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김윤겸

진천(鎭天) : 악귀의 탄생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드라마

재필장수
그림/삽화
윤겸
작품등록일 :
2022.05.11 14:46
최근연재일 :
2023.10.23 21:45
연재수 :
246 회
조회수 :
86,891
추천수 :
1,202
글자수 :
1,449,626

작성
22.05.24 11:24
조회
755
추천
11
글자
17쪽

진천 - 27화

DUMMY

황궁으로 떠났던 마교의 사자가 황제의 답신을 가지고 돌아왔다.


-그대들이 황궁에 반할 뜻이 없음은 익히 알고 있다. 나 대 명 제국 황제는 너희들의 충에 한 치의 의심도 없으니, 걱정 말고 나의 백성으로 충과 예를 다 하라. 또한, 무림맹의 문파를 멸하는 일은 짐을 기쁘게 하는 일이니 너희는 이 점을 명심하라.


군사부의 간부들과 진호는 사마의가 읽어주는 황제의 답을 듣고는, 다들 고민에 빠진 표정으로 침묵하고 있었다.


서신을 모두 읽은 사마의가 깊은 탄식을 내뱉었다.


“허어... 지금의 황제는 목표가 너무도 분명합니다.”


“으음...”


군사부 기문관 비온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사마의를 바라봤다.


“이것은 무림맹을 공격하라는 황제의 명으로 봐야 합니까?”


“그런 듯 하구나.”


사마의의 말에 진호가 비릿하게 웃으며 황제의 서찰을 바라봤다.


“큭. 감히 천마신교에 명령 질을 하다니 겁이 없군요.”


“황제니까요. 세상 만물을 자신의 아래로 여기는 것이지요.”


“어떻게 하는게 좋겠소?”


“무시해도 되지만... 그랬다간 불쾌해진 황제가 본교도 견제할 수 있으니 제가 적당히 무마하는 서신을 전달 하겠습니다.”


“정말 어린애 같은 놈입니다.”


“이제 겨우 26세라 하니... 허나 황제에 대한 조사는 더 상세히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좋습니다. 군사, 저는 당분간...”


“소교주님!”


문 밖에서 불쑥 들린 외침에는 상당한 다급함이 묻어 있었다.


“무슨 일이냐?”


“교주님께서 돌아오셨습니다!”


“뭣!”


“교주님이!”


장내의 모두가 벌떡 일어났고, 진호가 가장 먼저 회의장을 나서며 물었다.


“어디 계신가!”


“자택에 계십니다! 곧 대전으로 드실 테니 모든 간부들을 소집하라 하셨습니다.”


“가자!”







***







진천이 악야에게 그간 있었던 일을 간략히 설명하자, 잠시 침묵한 악야가 나지막이 말했다.


“잘한 건 없지만... 잘못한 것도 없네요...”


“미안...”


“됐어요. 당신이 미쳐서 살인귀가 되면 나도 같이 미칠테니 상관 없어요. 일단은 어서 대전으로 가요. 그쪽이 더 급해요.”


“아, 그럴 일 없으니 걱정 마... 그럼 금방 다녀올게.”


“그래요.”


티를 안내려 노력 하지만 걱정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악야의 얼굴을 보며 진천은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잠시 후, 거대한 대전에 어울리는 큼지막한 태의에 앉은 진천은 온갖 질문세례를 퍼붓는 마교의 간부들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교주님! 이 대체 어찌 된 일입니까!? 크하핫!!”


“교주님! 이 기회에 무림에 마도천하를 선포하고 본교의 깃발을 내리 꽂으소서!”


“지존이시여! 마신의 무위로 천하를 품으시옵소서!”


“...”


시장통 같이 혼란스러운 대전을 가만히 지켜보던 진천은 생각했다.


‘아 정신없어 죽겠네... 일단 적당히 무마하고 사마의에게 다음 일을 물어보자. 흐음, 역시 이럴 땐... 교주님으로...교주님...’


“크흠!”


가만히 듣기만 하던 진천의 헛기침에 장내의 모두가 말을 멈추고 진천에게로 시선을 고정 시켰다.


“들어라.”


“네! 교주님!”


“본좌가 화산파를 멸한 것은 개인적인 이유다. 오해로 인한 불행한 사고였을 뿐, 본좌는 아직 마도천하를 행할 계획이 없으니 두 번 논하지 말라.”


“...”


“교주님. 허면 앞으로 교주님께서 하시려는 일은 무엇인지... 소신들이 교주님을 보필 할 수 있게 이끌어 주십시오.”


