때는 물의 힘을 쓰는 거란다. 물이 우리들을 도와주는 거지. 나무뿌리들은 물을 품기도 하고 내보내기도 하는데 너와 이야기를 할 때는 물의 힘을 쓰는 거란다.”

“아, 바깥에선 공기의 도움을 받았는데 땅속에선 물의 도움을 받는 거였어요.”

“역시 나무의 아이는 누군가의 도움으로 힘이 생긴다는 의미를 잘 알고 있구나. 참 다행이다. 너의 힘이 아닌 누군가의 도움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으니. 내가 기쁘다.”

“저를 칭찬해주시니 저도 좋아요.”


자작자작의 몸에서 빛이 쏟아져 별처럼 반짝이는 것 같았다. 별들은 나무의 뿌리에게로 닿아서 그들을 움직이게 하는 것 같았다. 순간 뿌리들이 움직였다. 뿌리가 움직이자 새로운 동굴이 생겨나고 있었다.


“와, 신기해요. 동굴이 생겨요. 뿌리에서 빛들이 나와요.”

“우리 가볼까?”


자작자작이 스슥스슥 움직이는 것 같았다. 동굴에서는 몸이 힘들이지 않고 움직이는 것 같았다.


“신기해요. 누군가 몸을 들어주는 것 같아요. 몸이 가벼워요.”

“뿌리들이 너의 힘을 덜어주고 있는 거야. 이곳에선 중력이 반절 정도만 느껴질 거야. 넌 나무의 아이니까. 그래서 넌 땅속에서도 보이지 않는 힘을 갖게 되는 거야.”


경하는 몸을 뱅그르르 돌았다. 뿌리들이 경하의 곁으로 뻗어 나와 경하를 옮겨주고 있었다. 경하는 뿌리와 함께 놀고 있었다.


“뿌리는 너무 착해요. 내 마음을 다 알아요.”

“그 마음을 네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땅속 동굴은 네가 가고 싶은 곳으로 데려다 줄 거야.”

“움직일 수 없는 뿌리가 어딘가 갈 수 있다니 놀라워요.”

“우리들 상상은 끝이 없잖니? 뿌리도 그와 같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어디든 갈 준비가 되어 있거든.”

“어디든 갈 수 있다면 마법일 거예요.”

“자, 가볼까?”


자작자작은 어린 경하를 데리고 어딘가로 데리고 갔다. 그곳은 처음 보는 곳이었다. 화려한 빌딩이 솟아있고 자동차들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이것은 오빠의 그림책에서 봤던 풍경이에요. 오빠가 크면 저런 세상에서 살 거라고 했어요. 이것은 오빠의 꿈일까요?”

“오빠가 그렇게 아름다운 꿈을 꾸었구나. 너도 그런 꿈을 꾸었니?”

“전 오빠가 이야기해주는 미래의 이야기가 좋았어요. 우리 오빠는 진짜 천재거든요.”

“오빠를 사랑하는구나. 예쁘다. 하지만 슬프구나.”

“왜요? 왜 슬퍼요?”

“아, 아니란다. 나무의 아이야, 나무의 마음을 잊으면 안 된다.”


자작자작이 경하에게 다시 당부했다. 경하는 나무의 마음을 잊지 않겠다고 몇 번이나 마음으로 다짐했다.


“다시 움직여보자.”


자작자작이 경하를 데리고 어딘가 한 번 더 움직였다. 이번에 도착한 곳은 아주 어두운 곳이었다. 그곳에서 사람들이 울부짖고 있었다. 그리고 한 아이가 있었다.




날 그냥 둘 수 없겠니?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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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화_나무의 아이 +1 21.10.02 65 9 8쪽
61 61화_히스는 어디로 갔을까 +2 21.10.01 53 9 7쪽
60 60화_히스는 이미 아는 사람 +1 21.09.29 54 9 12쪽
59 59화_히스와 함께 21.09.28 64 10 9쪽
58 58화_레드 존에 붙들리다 21.09.28 66 10 9쪽
57 57화_제3세계의 함정(3) 21.09.25 76 10 10쪽
56 56화_제3세계의 함정(2) +1 21.09.24 77 9 10쪽
55 55화_제3세계의 함정(1) +1 21.09.23 81 9 10쪽
54 54화_맞닥뜨린 블랙레벨 +1 21.09.20 99 9 8쪽
53 53화_제3세계라니 +1 21.09.18 129 9 10쪽
52 52화_경하의 각성(3) +2 21.09.17 126 9 11쪽
51 51화_경하의 각성(2) 21.09.16 141 9 9쪽
50 50화_경하의 각성(1) +1 21.09.15 159 9 16쪽
49 49화_나무의 생각 +1 21.09.14 173 9 9쪽
48 48화_누구도 믿지 마라 +1 21.09.13 178 9 9쪽
47 47화_1219구역(3) +1 21.09.11 254 9 8쪽
46 46화_1219구역(2) +2 21.09.10 230 10 12쪽
45 45화_1219구역(1) +2 21.09.09 239 10 12쪽
44 44화_비밀통로(3) +1 21.09.08 239 10 11쪽
43 43화_비밀통로(2) +2 21.09.07 245 10 11쪽
42 42화_비밀통로(1) +2 21.09.06 242 10 9쪽
41 41화_약점의 이점 +1 21.09.04 252 13 13쪽
40 40화_경하의 명령어 +1 21.09.03 253 12 11쪽
39 39화_만약에 너와 함께 할 수 있다면 +1 21.09.02 275 13 10쪽
38 38화_나의 바비를 어떻게 하지 +2 21.09.01 291 13 13쪽
37 37화_의외의 조력자 +2 21.08.31 300 13 11쪽
36 36화_누가 아군이고 누가 적군일까 +1 21.08.30 319 14 9쪽
35 35화_차크 출동 직전, 파멍 +1 21.08.28 343 1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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