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김윤겸

현대마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현대판타지

재필장수
작품등록일 :
2024.01.04 17:18
최근연재일 :
2024.02.27 00:44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5,049
추천수 :
157
글자수 :
229,318

작성
24.02.16 21:40
조회
45
추천
1
글자
11쪽

차 값

DUMMY

마인 300여명을 전부 시체로 만들기까진 약 10분이 소요됐다.


이 많은 후배들을 죽이고 싶진 않았지만 어쩔 수 있나.


그래도 후배들 마지막 길 배웅은 해줬다는 생각에 뿌듯한 마음으로 조 사장의 차에 올라 탔다.


"가자."


"예, 사장님."


조 사장의 박동이 유난히 빠르고 커서 쳐다보니 얼굴은 빨개지고, 콧구멍은 커지고, 손은 덜덜 떨리는게 보통 흥분을 한게 아니다.


상상도 못했던 세상의 실체를 처음으로 목격했으니 그럴만도 하다.


아마 무섭기도 할거다.


자신은 저 마인들 중 그 누구도 이기긴 커녕 주먹질 한번 제대로 못해보고 죽는다는걸 아주 잘 알 놈이니까.


물론 조 사장 같은 미친놈은 그런 공포마저 흥분의 동력으로 삼는 놈이긴 하다.


반대로 박한일은 놀란 기색 하나 없이 오히려 차분하게 어떤 생각에 빠져 있었다.


뭘 알아서 저러는건지 몰라서 저러는건지...


한동안 말 할 기미가 안보여서 조 사장에게 물었다.


"차를 바꿔야 될 거 같은데."


"네. 여 부산은 안될거고... 아, 대구에 대포차 하는 아 하나 압니다."


"그럼 일단 빠져서 차 버리고 택시 타고 가. 핸드폰은 전부 버리고."


"예."


"박변도 핸드폰 밖에다 버려."


"응?"


"버리라고. 추적 당하잖아."


"어... 안되는데? 내 이 버리믄 안된다."


"왜?"


"아니, 뭐 사진이랑 그런기... 있어봐. 이거 유심 빼고 꺼노면 괜찮다."


"확실해?"


"당연하지. 내 김 조장한테 다 배웠다."


"...그러든가. 조 사장도 가족사진 같은거 아까우면 그렇게 해."


"대포폰이라 괜찮습니다. 아, 그라믄 박변호사님. 이 폰에 대구 만두귀라고 있는 번호 하나만 메모해주이소."


"아, 예."


휴대폰을 건내 받은 박한일이 찾은 번호를 슥 보곤 창문을 열었다.


"이 버립니다."


"예."


윙-


나도 그 창문으로 폰을 던졌다.


다행히 시내로 들어가 차를 버리고 택시를 잡을 때 까지 느껴지는 추격은 없었다.


택시를 타고 달린지 한시간 반쯤이 돼서 목적지에 도착했다.


텅!


트렁크에서 커다란 백 다섯개를 꺼내 둘러 맨 조 사장이 중고차 매장 안으로 성큼 들어섰다.


큰 단지는 아니고, 외진 곳에 넓은 주차장이 딸린 매매상 네다섯개 붙어있는 형태다.


"이쪽입니다."


"아무도 없는거 같은데."


"사무실 드가서 전화 하믄 나올깁니다."


"음."


도착한 사무실의 문이 잠겨 있으니 조 사장이 가방 하나에서 장도리를 꺼내 유리를 내리쳤다.


콰자자자장!!!


"드가시면 됩니다. 박변호사님, 번호 좀 불러 주이소."


조 사장은 그 안에 있던 전화로 어딘가와 통화를 한 다음 정수기로 가서 믹스커피 두잔을 타왔다.


"한잔씩 드십시오."


"너 먹어."


"저 냉장고에 시원한거 있나 함 볼까요?"


"됐어."


"예, 사장님."


고개를 꾸벅 숙이고 조심스럽게 커피를 홀짝이는 조 사장을 보다가 물었다.


"근데 여기 한다는 후배는 친해? 우리랑 엮인거 알면 나중에 고생할텐데."


