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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겸

진천(鎭天) : 악귀의 탄생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드라마

재필장수
그림/삽화
윤겸
작품등록일 :
2022.05.11 14:46
최근연재일 :
2023.10.23 21:45
연재수 :
246 회
조회수 :
86,888
추천수 :
1,202
글자수 :
1,449,626

작성
22.05.22 20:22
조회
729
추천
10
글자
16쪽

진천 - 25화

DUMMY

도약 한번으로 단숨에 구덩이에서 올라선 진천은 전신에 내려 앉은 뿌연 흙먼지를 공력으로 걷어내며 저도 모르게 실소를 흘렸다.


“흐! 황궁은 그렇게도 무서워 하면서 어찌 본교와의 전쟁은 망설임이 없소.”


이건은 진천의 말보다 너무도 멀쩡한 그 상태에 정신이 팔려 있는 듯 했다.


“어, 어떻게...”


“본교에 복수하다 죽으면 의미 있는 죽음이고, 황궁과 싸우다 죽으면 무고한 희생이오? 기준을 알 수가 없군.”


진천의 말에 이건이 이를 악물며 외쳤다.


“닥쳐라! 사악한 마교도 놈의 세치혀에 놀아날 생각 없으니!!”


“마교도라... 이보오 장문인. 나는 지금껏 무고한 생명을 해 한 적이 없소. 저런 악인들은 그냥 보내고, 죄가 없는 나를 죽이려 하는 건 본교와 화산파의 원한 때문이오?”


“닥쳐!!! 네놈의 존재 자체가 거악(鉅惡)이다!”


“아니, 내 말은...”


후와아아아악!


이건의 시퍼런 장력이 진천의 전신을 난도질하며 휘몰아쳤다.


진천이 그 구덩이에서 멀쩡하게 올라온 순간부터 이건은 이미 이성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젠장!’


진천은 자신에게 전쟁을 억제할 힘이 있음을 알리고자 정체를 밝혔지만, 마교의 손에 스승은 물론 부모와 형제, 사형제들을 모두 잃은 이건의 과거는 알지 못했다.


천마신교와 무림의 역사를 책으로 읽긴 했지만 그 안에서 직접 살아 숨 쉬는 이들의 감정은 전혀 몰랐기에 지금 이건의 비이성적인 행동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퍼억! 퍼억! 꽈드드드득!


화산 전체를 뒤덮고도 남을듯한 매화가 한 잎 한 잎 살벌하게 휘몰아치며 진천을 중심으로 엄청난 회오리를 형성했다.


꽃잎 하나하나가 모두 화경의 고수가 뽑아낸 강기의 결정체.


내공 뿐 아니라 자신의 선천진기 까지 모두 끌어다 쓰나 싶을 만큼 그의 공격에는 막연한 간절함 마저 느껴지고 있었다.


꽈아아아앙-!


그렇게 한동안 빈틈없이 몰아치던 그 매화의 틈에서 강기 수백다발이 터져나왔다.


퍼버버버벅!!


마치 실같이 미세한 그 강기다발은 굉음을 내며 이건이 흩뿌린 매화를 모조리 소멸시켰다.


그 광경에 소호연은 떡 벌어진 입을 닫지 못하고 홀로 중얼거렸다.


“어... 어찌 장문인의 공력이 저리 허무하게...”


화산파는 여느 도가와 달리 깨달음이나 만물의 조화 보다는 강공에 치우친 검법으로 유명했기에, 화산파 장문인의 절기인 천경매화만파(天競梅華萬破)의 위력은 다른 화경의 고수가 펼치는 공격의 평균을 한참 넘어섰다.


이처럼 적어도 공격력 하나만큼은 누구보다 자부심이 강한 화산이었기에, 이건의 공력이 이리도 허무하게 흩어지는 광경은 단번에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 화산파 도인들의 표정을 살핀 진천이 안타까운 표정으로 이건을 바라보며 말했다.


“부탁이오. 검을 거두시오.”


