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김윤겸

현대마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현대판타지

재필장수
작품등록일 :
2024.01.04 17:18
최근연재일 :
2024.02.27 00:44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5,044
추천수 :
157
글자수 :
229,318

작성
24.02.05 17:58
조회
75
추천
2
글자
13쪽

서열정리

DUMMY

"바로 이가식품으로 들어 갔습니다."


"확인했어?"


"네. GPS 경로 확인했고, 지금 위치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감청은?"


"녹음 된 분량 확인해보겠습니다."


"해봐. 도청 안걸리게 필담했을 가능성도 있으니까 나오는거 없어도 직접 가서 분위기 살피고."


"네."


김두혁이 고개를 꾸벅 숙이고 방으로 들어가자 박한일이 게슴츠레 좁힌 눈으로 날 노려봤다.


"말은 믿는다고 해놓고 뒤에선 위치추적에 도청까지 하나?"


"내가 시킨거 아니야. 두혁이는 저렇게 안하면 환각에, 환청에, 경련까지 와. 직업병이 심해서."


"싸나이가 한번 약속 했으믄 그걸로 끝이지 뭔 사족이 이래 많노? 믿기로 했으믄 시원하게 믿어라."


"의심을 안할라고 이렇게 하는거야. 만약에 확인 안하고 나갔다가 함정이면 어쩔거야? 그 뒤에 범인 찾다보면 서로 꼴이 험해진다고."


"믿는다고 약속하는건 그런게 아이다. 감청도 안하고, 도청도 안하고 그냥 믿는거다. 김조장 나오라캐라."


"...좋지. 두혁이 나와."


곧장 방에서 나온 김두혁이 언짢은 얼굴로 호호모드인 내 심정을 대변해줬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거 아닙니까? 부장이나 차장이 한장로한테 저희 얘길 했으면 위험합니다. 당장 한장로 병력은 쳐내더라도 그 뒤엔 어려워요. 지금은 최대한 자세 낮추고 정보를 모을 땝니다."


"그런건 내 업무 영역 아입니까? 그래 김조장님이 계획까지 세울거믄 나는 뭐합니까?"


"아니, 제 말은..."


"호씨, 니가 딱 말해바라. 누굴 의심하고, 뒷조사 하고, 일 방향 정하는게 누고?"


"..."


박한일의 갑작스런 박력에 당황했지만 금방 대답을 해줬다.


"군사지."


"맞제? 그캄 뒷조사 하지 말고, 부장이랑 차장 믿는기라. 술자리도 나갈기고."


"좋네. 나야 그런데, 두혁랑은 서로 협의해서 하는게 어떤가 싶은데."


알아서 서열정리를 하라는 뜻이다.


지금까지 미뤄두긴 했지만 일을 하려면 서열정리를 할 때가 됐다.


박한일이 단호하게 고개를 저음으로 선공을 날렸다.


"다른건 다 양보해도 그건 안된다. 군사랑 현장인력은 무조건 수직. 상하 관계여야 되는거 모르나? 운전하는데 옆자리서 핸들을 흔들어대믄 어찌 되겠노? 지금 드라이버는 내다."


"그렇지."


김두혁이 반격을 했다.


"명령권은 군사한테 있지만 현장 인력은 자율적으로 정보 선수집 후보고 할 수 있습니다. 내가 이 바닥만 70년 입니다. 박변호사님은 아직 이쪽 경험도 전무하고, 특히 마인들하고는 붙어본 적도 없잖습니까. 기사가 차를 끊긴 길로 몰아도 가만 있습니까? 책임 질 수 있습니까?"


말은 길게 했지만 결국 '내 나이 반도 안되는 어린놈의 새끼가 경험도 없으면서 뭘 안다고 나서냐' 라는 뜻이다.


산 시간도, 살던 세계도 압도적으로 유리한 김두혁의 공격에 빈정이 상할만도 한데, 박한일은 눈 하나 깜짝 안하고 더 강하게 나섰다.


"내도 아무 생각없이 이러는거 아이고, 책임도 당연히 집니다. 우리가 노출 될 경우에 대한 대비책도 있고요."


"..."


김두혁이 별 말없이 박한일을 노려 보기만 해서 내가 분위기를 조금 풀어줬다.


"박변, 그게 뭔지 설명은 해줘. 그것도 당신 업무야."


"알았다. 우리는 지금 이래 숨 죽이고 있으믄 안된다. 언제까지 팔자 좋게 늘어져가 이러니 저러니 추측만하고 있을 수 없다 아이가."


"그럼?"


