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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딜 님의 서재입니다.

널 만지고 싶어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로맨스

핫딜
그림/삽화
양지은
작품등록일 :
2021.07.26 14:23
최근연재일 :
2021.10.02 10:20
연재수 :
62 회
조회수 :
28,401
추천수 :
1,404
글자수 :
320,930

작성
21.09.03 10:20
조회
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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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글자
11쪽

40화_경하의 명령어

스킨십이 금지된 파라다이스라니!




DUMMY

<40화>


경하의 명령어


* * * * *




경하는 눈물범벅인 얼굴로 바비에게서 작은 점을 찾으려고 바비의 뒷머리를 계속 더듬고 있었다.


그때였다. 바비의 떨림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바비!”


경하는 너무 놀라 바비에게서 조금 떨어지며 바비를 불렀다.


<경하 씨, 왜 그렇게 울고 있어요?>


바비가 깨어난 것이었다.


“바비, 괜찮아? 정말? 난 네가 어떻게 된 줄 알고 엄청 슬펐어. 정말 괜찮은 거지?”


<경하 씨가 나를 그렇게 걱정했다니 행복해요. 제 존재의 이유를 확실히 알 것 같아요. 고마워요. 나를 위해 슬퍼해 줘서.>


“미안, 나를 위해서 널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는 않아.”


<아니에요. 전 지금 현재 아무런 문제가 없어요. 다만 경하 씨는 지금 설정의 1단계를 끝냈어요. 2단계를 마저 끝내주세요.>


“어떤 설정이야?”


<경하 씨가 어디에 있는 제가 찾아갈 수 있도록 명령어를 입력하는 거예요.>


“그런데 왜 아까는 머리 뒤의 점을 누르라 했던 거야? 명령어를 설정하는 것이 달라?”


<근본적인 시스템 경로를 바꾼 것이었어요. 1단계는 파라의 시스템만이 모든 걸 통제할 수 있었다면 3단계는 저의 탄생과 함께 한 주인, 즉 경하 씨의 통제를 먼저 받는다는 제어시스템 설정이었어요. 이제 전 경하 씨의 명령어를 먼저 실행할 수 있어요.>


“나의 명령어를? 어떻게? 어떻게 파라가 그런 일이 가능하도록 이런 기능을 해놓았어?”


<그건 제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의 약속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저와 마라도 마찬가지예요.>


“어떻게 너희들이 초창기 ABT가 될 수 있었어? 그리고 나와 지동일 씨는 어떻게 초창기 ABT를 가질 수 있었던 거지?”


<경하 씨의 기억이 돌아오면 왜 이런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있을 거예요.>


“바비, 네가 말을 해주면 되지 않아? 왜 말을 해주지 않아?”


<그건 제가 말할 수 없는 일인 것 같아요. 저도 설명할 수 없으니까요. 그것은 나중에 알게 될 것 같아요. 일단은 우리 2단계 설정을 마저 해볼까요?>


“그, 그래. 이야기를 해봐. 아, 하여튼 네가 돌아와서 넘 기뻐. 네가 없어진 줄 알고 너무 슬펐어. 날 떠나지 마.”


경하는 바비를 껴안았다. 바비는 작게 회전을 하며 기쁨을 표현했다.


<입력을 시작하면 한번에 입력을 마쳐야 합니다. 조심해서 입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먼저 제 눈을 보면서 이경하의 명령어를 입력합니다. 이 말을 그대로 하셔야 합니다. 이경하의 명령어를 입력합니다. 그리고 눈과 빛이 교환하고 난 후에는 다음과 같이 입력어를 말씀하시기 바랍니다.>


프로그램 입력에 관한 일이어서인지 바비는 기계적인 말투를 썼다. 이런 말투는 긴장감을 주면서 경하에게 현실을 더욱 인지하게 했다.


“복잡해? 메모해야 해?”


<아닙니다. 하지만 한번에 입력해야 한다는 것만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먼저 이경하의 명령어를 입력합니다. 이 말은 기억하시겠지요? 그리고 난 후 나와 눈빛을 교환한다. 그 다음 명령어를 입력하시면 됩니다.>


“응, 알 것 같아. 이경하의 명령어를 입력합니다, 이 말을 한 후에 눈빛을 교환한다. 이거지?”


<네, 자 이제 시작합니다. 명령어를 말할 때 제 눈을 바라보고 있어야 합니다. 눈동자의 지문, 유전자가 일치하는지 점검을 거친 후 진행이 될 것입니다.>


“응, 알았어. 눈빛을 교환한 다음에 해야 할 명령어를 말해줘.”


