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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겸

진천(鎭天) : 악귀의 탄생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드라마

재필장수
그림/삽화
윤겸
작품등록일 :
2022.05.11 14:46
최근연재일 :
2023.10.23 21:45
연재수 :
246 회
조회수 :
86,878
추천수 :
1,202
글자수 :
1,449,626

작성
22.05.27 16:46
조회
692
추천
7
글자
11쪽

진천 - 31화

DUMMY

마교로 돌아와 진천의 일을 전해 들은 구학영과 진호도 역시 꽤나 큰 충격을 받은듯 한동안 눈동자가 적잖게 흔들렸다.


“역시... 아버지는...”


진호는 호문이 언급한 자신에 대해 큰 실망을 했는지 순식간에 모든 기력이 빠져나간 듯 했다.


진천이 아들의 어깨를 감싸며 범요에게 해줬던 말을 똑같이 해줬다.


“아들. 그깟 과거의 인간들 따위와 비교해 기죽지 마라. 오래전에 태어난게 그놈들이 이룬 전부다.”


“네...”


구학영은 잠시 골똘한 생각에 빠졌다가 진천에게 말했다.


“진천. 너는 지금부터 최대한 정,사,마의 구분 없이 모든 상승무공을 1성씩 이라도 수련해라.”


“네? 저는 필요가... 게다가 아시듯 제 내공 운용은 엉망이라서요.”


“구결과 초식만 외워도 좋다. 1성은 금방이니 최대한 해봐. 내 말 들어서 나쁠 것 없다. 범요, 네가 좀 봐줘라”


“네, 사형.”


진천은 정말 하기 싫은 표정을 지었지만 구학영은 아랑곳 않고 회의장의 문앞에 서있던 호법대원에게 명했다.


“총군사와 백마대주, 그리고 장적소를 불러라”


“존명.”


호법대원이 밖으로 나간지 약 1각이 지나자 사마의와 백마대주 이혁도, 장적소가 순서대로 나타나 자리에 앉았다.


“스승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흐! 찾아오겠다고 기별만 해놓고 코빼기도 안비치더니.”


“아... 죄송합니다. 제가 워낙에 정신이...”


진천이 멋쩍게 뒷통수를 만지자 장적소가 슬쩍 웃고는 손을 휘저었다.


구학영이 이혁도를 향해 말했다.


“백마대주, 성취를 축하한다. 참으로 오래 걸렸구나.”


이혁도는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구학영에게 포권했다.


“모두 전대 교주님의 은혜이옵니다. 미욱한 신을 믿고 기다려 주셨습니다.”


“입바른 소리. 내가 믿든 말든 될 놈은 되고 안 될 놈은 안 된다.”


“부끄럽습니다.”


구학영이 술병을 잠시 잡았다가 다시 내려놓고 모두를 둘러본 후에 말했다.


“다들 본교가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는 한번씩 들었다. 오늘은 간단히 정리를 하려 한다. 질문이 있으면 모두 듣고 하라.”


“존명.”


“구교의 영웅이자 본좌의 스승님께서 떠나기 전 남기신 유지가 있다. 어떻게든 천마신교를 지켜라... 뭐, 그런 뻔한거지.”


순식간에 좌중의 분위기가 가라 앉았다.


“...”


“나와 범요는 그냥 평생 교에 충성하란 말인 줄 알았는데 후에 발견된 서찰을 보니 그게 아니더군. 스승님이 남기신건 그냥 유지가 아니야. 당신의 모든 걸 바쳐 막으려 한 전쟁에 대한 언급이셨다.”


범요가 술병을 들어 구학영 앞의 술잔에 조용히 따랐고, 구학영은 차는 술잔을 지긋이 바라보다 말을 이었다.


“솔직히 본좌도 아직 그 적의 정체가 뭔지, 얼마나 강한지는 전혀 모른다. 그간 틈나는 대로 흔적을 쫓았지만 쉽지는 않더군. 다만 이번 외출로 한 가지는 확실히 알았다.”


모두의 눈이 구학영의 입에 집중되며 귀를 기울였다.


“그놈들 본거지 초입 쯤 되려나? 거기 문지기가 나보다 강하던데.”


“...!”


“뭐, 뭣...!”


모두가 기겁을 하며 손을 덜덜 떨어댈 뿐, 별 다른 말을 내지는 못했다.


구학영은 천마신교의 긴 역사에서 단 세명 뿐이었다는 신마에 근접한 고수. 같은 천마라도 신마에 근접한 구학영의 무위는 이미 인세의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다.