"아입니다. 허위매물 올리고 사람들 협박해가 차 파는 쓰레깁니다."


"으음. 차는 카니발로 해. 옵션 좋은걸로. 대포폰도 있나?"


"예, 당연합니다."


"좋네."


그러다 언젠가 김두혁에게 들은 말이 떠 올라서 일어섰다.


"근처에 CCTV들 정리하고 올테니까 여기 있어."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기계 좀 알아? 뭐 끄고 뭐 자르고 그런거."


"아, 아입니다. 그런건 잘..."


"나도 몰라. 바보 둘이 모여봐야 바보다. 박변은?"


"알지. 얼마전에 김 조장이 준 감시장비 관련 책들 다 읽었다."


"그런건 또 언제줬어? 어떻게 하면 되는데?"


"그 과속단속용이나 교통정보 수집 카메라 달리 있는 지주 기둥 보믄 요만-하게 문짝 있거든. 그거 열어가 카메라 전원 내리믄 된다. 구별은..."


"됐어. 그냥 부술란다."


사무실 책상을 뒤져서 동전이나 볼펜 등을 한웅큼 주머니에 넣었다.


"다녀 올테니까 둘은 이 앞쪽 차들 중에 블랙박스 켜져 있는거 있나 확인하고 있으면 메모리 빼놔."


"예."


"알았다."


사무실에서 나선 다음 동전을 암기 삼아 주변에 보이는 CCTV들 부터 부쉈다.


여기서 나가는 차의 종류나 번호판만 감추면 될 것 같아서 전방 1km 정도만 체크할 생각이다.


그렇게 약 30분 쯤을 밤 산책 하듯 다니며 다섯개 쯤 부수고 다시 사무실로 돌아갔다.


"아직 안왔어?"


"예, 금방 올깁니다."


"음."


기다리는 동안 혼자 눈을 감고 명상이나 좀 하려는데, 때마침 저 멀리서 엔진음이 들렸다.


"오네."


"예? 어디..."


"올거야."


"네."


그렇게 한 2분 쯤 지나서 매매단지 앞으로 밝은 라이트가 번쩍였다.


"아, 왔습니다."


조 사장이 일어나서 마중 나가자 곧 주차장에 멈춘 큼직한 SUV에서 내린 큼직한 사내가 허리를 꾸벅 숙였다.


귀가 많이 뭉개진게 유도나 뭐 그런걸 오래 한 모양이다.


"사장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음."


"근데 이 새벽에 갑자기 무슨 일이십니까?"


"별거 아이다. 내 폰이 없어가 전화기 쓴다고 여 유리 좀 깼다. 미안하구로."


"...아, 괜찮습니다."


"저 차 몇대도 블랙박스 뺀다고 유리 깼고."


"아이, 괜찮습니다."


"여 카니발 있나? 고급으로."


"예예. 리무진 있습니다."


"그래. 그 가오고, 대포폰도 세개 가온나."


"넵!!"


깍듯하게 허리를 숙인 만두귀는 사무실 서랍에서 구형 휴대폰 3개를 꺼내고, 차키 하나를 찾아서 조 사장에게 갔다.


"차가 빼기 편한데 있어가 바로 차로 모시겠습니다."


"그래. 사장님, 준비 다 됐습니다."


"음."


조 사장이 내게 하는 말에 놀랐는지 만두귀가 조심스럽게 날 훔쳐보며 물었다.


"사장님, 누구시길래 이래..."


"니 알거 없다. 여 짐이나 들어라."


"네, 사장님."


만두귀가 가방들을 카니발에 넣는 동안 박한일을 먼저 차에 태우고 슬쩍 조 사장 옆에 가서 섰다.


금세 가방을 다 실은 만두귀가 트렁크를 닫으려고 하길래 손을 저었다.


"아, 문은 닫지 말고."


"네? 아, 네. 그캄..."


조 사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고생했다. 가봐라."


"아, 네. 사장님. 살펴 가이소!"


허리를 90도로 숙이고 가는 만두귀의 뒷모습을 보면서 조 사장에게 나지막이 물었다.


