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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박욜레 님의 서재입니다.

백조의 시대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드라마

완결

박욜레
작품등록일 :
2021.01.02 21:31
최근연재일 :
2021.02.22 13:58
연재수 :
66 회
조회수 :
2,259
추천수 :
2
글자수 :
351,184

작성
21.02.18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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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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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64화 - 마지막 발악(1)

DUMMY

마르실은 홍류궁 내부로 들어갔다. 강신은 절망한 듯 한 얼굴 표정이었다.


“10년만이로군, 자네가 숙부에게 대관식을 해 달라고 소리를 치던데 엊그제 같은데.”


강신은 숨을 크게 골랐다.


“국사 어른.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정말 제 아들이 죽었습니까?”


“죽었다네. 다리가 베이고 가슴이 베이고. 등이 찔리고. 같이 들어온 좌대신도 마찬가지이지.”


“아아아......”


강신이 절망을 하자 마르실은 강신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었다.


“이 보시게. 강신. 이제 자네의 세상은 모두 끝이 났어. 자네의 권력과 위세는 무너지고 자네 주변의 사람들은 모두 자네를 떠났네. 모든 것이 끝났다. 이런 말이야.”


“....”


“그래도 자네는 슈스키 가문의 장자요, 국태조의 후손일세. 내 어찌 자네를 자네 아들처럼 비참하게 죽게 하겠는가?”


“저는... 저는! 왜 죽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왜 이리 무너져야하는지 말씀입니다! 저는 한강 상국을 죽이려고 하지도 않았고 국태왕을 시해하려한 적도 없습니다. 모든 죄라면 제 아들 동인에게 있지 않겠습니까?!”


강신의 변론에 민수는 옛 일을 상기시켰다.


“있었나? 자네는 숙부를 도와 지금의 황제 폐하를 몰아냈고 민심이 이반되자 결국 죽어가는 자네 숙부를 매몰차게 몰아내고 어둡고 추운 탑에 가두었네.”


“그것이 죄라는 말씀입니까?! 저는 10살 때 숙부님에게 당주 자리를 빼앗겼습니다! 저는 숙부님이 싫었다는 말씀입니다!”


"그랬겠지. 하지만 자네는 숙부 레오를 몰아내고 지금의 황제 폐하를 모셔오기는 커녕 박사 황태자를 세워서 황실의 분란을 가져왔어. 자네 역시 황실의 일문이 아니던가? 자네는 상황에 맞추어 마음을 바꿔가며 일신을 보존해 왔어."


"아닙니다! 아닙니다! 이 모든 것이 나라를 위한 일 입니다!"


강신은 다가온 죽음 앞에 자기 합리화를 하였다.


“모든 것이 자네의 업보일세. 모두가 자네의 죄야. 지금 자네가 내게 하는 말은 살기 위한 자네의 변명이 아니던가? 권불십년이라 권력은 오래가지 못하는 법이야. 특히나 자네는 편을 들어주는 사람은 적고 적은 많은 사람이었으니 이미 예견 된 일이지만...”


강신은 마르실의 말에 아무 것도 말 조차도 하지 못했다.


“어차피 자네를 지켜 줄 군사도, 사람도 아무도 없네. 여길 나가게 되면 자네는 죽은 목숨이야. 스스로 자네의 목숨을 끊는 것이 슈스키 왕자님으로부터 시작 된 이 가문의 마지막 명예를 지키는 게 아니겠나? 부디 잘 생각 해 보시게.”


하지만 강신은 마르실에게 말했다.


"이 대로 무너질 수는 없습니다. 제 모든 것을 잃더라도 이렇게 비참하게 죽을 수는 없습니다."


살려는 의지가 확고한 강신을 보고 마르실은 쓴 웃음을 지었다.


"이거 참, 어쩌자는 게야?"


"국사 어른께오서 제 살 길을 열어 주시오소서. 저를 살려주시오면 이름없는 부랑자로 살아가더라도 죽는 날까지 국사 어른의 은혜는 잊지 않으오리다."


"정녕 살고자 하는가?"


"살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하겠습니다. 제 권력을 모두 잃고 아들도 잃었습니다. 제가 뭘 더 바라겠습니까? 제가 살아남았다고 한 들 누가 저를 따르겠습니까? 제가 여기서 살아서 나간 들 저는 산 사람이 아닐 것 입니다."


"살아도 산 것이 아니라?"


"그렇습니다. 국사 어른께오서 잘 아시지 않습니까?"


마르실은 다시 한 번 강신에게 물었다.


"그걸 아는데도 살고자 하는가?"


"살고 싶습니다. 이대로는 억울하여 죽을 수가 없습니다. 황실도 태후 폐하의 승하하심을 거짓으로 빙자하여 저를 죽이려고 하였습니다. 죽더라도 정정당당히 죽지 못할 바에는 살 것입니다."


"....."


마르실은 한참을 고민하였다. 1분이 넘게 정적이 흘렀고 밖에서는 군사들의 함성소리만 들렸다. 마르실은 고민 끝에 이야기 했다.


