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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겸

현대마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현대판타지

재필장수
작품등록일 :
2024.01.04 17:18
최근연재일 :
2024.02.27 00:44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5,059
추천수 :
157
글자수 :
229,318

작성
24.01.19 17:20
조회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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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3쪽

심법을 잘못 골랐다.

DUMMY

범익의 차는 여러모로 눈에 띄어서 부장이 가져 온 승용차를 빌렸다.


박한일이 운전석에 앉으며 물었다.


"김장로? 글마는 와?"


"교회가 아니라 우리 천마신교 장로더라고."


"뭐어??"


"그놈이 조사장한테 무공을 보여준거 같애. 그건 안되는거라서."


"..."


그런데 박한일이 차를 출발시킬 생각은 안하고 나를 멀뚱히 바라봤다.


"뭐해? 안가?"


"사장님 니 미칬나?"


"어?"


"그냥 교회 김장로라캐도 위험한데, 천마신교?? 거를 가가 뭘 어쩌겠다고?"


"그냥 멀리서 정찰만 좀 할거야."


"그러다 걸리믄? 금마들도 무인이라믄서, 사장 니 알아보믄 어쩔긴데?"


"걔네가 날 어떻게 알아봐. 내가 기감 감추면 교주님도 눈치 채기 어려워."


"하아... 일마야. 느그 교주님이 이 시대에서 니를 어떻게 찾았겠노? 별자리 점치가 니 이름이랑 주소 알았겠나?"


"뭔 소리야?"


"니 얼굴 말이다. 전생하고 똑같은 니 얼굴 몽따주를 뿌리가 수소문 안했겠냐고."


"..."


"그거 말고 니를 찾아낼 다른 신묘한 방법이 있나? 내가 무공은 모르니까네 함 말해바라."


이놈은 아직 교주님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충분히 할 수 있는 생각이다.


"있어."


"뭔데?"


"교주님은 신이셔."


"..."


"말이 좀 이상한건 아는데 진짜 그래. 여기저기 막 순간 이동도 하시고, 축지법도... 아무튼."


박한일이 기가 막히는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 저었다.


"와- 누가 사이비 신도 아니랠까봐 억수로 그렇다잉? 내를 논리적으로 납득 시킬 방법은 없나?"


"아, 뭐 어쩌라고? 지피지기 하라며. 일단 가서 봐야 뭐라도 알거 아니야."


"지피지기고 나발이고 그쪽에서 니 얼굴을 알아볼 가능성이 단 1%라도 있는 이상은 못간다."


"...그러든가."


"엉?"


"처음부터 그렇게 말하면 되지 뭘 자꾸 문답을 해."


"그래 바로 수긍을 한다고?"


"그새 까먹었어? 나 이제 호호사장이라니까."


"아니, 까묵은게 아니라 이런 사안에까지 진짜로 그랄줄은..."


"진짜라고. 진짜로 무조건 호호니까 차나 출발 시켜. 그럼 어디로가? 박변이 정해."


"어? 어. 호텔로 가자."


"좋지."


"..."


부웅-


얼떨떨한 표정으로 운전을 하던 박변이 날 흘깃 훔쳐봤다.


"그캄 진짜 금요일에 일양물산서 한판 붙는기가?"


"그렇겠지. 별 일 없으면."


"와... 살벌하다. 내는 안가도 되지?"


"그래도 마냥 혼자 두긴 좀 그러니까 병원에 가있어. 차장이랑 죽 잘 맞던데 둘이 화투나 치고 놀던지."


"아 맞나? 그럴까? 아까 내 지키 준다고 마이 다쳤는데, 내일 몸보신 할 것 좀 사다 줘야겠다."


"... 깡패들은 무서워 하면서 차장은 안그런가봐? 그정도면 나름 깡패들 두목인데."


"엉? 아, 뭐. 친구다 아이가. 많이 친하진 않았어도 글마가 삐뚠 아는 아니었는데. 세상이 참... 그렇다. 그제?"


"괜히 정 붙이지마.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파리 목숨이야."


"뭐? 차장이 와 파리 목숨이노? 이제 우리 그룹 직원 아이가?"


"그 직원들 여기저기 싸움판 보내자고 살려둔거야. 조만간 다 죽어."


