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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박욜레 님의 서재입니다.

백조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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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박욜레
작품등록일 :
2021.01.02 21:31
최근연재일 :
2021.02.22 13:58
연재수 :
66 회
조회수 :
2,266
추천수 :
2
글자수 :
351,184

작성
21.02.06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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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58화 - 두 날개를 잃은 강신(5)

DUMMY

관직의 개편 소식을 들은 강신은 주진을 불렀다.


“축하하오. 도평사. 이번에 그대가 좌대신이 되었어요.”


강신은 자신이 좌대신이 되었다는 소식을 강신에게 처음 들었다.


“제가 좌대신이라니요?”


“예정대로 평도 왕자가 상국이 되었습니다만 내대신은 대신관이 그대로 수도 방위사령관을 겸해서 맡기로 되었습니다. 그런데 저 쪽에서 우리를 홀대한다고 생각했는지 도평사에게 좌대신을 맡긴다고 합니다.”


“으음. 그럼 달라진 건 없군요. 저들이 상국직을 차지 하는 것도 경도의 군권을 쥐고 있는 것도 말입니다.”


강신은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았다. 특히나 상국이 한강에서 평도 왕자로 바뀐 것에서 말이다.


“그렇지요. 변한 게 없어요. 그래도 이것만 해도 어딥니까? 평도 왕자가 상국이 되었으니 우리와 친하게 지내려고 노력을 할 거 외다. 허허허.”


강신의 웃음도 잠시. 주진은 강신을 두고 박사에게 문안을 갔는지를 물었다.


“합하. 그건 그러하고 황태제 전하의 병문안은 가 보셨습니까?”


“글쎄요.. 깨어나지를 않으셨으니 가 봤자 싶어서 이리 앉아 있소.”


주진은 조금씩 앞을 내다보고 있었다.


“내주로 한 번 찾아뵈십시오. 황태제께서 황실의 보호를 받고 계시는 게 저는 영 불안합니다. 그것이 결국에는 황태제 전하와 합하를 떼어 놓으려는 계획이 아니겠습니까?”


“알겠소. 일단 좌대신께서는 동인이를 잘 도와주세요.”


“예. 합하.”


주진이 동인을 찾아가자 동인 역시나 인사를 했다.


“축하드립니다. 좌대신.”


“감사합니다. 가섭정, 축하를 해 주셔서.”


“근데 좀 아쉽기는 합니다. 내대신 직을 저쪽에 뺏겼으니 말입니다.”


“그래도 좌대신은 공부, 이부, 형부의 3대신을 통할하는 직분이니 문제가 없습니다.”


“이부를 틀어쥐게 되었으니 인사권은 문제가 없겠습니다?”


“꼭 그렇지많은 않습니다. 공경대신 직과 병부에 관한 것은 이부에서 소관하지 못하는 상위 직입니다. 해서 하급 관리들을 죄다 이번에 우리 쪽 사람들로 채울까 생각 중입니다. 그러면 저 쪽도 압박을 받을 겁니다.”


동인은 주진의 생각을 옳게 보았다.


“좋으신 생각이십니다. 나도 어서 아는 사람을 좌대신께 천거해 올리지요. 좌대신께서 조정을 장악해 장차 저를 도와 주십시오.”


이렇게 주진이 조정을 장악하려는 음모를 꾸미는 사이, 7월 3일. 오랫동안 혼수상태이던 박사가 깨어났다. 박사는 조이와 제니, 그리고 모든 대신들이 보는 가운데 눈을 떴다.


“어머니....”


“박사야! 정신이 좀 드느냐?”


박사는 오랜 잠에서 마치 깨어난 듯이 계속 말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난 것 입니까...?”


“네가 2달 가까이 이러고 있었단다. 그러게 왜 타지도 못하는 말은 타서 이 애미의 속을 태우는 게냐.”


제니 역시나 진심으로 박사를 걱정했었다.


“그래. 어머니께서 얼마나 걱정을 하신지 아니?”


“심려를 끼쳐드려 송고하옵니다. 폐하.”


박사는 좌우를 살짝 힐끔 보았다.


“조금 쉬고 싶습니다. 폐하. 섭정만 남아 주시고 다들 물러가 주세요.”


“그래. 그렇게 하거라. 자 다들 가십시다.”


조이의 명으로 모두 비켜 나가자 강신만 홀로 남았다. 박사는 강신에게 그 동안의 사정을 다 들었다. 박사는 비티가 죽은 것을 안타까이 생각했다.


“내대신께서 돌아가시다니.... 마음이 편치 않으시겠습니다.”


“예. 전하. 아직도 그 분이 제 옆에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나마 다행히도 도평사를 맡아보던 주진공이 좌대신이 되었습니다.”


"그... 그렇군요."


박사는 대화를 하고 고개를 돌리는 것 외에는 거의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몸이 아직도 많이 편찮아 보이십니다."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어요. 몸이 굳어버린 것만 같습니다.”


“다른 데는 어떠하시옵니까?”