"자네가 살고자하니 어쩌겠나. 시간이 없으이. 자네는 비밀통로로 해서 나가시게. 내가 알기로는 홍류궁에서 밖으로 통하는 문이 있지 않던가?"


"하오시면 저를 살려 주시렵니까?"


"살고 싶다니 살려 줘야지, 다만 이 세상과는 연을 끊고 사시게나. 자네는 모든 미련을 버리고 이 속세는 잊어버려야 할 것이야. 오늘 자네와 나는 보지 않은 것으로 하세."


"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강신은 연신 절을 하더니 몰래 비밀통로를 통해 밖으로 빠져나갔다. 강신은 죽음 앞에서 다시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강신이 비밀통로를 향해 한 계단 걸어 내려갈 때 마다 그의 위신과 명예는 내려가다 못해 바닦으로 곤두박칠 쳤다. 마르실은 혼자서 말했다.


"강신이 어찌 속세와 연을 끊고 살까..... 이 미련하기 없는 마음을 어찌할꼬...."


조금 뒤, 마르실이 홍류궁에서 나왔다. 이로는 말에서 내려 대문에서 걸어나오는 마르실을 부축했다.


"어찌 이리 늦으시옵니까?"


"없어."


"없다니요?"


"섭정은 이미 도주하고 없네. 홍류궁을 걸어 돌아다녀도 사람의 인기척이라고는 하나도 없네."


마르실 말 대로라면 참으로 홍류궁의 그 위대함은 온데간데 사라진 것이다. 강신이 도망치지 않았다고 생각 해 보자. 강신은 자신을 위해 죽어주거나 지켜주는 이 없이 비참하고도 쓸쓸하게 죽었을 것이다.


도리와 이로는 큰 충격에 빠졌다. 이윽고 도리는 이로에게 말 했다.


"왕자님. 아무래도 안으로 들어가 샅샅히 수색을 해야겠습니다."


"그러시죠. 중대신께서 군사를 데리고 먼저 들어가십시오. 뒤따라 가겠습니다."


이로와 도리는 군사 400여명을 홍류궁 안으로 데리고 와서는 홍류궁을 샅샅히 뒤졌다. 하지만 이들은 강신을 찾기는 커녕 비밀통로의 존재 자체도 알아내지 못하였다.


홍류궁을 뒤짐하느라 숨을 헐떡이던 이로가 도리와 강신의 집무실로 들어왔다.


"중대신, 아무래도 강신 그 사람이 도망을 간 것 같습니다."


"걱정 마십시오. 도망가 봤자 사대문에서 잡히고 말 것입니다."


"일단 황궁으로 가서 폐하께 이 사실을 주달하고 황명을 다시 받는게 좋겠습니다."


"왕자님 말씀이 옳으십니다. 그리 하시지요."


도리와 이로는 급히 말머리를 돌려 마르실 국사를 마차에 태워왔다. 이미 그 때 동인과 주진은 목이 잘려 대역죄인이라는 글씨가 쓰인 채 목이 걸려 많은 이들이 지나가며 보게 되었다. 그들은 마르실을 황궁 전각에 모셔다 놓고 다시 제명전으로 왔다.


제니는 급히 달려온 두 사람에게 물었다.


"중대신, 섭정은 죽이셨소? 생각보다 빨리 오셨구려."


도리는 마음을 다 잡고 제니에게 말했다.


"폐하,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섭정 강신이 이미 도주를 하였습니다."


"무엇이?! 그럼 그 대역무도한 역적이 미리 알고 있었다는 말이 아닌가?"


"그러하옵니다. 폐하. 감록국사께서는 어디에 가셨습니까? 그 분과 의논을 좀 해 보아야겠습니다."


하지만 경수 왕자는 이미 제르녹이 떠났음을 알렸다.


"중대신이 찾는 감록국사께서는 전권대신과 이미 경도를 떠나셨소. 아마 지금 쯤 막 사대문을 나서고 있을게요."


제니는 한참 머리가 복잡했다.


"강신 그 자가 살고서 어찌 짐이 편히 잠 들수 있단 말입니까?! 이를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그 자를 어서 잡아 와야하지 않습니까?"


제니는 강신이 살아서 나중에라도 그 세력을 키워 경도 백조성으로 진격해 올 것이 두려웠다. 10년 전에 레오에게 쫒기듯이 도망 가 다시 권토중래해서 돌아 온 자신처럼 말이다. 그러자 평도 국태왕이 말하였다.


"폐하, 어차피 강신은 영지도 잃고 권위도 잃고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전국에 수배령을 내려 섭정을 잡아 바치는 자에게 큰 상금을 거신다면 오래지 않아 강신은 폐하께로 잡혀 올 것 이옵니다."


"숙부의 말씀대로 정녕 그렇겠습니까?"


"소신은 그리하신다면 강신이 얼마되지 않아 잡혀 오리라고 확신하나이다."


평도 국태왕의 확신에 제니는 명령을 내렸다.


"전국에 역적 강신의 수배령을 내려 어서 그를 잡아오라고 하시오! 그를 잡아오는 자는 식읍 5천호를 하사하겠소!"