그런 구학영 보다 강한 자가 전진기지의 문지기라니? 이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사, 사형. 그게 무슨...”


구학영이 쓴 웃음을 지었다.


“왜 스승님께서 적을 천마의 고수 500명에 비유 하셨는지 알겠다. 그런 놈들이 못해도 50명은 있다는 거지.”


“미친... 대체 어디서 그런...”


진천이 구학영을 바라보며 슬며시 말을 꺼냈다.


“그, 그럼 혹시... 아버지와 같은...”


진천은 그만한 강자 들이 우글댄다면 혹 자신과 같은 특이종(忒異種)이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었기에 잔뜩 긴장했지만, 구학영은 힘 없이 웃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흐! 나도 그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니다만... 내가 본 놈은 분명 무인이었다. 진호와 비슷한...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할지는 모르겠군.”


이번엔 진호가 특히 더 놀라며 눈이 동그래졌다.


“네? 저요?”


“그래, 그 놈은 천무지체야. 천마를 넘어서면 그게 그거라고는 해도 그 특유의 천기... 기의 흐름이 미세하게 다르다. 너도 그렇고.”


“아...”


“어쨌든 그런 놈이 문지기나 하고 있는 걸 확인 한 이상 더는 여유가 없다. 총군사, 준비 된 것이 있는가?”


사마의가 자리에서 일어나 모두에게 포권을 두르듯 올리며 말했다.


“교주님, 그리고 전대 교주님. 지금껏 전해주신 정보들을 토대로 남은 70년 간의 전쟁 준비를 계획 해보았습니다.”


“말하라.”


“네, 먼저... 앞으로 적은 편의상 북적(北敵)이라 칭하겠습니다. 아직 북적의 전력이나 정체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지만 확실히 해야 할 것은 전대 교주님과 소교주님이 확실한 신마의 경지를 이루시고, 부교주님과 백마대주님, 그리고 장적소 장로님께서 천마의 경지를 극성까지 이루시는 것입니다.”


“음.”


장적소가 씁쓸한 표정으로 답했다.


“군사. 노부는 이미 천마를 깨우치기에는 늦은 나이요.”


"아,그것은..."


사마의가 곤란함을 비추자 범요가 대신 대꾸를 했다.


“적소. 네가 그간 우호법으로 변변한 전투도 없이 지루하게 지냈던 것을 안다. 허나 너의 재능은 거기에서 끝날 것이 아니야. 밖으로 나가라.”


“... 밖이라 하심은?”


당황하는 장적소를 보며 사마의가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앞으로 다른 고수들이 각자의 준비를 하는 동안 장적소 장로님께서는 무림으로, 정확히 말하자면 황궁으로 가주셔야 합니다.”


“뭣...황궁??”


“네, 교주님과 이미 이야기가 된 사항입니다. 황군에 자원하신 후 전공을 세워 최대한 높은 자리까지 올라주십시오.”


“높은 자리라니?”


“최소 중랑장, 또는 장군입니다.”


“아...”


“장로님의 무위라면 10년, 어쩌면 5년 내에도 충분하실 일입니다.”


장적소의 얼굴에 막연한 답답함이 서리자 사마의가 말을 이었다.


“현재 황제의 행동은 아무리 봐도 단순한 분노나 어린아이의 투정이 아닙니다. 분명 원하는 바 목표가 있으나, 본교가 심어 놓은 환관이나 군부의 첩자들도 대략적인 윤곽조차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여 조금 적극적으로 개입해볼까 합니다.”


“굳이 그래야 할 필요가 있소? 지금 중요한건...”


“네, 북적 이지요. 허나 무림맹과 황궁을 북적 앞에 방패막이로 시간을 벌자면 둘의 전력이 극에 달해야 하는데... 이대로면 둘 중 하나는 10년 내에 전멸할 분위기 입니다.”


“으음...”


“이미 황궁과 무림맹의 병력이 전 중원에서 충돌하며 수성과 공성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이 전쟁이 중반을 지나면 둘 다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입니다.”


사마의는 황궁과 무림맹의 전쟁을 지루하게 끌며 그들의 전력을 최대한 보존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황제의 진짜 의도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전쟁을 무마시킬 전략도 계속 실행 할 것입니다. 다만 황제의 진짜 의도를 모른 채로는 장님이 말을 더듬는 꼴이 될 수도 있습니다. 부디...”