"이번에 온 한장로가 바보가 아니라믄 이제 구치소 있는 과장이나 대리한테 우리얘기 안듣겠나?"


"그렇지."


"어차피 그거 막기 힘드니까, 기회 봐가 한장로한테 뽑아낼 수 있는건 다 뽑아내고 거점 옮길기다. 그 다음 거점 가서도 마인들 잡아다 정보 뽑고. 서울에 가까워 질 수록 높은 아들이 있으니까 정보도 많이 나올기라고 김조장이 그랬다."


"갑자기 그렇게?"


"지금까진 전반적인 기본 사항들 파악하느라 느긋했던거고, 원래 그게 맞다. 최대한 빨리 저쪽 정보를 수집하는게 난중을 위해서 무조건 유리한기라. 지금 우리처럼 상황이 어떤지도 모르면서 하는 준비가 미래에 도움이 될거 같나? 그기 장님 코끼리 더듬는거랑 뭐가 다르노."


"그래도 너무 서두르는거 아니야? 싫다는게 아니라 그냥 궁금해서 물어보는거야."


"방향도 모르고 막 달리는게 서두르는거고, 내는 지금 한걸음을 가도 옳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 이카는거다. 만보를 뛰어도 애초에 방향이 틀리믄 아무 소용 없다 아이가. 여서는 백날 앉아 있어봐야 김장로 이상 아는 놈 만나기 어렵다."


"무인이 있는거 알면 바로 천마대가 내려 올 가능성이 높은데. 지금 내 상태론 그놈들 감당하기 어려워."


천마대는 연비대와 달리 오직 무력만을 목표로 훈련된 집단이다.


개개인의 무력은 차치하고라도, 진법이나 합격진의 수준이 높아서 예전엔 12명 1개 조가 극마의 고수 하나와 맞먹는 수준이었다.


박한일이 설명을 이었다.


"부산에만 있으면서 한놈씩 치믄 그렇지. 근데 김조장이 그랬다. 현상금 욕심 때문에라도 자기 선에서 처리할라 칼거라고. 무영문 사칭해가 한 지역에서 한놈씩 잡으믄 딱 그 윗선까지만 나올거다. 그럼 우리도 그놈들까지만 딱 잡아가 정보 받고 또 이동하고."


가만히 듣고 있던 김두혁이 반박을 했다.


"연비대를 몰라서 하는 말입니다. 그렇게 흔적 남기면 저희가 서울로 향하는거 뻔히 알겁니다."


"중간중간 전국 팔도에서 치고 빠지믄 경로 혼선 안됩니까. 호씨랑 김조장님이 각각 다른 지역서 칠 때도 있을깁니다."


"그래봐야 수도권 제외하면 김장로보다 정보 많이 가진 놈은 없을텐데, 너무 비효율적인거 아닙니까?"


"누구 말대로 돌다리도 두들기고 건너야 안합니까? 호씨가 힘을 되찾을 때 까지는 번거로워도 이래 해야 됩니다. 경로 혼선 시키는데 더 좋은 방법 있으면 건의 하이소."


"...그럼 연비대주는 어떻게 할겁니까? 언제 깨어날지도 모르는데."


"언제 깨어날지도 모르니까 기다리믄 안됩니다. 병원 옮기고, 우린 할 일 할겁니다."


"뭐요?"


"그 양반 기다리다가 1년, 2년, 3년이 걸리믄 어쩔랍니까? 계속 여서 한장로한테 마약이나 띠다 팔면서 살랍니까?"


"아니, 근데 이 새끼가 진짜..."


김두혁의 눈에 살기가 돌길래 내가 진정을 시켜줬다.


"자자, 진정하고. 박변, 연비대주가 당신 입장에선 죽은 말인거 이해하는데 두혁이랑 연비대주 사이가 그렇게 쉽지가 않아."


"내가 뭐 그 양반을 죽이자캤나? 어차피 병원 옮겨야 된다 아이가."


"그러다 마인들한테 발각이라도 되면?"


"그럴 일이 있나? 오히려 지금 병원이 아는 깡패들이 많아가 위험하지."


"..."


박한일이 김두혁을 똑바로 보며 물었다.


"김 조장님이 답해 보이소. 군인이 부상을 당하믄 거서 다들 모여가 병 간호 합니까, 아니믄 후송 보내고 계속 임무 수행 합니까."


"..."


"내 보다 경력 많은 프로가 그걸 몰라가 이러는건 아닐기고. 결국 내에 대한 믿음이 없어가 이래 꼬투리 잡는 겁니까?"


"그게..."


