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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딜 님의 서재입니다.

널 만지고 싶어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로맨스

핫딜
그림/삽화
양지은
작품등록일 :
2021.07.26 14:23
최근연재일 :
2021.10.02 10:20
연재수 :
62 회
조회수 :
28,386
추천수 :
1,404
글자수 :
320,930

작성
21.09.16 10:20
조회
140
추천
9
글자
9쪽

51화_경하의 각성(2)

스킨십이 금지된 파라다이스라니!




DUMMY

<51화>


경하의 각성(2)


* * * * *




<스킨십 금지 조항을 어기셨습니다.>


기수가 서리를 안자 반복해서 스킨십 금지 조항을 어겼다는 방송이 나왔다.


“이제 코로나19는 해방이 아니었어? 스킨십 금지조항이라니?”

“조심해야 하나봐. 우리 조심하자. 조금씩 떨어져 있을까?”


서리가 겁을 먹고 친구들에게서 조금 떨어졌다.


“괜찮아. 그렇게 떨어질 것은 아니야. 그리고 지금 이곳은 엄청 많은 사람이 있는데 어떻게 떨어지는 것이 가능하겠어?”


그것은 맞는 말이었다. 스킨십을 아무리 조심하려 해도 좁은 공간에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스킨십 금지 조항을 어기셨습니다.>


다시 또 방송이 반복되어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갑자기 실내에 어둠이 찾아왔다. 지금 시간은 낮 시간이었다. 실내가 어둠이라는 것은 이들이 현재 밀폐된 공간에 있다는 것을 뜻했다.


“어떡해? 괜찮을까?”

“무슨 일이야 있겠어?”


서로 안심하라고 이야기했지만 어둠은 무서웠다. 중2의 치기가 있었지만 이들은 아직 어린 나이였다.


어둠과 함께 공기가 좀 갑갑하다는 느낌이 몰려들었다. 어둠이 목을 조여 온다는 느낌이었다. 사람들이 가득 실려 있었고 가까이 있는 이들은 모두 기침을 하고 있었고 이들의 몸에서는 열이 솟아올라서 몇 개의 히터가 빨간 불이 들어와 있는 것만 같았다.


“갑갑해.”


서리가 울상이었다.


“괜찮아. 내 옆에 바짝 붙어 있어.”

“나, 감염된 걸까? 너한테 옮기면 어떡해?”


기침을 안하는 경하의 걱정을 했다.


“서리야. 숨을 천천히 쉬어. 긴장하지 말고. 곧 좋아질 거야. 내 곁에 가까이 있어.”


기수가 서리를 안심시켰다. 기수는 한 번 더 서리를 끌어안았다. 서리가 너무 불안해 하니까 착한 성격의 기수는 보호본능이 발휘되었던 것이었다.


“아악. 경하야, 기수야.”


갑자기 서리가 어둠 속에서 누군가에게 끌려가는 것 같았다.


“서리야.”


기수의 단발마 비명과 함께 기수 역시 누군가에게 끌려가는 것 같았다.


“어떡해. 서리와 기수가 어딘가로 갔어.”


다른 친구들은 모두 울음을 삼키며 위험에 빠진 자신들의 상황을 실감하고 있었다. 이들은 두려움 빠져 있었다. 두려움을 소리를 훔쳐가 버리는 것 같았다.


“에취”


사람들의 기침소리는 더욱 커졌지만 말소리는 이제 기침소리에 묻혀버리고 말았다. 말을 뱉으면 모두 서리와 기수처럼 어딘가로 잡혀갈 것 같았다.


그리고 잠시 후 이들은 어딘가로 한꺼번에 쏟아 부어졌다. 물건을 쏟아 붓듯 사람들을 어떤 한 공간에 몰아넣었기 때문이었다.


어떤 동굴이었다. 어두웠고 엄청 넓은 공간이었다. 차가운 바람이 사람들의 몸을 휩싸며 공포와 함께 천천히 스며들고 있었다.


경하 일행이 동굴에 갔을 때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다. 이들은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오는 사실에 놀라지도 않는 것 같았다. 겨우 잠시 전에 첫눈이 내린 광장에서 눈싸움을 하며 마음껏 눈을 즐기던 이들이었다. 미리 크리스마스라며 캐롤송을 즐기던 이들이었다.


“바깥이 이렇게 좋은 거였어?”

“마음껏 활보할 수 있는 자유는 내 것이다!”

