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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딜 님의 서재입니다.

널 만지고 싶어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로맨스

핫딜
그림/삽화
양지은
작품등록일 :
2021.07.26 14:23
최근연재일 :
2021.10.02 10:20
연재수 :
62 회
조회수 :
28,407
추천수 :
1,404
글자수 :
320,930

작성
21.09.28 10:51
조회
63
추천
10
글자
9쪽

59화_히스와 함께

스킨십이 금지된 파라다이스라니!




DUMMY

<59화>


히스와 함께


* * * * *





“레드 존도 재미있고 옐로우 존도 재미있어. 지금 서둘러야 해?”


지동일이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뭐죠? 우리가 이렇게 한가롭지는 않을 텐데.”

“지금은 어쩔 수 없잖아. 지금 바깥은 아직 밤일 거야. 날이 밝으면 떠날 기회를 봐야지.”

“그렇게 해서 벌써 하루가 다 지났어요. 마냥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우리가 위험한 것을 잊은 건 아니죠?”

“그런데 이곳이 위험해 보여? 위험해 보이지 않는데?”

“하지만 우리를 붙잡아두기 위한 술수일 수도 있어요.”


경하의 말에 지동일과 안지훈은 과하게 반응한다고 했다. 블랙과 옐로우, 레드 모두 유머가 있는 사람들이었다. 딱히 의심할 만한 일은 없었지만 벌써 이틀째가 되었다. 지동일과 안지훈은 떠날 생각이 아예 없는 것 같았다.


새로운 게임이 있었고 이번엔 스포츠라는 장르의 이야기들이 지동일과 안지훈을 붙잡고 있었다. 경쟁이 본능인 남자들에게 스포츠란 도박과도 같은 중독이 있었다. 파라다이스에서는 모든 스포츠가 영상으로만 이뤄지다 보니 몸으로 하는 스포츠를 만난 지동일과 안지훈은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밤이 되어 잠이 들었을 때 자작자작이 경하를 찾아왔다. 자작자작은 신비로운 은빛을 마구 반사했다. 잠시 자작자작이 눈부셔 보였다.


“경하, 왜 빨리 오지 않지?”

“길을 잃었어요. 같이 온 일행이 이곳이 편해서 쉬고 있어요.”

“그들의 함정이야. 오죽하면 제3세계라는 말이 있겠어. 그들 속에서 지내는 것은 점점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과 같아. 자신이 그 안에서 동화되어 현실감을 잃어버리는데 결국은 자신이 해야 할 일과 가야 할 곳을 잃어버리는 것이지. 결국 그곳에서 중독되어 살아가는 것이야. 제3세계의 사람이 되는 거야.”

“어떻게 해요?”

“그들을 깨워. 그리고 떠나. 그들이 너희들을 붙잡아둘 때 파라다이스 경찰국은 잠시 감시를늦추고 있을 거야. 제3세계에서 나온 사람들은 아직 아무도 없으니까.”

“제3세계 사람들은 나쁜 사람이 아닌 것 같아요. 그런데 왜 우릴 붙잡죠?”

“그들은 외로운 사람들이거든. 자기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자기들에게 열광해야 할 추종자들이 필요해. 그래서 너희들은 추종자로 남게 되는 거야.”

“어디로 가야 할지를 모르겠어요.”

“바깥으로 나오면 나를 찾을 수 있을 거야. 밤이 되어 우리들이 빛을 낼 거야. 넌 볼 수 있을 거고.”


바람이 스치는 느낌도 없이 자작자작이 다녀갔다. 세상 모든 곳에 자작자작이 있는 것 같았다.


경하는 지동일이 자고 있는 곳을 찾으려고 방 바깥으로 나왔다. 모두 잠든 시간이었다. 그런데 어디로 가야 할지 난감하였다.


“경하 씨.”


작은 소리로 누군가 경하를 불렀다. 히스였다.


“경하 씨, 엑스트라에 가셔야죠?”


히스는 경하를 따라 엑스트라에 가겠다고 했다. 가볍게 농담으로 던진 말이 아니었다. 경하는 지동일과 안지훈을 찾기 위해선 히스의 도움이 필요했다. 히스는 지동일과 안지훈이 있는 곳으로 안내했다.


“지동일 씨, 일어나요. 엑스트라에 가야 해요.”

“안지훈 씨, 일어나요.”