"내 아직 제대로 보여준게 없어서 이해 하지만서도, 한가지만 명심하이소. 내가 차를 오른쪽으로 틀믄, 차는 오른쪽으로 가는깁니다. 바퀴가 지멋대로 왼쪽으로 가도 안되고, 브레키가 지 멋대로 차를 세워서도 안되고, 기아가 지 멋대로 빽으로 가도 안되는깁니다. 알았습니까?"


"...네."


오.


박한일은 무공도 없는 주제에 기세만으로 김두혁을 찍어 눌렀다.


사실 나이나 힘을 떠나서, 김두혁은 평생을 군사들 명령에 복종하는게 몸에 벤 놈이라 상성이 안좋은 것도 한몫 했다.


또 김두혁이 나 때문에 한발 물러선 것도 있고, 박한일의 말에 크게 틀린 점이 없기도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박한일이 기가 죽지 않은건 다른 얘기다.


김두혁 말만 따라 두배를 넘게 산데다 무인기까지 한 놈을 상대로 저렇게 밀어 붙이는 강단은 솔직히 놀랐다.


저게 접신을 하는 무당의 기세인지, 스스로의 지능에 대한 자신감 덕분인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한차례 시끄러운 서열정리를 마친 박한일이 내게 물었다.


"조 사장은 어째 할기고?"


"데려 가야지."


"음. 그캄 차장도 데리가자. 부장은 여서 일 봐야 되니까."


"좋네."


"그라고 니 그때 그랬지? 차장도 타고난 싸움꾼이라고."


"그랬지."


"조 사장하고 비교하면 어떤데?"


"스타일은 좀 다른데 재능은 비슷해."


"맞나? 그캄 차장한데도 무공 좀 갈키줄 수 있겠나?"


"뭐?"


"호씨인거 이용해가 그냥 가르쳐주라고 할 수도 있는데, 그때 무인이 늘어나믄 안된다는 말 때문에 물어보는기다. 어렵겠나?"


"... 이유가 있어?"


"아이, 그런건 아이고. 내 입장에선 쓸 말이 많을 수록 좋다 아이가. 앞으론 깡패들이 아이라 마인이나 무영문 무인들이 상대니까네."


"지금부터 가르쳐 봐야 쓸만한 수준 되기 전에 늙어 죽어. 두혁이처럼 어릴 때 부터 배웠으면 일반인보다 수명이 두배 정도 되긴 하는데. 걘 너무 늦었어."


"알았다. 장기말은 조 사장네 이사들로 대체하믄 된다."


한동안 말이 없던 김두혁이 박한일에게 물었다.


"그럼 이동은 언제 하실겁니까?"


"일단은 준비 좀 하면서 지키 봐야겠지만, 만약 오늘 한장로가 만든 술자리가 함정이라믄 최대한 빨리 가야 될겁니다."


"아마 그렇겠네요. 한 장로는 아마 지금 구치소에서 과장 만나고 있을겁니다."


"네, 그칸데 김 조장님, 솔직히 말해 보이소. 그거 진짜로 생각 몬했습니까? 한 장로가 과장한테 캐물을거?"


"그..."


"하긴 했는데. 그냥 덮어놓고 아니길 바랬습니까? 연비대주 그 양반 옮기야 되는게 싫어서?"


잠시 말을 못하던 김두혁이 날 향해서 허리를 굽혔다.


"부교주님, 죄송합니다. 의사가 지금 전원하는건 위험하다고 해서..."


"그게 다야?"


"..."


"니가 그정도 생각 못할 놈이 아닌데. 나는 아니까 괜찮은데 박변도 알아야지."


내 질문에 침울한 표정이 된 김두혁이 답했다.


"혹시 어디서든 말이 새서 마인들이 연비대주를 찾게 된다면 그것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교주가 저희를 어떻게 여기는지도 확인 할 수 있고, 적대시 한다고 해도 이미 식물인간 상태인 사람을 어떻게 하지는 않을거 같기도 해서..."


"교주 정도 되니까 멀쩡하게 고쳐줄지도 모르고?"


"...네."


"교주가 고쳐주는 목적이 죽이기 전에 내 정보 캐내려고 깨운거면?"


"연비대주는 영단을 전한 이후로 아는게 없기 때문에 부교주님 행사에 영향은 없을거라고 생각 했습니다."


"교주놈이 괜히 열받는다고 고문을 할 수도 있고, 그놈 빌미로 널 흔들수도 있어."


"전 안흔들립니다."


"그놈이 죽어도?"


"자기가 죽는 걸로 부교주님이나 저한테 정보를 전하는 거니까 많이 좋아할겁니다. 저도..."