“자유다. 자유야!”

“나를 구속하려면 날 죽여야 할 걸. 난 다시는 갇혀있지 않을 거야.”

“크리스마스가 따로 있어? 구원받은 날이 크리스마스지. 난 12월 19일을 내 인생의 크리스마스라고 할 거야.”

“너만 그러겠어? 그래서 이렇게 캐롤송이 울리잖아?”


광장에서 들리던 사람들의 소리였다. 조금 전의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들은 영문도 모르고 어떤 동굴에 버려지듯이 남겨진 것이었다. 어두웠고 추웠고 두려웠다.


사람들은 아주 조금 자유를 만끽한 죄를 받고 있는 중일까 생각을 해야 할 정도였다.


“학생, 어쩌다 왔어? 몸은 괜찮아? 여기 오는 사람들 모두 곧 죽어. 죽을 사람들을 버리는 곳이야. 이곳은.”


나이가 든 여인의 작은 소리였다. 동굴 속에선 언제 흔적도 없이 잡혀갈지 몰라 모두들 말을 아끼고 있었다. 그런데 경하에게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니 오히려 놀랄 일이었다.


“저에게 말씀하셔도 괜찮으세요? 전 괜찮아요. 열도 아직 없어서.”

“다행이야. 열이 없어서. 이곳에 들어온 사람들은 모두 곧 죽어. 모두들 이곳을 벗어나려고 벽을 긁고 올라타고 두드렸지만 나갈 방법을 찾은 사람은 없었어. 이곳은 사람들이 쏟아져 들어오기만 하고 나가는 사람은 없어. 학생도 혹시 나가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포기해.”

“말도 안 돼요. 어떻게 사람들을 이런 곳에 버릴 수가 있어요?”

“비상시국이잖아. 바깥의 남은 사람이라도 안전하게 살아남아야 하니까. 그 사람들을 위해 조용히 죽어주는 것도 좋겠다 생각해야지.”

“전 그렇게 죽고 싶지 않아요. 나갈 방법을 찾아봐야겠어요.”

“헛된 생각이야. 그런데 학생 보니 내 아들 생각난다.”

“아, 아드님이 있으시네요.”

“응, 아주 잘 생긴 아들이 있지. 너무 멋지고 다정하고 씩씩하고 착하지. 물론 똑똑하기도 하지. 공부까지 잘해.”

“정말 부족한 게 하나도 없네요.”

“학생 보니까 아들 생각나서 말을 걸었어.”


여인은 아들을 생각하는지 목소리가 촉촉이 젖는 것 같았다. 경하는 자신을 걱정하고 있을 엄마 생각에 역시 마음이 젖고 있었다.


“우리엄마도 절 걱정하실 텐데. 빨리 집에 가야 하는데. 잠시 다녀오겠다고 했는데.”

“어떡하니, 엄마가 얼마나 걱정할까? 아무 정신이 없으시겠다. 상황이 갑자기 이렇게 되어서.”


주변의 사람들은 기침을 하며 기운이 떨어져서 그런지 움직임이 적었다. 여기저기 속삭이는 소리만 들리고 있었다. 사람들이 살기 위해서 벽을 긁고 소리 지르고 해야 할텐데 그런 행위가 없었다.


“제 친구 둘은 스킨십 금지조향을 어겼다고 어딘가로 끌려갔어요.”

“끌려갔든 안 갔든 어차피 살지는 못했을 것 같아.”

“아줌마, 그런데 어떻게 모든 사람들이 죽을 거라고 예측하세요? 그건 너무 희망 없는 생각이 아닐까요?”

“내 아들도 나에게 그렇게 말했을 거야.”

“그래요, 아드님을 생각해서라도 꼭 살아나가야죠. 그리고 잠시 위험을 피해 온 곳일 수 있어요.”

“그러면 좋겠다. 그러나 이미 내 옆에 있던 사람들도 발작으로 이미 사망했어. 여기 곁을 봐. 누워있는 사람들 모두 숨이 거둔 사람들이야.”


어둠 속에서 잘 보지 못했지만 정말 여기저기 누워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사람들이 좌절스럽게 숨죽이며 죽은 듯이 있는 것은 희망이 안 보였기 때문일 것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백신성공은 거짓 정보였어. 백신패치는 사기였어.”

“왜요?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죽도록 둔 거예요?”

“관리하기엔 너무 많은 사람들이잖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만 만들고 싶었던 것일 수 있고.”