이건은 자신이 전력을 다해 쏟은 공격에도 멀쩡한 진천을 보며 속으로 경악성을 내질렀지만, 혼신의 힘을 다해 그것을 갈무리 하며 다시 검을 올려들었다.


“진짜 교주인가...”


“진짜요.”


“그렇다면... 나는 오늘 너와 동귀어진 하겠다. 팔 하나라도 가져간다면 밑지는 것은 아닐 터.”


“...”


“흐아아압!”


이건의 검에 둘러졌던 새파란 강기가 순간 붉은색을 띄며 엄청난 열기로 공간을 베어 들어왔다.


까가가강!


진천의 흑룡검과 부딪친 이건의 검은 마치 살아있는 듯한 불꽃이 되어 진천의 급소를 향해 빨려들어갔고, 이후 진천은 그 강검을 그냥 온몸으로 맞으면서도 가만히 서있을 뿐 별다른 몸짓을 보이지는 않았다.


‘이자를 죽이면 나는 악인인가? 이자는 증오에 사로잡혀 이성을 잃고 아무런 죄도 없는 나를 죽이려 하고 있다. 허면 이자가 악인인가?’


진천은 이런 상황에서도 필사적으로 자신이 옳은지 점검하려 애를 쓰고 있었다.


‘젠장. 몰라! 죽이지만 않으면 되잖아.’


그렇게 잠시간 몰아치는 이건의 공격은 아랑곳 않던 진천이 이건의 옆구리로 느긋하게 검을 후려쳤다.


"합!!"


꽈아아앙!


"커헉!"


단단한 기합과 함께 진천의 검을 막은 이건은 단숨에 자세가 무너지며 각혈을 토했고, 진천은 곧바로 주먹을 내질러 그의 어깨를 가격했다.


쩡!!! 퍼걱!!!


진천의 주먹질에 호신강기와 어깨가 함께 박살나며 몸뚱이가 바닥에 팽개쳐진 이건.


비틀.


이건은 곧장 다시 일어나려 몸을 비척였으나, 이미 그의 핏발 번진 눈은 초점을 잃은 상태였다.


수백의 화산파와 황풍대의 무사들은 눈앞에서 펼쳐지는 이 믿기 힘든 현실에 말을 잃고 모두 검을 늘어뜨리고 있었다.


어느새 몸을 일으킨 이건은 남은 한쪽 팔로 검을 바꿔 들었지만, 전혀 엉뚱한 곳을 겨누고 있는걸 보니 이미 정신이 완전히 나간 듯 했다.


“... 화산파. 장문인을 데리고 가라. 도대체가 말이 안통...”


푸카아아악!


“??”


순간, 소호연을 비롯한 모든 화산파의 장로 십여명이 진천을 향해 검을 앞지르며 뛰어 들었다.


후우웅!


스스스슥!


파앙! 파가가각!


절정고수 십여명이 펼치는 합격진은 주변의 공기마저 산산조각 낼 듯 실로 엄청난 위력으로 진천을 덮쳐 들었다.


그들은 사방에서 숨 쉴 틈도 없이 진천을 몰아치며 악에 받친 목소리를 질러댔다.


“감히 우리 장문인을!”


“이 빌어먹을 마귀놈!”


“...”


순간, 진천은 가슴께에서 숨이 턱 막히는 것을 느꼈다.


도대체 왜?


저 고명하다는 도사들이 제 호신은 전혀 생각하지 않은 채 죽을 기세로 달려드는 것인가.


‘답답해. 이들은 도저히 말이 통하질 않아... 숨이 막힌다.’


진천은 갑자기 끓어오르는 짜증을 간신히 억누르며 장로들의 공격을 쳐내지도 않은 채 멍하니 서 있었다.


‘나는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분노만 표출하지?’


훙-


어느순간 도저히 귀찮아서 못 참겠다는 얼굴로 무심코 검을 휘두른 진천.


서걱.


푸하악!!!


그와 동시에 옆에서 수도없이 진천의 어깨를 난도질 하던 장로의 몸이 사선으로 갈라지며 그 틈으로 피분수가 터져나왔다.