사마의가 공손히 포권하며 고개를 숙이자. 장적소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말인지 알겠소. 그럼 노부가 그곳에서 무림맹 놈들을 때려 잡기만 하면 되는것이오?”


“네. 적당히 전공을 세우시되, 혹 무림맹에게 회복불가의 큰 타격이 있을 공격을 포착하신 다면 미리 언질 한번 주십시오. 소신이 적당히 흘려 전세를 조절해보겠습니다.”


“좋소.”


사마의가 이번엔 진호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소교주님께서는 녹림왕의 세력을 흡수해주셔야 합니다.”


“음?”


“녹림왕도 이제 화경의 경지를 이뤘을 터. 그 수하들은 큰 도움이 되기 어렵겠으나 화경의 고수인 녹림왕은 상당한 전력 입니다. 북적에 대해 공유하고 그들을 확실한 아군으로 만들어 주십시오.”


“알겠습니다.”


“그들은 이미 황군을 도와 무림과 싸우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파견나간 황군은 지체 없이 제거해주십시오. 최대한 마공으로 사살 하시되 생존자도 몇 남겨 본교가 손을 썼음을 황궁에 알리셔야 합니다.”


진호가 깜짝 놀라 사마의를 쳐다봤다.


“황군과 싸우겠다는 겁니까?”


“싸우지 않으려 함 입니다. 현재의 황군 전력은 무림맹과 비등. 본교까지 견제하게 한다면 주춤 하겠지요.”


“아... 네, 그리 하겠습니다.”


“그리고...”


사마의가 진천을 바라보며 생긋 웃었다.


“지금껏 저희는 교주님의 힘이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 어떤 성질의 것인지 몰랐기에 불안했습니다. 어디까지 통하는지, 갑자기 힘이 사라지지는 않을지 불안했지요.”


좌중의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 말에 수긍하는 듯 했다.


“허나 이제 그런 불안은 필요치 않습니다. 사실상 교주님만 계셔도 천마의 고수 100인 그 이상의 전력. 독고단 태상장로님께서 일러주신 전력의 7할은 이미 준비 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진천이 민망한 얼굴로 허공을 바라보며 헛기침을 했다.


“흠,흠!”


스스로 이룩한 것이 아닌 타고난 것에 대한 칭찬이 왠지 부끄러운 모양이었다.


“허나 아직 교주님이 가진 그 힘을 십할 발휘 할 수는 없으니, 교주님은 가능한 한 무위를 극한까지 이룩해주셔야 합니다. 전대 교주님께서 이르신 상승무공의 연마도 꼭 해주십시오.”


“끙... 알았다.”


“감사합니다. 그럼 끝으로... 백마대주님은 부교주님과 함께 각 대주님들을 천마의 경지로 이끌어 주십시오. 바로 얼마 전 까지 같은 경지에 계셨기에 다른 분들보다 훨씬 쉬우실 거라 하셨습니다.”


“알겠소.”


“자 그럼 내달 내로 모든 간부들에게 북적에 대해 공표하고, 전쟁에 대비 시키겠습니다.”


“음.”


“참, 그리고...”


사마의가 옆에 잔뜩 쌓여있던 서책을 각자에게 한부씩 돌리며 말했다.


“이건 몇 해 전 교주님께서 화산파를 멸하신 후 하남에서 가져오신 서책입니다. 워낙 오래 되고 어려운 한자가 많아 보기 쉽게 번역한 것입니다. 북극에 대해 꽤 상세하게 적혀있습니다만 소신으로서도 큰 단서를 찾지는 못했습니다.”


모두가 서책을 집어 들고 이리저리 훑어보기 시작했다.


“모두 틈틈이 봐주십시오. 혹시 모를 단서가 발견 될 수도 있습니다.”


모두가 군사에게 각자 받은 임무를 되새기듯 고개만 끄덕이자 회장에 침묵이 흘렀다.


구학영이 가장 먼저 자리를 떠났다.


“나는 당분간 다시 나갔다 오마. 빨리빨리 움직여라. 시간이 많지 않다.”


“존명.”


하나 둘 회장을 떠나는 이들 중 표정이 무겁지 않은 이가 없었다.


다음 날. 진호와 장적소는 곧장 교를 떠나 각자의 목적지로 향했고, 진천은 교주 전용 연공실에 틀어박혀 무공수련에 박차를 가했다.


지난 근 30여년의 수련은 별 목표 없이 그저 시키는 대로, 혼나는게 무서워 억지로 하던 수련이었지만, 대략이나마 목표가 잡힌 덕분인지 그의 수련 속도는 생각 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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