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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겸

진천(鎭天) : 악귀의 탄생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드라마

재필장수
그림/삽화
윤겸
작품등록일 :
2022.05.11 14:46
최근연재일 :
2023.10.23 21:45
연재수 :
246 회
조회수 :
86,875
추천수 :
1,202
글자수 :
1,449,626

작성
22.05.26 19:29
조회
722
추천
9
글자
16쪽

진천 - 30화

DUMMY

무림맹은 황궁의 끝없는 적의와 맞서며 점차 전의를 상실하고 있었다.


아무리 황제를 설득하려 노력해봐도, 황제는 애초에 무림맹을 어떻게든 손아귀에 넣으려고 작정한 듯 도저히 말이 통하질 않았다.


그렇게 크고 작은 무력충돌이 이어지던 끝에 결국 황궁이 무당파의 모든 도사를 뇌옥에 가둬두는 일이 발생했고, 무림맹주와 장로들은 이제 더 이상 결단을 미룰 수 없는 절벽 끝으로 내몰려 있었다.


“맹주. 결정합시다. 황궁의 칼이 완전히 뽑힌 이상, 계속 미온적으로 대처 하다간 무력하게 황궁에 굴복하게 됩니다.”


곤륜파 장로 정길의 말을 당문세가 장로 공근혁이 거들며 나섰다.


“맹주. 급기야 놈들이 우리 무림맹 출신인 황궁 부대장들을 온갖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어 투옥 시키고 있소. 처음부터 황제는 본맹과 화해 할 생각 따윈 없었던 것이오. 황제의 목적도 제대로 파악 못한 상태에서 이리 끌려만 다니다가는...”


공근혁이 자신의 말에 절망을 느낀 듯 눈을 질끈 감으며 말을 흘리자 천소청이 침울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전면전이라...”


이번엔 무당파의 장로 주소가 천소청에게 울분을 토해냈다.


그는 본산이 아닌 맹에 파견 나와 있었기에 황궁에 투옥되진 않았지만 그의 마음은 하루하루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맹주! 황궁에 투옥되어 고문에 시달리는 동도들의 고통이 매일 매순간 본도의 폐부를 찌르는 듯 하오! 제국이라는 미명아래 제대로 검 한번 섞어보지 못하고 무력하게 죄인이 된 동도들을 외면하지 말아주시오! ”


80세가 넘은 무림 노고수의 절박한 읍소가 끝나자 개방의 구걸개 구운이 일그러진 얼굴로 말했다.


“지난 한달. 황군에게 정보를 강요당하다 죽은 우리 거지들이 삼백이 넘었다고 합니다. 모두 하나 같이 길거리에서 고문을 당하며 죽어갔소. 진짜 정보를 모르는 하위계급의 거지들은 모른다고 죽이고, 고문 끝에 정보를 뱉어내도 볼일이 끝났다고 죽였다더군. 맹주가 치지 않겠다면 우리 개방은 단독으로라도 황군이 보이는 족족 때려 죽일 것이오.”


이미 선택권이 없어진 듯한 천소청의 얼굴은 마치 고문이라도 당하는 듯이 심하게 일그러졌다가, 작은 목소리로 겨우 답을 했다.


“황군과의 충돌에서 살초...를 허락 하오. 무림의 동도들이 무력하게 투옥되거나 죽지 않도록... 그들에게 맹의 힘을 보여 줍시다.”


“...!”


“맹주!”


천소청이 조금 비장해진 얼굴로 말을 이었다.


“그간 조용하긴 하나 마교의 동태도 절대 등한시 해서는 안되오. 무영문과 하오문은 마교의 첩자들을 통해 내부의 자세한 상황을 듣고, 후일에 그들을 이용해 황궁을 공격하는 환계(幻計)도 준비해 주시오.”


마교의 첩자로 보내지는 무영문이나 하오문의 무사들은 어릴적 부터 사파의 무공을 배운 후 마교에 입교하여 마공을 익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대놓고 마공을 써서 황군을 해한다면 잠시나마 황궁의 시선을 마교로 돌릴 수 있을 터였다.