"끄륵..."


“금장로! 으라아아아악! 이 쳐죽일 놈아!!!”


그 광경에 분노를 토해내듯 내지르는 소호연의 공격이 더욱 맹렬해졌다.


‘제발 그만해... 사람 말을 좀 들으란 말이야... 제발 멈춰.’


실제로 지금 진천의 호흡을 막는 것은 강기다발의 난무로 인한 산소부족 같은게 아닌, 그들의 억지와 불통이었다.


화산의 거대한 분노와 증오, 살의가 진천을 서서히 공황상태로 몰아가고 있었다.


휘청.


순간, 아찔한 어지럼증을 느낀 진천의 몸이 크게 휘청였다.


“제발... 그만... 숨을 쉴 수가...”


진천이 팔을 앞으로 내밀며 휘몰아 치는 검을 잡으려 했지만, 그 모습에 자신들의 공격이 먹힌다고 여긴 장로들은 더욱 맹렬한 공격을 퍼부었다.


‘아... 숨, 숨을 제발...’


후웅!


파각!


진천의 허우적대는 손짓 한번에 가장 선두에서 진천을 공격하던 소호연의 머리가 터져 나갔다.


후두두둑.


진천과 주변 모든 장로들의 머리 위로 소호연의 뇌수와 피가 쏟아져 내렸고, 장로들은 잠시 공격을 멈추고 머리가 없어진 채 부들대는 소호연의 몸뚱이를 바라봤다.


정신없이 몰아치던 공격이 멈추자 진천은 눈을 감고 크게 심호흡을 시작했다.


‘쓰읍- 후- 쓰읍- 후-’


그렇게 열번쯤. 아주 깊게 숨을 들이쉬고 내신 진천이 천천히 눈을 뜨며 말했다.


“이제 제발 그만 하시오. 말했듯 나는...”


후웅!


쩌어어엉! 쩌엉!


‘아...’


“스승님을! 으아아아아악!”


“화산파 제자 전원! 장로님과 스승님의 원수를 참하라!”


“으아아아아! 이 빌어먹을 괴물새끼! 네놈이 스승님을!!!”


“끄아아아아아아! 죽어어어!”


이번엔 저 뒤에 있던 화산파의 제자들까지 피눈물을 흘릴 듯 원통한 얼굴로 울부짖으며 진천을 향해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아. 제발 생각을 해. 억지를 부리며 나를 죽이려 한건.... 악인은 너희들 이잖아. 왜 단 한명도 생각을 안하는 거지.. 왜 말리지 않는거야...’


턱.


다시 숨이 턱 막힌 진천의 눈앞이 흐릿해지고 헛구역질이 올라왔다.


“우욱!”


몰아치는 강기와 검기, 공력장의 한가운데서 진천은 입에 올라온 쓴물을 뱉어내고 몸을 곧장 세우며 검을 쥔 팔을 크게 휘둘렀다.


진천의 검에서 반경이 5장은 넘는 반월형의 강기가 쏘아져 나갔고, 그 강기의 범위에 닿은 화산파의 무인 20명은 순식간에 맞은 부위를 기준으로 둘로 나뉘며 땅으로 무너져 내렸다.


“이이이익...! 제발... 제발 죽어라아아아!


이번엔 진짜로 눈에서 피눈물을 흘리며 자신에게 달려드는 무사를 본 진천은 또 다시 올라오는 역겨움을 간신히 참아냈다.


그리고 뭔가를 깨달았다.


“아. 이것들은... 사람이 아니구나. 벌레...”


후웅-


퍼어어어억!


"벌레."


퍼억! 퍼억!


스겅!


“끄으아아악!”


진천은 검을 휘둘러 주변의 무사들이 떨어져 나가 공간이 빌 때 마다 숨을 한번 씩 크게 들이 쉴 수 있었다.


“빨리... 공기를 깨끗하게 해야... 벌레들을 다 치워야 내가 숨을...”


퍼억! 채애애앵앵!