“모르겠습니다.... 그냥 몸이 예전 같지가 않아요.”


박사는 긴 대화도 어려웠다. 결국 강신은 박사를 쉬게 끔 하고 돌아섰다.


“푹 쉬시옵소서. 조만간 또 오겠습니다.”


그 즈음, 대신들이 모인 자리에서 조이와 제니는 어의에게 박사의 상태를 설명 듣고 있었다. 조이는 의원에게 물었다.


“박사의 상태가 어떠하다는 말이오?”


“기력이 나날이 쇠약해지고 계시옵니다.”


“그럼 약을 써서라도 기력을 되살려야 할 게 아닌가?”


“태후 폐하. 아뢰옵기 송고하오나 약을 써도 몸에서 받지를 않는데다가.. 본인께서 기력을 회복하기를 거부하고 계시는지라... 이는 마음먹기 따른 것이옵니다.”


뒤에서 대신들은 무덤덤하게 보았다. 조금 뒤. 평도 왕자와 경수는 단 둘이서 몰래 물러서 이야기를 했다.


“사돈. 이제 모든 게 된 것 같지 않으십니까? 제가 보기에도 박사는 오래 살 것 같지 못합니다. 이제 박사가 죽고 나면 섭정가를 모두 숙청하고 내 아들인 이로를 하루라도 빨리 황태제로 추대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음... 그리 되면 사돈께선 상국 겸 국태공이 되시겠군요. 저는 국구가 되는 거고요. 그런 자리가 얼마나 불편한지...”


이들은 말 그대로 국태공과 국구라는 자리를 탐 내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평도 왕자는 계속해서 경수 왕자와 대화를 나누었다.


“일단 이로를 추대하는 것은 차일로 두더라도 바로크니와 슈베리안에 각각 연락을 해서 일을 꾸밀 사신들을 보내달라고 요청해야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야 섭정을 죽일테니까요. 대칸은 제 선에서 부탁을 드렸습니다만 바로크니 제국은 어떻던가요?”


“그 역시 사돈께서 맡으셨으면 좋았겠지만 제가 따로 선을 넣어보니 바로크니 제국의 리베 황제께오서 상장군을 사신단이 오는대로 일이 끝나면 돌려 보내 드린다고 했더니 흔쾌히 윤허하시면서 전권대신을 보내주신다고 했습니다.”


“음... 조금 기다려 보십시다. 이제 그 날도 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7월 18일 아침. 다시 모든 사람이 박사에게 왔다. 박사는 조이의 손을 잡았다. 박사는 예전에 떠나간 사람을 이야기 하며 자신의 죽음을 암시했다.


“어머니... 아버님도 상국도.. 고모님도 내대신도 다 보고 싶습니다...”


“무슨 말이냐....? 꼭 오늘 갈 것처럼 이야기 하는구나...”


“저 세상은 어떨는지 궁금합니다. 죽어서 가는 천국 말입니다...”


“쓸데없는 소리를 하는구나. 어서 나아서 일어날 생각을 해야지. 네가 나이가 얼마나 되었다고 그런단 말이냐?”


“제 몸은 제가 잘 아옵니다.. 오늘 따라 기분이 좋지 못합니다.. 쿨럭... 쿨럭..”


박사가 기침을 하자 그의 입에서 피가 튀어 나왔다. 그 모습에 조이는 놀라 손수건으로 박사의 입을 닦았다.


“아... 아니?! 각혈을 하지 않느냐?!”


각혈이라는 소리에 제니도 돌아서서 봤다.


“박.. 박사야?! 괜찮느냐?”


“어머니.... 누님.... 이제 갈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부디 먼저 떠나는 소자를 용서해 주시옵소서...”


“박사야....!”


조이와 제니가 눈물을 흘리자 박사는 강신을 불렀다.


“섭정공....”


“예.. 말씀 하시옵소서.... 황태제 전하..”


“내가 죽고 나면 섭정공께서는 폐하를 도와 나라를 잘 이끌어 가 주십시오. 내가 죽고나면 이제 더 이상의 정쟁은 그만 두세요...”


“황태제 전하....! 힘을 내시옵소서!”


제니는 잠깐 따로이 아무도 없는 곳에서 경수를 불렀다.


"신과 이런 곳에서 이야기 하실 것 이라도 있으십니까?"


“외삼촌, 부탁드릴 것이 있습니다.”


“말씀 하시옵소서, 폐하.”


제니는 시시꼴꼴 강신과 각을 세우는 경수 왕자를 걱정했다.


“박사가 죽고 나면 장례를 치루 되 절대로 어머니가 계시는 앞에서 섭정가를 제거한다느니 하는 말씀은 마십시오. 아시지 않습니까? 말들은 아니해도 한강 상국께서 외삼촌 처럼 저들과 각을 세우다가 암살 당하셨다는 사실 말씀입니다.”


“알겠습니다. 그 점 유념 하겠나이다.”