경하는 긴장되었다. 한 번에 말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먼저 기억해야 할 비밀번호는 12191219입니다. 아시죠? 12월 19일. 비운의 날. 불행의 날.>


“그 날을 어떻게 잊니? 그런데 왜 하필 비밀번호가 12191219야?”


<비밀의 열쇠가 있는 날일 수 있습니다.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알았어. 어서 명령어를 말해줘. 나 지금부터 잘 기억할게.”


<이경하의 명령어를 입력합니다. 다음, 눈빛을 교환한 다음. 명령어의 비밀번호는 12191219입니다. ABT 바비는 이경하가 부르면 어느 장소든 어느 때든 언제나 응한다. 이경하를 위해 사고하며 이경하를 위기에서 구하고 이경하를 위해 행동한다. 이상 명령어의 실행은 24시간 후 발효된다.>


“무슨 명령어가 그래?”


<기억하셨지요?>


“응, 알았어. 이경하의 명령어를 입력합니다. 명령어의 비밀번호는 12191219입니다. ABT 바비는 이경하가 부르면 어느 장소든 어느 때든 언제나 응한다. 이경하를 위해 사고하며 이경하를 위기에서 구하고 이경하를 위해 행동한다. 이상 명령어의 실행은 24시간 후 발효된다.”


<이제 집중해서 입력2단계를 실행하도록 하세요. 집중하시기 바랍니다. 전 준비가 되었습니다. 매우 중요한 명령어니 실수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경하는 심호흡을 했다.


“휴우...”


<집중이 필요하지만 너무 긴장하지 마세요. 전 경하 씨를 믿어요.>


바비의 말은 경하의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아, 떨려. 바비, 잘 하자.”


<네, 잘 할 수 있어요. 경하 씨, 지금이에요. 시작하세요.>


바비의 눈에 작은 빛이 모아지는 것 같았다.


“이경하의 명령어를 입력합니다.”


경하가 말을 마치자 바비의 눈에 모여진 빛이 경하의 눈으로 쏟아졌다. 경하의 눈속으로 빛이 들어왔다. 경하는 순간 앞이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 순간 빛은 잠잠해졌다.


경하는 이제 다음 명령어를 계속 이어서 말해야 했다.


“명령어의 비밀번호는 12191219입니다.”


바비에게서 삐, 라는 신호음이 울렸다.


<비밀번호가 일치합니다. 다음 명령어를 입력하시기 바랍니다.>


비밀번호에 대한 확인메시지가 들려왔다. 이런 소리는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경하는 용기를 내서 다음 명령어를 말해야 했다.


“ABT 바비는 이경하가 부르면 어느 장소든 어느 때든 언제나 응한다.”


경하는 너무 떨렸다. 다음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심호흡을 하고 다음 말을 이어서 했다.


“이경하를 위해 사고하며 이경하를 위기에서 구하고 이경하를 위해 행동한다.”


명령어는 간단하였지만 긴장된 속에서 입력의 단계를 거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이제 실행에 대한 명령어를 말해야 했다.


“이상 명령어의 실행은 20시간 후 발효된다.”


‘헉, 이럴 수가 24시간 후라고 말해야 하는데, 지금 20시간이라고 말한 것임?’


경하는 너무 긴장한 나머지 실수를 하고 만 것이었다.


<명령어의 입력이 완료되었습니다. 한 번 더 눈의 스캔이 있겠습니다. 눈을 가까이 하십시오.>


경하는 눈을 바비의 눈에 다시 맞추었다. 바비의 눈에서 빛이 나와 경하의 눈을 스캔했다.


<이경하 님의 명령어가 20시간 후 실행됩니다. 20시간 후 시스템 모드가 변경됩니다. 시스템 모드 변경을 위한 설치가 있겠습니다.>


“아악.”


갑자기 경하의 손목에 통증이 왔다. 경하는 짧은 신음을 쏟아냈다. 경하가 차고 있는 스마트 워치에서 무언가가 팔목을 찌르는 것 같았다.


자작나무가 경하의 손바닥에 나무의 후손인 자국을 남기는 것과 같았다.


“바비, 뭐지?”


경하는 손목을 바라봤다. 통증은 금세 사라졌다. 스마트워치를 풀러보았다. 아무런 자국도 없었다.


<경하 씨의 손목에 보이지 않은 칩이 심어졌어요. 경하 씨의 부름이 있으면 제가 항상 그 곁에 있을 거예요.>


“어떻게 나의 부름에 응할 수 있지? 너의 몸이 없는데?”


<스마트워치가 그 기능을 할 수도 있고 다른 무언가가 그 기능을 할 수도 있을 거예요. 어쩌면 이런 사실에 경하 씨가 더 놀라게 될 수도 있지요. 무엇이든 상상의 세계를 믿어 보세요.>


“바비가 그런 말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워. 난 이제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괜찮을 것 같아.”