종남파의 장문인 이성조가 상기된 얼굴로 외쳤다.


“허면 먼저 섬서성과 호북성, 하남성, 사천성의 방비를 굳게 해야 하오! 황군의 무서움은 수십만의 기마대와 공성무기에서 오는 것! 개활지가 아닌 산악과 성도에서 전투를 하는 이상 수성이 아닌 공성을 하게 된다면 우리가 크게 불리해 집니다! 부디 본도가 앞장서 주요 성곽을 선점할 수 있도록 천호대와 황맹대의 지휘권을 주시오!”


화경의 고수인 그가 적극적인 전략을 제시하자,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며 천소청을 바라봤다.


그 종용에 천소청은 괴로운 표정으로 일어나 회장을 걸어 나섰다.


“자세한건 총군사와 함께 다시 논의 하겠습니다. 오늘은 이만...”


“알겠습니다.”


“맹주. 용단에 감사하오.”


“아미타불...”


모든 장로들이 흥분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소림의 재진대사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법호를 외우며 멀어지는 천소청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


어디선가 불쑥 나타난 연비대원이 전한 서찰을 다 읽은 진호가 구학영을 보며 미소 지었다.


“스승님. 아버지가 명상을 마치셨다고 합니다.”


“오, 그러냐? 허 참... 명상도 남다르게 하는구나.”


“새로운 걸 깨달으셨는지, 번쩍번쩍 나타났다 사라졌다 한다고 합니다.”


“그놈이라면 놀랄 일도 아니지. 너도 같은 핏줄이니 멀리 있는 경지는 아닐 거다.”


“글쎄요. 제가 아버지와 같을지는...”


잠시간 진호의 얼굴이 어두워지자, 구학영이 진호의 어깨를 툭 치며 앞서 나갔다.


“하루 아침에 알게 아니다. 다 때가 있겠지.”


“네, 스승님.”


둘은 아라사 제국의 영역에서 온몸을 털붙은 짐승가죽으로 감싼 채 누군가를 찾고 있었다.


간간히 마주치는 아라사의 사내들은 하나 같이 큰 키와 시퍼런 눈을 하고 있었는데, 처음엔 그 이질적인 외모에 눈이 휙휙 돌아가던 진호도 2주 쯤 지난 후에는 적응이 되어 무덤덤하게 지나쳤다.


“이제 곧 전투가 있을것이다. 준비해라.”


“네, 스승님. 적들은 누구고, 얼마나 강합니까?”


“음. 당장은 필요한 것만 말해주마. 지금 내가 찾으려는 사람은 내 사형이다.”


“네.”


“100년 전 마정대전이 끝나고 사라진 스승님을 찾으러 떠났는데... 30년 전에 소식이 끊겼지. 마지막 연락을 보낸 곳이 이곳이다.”


‘아, 사마교에게 들었던 그...’


진호는 사마교에게 들은 마교의 영웅이자 구학영의 스승인 독고단을 떠 올렸다.


“그럼... 스승님의 스승님은 아직 살아계신 겁니까?”


“알 수 없다. 그래서 찾으려는 것 이지.”


“엥...”


진호가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짓자 구학영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이번 전투가 끝나면 대략 설명해주마.”


“네. 허면 적들은 얼마나 강합니까?”


“뭐, 대단 할 것 없다. 중원과 비슷해. 대부분 이류, 일류고수고 가끔 절정고수... 우두머리는 천마 쯤 되려나? 그건 붙어봐야 알겠군.”


“네.”


그간 구학영과 함께하며 여러 가지 상승무공을 습득한 진호는 어서 빨리 전투를 치르고 싶어 안달이 난 상태였다.


그리고 그런 진호를 뻔히 아는 구학영이 그를 진정시키려는 듯 부드러운 목소리로 다독였다.


“상승무공이란 상승의 경지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끼게 해주는 용도. 네가 집중해야 할 건 초식의 위력이 아니라, 그 위력을 만들어내는 공력의 흐름이다. 초식을 펼치는 것에만 집중하다가 중요한 것을 놓치지 마라.”