제니는 박사가 가망이 없다고 확정짓고 그 이후의 일을 경수 왕자에게 부탁했다.


“그리고 제 생각입니다만 일이 결국 이리되고 말았으니 박사가 죽은 충격으로 어머니께오서 몇 달 간 몸져누웠다가 결국 승하하신 것으로 하면 될 것 같습니다. 날짜에 맞춰서 사신들을 어서 준비 해 주세요.”


“예. 폐하. 알겠사옵니다.”


조금 뒤. 인기척이 들렸다. 안에서 소리가 들리더니 곡소리가 들려왔다.


“박사야!”


“황태제 전하!!!”


황태제 박사, 어린 시절을 귀족들에게 해를 입을까 걱정한 스완 1세에 의해 죽은 사람으로 되어 한강의 보호 아래서 10년을 살다 황제의 자리에도 앉았지만 금세 물러나 누나인 제니의 애증서린 관계로 지내던 박사. 박사는 그렇게 한 많은 생을 마감했다. 향년 31세. 죽은 시각은 1591년 7월 18일 오후 7시 35분이었다.


박사가 그렇게 세상을 떠나자 조이는 정말 몸져 누워버렸다. 박사는 가족이 없던 관계로 제니의 주도 아래 나라의 제사를 맡아보던 도리가 전 대신관의 자격으로써 장례의 상주를 맡아 처리하였다. 박사는 바로 스완 1세의 곁에 묻혔다.


“이제 모두 황태제 전하를 보내드려야 하옵니다.”


조이가 눈물을 흘리고 차마 보지 못했다. 도리는 평도 왕자, 경수와 함께 관을 땅에 묻어 흙을 덮었다. 그 순간. 20년 만에 박사는 아버지 스완 1세의 품으로 갔다.


스완 1세는 그 전에 레오를 데리고 간 것 처럼 박사를 데리러 왔다.


“아들아.. 왔느냐. 이 아비의 품으로 오거라.”


“아버님... 소자 박사이옵니다. 아버님을 20년을 그리워 해 왔사옵니다..


“이것이 모두 너의 운명이다. 내가 너에게 너무 모질게 하였다. 이승에는 미련이 아니 남았더냐?”


“아니옵니다. 이제라도 아버님의 용안을 뵈오니 미련이 없습니다.”


“그래. 박사야. 이제라도 내가 너를 따뜻하게 안아주마....”


“아버님....”


그렇게 박사는 아버지 스완 1세의 품에 안긴채 하늘로 승천해 갔다.



이제 섭정 강신을 숙청하는 거대한 오페라가 시작되려고 한다. 박사와 비티의 죽음. 바로 그것은 이제 양 날개가 꺾인 강신이 몰락하는 전주곡의 시작이었다. 이제 강신은 바람 앞의 등불과도 같은 신세가 되었다. 자신의 등불과 같은 처지에서 불을 일으켜 들불과도 같이 일어날지, 아니면 그대로 몰락해 꺼질지는 하늘만이 아는 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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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65화(마지막회) - 마지막 발악(2) 21.02.22 49 0 17쪽
65 64화 - 마지막 발악(1) 21.02.18 23 0 11쪽
64 63화 - 신묘의 변(5) 21.02.17 42 0 16쪽
63 62화 - 신묘의 변(4) 21.02.12 30 0 12쪽
62 61화 - 신묘의 변(3) 21.02.09 38 0 9쪽
61 60화 - 신묘의 변(2) 21.02.08 27 0 10쪽
60 59화 - 신묘의 변(1) 21.02.08 27 0 15쪽
» 58화 - 두 날개를 잃은 강신(5) 21.02.06 39 0 11쪽
58 57화 - 두 날개를 잃은 강신(4) 21.02.06 40 0 15쪽
57 56화 - 두 날개를 잃은 강신(3) 21.02.03 27 0 15쪽
56 55화 - 두 날개를 잃은 강신(2) 21.02.01 31 0 14쪽
55 54화 - 두 날개를 잃은 강신(1) +2 21.01.31 47 1 14쪽
54 53화 - 초강수 21.01.29 43 0 19쪽
53 52화 - 암살(4) 21.01.27 33 0 15쪽
52 51화 - 암살(3) 21.01.27 39 0 10쪽
51 50화 - 암살(2) 21.01.25 35 0 16쪽
50 49화 - 암살(1) 21.01.24 36 0 15쪽
49 48화 - 소우즈 강(2) 21.01.23 30 0 17쪽
48 47화 - 소우즈 강(1) 21.01.21 28 0 12쪽
47 46화 - 동인과 이로 21.01.15 40 0 15쪽
46 45화 - 슈베리안 대전(7) 21.01.15 41 0 16쪽
45 44화 - 슈베리안 대전(6) 21.01.14 34 0 14쪽
44 43화 - 슈베리안 대전(5) 21.01.14 32 0 17쪽
43 42화 - 슈베리안 대전(4) 21.01.13 69 0 19쪽
42 41화 - 슈베리안 대전(3) 21.01.13 3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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