"이 새벽에 다 찌그러지고 지붕이 터진 차를 타고 와서 핸드폰에 차까지 가져가는데 돈 달란 눈치도 안주네. 보통 사이 아닌거 아니야?"


"그냥 지가 겁먹어서 그런겁니다. 저런 양아치 뭐합니까."


"으음. 친한 사이 아니면 차 값은 줘야지."


"예?"


난 트렁크에 실린 가방들을 바라봤다.


"조 사장 성의껏 해. 다만 얼마라도."


"... 아, 예. 사장님."


저 트렁크엔 가방이 5개가 있다.


두개는 나랑 박한일 짐. 두개는 현금가방. 하나는 무기.


조 사장이 그 중 하나의 지퍼를 열어서 오만원권 묶음 두개를 꺼냈다.


"사장님, 천 정도면 될까요?"


"적당하네."


"예, 그럼 계산하고 오겠습니다."


"좋지."


멀어지는 제자의 두가지가 아주 만족스러워서 미소를 지었다.


박한일 모르게 조용히 나이프를 챙기니 눈치가 빠름이요.


10분 만에 깨끗하게 손까지 씻고 와선 돈다발을 다시 가방에 넣으니 알뜰함이다.


"사장님, 한사코 안받겠다고 난리를 쳐가 그냥 왔습니다. 예전에 지한테 신세 진게 많은 놈이라서요."


"우리 조 사장 인덕이 있구만."


"아입니다."


"그래, 가자."


"예."


***


사방이 널찍한 승합차에 타서 몸의 긴장을 좀 풀고 있자니 박변이 내게 말을 걸었다.


"야, 호씨야."


"음."


"내 계속 생각을 해봤는데. 혹시 니 아까 마인들하고 싸울 때 뭐 이상한거 없었나?"


"뭐가?"


"뭐 싸우는 척만 한다던지. 니가 마인인걸 아는 눈치라든지. 아니믄 뭐라도."


"..."


없었지만 혹시 몰라서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없다.


"없는데."


"흠."


"뭔데? 아까부터 그거 생각한거야?"


"아이, 그게 아이라... 봐라. 지금까지만 보믄 새 교주는 무림을 부활 시키라카는게 거의 확실하지?"


"그렇지. 오늘만 봐도 대놓고 칼질 하잖아."


"그래, 그캄 우리가 지금까지 간과한게 있다."


"뭐가."


"무영문주."


"문주?"


"새 교주한테 정신팔려가 거기 문주가 누군지, 어떤놈인지는 신경도 안썼잖아."


"안쓴게 아니라 못쓴거지. 당장 내가 교에 있어도 그놈들은 못찾아. 나중일이야."


"그캐도 방법을 찾아보자. 우리가 무영문으로 가야 될 것 같다."


"..."


"와 말이 없노?"


"..."


"저기요?"


"..."


"이 눈까리 뜨고 잠들었나? 야, 호씨야!"


"왜."


"사람 말하는데 와 답이 없노?"


"아. 그게 말 건거야? 나는 하도 말 같지가 않아서 뭔 개 짖는 소린가 했지."


"... 저 햇바닥 꼬인거 봐라."


"아, 뭔데? 뭘 가지고 또 그런 개소리를 해?"


"들어봐라. 무림을 부활 시키겠다는 새 교주가 왜 니를. 아이, 무영문을 왜 그렇게 잡아 족칠라카노?"


"..."


"무영문이랑 손 잡고 하하호호 해야 정상 아이가? 무림을 재현 하는데 최고로 중요한 필수 조건일긴데."


"...모르지 나는."


"내 별에 별 생각을 다 해봤는데, 제일 가능성 높은건 딱 두개다. 새 교주랑 무영문주랑 뭐 복잡한 개인사가 있거나, 새 교주가 사실은 무림부활이고 뭐고는 관심도 없고 그냥 세상을 멸망 시킬라카는 또라이거나."


"..."


"둘 중 어떤 이유든 무영문주는 그 반대점에 있다는 뜻이다. 적의 적은 아군 아군인거 알제? 무영문은 새 교주에 대해서도 많이 알고 있을기고."


"좋...은데 그놈 수준에 따라서 내가 죽을 수도 있어."