'저도 똑같습니다.' 라는 말은 김두혁의 입가에서만 맴돌았다.


김두혁은 이런 이유들로 병원을 옮기자는 박한일의 의견을 반대한거다.


나야 저런 생각을 뻔히 아니까 그러려니 하지만, 박한일은 제법 충격을 받은 눈치다.


"박변."


"응?"


"당신 장기 말들이 이래. 정보만 전달 할 수 있으면 지가 죽어도 마냥 좋아하는 변태 새끼들이야."


"...자살 특공대도 아이고 그 뭐고. 김 조장님, 그러지 마이소. 내는 장기말 죽이가믄서 그래하는 스타일 아닙니다."


"말을 안죽이고 이길 수는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죽는거랑, 죽을거 알고 내미는 거랑은 천지차입니다. 그니까 앞으론 그런 노림수 같은거 혼자 품고 있지 마이소. 내가 더 좋은 방법 낼지도 모르는데 뭐하러 죽습니까."


"네, 주의하겠습니다."


갑자기 분위기가 어색해지려는데 마침 김두혁이 눈치 있게 물었다.


"그럼 이제 뭐하면 됩니까?"


"지금 제일 급한거. 호씨는 주혼술 걸어 놓은 깡패아들 마기 빼주고, 김 조장님은 연비대주님 병원 옮기 주이소."


"그 마기들은 길어봐야 2주 정도 가는거라 벌써 다 흩어졌을겁니다."


"돌다리라고 안 두들길 겁니까? 지 지금 엑셀 밟았는데, 차 안갑니까?"


"하하, 네. 그럼 바로 다녀 오겠습니다. 시간 아끼려면 한군데 모아놔야겠네요."


"그건 지가 했습니다. 지금쯤이믄 이가 식품에 거진 모였을깁니다."


"네? 그걸 언제 하셨습니까?"


"아까 미팅 끝나고 부장하고 차장한테 시킸습니다. 글마들 계속 거서 머릿수 체크하고 있느라 한장로한테 뭐 꼰지를 시간도 없었는데."


그 말에 김두혁의 얼굴에 낭패가 어렸다.


"아, 그런건 미리 좀 말씀을..."


"미안합니다. 아까 말 할라캤는데, 여 호씨가 덮어놓고 의심부터 하니까 내도 오기가 좀 생기가... 일부러 김 조장님 망신 줄라칸건 아이니까 오해하지 마이소."


갑자기 훈훈한 분위기가 된게 싫어서 내 우산을 집어 들었다.


"염병들 하지 말고 빨리 나가. 나도 한장로 얼굴이나 보러가게."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현대마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부족한 글 부끄럽지만 잘 부탁 드립니다. 24.01.11 83 0 -
39 같은 시대 24.02.27 19 1 12쪽
38 세상이 왜이래 24.02.23 28 1 13쪽
37 슬럼프 24.02.21 38 1 12쪽
36 극성 학부모 24.02.19 34 1 11쪽
35 차 값 24.02.16 45 1 11쪽
34 차가 생각보다 빠르네 24.02.15 43 1 12쪽
33 내가 함정이야 24.02.13 42 1 10쪽
32 살려야 하는 사람들 24.02.12 45 1 9쪽
31 거짓말 24.02.09 65 1 15쪽
30 내가 넘버 투야 24.02.08 67 1 10쪽
29 연기자들 24.02.06 61 1 14쪽
» 서열정리 +2 24.02.05 76 2 13쪽
27 돈까스 두개 24.02.02 70 2 13쪽
26 지도자의 삶 24.02.01 60 3 14쪽
25 신용카드와 주식 24.01.31 75 3 12쪽
24 마약왕 박한일 24.01.30 74 4 12쪽
23 차도살인 24.01.29 70 5 10쪽
22 나도 상처가 저렇게 많진 않았는데 24.01.28 79 5 15쪽
21 가스 검침 24.01.27 85 4 14쪽
20 장남을 장님으로 +2 24.01.26 92 3 17쪽
19 간첩이 있어요 24.01.25 85 5 10쪽
18 강자지존 24.01.24 91 4 13쪽
17 아기새 24.01.23 93 4 12쪽
16 필요 없는걸 손에 쥐고 있으면 24.01.23 98 4 14쪽
15 무인들이 설 자리가 없다 +2 24.01.22 110 4 15쪽
14 내가 많이 봤어. 24.01.20 118 5 13쪽
13 심법을 잘못 골랐다. +2 24.01.19 126 4 13쪽
12 저는 최종선택을 하겠습니다. 24.01.18 129 4 12쪽
11 금요일에 만나요 +2 24.01.17 143 5 1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