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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겸

현대마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현대판타지

재필장수
작품등록일 :
2024.01.04 17:18
최근연재일 :
2024.02.27 00:44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5,048
추천수 :
157
글자수 :
229,318

작성
24.01.29 20:30
조회
70
추천
5
글자
10쪽

차도살인

DUMMY

"..."


박한일이 할 말이 예상이 돼서 부러 시선을 피했다.


"김장로가 경찰들 죽일거 알았냐고."


"...어."


"..."


"나도 그래서 지원 더 보내야 된다고 했는데, 김팀장이 그냥 경찰들만 보낸거라니까."


"니 내랑 한 약속 안지킸네? 사람 목숨 쉽게 여기지 않는다고 안했나?"


박한일의 눈빛이 영 마음에 안들어서 나도 한소릴 해줬다.


"이봐요, 경찰들 내가 죽였어? 저 새끼들이 죽인걸 왜 나한테 뭐래?"


"거가 사지인거 알면서도 경찰들 보냈잖아. 니 지금 말장난 할라카나."


"말장난이 아니라. 아니, 막말로 내가 뭘 잘못했는데? 마약 거래현장 신고하고 저놈들 어떻게 나오나 보기로 한거. 그거 박변도 다 알고 같이 한거잖아."


"내는 그냥 제압 정도만 한다고 생각했지!! 죽일거 알았으믄 내한테 말 했어야 안하나!!"


"당신 나 처음 만났을 때 그 점집에서 뭐라 그랬어? 불만 있으면 그 천신인지 뭔지한테 따지라며? 당신도 불만 있으면 김장로 그 새끼한테 따져. 나는 당신하고는 달리 그 새끼들 싹 다 잡아다 줄테니까. 친절하게."


"..."


"알아. 약속 지킬거야. 사람 최대한 안죽일거고, 생명경시 안한다고. 근데 박변도 생각 잘 해. 지금 우리가 상대하는 놈들이 뭐, 그냥 마약 파는 깡패들인줄 알아? 천마신교야. 사람 죽이는게 미덕인 놈들이라고. 그럴 때 마다 그 화살 나한테 돌릴거면 그냥 지금 때려쳐."


박한일은 무거운 얼굴로 한숨을 푹 내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천마신교가 어떤 아들인지 잘 몰라가 그랬던거 인정한다. 이제 진천록도 읽었으니까 좀 알고. 대신 니도 인정해라."


"뭘?"


"사지인거 알면서도 경찰들 보낸거. 그 경찰들은 온전히 니가 죽인거다. 차도살인은 살인 아이드나?"


"..."


"그 인정 몬하겠다하믄 그래, 내 가께. 수호신이고 뭐고 내 죽일라믄 죽이라캐라. 니가 정보를 토막내가 주는데 뭔 일이 되겠노."


박한일의 눈빛이 보통이 아닌데다가, 사실 틀린말 하나 없기도 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경찰들 내가 죽였다."


"니 그거 평생 마음에 품고 사죄해라. 유가족한테 보상도 충분히 하고."


"내가 뭐가 있다고 보상을 해?"


"내가 돈 빌리줄게. 가족 잃은 슬픔이 돈푼으로 잦아 들겠냐만... 그건 니가 제일 잘 안다 아이가."


"..."


순간 불쾌감이 일어서 호흡으로 다스렸다.


"웬만하면 그 얘기는 하지마."


"응? 아, 알았다. 미안."


"됐어. 일 얘기나 해. 그래서 김장로가 어떻게 됐다는거야? 뉴스가 뜬거야?"


"아이, 김조장이 감청으로 들은거다. 가만 있어봐라. 지금쯤이면..."


띠릭-


TV를 켜고 몇번 채널을 돌리니 금세 속보 채널이 떴다.


- ...재 경찰특공대를 투입해 천마신교 건물을 포위한 상태이며, 범인 일당은 현재 교회 안에서 농성 중인걸로 확인 됐습니다. 현장을 지휘하는 광역 수사대 대장...


"다른데 돌려봐."


"그래."


- ...산에서 마약을 유통하던 조직원들을 체포하려던 경찰관이 무려 10명이나 사망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특히 이 범인들이 천마신교 부산교구의 장로와 전도사들...


화면으로 전달되는 긴박한 현장을 보니 역시 본교의 지원은 오지 않은 듯 했다.