“네, 스승님.”


“그럼 이제 슬슬...”


어느새 둘의 앞 100장 앞으로 상당히 거대한 목책성이 보였고, 날리는 눈발 사이로 보이는 망루위의 경비병들이 활을 들고 주변을 경계하고 있었다.


“바로 공격할까요?”


“일단 반응을 보자. 여기서 기다렸다가 내가 검을 뽑으면 합류해라.”


“네.”


진호가 목책성의 약 80장 밖에서 자리를 잡고 천천히 검을 뽑자, 동시에 구학영이 엄청난 눈발을 일으키며 목책성의 정문으로 다가갔다.


순식간에 목책성의 입구로 도착한 구학영은 아라사어로 경비병과 몇 마디 주고 받더니, 곧 안쪽으로 사라진 경비병을 기다리는 듯 멀뚱히 서서 목책성을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었다.


그 일반적인 절차에 괜히 지루해진 진호가 주머니에서 작은 육포 조각을 꺼내 우물거리려던 그 때, 목책성 안에서 수백의 아라사 전사들이 튀어나오며 실로 난데없는 온갖 공격을 퍼부어댔다.


후우웅! 쿠구구구구궁!


쉬쉬시시시식!!!


진호는 전투가 시작되자마자 몸을 날려 구학영에게 합류했고, 둘은 천마신교 최강자임을 과시라도 하듯 실로 압도적인 공력으로 아라사의 전사들을 학살하기 시작했다.


후우우욱! 까아아앙!


‘으윽! 이놈들...’


그렇게 신나게 한 50명쯤 처리했을까.


진호는 점차 검을 부딪치는 적들의 무위가 급격하게 달라지는걸 느꼈다.


촤아아아악! 빠가각!


하나하나가 절정고수인 듯한 그들은 두꺼운 가죽옷을 몇 겹으로 덧대고도 그 위에 갑옷까지 입고 있었고, 심지어 커다란 강철방패까지 제 몸 다루듯 했다.


거기에 당연히 호신강기까지 두른 그들 이었기에, 아무리 진호라도 한명 한명에게 치명타를 주려면 상당한 노력과 힘을 쏟아 부어야했다.


‘젠장! 무사 놈들이 뭘 이렇게 껴입어 가지고!’


게다가 그만한 전사들이 진호 하나를 두고 완벽한 합공까지 구사하자, 진호는 좀처럼 적들을 줄이지 못하고 점점 주변에 쌓고만 있는 꼴이 되었다.


펑!!!


진호가 고전하는 것이 보이자 반대편에서 싸우던 구학영이 순식간에 몸에서 폭발을 터뜨리 듯 쇠뇌 모양의 강기다발을 뿜어냈다.


그 반경 5장 내에 있던 적들은 모두 온몸에 주먹만한 구멍이 뚫려 날벌레처럼 바닥에 후두둑 떨어졌다.


그렇게 수십의 적들을 단숨에 정리한 구학영이 곧바로 진호 쪽으로 짙은 흑색 구름을 내보냈다.


후우우우우웅-


흑색 구름이 상당히 묵직한 공진음을 내며 아라사의 전사들을 휘감자, 모두들 순식간에 각혈을 토하며 전신이 시커멓게 물들었다.


"꺽...꺼억..."


"끄으윽..."


검은 구름에 닿은 전사들은 숨을 쉬기가 힘든지 연식 끅끅 대다 칠공에서 피를 쏟으며 죽어나갔다.


진호는 그 틈을 타 20장 높이의 공중으로 도약해 반대편의 적들에게 새빨간 부채꼴의 강기를 흩뿌렸다.


화아아아아악!


진호의 붉은 강기에 적중당한 적들은 그와 동시에 불길에 휩쌓였는데, 천마의 고수가 뿌리는 양강은 마치 용암처럼 아라사 전사의 갑옷은 물론 무기까지 철물로 만들어 녹여내버렸다.


꾸르르르릉...


그렇게 구학영과 진호가 일각 남짓한 시간에 처리한 적들의 수는 약 100여명.