"..."


"개중 오래 살아 남는 놈이 있을지는 몰라도 결국은 죽겠지. 죽을 때 까지 내보내면."


"와 그캐야 되는데?"


"내가 그럴 병력이 필요하니까."


"..."


"차장이 어렸을 때 어떤 놈이었든 지금은 인간 폐기물이니까 아쉬워 하지는 말고."


"니가 차장을 얼마나 안다꼬? 하는 일은 그래도 악심이 있는 놈은 아이다."


"악심 없이 사람 죽이면 무죄야? 그리고 그걸 박변이 어떻게 알아?"


"내가 접신이 끊긴거지 신기가 없어짔나. 딱 보믄 안다. 안그캄 내 뭐, 단순히 중학교 동창이라고 그래 술마시고 좋아했겠나? 속이 맑은 놈이니까 그런거지."


"아, 그러니까. 속이 맑으면 사람 토막내도 괜찮냐고. 걔는 살 가치가 없는 놈이라니까?"


"글마는 약만 유통하고 사람은 안죽였을 수도 안있나!!"


"그 약 유통하는게 제일 나쁜 짓이라고요. 이 박수무당아."


"그기 와 제일 나쁘노!! 사겠다는 사람한테 판기 뭐가!! 그카믄 누가 저 마트서 회칼 사다가 사람 쑤시 죽이믄, 그거 판 마트 직원도 죄인이가!!"


"아니, 뭔 말도 안되는..."


"죄가 없다는기 아이라, 죽을 죄는 아니라 이 말이다!! 아무튼!! 딴 놈들은 몰라도 차장은 직이지 마라!! 싸움판에 내보내지도 말고!!"


"...좋네."


"아따!! 거 말 잘 들으니까네 나도 억수로 좋네!!"


"..."


말로만 좋다고 하면 안된다.


진심으로 좋게 받아 들여야 성취를 얻을 수 심법 잘못 골랐다.


***


호텔방에 도착해서 이런저런 요리들을 시킨 후 샤워를 마치고 나오니 박한일이 눈을 반짝이면서 내게 태블릿을 내밀었다.


"호사장, 이 함 바라."


"뭔데?"


"무협지."


"..."


"요즘에 제일로다가 유행하는건데, 내가 일부러 느그 천마신교가 주인공인걸로 골랐다."


"갑자기 뭐야? 천마회귀? 바빠 죽겠는데 이런거나 읽어야지."


"그래. 내는 바빠도 사장은 좀 쉬야 된다. 이거 읽으면서 머리 좀 식히라."


"그럽시다."


시키는대로 쉰다는 마음가짐을 잡고 한줄씩 읽어 내려갔다.


주인공이 시간을 거슬러 회귀를 하고, 수련 하고, 세력 만들고, 또 수련 하고...


읽다보니 생각보다 재미가 붙어서 밥을 먹으면서도 읽고, 그 뒤로도 한참이나 태블릿에 빠져 버렸다.


그렇게 몇시간이나 지났을까.


"뭐야, 이게 끝이야?"


내가 묻자 박변이 뭐가 신난 얼굴로 달려왔다.


"응? 다 읽었나? 그기 아직 연재중이라 더 없다. 재밌나?"


"어, 뭐... 읽을만 하네. 그럼 나 이제 운기조식 좀 한다."


"그건 내일부터 하고 오늘은 다른거 좀 더 보다 자라. 와, 재미없나?"


"아니, 재미는 있는데 소설이 그냥 소설이지 뭐."


"어엉? 반응이 뜨뜨미지근하네? 막 신기하고 그런거 없나? 얘기 좀 해도."


"뭐가 신기하고 뭘 얘기해?"


"여 무공들. 실제하고 뭐가 다른가 그런거."


"아아."


어린애처럼 눈을 반짝이는 박변이 재밌어서 고개를 끄덕여줬다.


"큰 틀은 비슷해. 원본 소스 자체가 그 시대 기록에서 이어졌겠지."


"맞나? 진짜 이런거가? 와-"


"디테일은 틀린 것도 많은데 뭐, 얘기라는게 원래 시간 지나면서 와전도 많이 되는거니까."


"이야- 거 참 기분 묘하다. 허허."