"호씨는 저게 어떻게 끝날거 같노?"


"뭘 어떻게 끝나. 김장로 체포 아니면 사망이지."


"김장로가 몬이기나?"


"지원 없으면 저만한 화력 감당 못해."


"으음..."


"나 맥주 한캔 줘."


"알았다."


박한일이 가져다 준 맥주를 마시며 뉴스를 쭉 지켜봤다.


- 탕 !! 탕!!


- 지금 교회 내부로 진입한 특공대가 총격전을 시작했습니다! 범인들은 도검류 외에도 소총 같은 화기까지 소지한...


김장로 일행의 저항은 생각보다 거셌다.


그놈들은 교회 내부에서 소총과 검으로 10여명의 경찰 특공대를 더 사살했고, 교회를 벗어나 도주하는 와중에도 20여 명의 사상자를 만들었다.


"와- 완전 영화네."


방송국 헬기에 찍힌 총격전은 정말 한편의 영화라고 해도 손색이 없었지만, 러닝타임은 겨우 10여 분에 그쳤다.


- 방금 전 특공대가 범인들을 전원 생포했다는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점마들 무공 안쓴거지?"


"거의. 쓰긴 썼는데 누가 이상한걸 느낄 만큼은 안썼네. 경공도 그렇고."


"마약 조직들 흡수하고, 저래 대놓고 경찰 직이가 세상 천지에 알리뿌고... 흠."


"왜? 뭐 좀 알거 같애?"


"아직은 그냥 예상인데, 이제 경찰이 전국에 있는 천마신교 교구들 다 들어 엎을 수도 있다. 거서 마약이든 탈세 자료든 우수수 쏟아져 나오고, 그람서 경찰들도 또 억수로 죽을거고."


"그래서?"


"그캄 천마신교 이미지는 땅 바닥에 떨어지고, 천마그룹 실적이니 주식도 수직 하강 안하겠나. 개판이다."


"..."


"만에 하나 진짜로 그래 되믄 천마신교 목적은 하나다."


"뭔데."


"지들 얼굴에 똥칠 하는거."


"똥칠? 왜?"


"그건 내도 모르지. 거위 배 갈라놓고 주식 공매도를 할라는 것도 아일거고... 응?"


순간 박한일의 표정이 요상하게 변해서 기대감이 확 생겼다.


"뭔데?"


"어... 이기 말이 되나?"


"뭔데. 말해봐."


혼자 천장을 바라보며 눈알을 굴리던 박한일이 고개를 갸웃갸웃 거렸다.


"염광."


"..."


"내 그 이름 진천록에서도 봤다. 혹시 금마가 아직까지 살아 있을 수가 있나?"


순간 머리에 찡한 두통이 느껴져서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니 괘안나?"


"...괜찮아. 잠깐 놀라서 그래."


"와? 설마 진짜로 살아 있는거 같나?"


"몰라. 그 놈 수명이 얼마나 되는지는 감이 안잡혀. 처음 만났을 때도 벌써 500년 가까이 살았던 놈이긴 한데."


"내 그냥 혹시나 해서 물어본건데 반응이 이러면 좀 무섭다..."


"쓸데 없는 소리하지 말고 본론만 해. 그놈 얘기가 왜 나와?"


"아니, 그기 아니라... 그 염광이 옛날부터 무림을 부활 시킬라고 혈안이 안 돼있나."


"그래서."


"만약 진짜로 글마가 지금 교주라면... 천마신교를 유명하게 만들려고 하는게 목적인거 같다."


"뭐?"


"정확하게는 나쁜 쪽으로 유명하게 할라고. 세상 사람들 머리속에 '천마신교는 상종도 못할 깡패들'이라고 인식을 시키는기라. 왜? 과거 무림에선 그게 천마신교의 역할이었으니까."


"역할?"


"염광은 그냥 무림만 부활 시킬라 하는게 아이다. 과거의 무림과 완전히 똑같은 무림을 재현해야 직성이 풀린다. 천마신교는 악. 무영문이나 무당 같은 정파는 정의. 한마디로 과거에 미친놈인기라."


"..."


"원래 뭐에 매몰 된 인간은 디테일에 억수로 집착을 하거든. 천마신교가 지금처럼 대기업 거느리고 떵떵거리는 꼴은 결단코 못보지."


말의 앞뒤가 맞아서 혼란이 더욱 커졌다.