그 시점에 목책의 안쪽에서 갑작스럽게 엄청난 풍압이 밀려 나오며 구학영 앞으로 거대한 신형이 떨어져 내렸다.


꾸우우웅-!!!


구학영 앞에 거인이 나타났다.


8척에 가까운 키에 툭 튀어나온 턱을 움찔대는 그 거구의 괴물은 상당한 높이에서 떨어져내린 제 몸을 채 가누기도 전에 그대로 구학영을 향해 거도를 휘둘렀다.


후웅!!!!


까가가가가각!


구학영의 검이 그의 거도를 밀어내는가 싶더니, 곧장 시퍼런 뇌전을 뽑아내며 거인의 복부를 가르고 지나갔다.


쿠궁!


“어?”


당연히 반으로 갈라져야 했던 거인의 몸이 멀쩡한 채로 구학영을 덮쳐 들었다.


그걸 본 진호는 기겁을 하며 눈앞의 적들을 향해 다급하게 과한 양의 양강을 마구 뿌려대고는 곧바로 몸을 날려 거인의 등 뒤로 내려섰다.


푸칵! 훙! 후웅! 후웅!


진호가 마도일도(魔道一刀)의 초식을 펼쳐 거인의 등에 시커먼 마기를 난도질 하자, 거인은 알 수 없는 아라사 말로 기괴한 비명을 지르며 그대로 거도를 집어 던지고 두 손으로 구학영의 목을 움켜 잡았다.


"??"


쉭! 꽈드득!!


순간, 분명 거인에게 목을 잡혔던 구학영의 몸이 점점 흐릿해 지더니 이내 연기처럼 사라졌다.


곧 이어 황급히 좌우를 둘러보던 거인의 정수리에 구학영의 천마검이 박히며 굉음과 함께 엄청난 속도로 회전했다.


콰가가가가가각!


꾸웅-


구학영의 검은 쓰러진 거인의 정수리에 반절이나 넘게 박혀 있었다.


그는 그대로 뒤쪽에 산개한 적들 사이로 몸을 던지며 거인의 정수리에 박힌 검을 향해 손을 뻗었다.


까득, 까드드득,


그에 거인의 정수리에 박혀있던 검이 기이한 소리를 내며 점점 뽑혀나오더니, 이내 검신이 완전히 밖으로 빠져 나오자 무서운 속도로 구학영의 앞에 있는 적들의 목을 난도질하며 홀로 칼춤을 추기 시작했다.


“역시 스승님!”


진호는 잠시나마 구학영을 도우려던 자신이 부끄러워졌는지, 귀가 빨개져선 눈앞의 적들에게 마구잡이로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 때,


“그만!!!”


“???”


중원의 말이다.


“뭐야? 중원인이 있었어?”


그 우렁찬 외침에 진호와 다른 아라사의 전사들까지 모두 검을 내리고 소리가 난 쪽을 바라봤다.


그 시선끝에선 20대로도, 또 어떻게 보면 50대로 보이는 기묘한 인상의 다부진 체격의 중원인이 아라사 전사들과 같은 복장으로 걸어 나오고 있었다.


구학영이 전신에 두르고 있던 마기를 슬쩍 거두며 물었다.


“넌 누구냐?”


“... 다짜고짜 쳐 들어와서 주인에게 누구냐고 묻는 것이오?”


“나는 풍전이라는 중원인을 찾으러 왔다. 아는가?”


“그건 아까 들어서 알고 있소.”


“왜 우리를 공격했지?”


“...알아서.”


“...”


“여기까지 온건 뭐라도 알고 왔단 뜻이니 모른다고 잡아 떼봐야 소용없고, 그렇다고 알려주긴 싫고... 근데 보니까 우리가 전멸 당하겠네. 저 거인전사를 저렇게... 공들여 키운 놈이데. 끄응...”


“잡담은 됐으니 풍전은 어디 있고, 너는 누군지 말해라.”


중원인이 피식 웃으며 두 손을 들어 보였다.