식읍 5천호. 백조제국에 다섯 손가락에 꼽는 대공들이 가진 식읍의 3분의 2가 아니던가. 제니는 강신을 잡는데 있어 엄청난 상금을 걸었다.


몇 시간 뒤, 강신은 몸을 거지처럼 완전히 위장한 채로 시전거리를 돌아다니다가 황궁 언저리에 왔다. 그는 좌대신 주진의 목과 더불어 걸려있는 아들 동인의 수급을 보고 말 없는 오열을 했다.


'아아아.... 저것이 정녕 내 아들 동인이의 수급이라는 말 인가....? 내 아들이 나 때문에 저렇게 죽었다는 말인가....? 아니면 내 아들 때문에 내가 이 신세가 되었다는 말인가....!'


강신은 자신이 저질렀던 악행과 동인이 저지른 악행들이 맞물려 자신의 처지가 이지경에 이르렀음을 그제서야 알아차렸다. 하지만 강신은 비참하게 살아서라도 복수를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


다시 그는 길을 가다가 벽보에 자신의 목에 식읍 5천호가 걸려있음을 보았다. 벽보에는 강신의 자세한 인상착의가 세밀하게 적혀져 있었다.


● 두 눈은 크고 푸르며, 머리색은 붉은 빛이 감돈다

● 수염은 가늘고 적으나 길이가 길어 턱을 덮으며 콧수염은 짧은 편이다.

● 코가 오똑하며 이마와 미간에 약간의 주름이 져 있다.


※ 대역 죄인 강신은 잡아오는 사람에게는 식읍 5천호를 내리겠다.


- 백조제국 황제 제니 -


'내 목에 식읍이 5천호나 걸려있다니. 내가 여기에 머무르다가는 살아 남기 어렵겠구나.'


강신은 그렇게 주변 동태를 혼자서 살피다가 오후 5시가 되어서야 사대문으로 왔다. 하지만 사대문에서는 강도높은 검문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강신은 어떻게든 살고자 칼을 꺼내어 몰래 자신의 수염을 잘라버리고 모자를 깊게 눌러쓴 채로 고개를 숙여 지나갔다.


"...."


하지만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린 병사가 그를 붙잡았다.


"잠깐! 거기 모자 눌러쓴 부랑자는 돌아 서시오!"


"왜 그러시오?"


병사는 강신의 고개를 돌려 그의 얼굴을 확인하였다. 의심이 가는 병사는 동료를 불렀다.


"여보시게. 이 사람 섭정과 닮지 않았나?"


하지만 강신은 아까 통로를 빠져나와 머리가 헝클어져 처참한 몰골에 수염까지 자른 터 인지라 동료 병사는 그가 강신임을 채 알아차리지 못하고 보내주었다.


"닮기는. 꾀죄죄한 얼굴 생김새 하며 수염을 보시게나. 이게 어디를 봐서 섭정이던가? 어서 가 보시오."


"고맙습니다."


강신은 몰래 빠져나와 밖에 있던 말 상인에게서 황금 한 덩이를 주고 말을 사 그대로 밤새 어디론가 달려갔다.


"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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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백조의 시대 1부 등장인물 정리 21.01.02 94 0 -
66 65화(마지막회) - 마지막 발악(2) 21.02.22 49 0 17쪽
» 64화 - 마지막 발악(1) 21.02.18 23 0 11쪽
64 63화 - 신묘의 변(5) 21.02.17 41 0 16쪽
63 62화 - 신묘의 변(4) 21.02.12 30 0 12쪽
62 61화 - 신묘의 변(3) 21.02.09 38 0 9쪽
61 60화 - 신묘의 변(2) 21.02.08 27 0 10쪽
60 59화 - 신묘의 변(1) 21.02.08 26 0 15쪽
59 58화 - 두 날개를 잃은 강신(5) 21.02.06 38 0 11쪽
58 57화 - 두 날개를 잃은 강신(4) 21.02.06 40 0 15쪽
57 56화 - 두 날개를 잃은 강신(3) 21.02.03 27 0 15쪽
56 55화 - 두 날개를 잃은 강신(2) 21.02.01 31 0 14쪽
55 54화 - 두 날개를 잃은 강신(1) +2 21.01.31 47 1 14쪽
54 53화 - 초강수 21.01.29 43 0 19쪽
53 52화 - 암살(4) 21.01.27 33 0 15쪽
52 51화 - 암살(3) 21.01.27 38 0 10쪽
51 50화 - 암살(2) 21.01.25 34 0 16쪽
50 49화 - 암살(1) 21.01.24 36 0 15쪽
49 48화 - 소우즈 강(2) 21.01.23 29 0 17쪽
48 47화 - 소우즈 강(1) 21.01.21 28 0 12쪽
47 46화 - 동인과 이로 21.01.15 40 0 15쪽
46 45화 - 슈베리안 대전(7) 21.01.15 41 0 16쪽
45 44화 - 슈베리안 대전(6) 21.01.14 34 0 14쪽
44 43화 - 슈베리안 대전(5) 21.01.14 32 0 17쪽
43 42화 - 슈베리안 대전(4) 21.01.13 69 0 19쪽
42 41화 - 슈베리안 대전(3) 21.01.13 3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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