<하지만 아까 입력어에서 24시간 후 실행이라고 해야 하는데 20시간 후라고 말씀하셨어요.>


“실수를 어떻게 해? 괜찮아?”


<나름 계산을 한 24시간이었는데 20시간으로 했으니 어쩔 수 없지요. 시스템 변경 설정시간은 18시 10분이니 지금으로부터 20시간 후, 즉 내일 14시 10분부터 변경 시스템이 적용될 것입니다.>


“14시 10분?”


<만약 경하 씨가 어딘가 장소를 이동한다면 14시 10분 전에는 이동을 마쳐야 합니다. 전 그 시간에 경하 씨의 위치를 찾아 이동을 자동으로 할 예정입니다. 14시 10분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만약 탈출을 한다면 14시 10분 전에 마쳐야 된다는 말이겠구나. 가능할까? 내일 오전에 검진을 간단히 한 대도 빠듯한 시간일 텐데. 바비가 24시간 후라고 말한 것은 그런 안전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겠지?’


경하는 한참동안 생각을 했다.


<경하 씨, 생각을 너무 많이 하지 말아요. 생각이 실행을 돕기도 하지만 방해가 될 때도 있어요. 경하 씨는 특별한 능력이 있으니 뭐든 잘해낼 수 있을 거예요.>


“내가 그런 능력이 있는지 모르겠어. 지금까지는 그저 겨우겨우 살아온 것만 같아.”


<모든 것은 다 때가 있는 법이라고 하니까요. 때를 기다렸다고 하는 편이 경하 씨에게 맞는 표현일 것 같아요.>


“넌 정말 용기를 주는 친구야. 고마워. 그리고 너와 헤어지지 않게 되어 너무 기뻐.”


<경하 씨와 떨어지면 죽음이라는 것을 저도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경하 씨를 지킬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어 좋아요. 명령어를 보면 전 거의 경하 씨의 수호자가 된 것이잖아요.>


“맞아, 그런데 그런 명령어는 어떻게 된 거야? 명령어가 되게 좀 웃겨. 물론 나한테는 고맙고 과분한 일이긴 하지만. 아이들 장난처럼 느껴지는 명령어야.”


<경하 씨의 기억이 돌아오면 명령어를 왜 그렇게 했는지 알 수 있겠지요? 이 명령어는 처음 경하 씨가 만들었으니까요.>


“내가 만들었다고? 내가 이런 명령어를?”


경하는 자신이 알고 있는 일들이 너무 적었음을 이제사 알아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렇다. 이제 알아가고 있어서 앞으로 알아야 될 일은 너무도 많을 것이었다.


경하는 이 비밀을 알아야 했다. 이젠 비밀로부터 벗어날 수도 없고 피할 수도 없었다.


자신을 위해 바비까지도 자신을 보호하겠다고 나서고 있었다. 이제 자신은 스스로 강해져야 했다.


내일이면 모든 것들이 달라질 것이었다. 어쩌면 잠을 자고 있는 이 밤에 당장 달라질 지도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이제 경하는 두려움이 줄어들었다. 바비가 함께 해준다고 했다. 무엇보다 든든한 조력자가 될 바비였다.


경하는 바비를 안아주고 침실에 들었다. 생각이 많았지만 바비의 말처럼 긴 생각이 좋은 실행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지금은 잠이 필요한 시간이었다.


지동일은 안지훈을 만나 약점을 이용해 지하통로 가는 일을 협조하라고 말한다고 했다. 무결점일 것 같은 안지훈이 지동일에게 어떤 약점을 잡힌 것일까 궁금했다.


‘지동일은 안지훈 팀장을 잘 만났을까?’




날 그냥 둘 수 없겠니?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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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46화_1219구역(2) +2 21.09.10 229 10 12쪽
45 45화_1219구역(1) +2 21.09.09 239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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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42화_비밀통로(1) +2 21.09.06 242 10 9쪽
41 41화_약점의 이점 +1 21.09.04 252 13 13쪽
» 40화_경하의 명령어 +1 21.09.03 253 12 11쪽
39 39화_만약에 너와 함께 할 수 있다면 +1 21.09.02 275 13 10쪽
38 38화_나의 바비를 어떻게 하지 +2 21.09.01 291 13 13쪽
37 37화_의외의 조력자 +2 21.08.31 300 13 11쪽
36 36화_누가 아군이고 누가 적군일까 +1 21.08.30 319 14 9쪽
35 35화_차크 출동 직전, 파멍 +1 21.08.28 343 1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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