백마대주 이혁도의 물음에 다시 진천의 근엄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변하는 것은 없다. 지금까지와 똑같이 본교의 전력을 극대화하는 것에 집중하라.”


“존명.”


이혁도가 물러나자, 곧장 마뇌 척살대 대주 장조휘가 고개를 숙이며 외쳤다.


“지존이시여! 천마신교는 본디 무를 숭배하는 철혈의 단체입니다! 허나 근 80년이 넘게 이어진 평화로운 일상에 예리하던 칼날이 무뎌지고, 매섭고 차가웠던 정신은 흐려지고 있습니다. 부디 마신이 내린 지존의 무위로 본교의 숙원, 마도천하를 이룩해 주시옵소서!”


장조휘의 말에 장내가 술렁였다.


그의 말은 사상 최강의 전력을 가지고도 십만대산에만 박혀 지루한 삶을 보내던 마교도들의 심장에 불꽃을 일으키는 것 이었다.


그리고 진천은 구학영이 떠나기 전에 남긴 말을 떠올였다.


[무인의 호승심이란 언제나 마음속의 해일이 되어 몰아치는 것이다. 게다가 일반 문파도 아닌 천마신교의 마인들이 100년 가까이 산골에 틀어박혀 수련만 하고 있으니... 원래 본좌가 하려던 말이지만 내 계획이 당겨진 관계로 네가 그들의 불만을 잠재워 줘야겠다. 네가 한 마디만 던져주면 나머지는 부교주가 알아서 할거다.]


원래라면 상당히 곤란했을 일이지만, 다행히 전대 교주 구학영이 이럴 때를 대비한 답을 정해주고 갔기에 진천은 꽤나 침착했다.


“약해 빠진 것들이...”


“...!!”


“지, 지존이시여...!”


모두들 진천의 짧은 한마디에 큰 충격을 받은 듯 황당한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


진천이 씁쓸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그깟 중원 무림 따위... 본좌 혼자라도 당장 5할은 멸할 수 있다. 네놈들은 약한 놈들이나 이겨놓고 만족하고자 마도의 길을 걷는가?”


“그, 그게 무슨...”


“지존이시여! 무림정복은 천마신교 만년의 염원! 모든 마인이 꿈꾸는 유일무이의 종표 입니다!”


진천이 살짝 미소를 짓고 좌중을 훑었다.


“모두 들어라. 이는 전대 교주의 전언이기도 하니.”


“...!!”


“전대 교주는 전에 없는 강적을 포착하고 그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교주직에서 물러나 잠시 본교를 떠나있다. 이제 곧 무림이나 황궁 따위와는 비교도 못할 강력한 적을 상대하게 될 것... 전대 교주가 황궁과 무림의 합보다 3배는 강대한 전력을 비축만 한 채 때를 기다린 이유가 그것이다.”


“!!!”


“어린아이와 싸울지, 생사를 나눌 강적과 싸울지는 그 때 가서 너희가 선택하라. 허나 그 상대는 지금 맞서기엔 어림도 없는 강적. 지금의 전력으로는 시작도 못할 싸움이다.”


“그, 그게 어디입니까? 서방 제국입니까? 아라사?”


“그건 준비가 되면 알게 될 것이다. 천마를 이루는 놈들부터 알려주지.”


“...”


“앞으로 30년 이내에 본좌와 소교주를 제외한 천마의 고수 10인, 절정고수 2만 명을 목표로 해라. 이것을 이루면 황궁이나 무림맹 따윈 벌레처럼 보일만한 본교 사상 최강의 적을 맞게 해주마.”


“오... 오오...”


“천마 10인에 절정고수 2만 이라니... 그건...”


교주에게 이 이야기를 미리 들었던 진호와 사마의를 제외한 장내의 모두가 현실감 없는 무언가에 갇힌 듯 했다.


누구는 입을 벌리고 허공을 보거나 있거나, 혼자 중얼거리는 것이 마치 별 생각 없는 닭무리 같았다.


진천이 손목을 휘둘렀다.


“피곤하다. 이 이야기는 추후에 자세히 해주마. 자리를 파한다.”


모든 간부들은 뭔가 찝찝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정체모를 선물을 받은 것처럼 흥분된 표정으로 교주의 대전을 떠나갔다.


잠시후 텅빈 대전에는 사마의와 진호만이 남아 있었고, 곧이어 대전 뒤쪽의 감춰진 문에서 부교주 범요가 모습을 드러냈다.


진천이 잠시 눈을 질끈 감고 깊은 숨과 함께 눈을 떴다.


“후... 교주님 흉내가 쉽지가 않네. 진호야 잘 있었냐? 걱정 많았지?”