“누구에게 도움이 되려고요?”

“그건 모르지.”


둘의 이야기는 조용조용했다. 여인의 숨이 조금 더 거칠어져 있어서이기도 했다.


경하는 친구들에게서도 떨어져 있어서 누군가와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만도 위로가 되었다. 다행인 것은 자신은 아직 기침도 없었고 열이 없다는 것이었다.


“학생은 기침을 안 해서 다행이다. 그런데 어떻게 이곳에 온 거야? 이곳은 증상이 있는 사람만 왔는데? 이상신호를 스마트폰에서 눌렀던 거니?”

“맞아요. 친구랑 같이 눌렀어요.”

“그걸 누른 사람들의 신호를 보고 잡아왔으니 이곳으로 온 것일 테지. 왜 눌렀어. 안 눌렀어야 하는데.”

“친구가 무섭다고 해서 같이 왔어요. 그런데 친구 두 명은 스킨십 금지 어겼다고 어딘가로 사라졌고 같이 왔던 친구들은 이곳에서 떨어졌어요. 어디 있는지 모르겠어요.”

“어둠 속에선 누구나 혼자야. 이렇게 학생이 내 옆으로 와줘서 참 좋다.”


여인은 숨소리가 점점 가빠지고 있었다.


“숨이 힘드세요? 이리 기대세요.”

“옮기면 어떡하려고?”

“옮겼으면 진작 옮겼겠죠. 이야기도 같이 하고 이렇게 가까이 앉아 있는데요. 걱정하지 마세요.”

“학생은 참 맑구나. 내 아들 여자 친구 해주고 싶다.”

“아드님 이야기나 해주세요. 그렇게 멋지다고 말씀하셨는데 궁금해요.”

“그럼 바깥에 나간다면 내 아들과 여친 해줄래?”

“그럼 전 아드님의 여친으로 합격인가요?”

“무조건 합격이야. 완전 내 이상형이야. 내 아들의 여친이라면 딱 학생과 같았으면 했거든.”


어둠 속에서 죽음이 가까울 때 여친이니 이런 말들은 너무도 힘을 주었다. 경하는 바깥으로 나가면 이분의 아들을 만나 여친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전 나가면 무조건 아드님의 여친할래요.”

“약속했다. 꼭 내 아들의 여친을 해야 한다.”

“그런데 아드님을 제가 어떻게 찾죠?”

“내 아들은.....”




날 그냥 둘 수 없겠니?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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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59화_히스와 함께 21.09.28 63 10 9쪽
58 58화_레드 존에 붙들리다 21.09.28 66 10 9쪽
57 57화_제3세계의 함정(3) 21.09.25 76 10 10쪽
56 56화_제3세계의 함정(2) +1 21.09.24 77 9 10쪽
55 55화_제3세계의 함정(1) +1 21.09.23 80 9 10쪽
54 54화_맞닥뜨린 블랙레벨 +1 21.09.20 99 9 8쪽
53 53화_제3세계라니 +1 21.09.18 128 9 10쪽
52 52화_경하의 각성(3) +2 21.09.17 125 9 11쪽
» 51화_경하의 각성(2) 21.09.16 141 9 9쪽
50 50화_경하의 각성(1) +1 21.09.15 158 9 16쪽
49 49화_나무의 생각 +1 21.09.14 172 9 9쪽
48 48화_누구도 믿지 마라 +1 21.09.13 177 9 9쪽
47 47화_1219구역(3) +1 21.09.11 253 9 8쪽
46 46화_1219구역(2) +2 21.09.10 229 10 12쪽
45 45화_1219구역(1) +2 21.09.09 238 10 12쪽
44 44화_비밀통로(3) +1 21.09.08 238 10 11쪽
43 43화_비밀통로(2) +2 21.09.07 244 10 11쪽
42 42화_비밀통로(1) +2 21.09.06 241 1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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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40화_경하의 명령어 +1 21.09.03 252 12 11쪽
39 39화_만약에 너와 함께 할 수 있다면 +1 21.09.02 275 13 10쪽
38 38화_나의 바비를 어떻게 하지 +2 21.09.01 290 13 13쪽
37 37화_의외의 조력자 +2 21.08.31 299 13 11쪽
36 36화_누가 아군이고 누가 적군일까 +1 21.08.30 318 14 9쪽
35 35화_차크 출동 직전, 파멍 +1 21.08.28 342 1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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