꾸드득!


검질 한번에 심호흡 한번을 끊임없이 반복하던 진천은 어느새 800명에 가까운 화산파 고수들의 숨을 끊어놓은 상태였다.


도저히 상승의 무공이라고는 볼 수 없는 진천의 몸짓.


화산파 무사들의 숨을 끊은 것은 거창한 초식이나 수싸움, 치열한 공방 따윈 없는 그저 단순한 베기, 찌르기, 주먹질과 발길질이었다.


‘아아. 그냥 한 번에 쓸어 버리고 싶다...’


진천은 물이나 바람, 불을 이용해 백명이든 천명이든 한번에 흔적도 없이 쓸어버릴 수 있었고,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도 정말 굴뚝 같았지만 부교주를 떠올리며 간신히 참고 있었다.


‘부교주님이 쓰지 말라 그랬으니까... 후... 답답하다... 아, 그러면...’


순간, 진천의 검에 무려 10장 길이의 어마어마한 검기가 치솟아 올랐다.


“일단은 이걸로...”


마치 전설속의 여의봉 같이 길어진 그의 검이 전방을 빠르게 횡으로 휩쓸자, 순식간에 100명이 넘는 무사들의 몸이 두동강으로 나뉘며 꼬꾸라졌다.


“오. 쓸만한데.”


"끄르르륵...."


후웅! 훙!


진천의 장검이 대여섯번 더 장내를 휩쓸자 어느덧 화산파의 무사는 50여명이 채 남지 않았고, 그들은 몰살을 피하려는 듯 여기저기 산개하여 진천을 노려볼 뿐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후... 아, 이제 숨이 좀 편하다. 아 이제 좀 살겠네!”


정말 기분이 좋은 듯 씨익 웃은 진천이 남은 화산파의 무사들을 바라봤다.


“어서 와라!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귀찮게 하지 말고!”


진천의 외침에 새하얀 무복이 동료들의 피로 새빨갛게 물든 무사 하나가 진천에게 터벅터벅 다가왔다.


“흐흐. 악귀놈... 네놈의 악행은 지옥에 가서도 다 갚지 못하리라.”


진천은 너무 어이가 없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무슨 말을... 쓰레기는 너희들 이잖아.”


진천의 말에 화산파의 무사의 얼굴이 기이하게 일그러졌다.


“뭣!!”


“엉?? 이거 진짜 벌레새끼네... 지들이 뭘 잘못했는지도 몰라?”


“큭... 이미 우리의 무사들이 상당수 빠져나갔다. 전 중원은 물론 황실까지 네놈의 미친 짓을 알게 될 거야. 마교가 중원정복을 하려하니 이제 황궁과 무림맹의 연합은 기정사실. 중원 역사엔 마교의 흔적 조차 남지 않을 것이다. 큭큭...”


진천은 순간, 그 무사에게 엄청난 증오를 느꼈다.


“... 도대체 너희는 상식이란게... 나를 죽이려 해놓고 실패하니 내 책임으로 돌려 전쟁을 일으키겠다고? 그리고 복수할 생각에 좋아해? 그 수십만의 희생과 남은 가족들의 고통은...”


“미친! 네가 오늘 죽인 동도들을 봐라...!!!! 이...이...!”


진천은 자신이 평생 지켜온 정의와 상식의 선이 부정당하는 기분에 울화가 치밀었다.


“아니, 나도 가족이 있어. 너희가 먼저 날 죽이려 달려 들었잖아. 내가 몇번이나 그만 두라고 부탁했는데... 내가 죽지 않은 것이 잘못이냐? 내가 약했다면 난... 온몸이 조각나서 죽었을 텐데. 두번다시 가족을 만나지 못했을텐데. 너희는 정말... 도저히 말이...”


스각.


화산파 무사의 말에 정신이 아찔해진 진천은 성급히 검을 휘둘러 그의 목을 잘라냈다.


후웅!!!


이후 남은 화산파 무사들 50여명을 순식간에 정리한 진천은, 여전히 쓰러져 있는 이건의 앞으로 다가서 가만히 그를 내려다 봤다.