"당연히 먼저 알아 봐야지. 조심스럽게 연락망 연결하고, 같은 편이 될 수 있는지 없는지 보자. 새 교주가 공통의 적이라고 하면 문주 입장에선 니가 삼팔광땡이니까."


"연락망은 어떻게 연결하자고?"


"그도 생각을 해 봤는데, 무영문 특성상 국정원에도 많이 침투해 있지 않겠나?"


"어휴... 난 또 뭐 있다고. 무영문 찾는게 그렇게 쉬웠으면 이 무당아. 왜, 그냥 네이버에 검색을 하지."


"아이, 만에 하나라는게 안있나. 니 그 김팀장 연줄 타고 국정원 한번 견학이라도 해보자. 들어만 가믄 건물 안에 무인이 있는지 없는지 바로 알수 있잖아."


"...좋지. 일단 만나서 주혼술이든 언제술이든 쓰면 견학 정도야 뭐."


"그래, 일단 그렇게 하자. 김 조장도 없는 마당에 마인들 건드려봐야 괜히 꼬리만 잡힌다. 오늘 같이 계속 개떼처럼 몰리들믄 골치다."


"그럼 지금 전화해?"


"아이다. 저기 조 사장님 단전 만들 동안 시간 좀 가지자. 내도 정리할게 많다."


"그러시든가."


대화를 끝내고 나니 기분이 이상했다.


'무영문...'


궁금하긴 하다.


지금은 어떤놈이 문주 노릇을 하고 있으며, 무슨 이유로 새 교주놈과 날을 세우고 있는지 등등.


아마 무공 고수 보다는 아이큐가 180쯤 되는 천재 해커가 문주일 수도 있다.


무공을 우선시 하는 대부분의 문파와는 달리 무영문은 지략을 우선으로 하는 별난 놈들이었으니까.


다만 만나는게 쉽지 않을거다.


문주는 커녕 말단 조직원 하나조차 보기 힘들겠도.


아무리 잡으려 기를 써도 언제나 허공만 낚아채게 만드는 신기루 같은 놈들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현대마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부족한 글 부끄럽지만 잘 부탁 드립니다. 24.01.11 83 0 -
39 같은 시대 24.02.27 19 1 12쪽
38 세상이 왜이래 24.02.23 28 1 13쪽
37 슬럼프 24.02.21 38 1 12쪽
36 극성 학부모 24.02.19 34 1 11쪽
» 차 값 24.02.16 46 1 11쪽
34 차가 생각보다 빠르네 24.02.15 43 1 12쪽
33 내가 함정이야 24.02.13 42 1 10쪽
32 살려야 하는 사람들 24.02.12 45 1 9쪽
31 거짓말 24.02.09 65 1 15쪽
30 내가 넘버 투야 24.02.08 67 1 10쪽
29 연기자들 24.02.06 61 1 14쪽
28 서열정리 +2 24.02.05 76 2 13쪽
27 돈까스 두개 24.02.02 70 2 13쪽
26 지도자의 삶 24.02.01 61 3 14쪽
25 신용카드와 주식 24.01.31 75 3 12쪽
24 마약왕 박한일 24.01.30 74 4 12쪽
23 차도살인 24.01.29 71 5 10쪽
22 나도 상처가 저렇게 많진 않았는데 24.01.28 80 5 15쪽
21 가스 검침 24.01.27 85 4 14쪽
20 장남을 장님으로 +2 24.01.26 92 3 17쪽
19 간첩이 있어요 24.01.25 85 5 10쪽
18 강자지존 24.01.24 91 4 13쪽
17 아기새 24.01.23 93 4 12쪽
16 필요 없는걸 손에 쥐고 있으면 24.01.23 98 4 14쪽
15 무인들이 설 자리가 없다 +2 24.01.22 110 4 15쪽
14 내가 많이 봤어. 24.01.20 118 5 13쪽
13 심법을 잘못 골랐다. +2 24.01.19 126 4 13쪽
12 저는 최종선택을 하겠습니다. 24.01.18 129 4 12쪽
11 금요일에 만나요 +2 24.01.17 143 5 1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