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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겸

진천(鎭天) : 악귀의 탄생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드라마

재필장수
그림/삽화
윤겸
작품등록일 :
2022.05.11 14:46
최근연재일 :
2023.10.23 21:45
연재수 :
246 회
조회수 :
86,860
추천수 :
1,202
글자수 :
1,449,626

작성
22.05.31 18:10
조회
600
추천
8
글자
10쪽

진천 - 34화

DUMMY

“막아라! 절대 성벽에 올라서게 하지 마라!!”


종남파 장문인 이성조가 자신의 보검 패룡검을 휘두르며 직접 맹의 고수들을 지휘했다.


푸칵!


좌측에서 수만 황군을 끝도 없이 베던 이성조는 정중앙의 성벽에 올라선 다수의 황군들을 보고는 10장 위로 뛰어올라 푸른 강기를 흩뿌렸다.


파파파파팍!


납작한 반월형의 강기 수십개가 황군들의 정수리를 내리 찍었다.


“끄아아악!!”


“사다리를 먼저 부숴!”


“장문인의 뒤로 붙어라!”


후웅! 후웅후웅!!


이성조와 맹의 무사들이 성벽에 걸쳐진 사다리를 모두 부숴 떨어뜨릴 때 쯤, 아주 멀리서부터 시작된 불길한 파공음이 순식간에 맹의 무사들을 덮쳤다.


퍼버버버버버벅!


대형 쇠뇌의 살에 수백의 무림맹 무사들의 팔 다리가 처참하게 터져 나갔으며 어떤 무사들은 쇠뇌 하나에 둘씩 꿰어 버둥댔다.


“이익!”


그 광경을 본 이성조는 지체없이 성벽에서 몸을 쏘아내 100장 밖에 포진햇던 황군 진영으로 떨어져 내렸다.


그는 곧장 어마어마한 공력을 끌어올려 양손 가득 시뻘건 양강을 집약 시키고는 쇠뇌 대열을 향해 마구 장을 내질렀다.


콰콰콰콰콰쾅!!!


“으어어어어억!”


“대열을 물려라! 중랑장을 모셔! 어서!”


이성조가 펼치는 무위는 실로 파괴적이었다.


황군의 쇠뇌 50차는 물론 반경 150장 이내의 모든 병장기와 군병들이 처참하게 불길에 녹아 내리며 괴성을 내질렀다.


이성조는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아 곧바로 신형을 날려 황군 대열 깊숙한 곳 까지 밀고 들어간 후, 검에 3장 길이의 양강을 뽑아 올려 만든 거대한 봉을 마구잡이로 휘둘러 반경에 닿는 모든 것을 불태우고 두동강 냈다.


“죽어라! 황제의 개들아! 크하하하하하!”


광기에 물든 이성조의 광소가 전장에 울려 퍼지자 곧 그의 뒤로 청의 무사 한명이 따라붙어 외쳤다.


“장문인! 나오시면 안됩니다! 성벽으로 가셔야 합니다!”


“비켜라! 참을 만큼 참았다!”


이성조의 손에서 쏘아져 나온 수백개의 장력은 그 한방 한방이 황군 대열 여기저기를 뭉텅이로 터뜨려 내는 엄청난 위력을 보였다.


“이미 상당한 내공을 소모하셨습니다! 계속 폭주하시면 공력이 역류합니다!”


“닥쳐라! 이 벌레 같은 놈들 다 도륙을 낼 것이니! 지금껏 당해준 것만 해도 충분하다!”


“장문인! 주화입마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그깟게 두려워 거둘 검이었으면 처음부터 뽑지도 않았다! 휘말리고 싶지 않으면 당장 돌아가라!”


“이이익! 젠장!”


청의무사는 어금니를 꽉 물었지만, 이성조의 엄청난 무위에 광기까지 서리자 도저히 손을 쓸 엄두가 나지 않는지 자신의 주변으로 날아드는 화살만 쳐낼 뿐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는 못했다.


그 때, 먼 하늘에서 엄청난 파공음이 들려왔다.


쇠뇌 따위와는 비교도 안될만큼 빠르고 묵직한 무언가.


"..."


겨우 눈 몇번 깜박일 사이에 이성조와 청의무사 앞에 황색 갑옷을 입은 장수 두 명이 나타났다.


이성조는 그 둘을 보고 크게 웃으며 검을 겨눴다.


“크하하! 네 놈들이 남궁현을 꺾은 고수들이냐? 일단 죽어라!!"


우측 장수의 목에 어검술을 날린 이성조는 동시에 땅에 떨어진 황군의 검을 주워 남은 한명의 복부를 노리고 튀어 나갔다.