"장문인. 화산과 본교간 어떤 원한이 있는지는 모르나 그것은 먼 과거의 일이며 나와는 하등 상관이 없소. 그런데 그대는... 후- 나는 그들의 후손도 아니기에 당신의 억지스러운 분노를 받아줄 수가 없어. 잘 가시오."


투둑.


쓰러진 이건의 목이 몸뚱이와 분리되었다.


잠시간 피를 울컥이는 그 시신을 바라보던 진천은 몸을돌려 여전히 옴짝달싹 못하고 멍하니 서있는 황풍대 무사들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황풍대는 진작 도망을 가려 했으나, 자신들을 노리고 있는 마교 고수들의 포위망을 뚫지 못할것을 깨닫고 완전히 체념한 상태였다.


“여기 대장 놈... 지학? 이랬나? 가까이 와라.”


“...”


지학이 진천을 노려보며 한걸음 움직이자 진천이 흑룡검을 가볍게 들어올리며 말했다.


“너도 똑같은 놈이지. 뭐? 안타까운 일?"


“난...”


퍼억!


지학의 머리를 주먹질 한번에 터뜨린 진천이 느릿한 고개짓으로 황고를 바라보자, 그 시선을 받은 황고는 곧장 바닥에 검을 떨구며 떨리는 고개를 조아렸다.


“사...살려 주시오... 교, 교주...나, 나는 살고 싶소...”


그 비굴한 태도에 진천은 저도모르게 미약한 탄성을 흘렸다.


“허어. 세상에...”


“...”


순간, 왠지 온몸에 진이 다 빠진 듯 엄청난 피로를 느낀 진천은 터벅걸음으로 황고를 향했다.


그는 지금 마교 교주로써의 위엄을 연기할 기운도 없었다.


“너는 안 죽인다... 범인 여섯 놈은 사지를 자르고 눈을 뽑은 후 살게 할 것이고... 나머지 놈들은 별 죄가 없으니 그냥 보내주마. 제발 착하게 좀 살아... 황궁의 무사가 어찌...”


무려 마교 교주가 '착하게 좀 살아' 라고 했는데, 전부 겁에 질려 정신이 나가서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했다.


진천은 내심 황풍대 무사들도 다같이 달려들지는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그들은 진천에 대한 두려움에 더해 황고에 대한 경멸, 그리고 살 수 있다는 희망을 담으며 슬금슬금 물러서고 있었다.


진천의 말에 황고를 비롯한 범인 6명은 온몸을 덜덜 떨었고, 개중엔 오줌을 지리는 이들도 있었다.


“황고.”


“...! 네...네...”


“이정도면... 내게 힘이 있는 것이 맞나?”


“차,차,차! 차고 넘치십니다!”


“그런가. 사실 난 아직도 잘 모르겠어.”


“...히익!! 사, 살려만... ”


“장광!”


후우우우욱! 후웅!


터더덕!


엄청난 파공음이 화산에 울려퍼지자, 곧바로 장광과 수하들이 진천의 주위에 하나씩 내려섰다.


“지혈하고... 눈알 뽑아라.”


“존명.”


“자... 잠깐!!!”


스스스슥 휘잉-


터더더덕!


점소이와 마찬가지로 진천의 흑룡검이 눈깜짝 할 새에 황고의 사지를 잘라냈고, 순식간에 달라붙은 장광이 피가 쏟아지지 않게 잘린 사지를 지혈한 후 황고의 눈알을 뽑아냈다.


“여기 나머지 다섯 놈도 똑같이 만들고. 황풍대 무사들은 살려줘라.”


“존명.”


연비대의 무사들이 절도있는 움직임으로 검을 휘두르기 시작하자 곧이어 하늘을 찢을 듯한 비명이 화산의 하늘에 울려 퍼졌다.


어느새 주황 빛 노을이 번진 화산의 하늘은 무슨일이 있었냐는 듯 너무도 잔잔한 구름을 흘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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