“아버지, 대체 무슨 일을 하신 겁니까... 화산파의 멸문이라니요.”


“흐흐. 이놈아. 애비 미친거 아니다.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어.”


“교주님.”


범요의 부름에 진천이 멋쩍은 표정으로 말했다.


“엇. 부교주님... 죄송합니다. 심부름 시키신 것 중에 하나 밖에 못했습니다.”


“크크. 아닙니다. 간만에 속 시원한 선물로 주셨으니 제가 감사해야지요. 화산파 멸문이라니. 크하하핫!! 꿈도 못꾸던 일입니다! 크하하핫!! 미친 말코새끼들!!”


“아...”


“자, 들어 가시지요. 할 얘기가 많으니.”


“아. 네, 부교주님.”


진천과 진호, 부교주와 사마의는 그날 밤이 새도록 그간 진천에게 있었던 일과 앞으로의 계획을 나눴다.


그리고 전대 교주 구학영이 마교로 돌아온 것은 그로부터 3일 후.


진천에게 교주직을 맡기고 떠난지 약 1년 6개월 만의 복귀였다.


***


“교주님. 그간 무탈 하셨습니까”


대전에 모인 진천과 진호가 함께 절을 올리려하자, 호탕하게 웃은 구학영이 진천을 한손으로 번쩍 들어 바로 세웠다.


“크하하하! 놈! 천마신교의 지존은 너다! 어디 함부로 절을!”


“어엇... 함부로라뇨. 전대 교주님 이신데...”


“됐다! 본좌는 이제 교로 돌아올 생각도 없다. 그냥 편하게 형님이라고 불러라! 크흐흐”


“어엇, 형님이라니... ”


“진호! 너는 앞으로 스승님이라고 불러라.”


진호의 얼굴이 순식간에 밝아지며 상기된 목소리가 튀어 나왔다.


“드디어 무공을... 스승님! 절 받으십시오!”


진호의 몸이 아래로 훅 꺼지자, 구학영이 진호의 이마에 발을 마중 보내 툭 쳐냈다.


“아얏.”


“됐다. 우리정도 되는 고수들은 그런 속세의 관례 따위에서 좀 벗어나야 되지 않겠냐?”


“아...”


“흐흐. 그런게 초월 고수들의 멋이다. 이놈아.”


“아... 음. 하하...”


진호는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져 실실 웃음을 흘렸다.


“진천.”


“앗. 네! 교... 형님.”


“화끈한 일을 했더구만. 그래, 이제 힘이 좀 느껴지나?”


“어, 음. 글쎄요... 그래도 자신감은 조금 생겼습니다.”


“하긴, 너에겐 다 똑같이 약하니 힘을 느끼긴 어렵겠군. 그래. 그런 자신감이 오래 깨지지 않으면 그것도 나름 힘을 깨닫는 것이다.”


“네...”


“내가 당분간 진호를 데리고 수련을 떠나려 하는데 괜찮겠나?”


진호의 눈과 콧구멍이 커지더니 뜨거운 김이 내뿜어졌다.


진천은 바로 옆에서 진호의 그 뜨거운 콧김을 느끼며 구학영에게 물었다.


“위험하진 않겠지요?”


“진호가 충분히 감당할 적들이고 본좌도 있으니 걱정할 건 없다. 지금은 약간 위험하더라도 빠르게 강해지는 것이 중요하니.”


“진호는 이미 신마에 가깝지 않습니까?”


“훗날 있을 전쟁에서 살아 남고자 하면 완벽한 신마가 되어야 한다.”


“대체 그 전쟁 이란건...”


“아직은 아니다. 곧 말해주마. 피할 수 없다는 것만 알아라.”


“네...”


“진호는 4개월 쯤 후에 출발할 테니 준비해라. 다른 놈들은 잘 있지?”


진천이 답했다.


“네. 안 그래도 얼마 전 마도천하를 외치기에 교주님이 일러 주신대로 말해 놓았습니다.”


“잘했다. 원래는 아직 그럴 때가 아니긴 했지만. 네놈이 화산을 멸하는 바람에 빨라졌구나.”


“아... 네. 하하”


“흐. 알 수 없는 놈. 부교주와 다 같이 술 한잔 하자. 할 말이 많다.”


“네. 교... 형님.”


“내 이름이 '교' 냐 이놈아?”


“하하... 이것 참. 입에 잘 안 붙습니다. 17년이나 교주님이라고 불렀지 않습니까.”


그렇게 진천과 진호가 잡담을 하며 구학영과 함께 부교주의 거처로 이동해 술잔을 기울인지 1시진 쯤 됐을 때 였다.