교주님이야 그렇다 치고 그놈이 1천년을 넘게 산다고?


그래,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 사이 박한일이 또 다른 비보를 전했다.


"그라고 후보가 한 명 더 있다."


"뭐?"


"이는 니가 죽은 다음에 튀 나온 놈이라 모를건데. 석해존이라고."


"석해존?"


"염광 밑에 있던 수제자고, 느그 교주님 손자다."


"손자? 잠깐만, 그거 설마 무영문주가 소교주님 강간해서 만든 사생아 말하는거야? 그놈이 나와?"


"맞다."


내가 살면서 이 말을 진짜 소리내서 할 줄은 몰랐다.


"맙소사."


오래전 일이다.


교주님의 힘을 두려워한 무영문의 문주가 함정을 파서 교주님의 아들인 소교주님을 납치했다.


그리고 그에게 춘약을 먹여 수십명의 여인과 관계를 맺게 만들었고, 1년 후 열둘의 아이들이 태어났다.


이후 이를 알게된 교주님의 손에 모두 죽었지만 딱 한놈.


딱 한놈이 귀신처럼 살아 남아 행방이 묘연했던 일이 있었다.


진작에 진천록을 읽었어야 했다.


떨리는 목소리를 겨우 진정시키며 박한일에게 물었다.


"이름이 석해존이야? 그놈이 어쨌다고?"


"글마가 지 정체를 숨기고 천마신교 말단부터 시작했다. 그렇게 80년을 충성해가 신임을 얻은 다음에 교주님을 암살할라 캤다."


"..."


"근데 실패하고, 염광하고 둘이 반송장이 돼가 도망 갔다드라."


"아아..."


"둘 중 하나면 어째 되는건데? 괜찮은기가? 니 감당되나?"


안괜찮고, 안된다.


염광과 석해존.


두 놈 모두 교주님과 같은 고대종의 피를 가진 놈들이다.


물론 순수 혈통인 교주님과 달리 몇대에 걸쳐 희석된 반쪽이의 반쪽이지만, 그럼에도 순수한 인간인 나와는 종류가 다른 괴물이다.


아까와는 차원이 다른 거대한 번뇌가 내 전신을 짓눌렀다.


정말 둘 중 하나라면 난 어떻게 해야 하는거지?


그런 놈들이 상대라면 정보도, 수하도, 군사도 다 필요 없다.


과거 내가 가졌던 힘 그 이상을 되찾는다 해도 승리를 장담 할 수 없는 상대니까.


어디 산에나 파 묻혀서 그 이상의 경지에 오를 때 까지 수련에 수련만 거듭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상대의 힘이 거대할 수록 승리하는 방법은 한점으로 귀결된다.


그 보다 더 크고 압도적인 힘으로 부수는 것. 그게 유일한 방법이다.


"박변, 난 이제..."


"산에 드가지 말란다."


"..."


저 미친 악귀놈이 또 고나리질을 하는 모양이다.


"왜. 이번에도 나는 못본걸 봤대? 새 교주놈 정체라도 아시나?"


"아니, 그런 말씀은 없는데. 그냥 하던대로 하라 카는데..."


"지랄하네. 경치 좋은 금강산으로 가줄테니까 내 등에 업혀서 관광이나 하라 그래."


"자, 잠깐만."


박한일이 감은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더니, 곧 황당한 얼굴로 내게 물었다.


"어... 니 호호선생 안할기냐는데?"


"...아."


상대가 악귀라 잠시 잊고 있었다.


상대가 악귀든 뭐든 나는 좋다는 대답 밖엔 할 수가 없다.


"산은 춥고 지루해서 싫단다. 그냥 도시에 있으란다."


"...좋지."


갑자기 힘이 쭉 빠져서 멍하니 천장만 바라봤다.


도대체 누구시길래 나한테 이러십니까.


박변이 날 위로하며 어깨들 다독였다.


"야 호씨야. 귀신님이 저러시는거 보이까 둘 다 아인갑다. 둘 중 하나였으면 이래 안하셨겠지."


"...그렇지?"


"당연하지. 니가 죽으믄 저 분도 죽는데. 분명 다른 놈일기라."


그래. 제발 좀 그러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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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돈까스 두개 24.02.02 70 2 13쪽
26 지도자의 삶 24.02.01 61 3 14쪽
25 신용카드와 주식 24.01.31 75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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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도살인 24.01.29 71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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