둘은 잠에서 깨어 경하가 히스와 함께 온 것을 보고 놀라고 있었다. 엑스트라에 가자고 한 것보다 둘이 함께 온 것에 더 놀라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둘 다 내일 할 게임이 있다면서 못 떠나겠다고 했다.


“내일 게임이 있다고요?”


자작자작의 말처럼 제3세계에 발이 묶인다는 것은 바로 내일의 게임을 기다리게 하는 작전임을 알 것 같았다.


“그럼, 두 분은 내일의 게임을 하세요. 전 히스 씨와 둘이 갈게요.”


경하는 히스와 함께 가겠다고 말했다. 히스를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방법이 없었다. 히스는 약간 놀라더니 바로 출발하자고 했다.


“그럼 지금 바로 떠납시다.”


히스가 경하에게 당장 가자고 손짓을 했다. 지동일과 안지훈은 히스가 경하와 함께 떠나자고 하자 갑자기 정신이 번뜩 드는 것 같았다.


“그건 또 아니지. 경하 씨를 히스와 함께 가게 하다니. 기다려.”

“말도 안 돼. 나도 간다. 잠깐만.”


히스와 함께 간다고 하지 않았으면 둘은 움직이지 않았을 것 같았다. 히스와 함께 간다는 말에 움직였기 때문이었다. 히스는 부담되었지만 제3세계를 벗어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모든 길이 미로처럼 되어 있었다. 히스는 이미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이고 이곳을 만든 역사를 잘 알고 있기에 이런 일이 가능하다고 했다.


구불구불한 미로를 지나 제3세계를 빠져나왔다. 아무런 제약이 없이 빠져나온 것이 오히려 이상할 지경이었다.


“어떻게 이렇게 아무도 만나지 않고 나올 수가 있는 거지? 이상해. 수상해. 히스, 이 사람을 믿을 수 있는 거야?”


지동일이 아무래도 이상하다고 히스에게 말했다. 다른 사람들도 바깥으로 나올 때까지 안무도 방해하는 사람이 없는 것이 조금 이상하긴 했다.


“아직까지도 나의 능력을 잘 모르는 것 같아. 말했잖아. 난 모든 것을 알고 있고 이미 아는사람이라고.”

“그런 것과 아무도 만나지 않고 동굴을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은 뭐죠?”

“운이 좋은 줄이나 알아.”


히스는 설명하지 않았다. 경하도 히스를 믿어도 되나 조금은 의심스러웠다. 아무리 모든 것을 다 알아도 동굴에서 아무도 마주치치 않고 나왔다는 것은 이상하기만 했다.


“아, 별이다. 얼마 만이냐, 별들의 고향에 다시 나왔구나.”


히스가 별들을 보며 감탄의 말을 쏟아냈다. 차가운 공기와 함께 별은 더욱 선명했다. 지구가 작은 바이러스로 멸망해가며 화석연료를 더 이상 태우지 못하고 있을 때 하늘의 별빛을 살아나고 있었다. 인간이 파괴한 자연은 인간의 쇄락과 함께 다시 살아나고 있었으니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하늘에서 별이 쏟아져요.”


다들 넋을 놓고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맑은 하늘이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파라다이스에서 지내던 이들은 늘 인공하늘만 보고 살았던 것이다. 히스는 동굴에서만 살았으니 인공하늘도 보지 못한 셈이었다. 이들에게 별천지인 하늘의 광경은 경이로움 자체였다.


“하늘이 살아났다는 건가? 잠깐의 시간이었는데.”

“아름다워. 너무 아름다워.”


히스가 하늘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혼잣말을 했다. 안지훈도 옆에서 혼잣말로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었다. 하늘의 별은 이들에게 과거의 추억을 불러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럴 만큼 여유로운 순간은 아니었다. 이들은 탈출의 순간에 있었다.


‘자작자작이 길을 알려준다고 했어. 빛을 볼 수 있다고 했어.’


경하는 자작자작의 말을 떠올렸다. 다른 이들이 모두 하늘에 눈을 두고 있을 때 경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까만 밤이었다. 산과 나무의 실루엣이 별빛에 반짝였다. 그중에서 어떤 빛이 경하에게 직접 쏟아지는 것이 보였다. 경하게게 보내는 빛의 신호였다. 하얀 자작나무가 빛을 뿜고 있는 것이었다.