까아아아앙!


그러나 황군장수는 단 한번의 손짓으로 이성조의 어검을 땅바닥에 쳐박았다.


그러더니 곧장 몸을 날려 이성조의 뒤에 서있던 청의 무사의 몸을 단일검에 두 동강 내버렸다.


촤하아악!!!


“끄륵...”


“다, 단호!!!”


이성조의 눈에 핏발이 터지며 패룡검이 순식간에 그의 손으로 빨려 들었고, 그의 몸이 시퍼런 화염에 휩싸였다.


“구룡역해포(九龍易海砲)!!!”


쿠과가가가가가가가각!


이성조의 검에서 쏟아져 나온 엄청난 굵기의 강기 소용돌이 아홉 가닥이 어마어마한 속도로 닿지도 않은 땅을 파내며 두 황군 장수에게 향했다.


꾸우우우우우웅!


강기들이 도착한 지점은 깊이 10장, 넓이 30장의 구덩이가 파였고, 그 경로 또한 거대한 도랑이 이리저리 나버렸다.


“...”


그리고 두 장수는 그 자리에 없었다.


이성조는 조용히 두 장수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자리를 주시했다.


“육룡수암수(六龍水暗殊)”


곧 그가 검을 하늘을 향해 수직으로 세우며 검에서 자주빛 검강이 8개로 나뉘며 날카로운 비수의 형태로 변했다.


슈슈슈슉!


쿠궁!


자주빛 강기가 전후좌우, 상하의 육방으로 쏘아져 나갔다.


쿵!!


"거기냐!!!"


그 중 후방과 우측에서 강기가 충돌하는 소리가 들은 이성조는 곧바로 그 두 방향으로 자주 빛 검강을 두른 검을 휘둘렀다.


쿠르르르릉!!!


엄청난 충격음과 함께 땅이 뒤흔들렸지만 황군 장수는 아랑곳 않고 그대로 이성조의 어깨로 검을 찔러 들어왔다.


카앙!!!


급하게 검을 몸에 붙여 장수의 검을 쳐낸 이성조가 곧장 손바닥에서 삼룡관육장을 쏘아내 장수의 가슴팍을 노렸으나, 그의 장은 거짓말처럼 적의 호신강기를 뚫지 못하고 허무하게 소멸 되었다.


“이, 이...”


아무리 두터운 갑옷에 호신강기 까지 둘렀다지만 이성조의 장은 10장 바위도 가루로 만드는 위력.


그런 장을 이토록 쉽게 상쇄 시킨다면 저 황군 장수들이 적어도 이성조 이상의 고수라는 뜻이었다.


이성조는 갑자기 나타난 이 고수들을 두고 순간 판단력을 잃고 몸을 부들댈 뿐 더 이상의 공격도, 후퇴도 할 수 없었다.


“황궁이 언제 이런 고수를...”


장수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천천히 우수를 들어 이성조의 복부로 찔러 넣었다.


쩌저정-


그 일수에 호신강기가 깨진 이성조는 기겁을 하며 전력을 다한 경공으로 성벽을 향해 달렸다.


그러나 두 무사는 그를 쫓으려는 시늉도 없이 제자리에 가만히 서있었다.


이성조는 90평생 처음으로 오장육부가 뒤틀리는 굴욕을 느껴야했다.


적의 검에 죽는 것 따위는 전혀 두렵지 않지만 지금 그는 수십만의 아군을 책임지고 있는 수장.


자존심을 지키고자 목숨을 버린다면 아군은 저 미상의 고수들에게 처참하게 학살 당할 것이 분명하기에, 그는 사지를 자르는 심정으로 성벽으로 뛰어 올랐다.


“장문인!!”


“장문인 괜찮으십니까!!”


“장문인! 단장로는 어디에?!”


성벽 위에 올라서자 마자 그에게 쏟아지는 질문세례에 미처 감정을 정리하지 못한 그는 울컥 눈물을 쏟아내며 흐느꼈다.


“으흑! 끄윽...끄으으윽!!”


“...”


성벽 위의 모든 무사들은 순간 할 말을 잃고 모두 이성조를 멍하니 바라만 봤다.


구파일방 중 하나인 종남파의 장문인이자 모든 무림인이 꿈꾸는 최종의 경지를 이룬 무림의 왕(王).


과거 무림에서 화경에 오른 고수 8인을 삼황오제(三皇五帝)로 불렀을 만큼 화경이라는 경지는 하늘과도 같은 위상을 자랑했다.