"어린애도 아니고 원... 근데 이거 싸움이나 천마신교에 대한건 왜곡이 좀 심하긴 하다."


"엉? 뭐가 왜곡인데?"


"보통 고수들 싸움은 순식간에 끝나거든. 뭐 그거야 재미로 각색했다고 지는데, 마인들이 다 멀쩡하잖아. 주인공도 그렇고 교주도 그렇고 죄다 어디 정파놈들 같이 써놨네."


"어떤 점이?"


"마인이 경우 따지고, 나쁜놈 혼내주고, 착한놈 지켜주고 그런거. 말이 안되지."


"맞나? 실제로는 안그러나?"


"이 무당아. 마인이 왜 마인이냐. 마귀 마(魔)자 써서 마인이다. 세상에서 제일 경우 없고, 나서서 나쁜짓하고, 착한 놈들 죽이는게 마인들인데."


"아, 그런 정도가?"


"그런 정도가 아니라... 봐봐. 도저히 이 사회에 둘 수 없는 막, 응? 열댓명을 죽이고 시체를 파먹은 희대의 살인마가 있다고 쳐봐."


"어."


"그런 살인마들만 모여 있는데가 천마신교야. 법도니 규율 같은건 애초에 알아 듣지를 못하는 놈들이라 그냥 무조건 제일 쎈 놈이 대장하고. 그래서 우린 율법도 딱 그거 강자지존 하난데."


"와... 그런걸로 조직이 유지가 되나?"


"그런 놈들이니까 되는거지. 아무리 미친놈도 자기 상관 말은 잘 들어. 왜? 그 상관도 미친놈이거든. 까딱하면 죽는거 아니까 죽기 싫으면 시키는대로 해야지."


"오오..."


"천마신교 이름 부터가 그런 뜻이잖아. 가장 쎈 마귀를 하늘로 둬서 천마(天魔)고, 그걸 또 신으로 모셔서 신교(神敎)고. 말단 쫄따구라도 힘만 쎄지면 높은 자리 가니까 다들 어떻게든 고수 되겠다고 그냥... 어이구, 징하다 진짜."


잠시 말이 없던 박한일이 묘하게 거리감 있는 표정으로 날 바라봤다.


"그... 그캄 호사장도 그러나? 막 사람 죽이가 파먹고..."


"그건 그냥 일부의 예를 든거고. 나는 먹진 않았어."


"죽이긴 했다는 거네?"


"당연하지."


"얼마나 죽있는데? 니 손으로 직접 죽인 것만 시바라."


"어, 글쎄. 한... 60만 좀 안되나? 큰 전쟁 때는 아무래도 초식을 크게크게 쓰니까. 한번에 막 몇백 죽고 그래. 흐흐!"


"..."


박한일이 또 말 없이 눈알을 굴리더니 갑자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가 그랬구나."


"뭐가?"


"전생에 그래 나쁜놈들 대장질을 하고, 그래 많은 사람들을 죽있으니 그 죄가 보통이겠냔 말이다. 내는 도대체 뭔 죄를 지었길래 그토록 지독한 벌을 받나 싶었다."


"...아."


"지금 니 말 들어보이 차라리 당연하다. 니 아까 부장한테 그랬제? 니가 차장 소중한 만큼 니가 죽인 사람들도 소중했다고."


"..."


"그카니까 이번생에 니한테 소중한 사람들 죽었다고 살심 품지 마라. 니가 전생에 죽인 그 숱한 생명들에 비하믄 티도 안난다."


"...좋지."


"그라고 아까 보니까네 사람 목숨을 뭣도 아이게 보대. 니는 그것부터 고치야 죄를 씻을기다."


"좋네."


"전생에 니가 뭐 마영이었든 뭐든, 결국은 그냥 과거의 기억이다. 지금 니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잖아. 기억에 휘둘리지 말고, 원래의 너대로 생각하고 행동해라. 과거 뭐시기 그딴건 무공 쓸 때나 써먹고."


"알았어."


"그라고 니 전생 중에 뜨거운 지옥에서 아주 오래 있었던 적 있었다캤제?"


"그랬지."