“가요. 저쪽이에요.”


경하가 하늘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일행을 불렀다.


“서둘러요. 지금은 잠시 파라다이스 경찰국 사람들의 경비가 느슨하다고 했어요.”


경하는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경하 씨가 길을 제대로 아는 걸? 어떻게 알았지?”


히스는 뭔가를 알고 있는 사람처럼 답을 하며 경하의 뒤를 바짝 뒤따랐다. 히스가 경하의 뒤를 선점하자 지동일과 안지훈은 서둘러 하늘에서 눈길을 거두고 뒤를 따랐다.


“길을 알기나 하고 가는 거야?”


지동일이 툴툴거리며 말했다.


“지난번은 지동일 씨의 선택을 따랐으니 이번에는 제 선택을 따라보기로 해요. 어서 오세요. 별이 있을 때 서둘러 가야 해요.”


이들은 다행히 제3세계에서 따뜻한 옷을 입을 수 있었다. 이들은 너무도 오랜만에 섬유의 포근함으로 몸이 편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파라다이스의 옷은 온갖 기능이 있어서 포근함, 따뜻함, 시원함을 모두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자연스러운 포근함과 묵직한 두께감은 그것과는 달랐다.


“방한복이 의외로 좋은데?”


안지훈이 옷을 쓰다듬으며 흡족한 듯 말했다.


“방한복이라니, 그냥 털옷이라고 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걸. 방한복은 기능을 말하는 것이고 털옷은 소재를 두고 하는 말일 테니까. 지금은 소재에 대한 느낌이 더욱 강조되어야 하는 순간 아닌가? 자네들은 계속 기능옷 만을 입었을 테니 말야.”


히스의 지적이 옳은 말이었다.


경하도 빨간 목도리와 털옷의 느낌이 너무 좋았다. 자연스러운 무게감과 부드러움, 두께감은 사랑과 보호가 둘러싸인 것 같았다.


이들은 서둘러 자작나무 숲을 향해 가고 있었다. 자작나무 숲을 찾으면 그 너머에 엑스트라가 있었다. 히스는 이미 길을 알고 있는 것처럼 경하의 뒤를 따르면서 경하가 넘어지려 할 때 이미 앞서가서 경하를 붙잡고 있었다.


경하는 넘어지려는 순간에 얼결에 히스를 붙잡고 있었다. 이상한 순간이었다.


“뭐지?”




날 그냥 둘 수 없겠니?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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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62화_나무의 아이 +1 21.10.02 64 9 8쪽
61 61화_히스는 어디로 갔을까 +2 21.10.01 53 9 7쪽
60 60화_히스는 이미 아는 사람 +1 21.09.29 54 9 12쪽
» 59화_히스와 함께 21.09.28 63 10 9쪽
58 58화_레드 존에 붙들리다 21.09.28 66 10 9쪽
57 57화_제3세계의 함정(3) 21.09.25 76 10 10쪽
56 56화_제3세계의 함정(2) +1 21.09.24 77 9 10쪽
55 55화_제3세계의 함정(1) +1 21.09.23 81 9 10쪽
54 54화_맞닥뜨린 블랙레벨 +1 21.09.20 99 9 8쪽
53 53화_제3세계라니 +1 21.09.18 129 9 10쪽
52 52화_경하의 각성(3) +2 21.09.17 126 9 11쪽
51 51화_경하의 각성(2) 21.09.16 141 9 9쪽
50 50화_경하의 각성(1) +1 21.09.15 159 9 16쪽
49 49화_나무의 생각 +1 21.09.14 173 9 9쪽
48 48화_누구도 믿지 마라 +1 21.09.13 178 9 9쪽
47 47화_1219구역(3) +1 21.09.11 254 9 8쪽
46 46화_1219구역(2) +2 21.09.10 230 10 12쪽
45 45화_1219구역(1) +2 21.09.09 239 10 12쪽
44 44화_비밀통로(3) +1 21.09.08 239 10 11쪽
43 43화_비밀통로(2) +2 21.09.07 245 1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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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37화_의외의 조력자 +2 21.08.31 300 13 11쪽
36 36화_누가 아군이고 누가 적군일까 +1 21.08.30 319 14 9쪽
35 35화_차크 출동 직전, 파멍 +1 21.08.28 343 1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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