“교주님!”


어딘가 다급한 마인의 외침에 진천이 술잔을 내려놓고 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말하라.”


“현재 교주님의 부친이라 말하는 외인이 교주님의 태의에 앉아 교주님을 모셔 오라며...”


“뭐? 아버지가??”


“하, 할아버지..?”


놀란 진천과 진호와는 달리 구학영과 범요는 묘하게 긴장한 표정이었다.


“...”


“진천. 너의 부친께서도 너와 같은 강자인가?”


“아, 아니요. 그간 아버지가 무력을 쓴 것을 본적은 없습니다. 어떻게 여길...”


“크흐. 사형. 천마신교의 태의에 앉아 있다고 하지 않소? 물어볼 것도 없지!! 드디어 교주님의 정체를 알겠구만!”


범요가 기대감에 미소를 지었지만 구학영은 가만히 진천을 바라볼 뿐 이었다.


“...”


잠시 침묵하던 구학영이 어울리지 않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진천을 바라보며 다시 물었다.


“혹. 너의 부친이 우리를 적대시 할 가능성은 있는가?”


“그, 글쎄요... 워낙 괴팍한 노인네라... 저도...”


“일단 가자.”


진천의 대답을 듣고 별안간 몸을 훌쩍 일으킨 구학영의 넓은 등에선, 마치 전투를 준비하는 듯한 비장함이 흘러나왔다.



-------------



“손님이 왔으면 술이라도 내와라!”


다짜고짜 외성에 나타나 ‘나 백진천이란 놈 아빈데 아들 어딨냐?’ 라고 묻던 괴한은 어느새 대전의 태의에 반쯤 드러눕듯 앉아 술까지 대령하라 외치고 있었다.


“...”


보고를 받고 달려 나온 천마대주 우학과 백마대주 이혁도를 비롯한 장로들은 하나같이 입을 쩍 벌리고 이 기이한 괴한을 바라만 볼 수 밖에 없었다.


“어이, 귀 먹었냐? 술 가져오라고.”


“...”


평소 냉정하고 침착하기로 유명한 우학이 가장 빨리 정신을 차리고 대전의 입구에 있는 호법대원에게 외쳤다.


“어서 술을 가져오라!”


“쯧. 내 아들은 언제 오냐? 그 놈이 왜 이런데 와있지? 어이, 내 아들이 여기서 뭐하냐?”


“... 보, 본교의 지존 이십니다...”


우학의 대답에 괴인은 의외라는 듯 고개를 갸우뚱 기울였다.


“허? 뭣 하러 이런... 하긴 나무꾼 보다야 낫긴 하다만.”


“...”


그 오만한 언행에 마교의 장로들이 주먹을 부들대며 괴인을 노려보고 있을 때, 대전 100장 밖에서 부터 엄청난 파공음이 들려오더니 곧 진천이 가장 먼저 대전의 한 가운데로 떨어지며 외쳤다.


“아버지!!”


놀란 진천과 달리 그 아비의 표정은 마치 어제 만난 것 처럼 심드렁하기 그지 없었다.


“잘지냈냐? 평생 나무나 치고 살 것 같더니 왠일로 이런데 왔다?”


“아, 아니 아버지 도대체... 여기는 어떻게 알고...”


“이놈은 오랜만에 아비 안부는 안묻고... 그래, 니 마누라랑 아들은 죽었냐?”


진천이 울컥 짜증을 내며 외쳤다.


“재수없게 죽다뇨! 멀쩡하게 잘 살아 있는데!”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진호가 엄청난 속도로 신형을 날리며 진천의 옆으로 자리를 잡았고, 그 약간 뒤로 구학영과 범요도 내려섰다.


“하, 할아버지.”


“엉? 니가 진호냐? 하도 애기 때 봐서 못 알아 보겠네. 나 기억 안 나지?”


“네... 부모님께 말씀만 들었습니다. 할아버지, 절 받으시지요.”


“됐다. 하도 약골이라 걱정 했는데 크긴 컸구나. 그래, 그만해도 용하다.”


“...!”


천무지체이자 천마의 경지인 진호를 ‘약골’이라 칭하는 것을 들은 다른 마인들은 물론 구학영과 범요의 표정도 크게 요동쳤다.


괴인은 자세를 조금 고쳐 앉고는 어느새 흑의 무사가 가져다 놓은 술병을 들고 벌컥벌컥 들이키기 시작했다.


“크으- 술은 좋구만. 니가 그래도 이런데 대장노릇 하고 있었으니 가르칠 시간은 줄겠다.”


“뭘 가르쳐요?”


