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핫딜 님의 서재입니다.

널 만지고 싶어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로맨스

핫딜
그림/삽화
양지은
작품등록일 :
2021.07.26 14:23
최근연재일 :
2021.10.02 10:20
연재수 :
62 회
조회수 :
28,410
추천수 :
1,404
글자수 :
320,930

작성
21.09.25 12:40
조회
76
추천
10
글자
10쪽

57화_제3세계의 함정(3)

스킨십이 금지된 파라다이스라니!




DUMMY

<57화>


제3세계의 함정(3)


* * * * *




“놀랍군. 히스가 거꾸를 버리다니. 절대 거꾸로를 포기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다행이야.”

“다행이라고 생각해? 나의 거꾸로를 찬양한 것이 아니었나?”

“너의 거꾸로를 말릴 수 없으니 인정하고 존중해준 거지. 사실 너의 거꾸로는 위대한 일이었잖아.”

“위대했던 것은 인정한다는 말이네.”

“과거를 제대로 안다는 것은 현실 인식의 첫 번째가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히스 그대가 언제나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이 대단하다 생각했다네.”


블랙은 히스의 고민과 고통을 인정하고 존중했던 것이었다.


“히스는 과거가 너무 괴로워서 과거를 연구하는 역사가였으나 역시 현실을 직시하고 아픔 또한 제대로 인정할 때는 용기가 필요하단 말일 거잖아.”

“그런데 가장 아픈 것은 그 과거에 있었다는 것은 참 아이러니지.”


지동일과 안지훈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


“그런데 히스가 우리를 따라오겠다는 것은 뭐지?”

“설마 따라오겠어요? 그냥 하는 소리일 거예요.”

“히스, 저 사람 막을 순 없을 걸? 우리가 어딜 가는지 이미 알고 있어.”

“엑스트라?”

“쉿, 조용.”


히스는 경하 일행을 따라갈 기세였다.


“이번엔 레드레벨이 있는 곳으로 가보지.”

“블랙, 이분들이 레드 존을 견딜 수 있겠어?”

“하하, 내가 장담하건데 혹시 그곳에서 안 온다고 할까봐 걱정인데.”


블랙은 이들을 레드 존이라는 곳으로 안내했다. 히스도 뒤를 따랐다. 히스는 가면서 경하에게 윙크를 했다. 히스가 거꾸로 있어서 알지 못했는데 윙크하는 히스의 눈은 매력적인 하늘빛이었다.


‘하늘빛 눈동자라니. 신비하다.’


경하는 히스의 윙크에 순간 뭔가 흔들리는 것만 같았다. 히스의 눈동자는 너무도 아름다웠다.


“눈이...”

“제 눈이 좋아요?”


히스는 의외로 돌직구였다. 돌직구인 사람이 얼마나 상처가 깊었으면 그날의 진실만을 묻어두고 그렇게 과거에 천착했던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눈이 좋냐고요? 히스 씨 눈이 이상하단 말이었어요.”


경하는 히스의 눈이 매력적이었지만 절대 매력적이라고 말할 순 없었다. 대놓고 좋냐고 물어보는 뻔뻔스러움은 지동일과 같았다. 더군다나 자신의 괴로운 순간을 되돌릴 수 없으니 경하 일행을 따라가겠다는 것은 정말이지 의외의 일이었다.


“하하, 그건 다 좋다는 말의 다른 표현이잖아. 괜찮아. 그렇게 말해도.”

“그렇게 긍정적인 분이 왜 우울증이 있었던 거예요?”

“흑, 그런 말을 하면 난 다시 슬픔에 빠질 거예요.”


히스는 그 파란 눈으로 눈물을 금방이라도 떨어뜨릴 것 같았다.


“아, 아니, 그냥 놀랍다는 말이었어요. 의외로 긍정적인 면이 있으시구나, 하는.”


경하는 히스가 눈물을 흘릴까봐 너무 당황스러웠다.


‘남자의 눈물을 어떻게 달랠 수 있다는 말인가.’


“경하 씨는 좋은 분이군요. 이렇게 상대의 감정을 배려하는. 너무 내 이상형이에요.”

“절 놀리시느라 그런 이야기를 계속 하시나 봐요.”

“저의 이 진심을 곡해하시면 안 됩니다. 전 순수 청년이에요. 제가 인생의 괴로움을 만나서 과거로 돌아가 거꾸로 세상을 살았다는 고약한 역사가 있지만, 그렇죠, 역사. 그런 역사를 파고파고 또 파서 현실과 미래에 대한 혜안의 경지에 이른 것은 제가 인생에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다는 것이죠.”


히스는 정말 말을 잘하는 남자였다. 말을 끊을 순간을 만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경하 씨가 저의 이상향이라고 말한 것은 어떤 마음을 표현해야 할 때 망설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의미일 뿐이에요. 사실 조금은 부끄럼을 타는 성격인데 정말 큰 용기를 내서 말하는 거랍니다.”