인간으로 태어나 스스로 하늘이 된 인외의 고수가 여느 범부처럼 흐느끼는 이 장면은 산전수전 다 겪은 무림인들에게도 보통 충격이 아닐테다.


“자, 장문인... 이게 대체...”


종남파의 장로 성림이 조심스럽게 질문을 꺼내자, 이성조가 눈물을 닦고 호흡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당문세가의 가주와 각 부대 조장 이상 모든 고수들을 불러라. 황군에... 현경의 고수가 있다. 시간이 없으니 어서!”


“헙!!!”


파바바박!!


무사들이 번개 같은 경공으로 흩어졌고, 이성조는 다시 검을 움켜 잡고 성벽 너머를 노려봤다.


‘와라. 내 임무는 다 했으니 원없이 죽어 주마.’


그런데 그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당황한 이성조가 성벽의 사방을 둘러보며 기감을 집중 시켰음에도 그 흔적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장문인!”


당문세가의 가주 당재진이 엄청난 속도로 달려오며 물었다.


“장문인! 무슨 말입니까! 현경의 고수라니요!”


곧 이어 당재진의 뒤로 도착한 각 문파의 고수들의 시선이 이성조에게 집중됐다.


이성조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전우들을 둘러봤다.


“미안하오. 그대들에게 이것을 알리기 위해 사제를 죽인 원수 앞에서 비겁하게 홀로 후퇴 했소.”


“단장로가...”


“황군에 진짜 현경의 고수가 있단 말입니까??”


당재진이 좌중을 진정시키며 침착하게 말했다.


“자자, 진정합시다. 일단 맹주에게 전령을 보내 이를 급히 알리고 하오문의 지원군이 올 때 까지 어떻게든 버텨야 하오. 하오문주가 도착해 우리측 화경의 고수가 셋이 된다면 아무리 현경이라 해도 쉽게 밀리지는 않소. 그 외의 전력은 우리도 크게 밀리지 않으니 다들 침착하고 전열을 정비 합시다.”


“...”


모두가 침묵한 채 섣불리 움직이지 못하자 이성조가 당재진의 말을 거들었다.


“본도는 부끄러움에 차마 전우들 앞에서 고개를 들지 못하겠소. 허나 내가 맞선 황군의 장수가 현경이라는 것은 그저 본도의 추측일 뿐. 황궁의 독창 무공으로 금강불괴와 같은 극한의 방어력을 보인것일 수도 있음이오."


"으음."


"그저 본도의 공격이 통하지 않아 당황한 마음에 오판했을 수도 있소이다. 허니 전우들은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전의를 불태워 주시오.”


“좋습니다. 자, 다들 움직입시다! 설령 황군에 현경의 고수가 있다고 한들 이대로 앉아서 죽음을 기다릴 것도 아니잖소이까!”


“맹주께 서신 먼저 띄우겠습니다!”


후우우욱!


모두가 여기저기로 흩어지고 이제 성벽 위에 이성조와 단 둘이 남은 당재진이 말을 꺼냈다.


“장문인. 그대가 당황해서 적의 무위를 오해했다는 건...”


“흐! 당가주. 그자의 한수에 내 호신강기가 유리장처럼 바스라졌소.”


“...”


“거짓말 해서 미안하오. 허나 전우들의 사기가 꺾여서는 안되기에.”


“이해 합니다. 흐흐! 그토록 무시했던 황군의 무위가 어느새 무림을 뛰어 넘었구려.”


“황실의 오만을 단죄 하고자 검을 뽑았거늘. 오만한건 우리였소.”


“크크! 원래 오만을 부리다 죽는게 무인의 미덕 아니오?”


“음? 맞구려. 그보다 더 무인다운 죽음도 없지.”


그렇게 두 화경의 고수가 죽음을 각오하며 호탕하게 웃는 사이, 이율에게 이끌려 섬서성의 동쪽으로 올라온 진호는 생각보다 한산한 전장의 상황에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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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진천 - 26화 22.05.24 715 8 13쪽
26 진천 - 25화 22.05.22 729 10 16쪽
25 24화 22.05.22 735 8 11쪽
24 진천 - 23화 22.05.21 729 12 17쪽
23 진천 - 22화 22.05.20 770 9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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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진천 - 18화 22.05.18 825 11 13쪽
18 진천 - 17화 22.05.18 860 1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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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진천 - 15화 22.05.17 891 1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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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진천 - 12화 22.05.15 999 1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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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진천 - 10화 22.05.14 1,023 12 11쪽
10 진천 - 9화 22.05.14 1,082 13 13쪽
9 진천 - 8화 22.05.13 1,132 13 15쪽
8 진천 - 7화 22.05.13 1,225 1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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