“배우면 안다. 그래, 뒤에 있는 놈들은 니 친구냐?”


그 물음에 구학영은 잔뜩 긴장한 얼굴을 감추듯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


“네, 저는 아드님의 친구이자 본교의 전대 교주 구학영이라 합니다.”


“오, 여기 대장이라고? 니가 내 아들을 여기로 데려왔냐?”


“제 수하가 데려 왔습니다.”


“끌끌. 그래, 잘했다. 니들이 고양이들을 살쾡이로 만들어 놨구나. 너도 스라소니에 가까워. 장한 놈이다.”


“...!!”


장조휘가 분을 참지 못하고 외쳤다.


“그 무슨! 아무리 교주님의 부친이라도 어찌 감히 대전에서 본교와 천마를 무시하는가!!”


그리고 이어진 구학영의 다급한 외침.


“조휘! 입 다물...!”


퍼억!


“...!!!”


순간, 구학영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장조휘의 허리가 기이하게 꺾이며 10장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


“쯧. 괭이새끼가 어디서...”


“아, 아버지!!”


“안 죽였다.”


황당하기는 진천도 마찬가지였다.


장조휘는 무려 극마에 이른 고수다.


한손으로 5장 바위를 가루로 만들고, 100리 길을 이각도 안돼서 주파하는 초인의 영역에 다다른 고수일진데.


그냥 시골의 괴팍한 노인이었던 아버지가 어떻게 저런 힘을 보인단 말인가.


“아버지, 도대체... 저는 평생 아버지가 무공을 쓰는 모습을 본적이 없는데...”


진천의 아비, 백호문이 얼굴이 확 일그러졌다.


“무공 그딴거 나한테 갖다 대지마라. 아무튼, 할 얘기가 많으니 이놈들 다 치워라. 조용한데 있으면 거기로 가도 좋고.”


진천은 눈을 질끈 감으며 뒤를 돌아 구학영에게 고개를 숙였다.


“교... 아니, 형님. 죄송합니다. 제가 대신 사죄 드리겠습니다.”


“우리는 괜찮다. 그런건 됐으니 얘기가 끝나거든 나를 한번 만나주실 수 있는지 여쭤다오.”


“네? 보시듯 말이 통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건 내가 알아서 하마.”


“네... 말해 보겠습니다.”


진천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진호를 바라봤다.


“진호야. 집에 가서 어미에게 대충 전해라. 따로 집으로 가실지는 모르겠다만.”


“네 아버지... ”


진천은 이 비현실적인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다른 마교 고수들을 뒤로 한 채, 아버지 호문을 데리고 교주전용 연공실을 지나 펼쳐진 거대한 호숫가로 이동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진천(鎭天) : 악귀의 탄생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6 진천 - 35화 22.05.31 583 9 11쪽
35 진천 - 34화 22.05.31 601 8 10쪽
34 진천 - 33화 22.05.30 634 8 14쪽
33 진천 - 32화 22.05.27 649 8 13쪽
32 진천 - 31화 22.05.27 693 7 11쪽
31 진천 - 30화 22.05.26 723 9 16쪽
30 진천 - 29화 22.05.25 715 8 13쪽
29 진천 - 28화 22.05.25 724 9 13쪽
» 진천 - 27화 22.05.24 756 11 17쪽
27 진천 - 26화 22.05.24 716 8 13쪽
26 진천 - 25화 22.05.22 730 10 16쪽
25 24화 22.05.22 736 8 11쪽
24 진천 - 23화 22.05.21 730 12 17쪽
23 진천 - 22화 22.05.20 771 9 15쪽
22 진천 - 21 +1 22.05.20 872 12 14쪽
21 진천 - 20화 22.05.19 822 13 18쪽
20 진천 - 19화 22.05.19 822 11 10쪽
19 진천 - 18화 22.05.18 826 11 13쪽
18 진천 - 17화 22.05.18 861 11 14쪽
17 진천 - 16화 22.05.17 891 12 13쪽
16 진천 - 15화 22.05.17 892 13 13쪽
15 진천 - 14화 22.05.16 910 13 14쪽
14 진천 - 13화 22.05.16 925 12 14쪽
13 진천 - 12화 22.05.15 1,000 15 12쪽
12 진천 - 11화 22.05.15 1,010 14 11쪽
11 진천 - 10화 22.05.14 1,024 12 11쪽
10 진천 - 9화 22.05.14 1,083 13 13쪽
9 진천 - 8화 22.05.13 1,133 13 15쪽
8 진천 - 7화 22.05.13 1,226 13 14쪽
7 진천 - 6화 22.05.12 1,254 15 1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