“곡해하지 않을게요. 작은 일을 자세히 설명하는 습관이 있으신 것 같아요.”

“지금 저의 말하는 태도에 대해 지적을 해주신 건가요? 알았습니다. 저는 머리가 나쁘지 않으니 무슨 의미인지 알았습니다. 앞으로 경하 씨에게는 간결하게 말하도록 하겠습니다.”


히스는 다시 윙크를 했다. 진심이라는 의미의 윙크였다. 다시 히스의 하늘빛 눈이 반짝였다. 세상 순하게 반짝이는 하늘이 어쩌면 바다가 그의 눈에 있었다.


‘히스는 매우 예민한 사람이구나. 좋게 말하면 섬세한 사람이겠고.’


블랙과 지동일, 안지훈은 앞서 걸었다. 블랙은 지동일과 안지훈과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신나 있는 것 같았다. 블랙은 레드 존은 지동일과 안지훈이 좋아할 거라고 했다. 히스와 경하는 자연스럽게 그들보다 뒤에 걷게 되었다. 어쩌면 히스가 조금은 떨어져서 가고 있는 것이기도 했다.


“히스 님, 거꾸로는 힘들지 않았어요?”

“가장 안전한 것은 거꾸로의 과거예요. 왜냐면 이미 완성된 시간이니까요. 이미 지난 일은 바꿀 수 없어요. 하지만 가끔 바꿀 수 있기도 하는데 그건 기억을 왜곡하는 것이에요.”

“기억의 왜곡이 어떻게 과거를 바꾼다고 생각해요?”

“어떤 상황이 발생했을 때 그 사건을 기억한다는 것은 기억하는 사람에 의해 상황이 재편집된다는 것이기도 해요. 기억은 당사자의 상황에 대한 이해에서 비롯되니까요. 그런데 이것을 본인이 실재 인식하고 있는 상황이 아닌 본인에게 유리한 쪽으로 생각하고 상황을 배치하는 것이 왜곡한다고 하는 거죠. 그리고 그런 일들이 기록으로 남겨지고 이야기가 전해진다면 상황은 전혀 다른 일로 왜곡된다, 이런 말이에요.”

“....”

“앗, 내가 또 간결을 잊었군요. 조심할게요. 사랑스러운 경하 씨.”


경하가 잠시 생각을 하는 사이 히스는 자신의 이야기가 또 길었다며 조심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다시 윙크를 했다.


‘뭐지? 하늘빛 눈을 바라봐 달라는 의미인 거야? 윙크? 매력적이긴 해. 빠져들 만한 눈동자야.’


경하는 잠시 현실을 잊고 다시 히스의 눈동자를 바라보게 되었다.


“경하 씨, 정말 나의 이상형이에요. 평생 당신과 같은 사람을 꿈꾸었어요. 한참 꿈을 꾼 후에 눈앞에 천사가 나타난 것과 같아요.”


히스의 돌직구가 이어졌다. 농담처럼 보이지 않았다. 끈적거림도 없었다. 진심을 대놓고 전할 수 있다니 대단한 능력이었다.


“철학자가 된 것인가요?”

“철학자는 삶 자체에 대한 더 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죠. 난 겨우 역사가 정도로 해두죠.”

“역사가..”

“하지만 역사가란 역시 과거의 어느 순간에 대한 일들을 생각하는 사람이니 철학적 접근 없이 가능하진 않으니 철학적이다라는 말도 틀리진 않아요.”


히스는 어느새 다정한 얼굴이 되어 있었다. 경하는 히스가 거꾸로만 있어서 기괴함에 그를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다정한 표정을 지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 피가 얼굴에 몰려 있어서 다정한 표정이 불가능했을 수도 있었다.


‘갑자기 히스를 이해하려는 이 태도는 뭐지? 나, 금사빠였어? 말도 안 돼.’


경하는 고개를 저었다. 갑자기 히스의 매력에 빠지는 것은 아닌지 어이가 없었다. 고개를 젓다 다시 히스를 바라보는데 그의 눈동자가 눈에 들어왔다. 히스가 다시 윙크를 했다.


“전 결심했습니다.”

“뭘요?”

“경하 씨를 따라가겠습니다. 경하 씨를 사랑하게 될 것 같습니다.”

“사랑요? 그리고 저를 따라오신다고요?”

“당황하지 마세요. 그럼 저는 슬플 거예요.”

“당황하지 않게 생겼어요? 그리고 히스 님의 슬픔을 제가 신경 쓸 일은 없지요.”

“하핫, 역시 매력 있으십니다. 할 말도 잘 하시고. 정말 딱 제 스타일이에요. 우리 같이 갑시다. 제가 경하 씨를 딱 보호하겠습니다.”


히스는 너무 오랫동안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것을 못해본 것 같았다. 경하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일방통행이 길어지고 있었다.