“재촉 마시오. 흠, 나는 염광이라 하오. 이곳의 관리자고... 풍전은 여기 없소.”


우웅-


구학영의 검이 자성빛 강기를 두르며 염광을 향해 날을 세웠다.


“어디있는지 말해.”


“쩝, 그는 북극에 있소. 살았는지 죽었는지는 모르고.”


“그를 어떻게 알지?”


“나 이전에 이곳을 관리하던 자였으니까. 인수인계 때 며칠 봤지.”


“..!!”


눈이 확 커졌던 구학영이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그가 여기서 뭘 했나.”


“뭐, 여기 이 야만인들 관리도 좀 하고... 여기서 더 북쪽으로 가려는 놈들 쫓아내고.”


“그가 여길 떠난 것이 언제지?”


“보자, 으으음. 한 30년쯤 됐지?”


“...”


잠시 말이 없던 구학영이 다시 질문을 이어갔다.


“너는 누구냐? 중원인이 왜 여깄지?”


“내 이름과 직업은 말했고... 그냥 어릴 때부터 아라사에서 살았소.”


“북극이란 건 어디지? 여기서 북쪽으로만 가면 되나? 실제하는 지역인가?”


“그렇소. 여기서 100일 밤낮을 북쪽으로 가면 나오지. 여기보다 더 춥고... 모든 땅이 얼음으로 만들어진 대륙이오. 그 밑에는 바다가 흐르고 있고.”


진호가 꽤나 놀란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모, 모든 땅이 얼음... 북해빙궁 같은 곳인가...?”


“북해빙궁은 안 가봐서 모르겠소만, 그런 곳이 또 있나?”


염광이 혼자 미간을 찌푸리며 중얼거리자 구학영이 못마땅한 얼굴로 말했다.


“풍전에게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은? 북극엔 뭐가 있나?”


“글쎄, 여기선 서신 같은건 잘 안써서. 북극엔... 사람들이 있지.”


“제대로 말해라.”


“미안하지만 여기까지요. 더 말하면 내 목숨이 위험해. 당신 손에 죽으나 저쪽 손에 죽으나 죽는 건 매한가지니까 맘대로 하쇼.”


염광이 배 째라는 듯 구학영을 향해 어깨를 들썩였다.


구학영은 잠시 그의 얼굴과 전신을 관찰하듯 노려 보더니 뭔가를 결심한 듯 단숨에 검을 집어넣고 몸을 돌렸다.


“진호, 가자."


“엇. 네... 네!”


진호가 황급히 구학영에게 따라 붙으며 물었다.


“스승님. 이제 북극으로 가는 것 입니까? 저놈 말을 믿을 수가 있는지...”


“저놈 생각이 변하기 전에 빨리 벗어나야 한다.”


“네?”


“나보다 고수다. 어쩌면 신마...”


“...!!”


진호의 목 근육이 경직되며 서늘한 소름이 전신을 뒤덮었다.


구학영은 일그린 얼굴로 나지막한 실소를 흘렸다.


“흐흐! 저런 놈을 두고 그냥 가다니... 젠장.”


그 염광이란 사내와 싸워보고 싶어 온몸이 꿈틀대다 못해 경련까지 일었던 구학영 이었지만, 진호도 함께 있는데다 따로 이뤄야 하는 목표가 있었기에 인간을 초월한 인내심을 발휘해 걸음을 돌렸던 차였다.


구학영이 경공의 속도를 조금 늦추며 말했다.


“이대로 북극으로 가기엔 이르구나. 일단 교로 돌아간다.”


그렇게 진호와 구학영의 짧은 외출이 끝났다.


둘은 기록적인 속도로 아라사를 가로질러 십만대산으로 복귀했다.


일반적인 화경의 경지를 훨씬 상회하는 그들이었기에, 거의 음속에 가까운 경공으로 이동 하면서도 예비분의 내공은 남겨 둘 만큼 여유가 있었다.


뭔가 엄청난 전투의 연속을 기대했던 진호는 상당한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지만, 곧 그를 기다리고 있는 임무를 알게 된다면 다시 신이나 중원으로 출정할 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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