"거가 육도문 중에 지옥문인기라. 니가 어찌해서 거를 빠져 나와가 이래 축생을 거쳐 사람으로 다시 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유가 뭐든 천신님이 니한테 기회를 준거 아이겠나."


"천신? 그럼 교주님이 날 꺼내 주신건가?"


"..."


박한일의 표정이 영 안좋길래 조금 다른 얘기를 해줘야 할 것 같았다.


"알았어. 알았는데 하나만. 마인이라고 다 그런 말종만 있는건 아니야. 오해하지 말라고."


"아깐 그렇다며?"


"그거야 소설이 워낙 미화가 돼서 균형을 맞추려다 보니까 나도 좀 극단적으로 설명을 한거고."


"그캄?"


"박변 주화입마 알지?"


"막 미치는거 아이가?"


"음. 그게 역류해서 부패한 공력이 몸 안에 꽉 차는거거든. 그게 뇌까지 가면 미치는거야. 운 나쁘면 죽고."


"안다."


"그 부패한 공력이 마기야. 근데 마인들은 처음부터 역천의 심법으로 그 마기를 쌓으니까 평생을 주화입마 상태로 사는거라고. 그래서 멀쩡한 놈들도 마공 익히면 미친놈 되고."


"맞나."


"그렇다고 그게 꼭 살인광이 된다는 소리는 아니야. 주화입마라는건 개인이 가진 열망에 미치는거니까, 여자, 살인, 검, 돈, 권력 등등 다양해. 그런데 그걸 마음대로 하려면 일단 강해져야 되잖아? 그래서 대부분은 다음 경지. 힘에 집중을 하게 되고, 그 마공 수련 자체가 워낙 시체를 재료로 하는게 많아서 부득불 살인광으로 보이는거야."


"..."


"대신 그 광기는 고수가 될 수록 옅어져. 정파의 고수는 경지가 오를 수록 마인들이 외치는 약육강식과 강자지존을 이해하고, 반대로 마인은 정의와 협의가 왜 필요한지를 이해해. 그래서 상승의 경지로 가면서 깨달음이 쌓일 수록 정,마의 경계가 모호해진다고 하는데, 극마. 정파에서 말하는 절정고수가 그 만류귀종의 시작점이야. 여기까지 이해 돼?"


"그런 것 같다."


"극마라는건 말 그대로 마의 극에 달했다는 뜻이고, 절정고수는 말 그대로 무의 절정에 오른거야. 더 올라가고 싶어도 올라갈 데가 없다고. 그럼 그 위의 천마, 화경은 뭐냐? 그건 무공 보다는 세상 이치에 대한 깨달음이야. 화경을 기준으로 하면 세상 만물의 조화경을 깨우쳤다는 뜻이겠지? 그 경지에 오르면 몸 속에 있는 공력의 종류는 큰 의미가 없어. 이미 극마에 오르는 순간부터 차차 세상의 이치를 이해하기 시작하기 때문... 박변, 듣고 있어?"


"...어, 듣고 있다."


"음. 그러니까 평생을 미쳐서 산 마인도 점점 멀쩡한 사람이 된단 소린데, 나도 그런 경지들을 지나왔..."


"잠깐만."


"응?"


"호사장, 내 부탁이 하나 있다."


"뭔데?"


"말 좀 고마해라. 내 귀에 진물난다."


"...좋지. 나 화장실."


민망함에 엄습당해 빨개진 얼굴로 화장실로 가서 옷을 죄다 벗었다.


아무리 그래도 사람 말하는데 끊고 저런 표정으로 면박을 심법 진짜 잘못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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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내가 넘버 투야 24.02.08 68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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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서열정리 +2 24.02.05 76 2 13쪽
27 돈까스 두개 24.02.02 70 2 13쪽
26 지도자의 삶 24.02.01 61 3 14쪽
25 신용카드와 주식 24.01.31 75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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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강자지존 24.01.24 92 4 13쪽
17 아기새 24.01.23 94 4 12쪽
16 필요 없는걸 손에 쥐고 있으면 24.01.23 98 4 14쪽
15 무인들이 설 자리가 없다 +2 24.01.22 111 4 15쪽
14 내가 많이 봤어. 24.01.20 118 5 13쪽
» 심법을 잘못 골랐다. +2 24.01.19 127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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