“사랑은 진심입니다.”

“진심을 어떻게 증명해요?”

“제가 증명이라면 하루종일이라도 할 수 있는데 경하 씨가 간결을 말씀하셔서 그냥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서서히 저의 사랑이 진심임을 행동으로 보여드리도록 하죠. 기대해 주세요.”


히스가 진지하게 답을 했다. 지동일치럼 장난으로 말했다면 차라리 좋았을 것이었다. 그러나 히스는 매순간 진지했다. 너무 생각속에 빠져 있었던 회피의 거꾸로를 살아왔던 히스다웠다.


“경하 씨, 엑스트라는 왜 가시는 거죠?”

“엑스트라를 알고 있어요?”

“그럼요. 엑스트라를 만든 사람도 알고 있고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알고 있죠.”

“리아를 알아요?”

“리아는 전설이에요.”

“전설이란 어떤 의미예요?”

“어떤 분야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업적을 남겼거나 초인적 힘을 가졌을 때 전설이라고 하죠.”

“그럼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에요? 제3세계란 어느 곳에도 속해있지 않은 특이집단을 말하기도 하잖아요.”

“특이집단이라기 보단 특별한 사람들이죠.”

“일반적이지 않아서 이렇게 모여 있는 것인가요?”

“그런데 경하 씨, 난 질문에 대한 대답을 너무 좋아하는데 이제 레드 존에 다 왔어요. 나도 잊었던 옛 친구를 만나겠네요. 레드 존에 있거든요.”


이들은 레드 존 앞에 도착했다. 지동일과 안지훈이 경하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경하 씨 질문에 대한 대답은 좀 있다 할게요. 그래도 되죠?”

“물론이에요. 안해주셔도 되긴 해요.”

“하하, 경하 씨는 다른 사람에게 미안해 하는 것을 잘 못하시는 좋은 여자가 맞아요. 질문해서 답하는 나의 부담을 걱정해주고 있잖아요. 고마워요. 나의 사랑.”


히스가 다시 윙크를 했다.


‘이건 뭐 지동일보다 더한 사람이잖아. 어쩌라구.’


경하는 이런 사소한 일로 자신이 신경 쓰는 것이 말이 안 되는 것 같았다. 자신은 지금 목숨이 위험한 지경이 아니던가.


“아악.”


앞에서 누군가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날카로운 소리였다.




날 그냥 둘 수 없겠니?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널 만지고 싶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2주간 휴재입니다. 10월 19일에 만나요 21.10.03 41 0 -
공지 매일 10시 20분 연재입니다(냉무) +1 21.07.27 442 0 -
62 62화_나무의 아이 +1 21.10.02 65 9 8쪽
61 61화_히스는 어디로 갔을까 +2 21.10.01 53 9 7쪽
60 60화_히스는 이미 아는 사람 +1 21.09.29 54 9 12쪽
59 59화_히스와 함께 21.09.28 64 10 9쪽
58 58화_레드 존에 붙들리다 21.09.28 66 10 9쪽
» 57화_제3세계의 함정(3) 21.09.25 77 10 10쪽
56 56화_제3세계의 함정(2) +1 21.09.24 78 9 10쪽
55 55화_제3세계의 함정(1) +1 21.09.23 81 9 10쪽
54 54화_맞닥뜨린 블랙레벨 +1 21.09.20 99 9 8쪽
53 53화_제3세계라니 +1 21.09.18 129 9 10쪽
52 52화_경하의 각성(3) +2 21.09.17 126 9 11쪽
51 51화_경하의 각성(2) 21.09.16 141 9 9쪽
50 50화_경하의 각성(1) +1 21.09.15 159 9 16쪽
49 49화_나무의 생각 +1 21.09.14 173 9 9쪽
48 48화_누구도 믿지 마라 +1 21.09.13 178 9 9쪽
47 47화_1219구역(3) +1 21.09.11 254 9 8쪽
46 46화_1219구역(2) +2 21.09.10 230 10 12쪽
45 45화_1219구역(1) +2 21.09.09 239 10 12쪽
44 44화_비밀통로(3) +1 21.09.08 239 10 11쪽
43 43화_비밀통로(2) +2 21.09.07 245 10 11쪽
42 42화_비밀통로(1) +2 21.09.06 242 10 9쪽
41 41화_약점의 이점 +1 21.09.04 252 13 13쪽
40 40화_경하의 명령어 +1 21.09.03 253 12 11쪽
39 39화_만약에 너와 함께 할 수 있다면 +1 21.09.02 275 13 10쪽
38 38화_나의 바비를 어떻게 하지 +2 21.09.01 291 13 13쪽
37 37화_의외의 조력자 +2 21.08.31 300 13 11쪽
36 36화_누가 아군이고 누가 적군일까 +1 21.08.30 319 14 9쪽
35 35화_차크 출동 직전, 파멍 +1 21.08.28 343 13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