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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막심! 절망용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오렌지F
작품등록일 :
2021.05.26 01:43
최근연재일 :
2021.08.12 18:05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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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66,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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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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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11.

DUMMY

인형을 바라보는 용사가 그리 좋은 기분이 아니라는 것을 짐작한 여신 테라가 눈가를 가늘게 좁혔다.


인형을 바라보던 용사가 끝내 무겁게 입을 다물자 여신은 저도 모르게 한숨을 쉬었다. 용사를 향한 실망보다는 준비되지 않은 그를 향한 아쉬움. 또한 그런 그의 성정이 지극히 인간적인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짙게 묻어나오는 한숨이었다.


‘테라에 필요한 자질은 있으나, 심성은 영웅에는 그리 맞지 않는구나.’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다.


용사로서 생명을 경시하지 않는 것은 좋다. 만인을 위하고, 구해야 하는 영웅이라면 마땅히 그래야만 하겠지. 그러지 못하면 마왕과 무에 다를까. 오히려 그런 정신의 함양은 여신으로서 바라는 바였다. 하지만 영웅은 선하기만 해선, 인간적이기만 해선 맡을 수 없었다.


정의를 위해 망설임 없이 적을 죽이는 것 또한 영웅의 업이다. 그러나 지금 자신의 눈앞에 선 그는 그 업을 감당할 만한 정신성을 함양하지 못했다.


게다가 튜토리얼에선 저런 인형들이 발에 치일 정도로 수두룩하게 튀어나온다. 애초에 인형들이 튜토리얼의 핵심이었으니 당연했다. 그런데 용사가 그들과 싸울 때마다 일일이 감정을 이입한다면 훈련을 진행하면 할수록 용사의 정신만 망가지게 될 뿐이었다.


여신은 망가진 인형을 용사로 내세울 생각이 없었다. 그럴 거였다면, 그게 가능했다면 처음부터 설명은커녕 부탁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여신으로서 명령과 강제를 통해 혹독하게 굴린 뒤 말 잘 듣는 개로 만들어버리는 게 훨씬 쉬운데 뭐 하러 그런 수고를 들이는가?


테라를 구하기 위해선 말 잘 듣는 개가 아니라 자신의 의지로 움직이는 용사가 필요하니까 그런 게 아니던가?


‘여차하면 그럴 생각도 있긴 하지만......’


이 만남을 허락한 신의 눈치가 보여도 정 급하면 손을 쓸 생각은 있었다. 그래도 어지간하면 용사의 자유의지를 존중하고 싶은 것이 여신의 마음이었다.


그래도 답답한 것은 답답한 것.


‘내가 너무 서둘렀나?’


여신은 차라리 시간을 더 쓰더라도 좀 제대로 된 후보를 찾을 걸 그랬다며 뒤늦게 후회가 들었다. 후회하긴 너무 멀리 와버렸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였지만 말이다.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어.’


어떻게든 고쳐서 쓰는 수밖에.


완전무결하면서도 또 희생정신 투철한 고결한 용사는 아니더라도 어떻게든 싸울 수 있는 수준까지는 만들어야 했다.


이때를 위해 주문한 에테르가 있으니만큼 전혀 못 써먹을 것도 아니라서 생각보다 난이도가 낮으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여차하면 최후의 수단도 남아있었으니 안 될 거라는 걱정도 없었다.


비슷한 껍데기를 썼다는 것에서 오는 생리적인 거부감이 걸림돌이긴 했지만, 그거야 일정 수준 이상의 지성체는 모두 가지는 특징이었으니 그 부분만 해결하면 다른 건 문제가 될 게 없었다. 그리고 가장 간단한 해결 방법은 강제로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아넣는 것이다.


‘과연 자신을 죽이려고 달려드는 상대에게도 지금처럼 감정을 이입할 수 있을까?’


원래라면 일반인이었던 그의 사정을 봐서 나름 적응할 시간을 두고 느긋하게 할 생각이었지만 지금 용사의 정신머리를 보건대 느긋하게 하다간 괜한 시간만 더 잡아먹을 판이었다. 이에 다소 강하게 나갈 필요성을 느낀 여신은 튜토리얼 과정을 일부 생략하기로 했다.


찰나의 순간 계산을 끝낸 여신이 곧장 인형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허름한 차림의 남자가 신기루처럼 한순간 흐릿해졌다가 다음 순간 전혀 다른 사람으로 바뀌었다.


이번에 나타난 남자 역시 머리 한구석의 나사가 빠진 듯 공허한 모습이었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불쾌감을 불러일으켰던 처음의 남자와 비교해서 입고 있는 복장의 질은 물론 전신을 감싸는 금속 갑주와 허리에 찬 무기까지 보니 복장 면에서는 아까보다 훨씬 볼만하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전면을 투구로 감싸고 있어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사람은 대개 표정변화로 타인의 감정 상태를 파악하는 것을 생각해볼 때 얼굴이 가려져 있으니 방금 전보다는 불쾌감이 상당히 옅어졌을 테다.


여신의 예상대로 새로 나타난 인형의 얼굴이 보이지 않자 용사의 얼굴에서 한결 불편함이 가신 듯 보였다.


눈대중으로 대충 인형과 용사의 상태를 보고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 여신은 시간 끌지 않고 입을 열었다.


“방금 보여준 것이 대륙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가장 보편적인 모습이라면, 눈앞의 그는 힘의 상징이죠.”


각양각색의 종족과 인외의 괴물들이 혼재된 탓에 지구와는 차원이 다른 위험도를 자랑하는 테라에서는 특별한 핏줄을 제외하면 힘이야말로 곧 권력이었다.


그렇기에 테라에서 상위계급에 위치한다는 것은 그만큼의 강함을 가지고 있다는 말과 동일했는데, 눈앞의 기사는 대륙의 상위계급 중 하나로 테라에 존재하는 고유한 힘인 마나를 마법사의 마법과는 또 다른 방식과 형태로 다뤄냄으로써 인간의 몸으론 도저히 저항할 수 없는 괴물들과 단신으로 맞상대가 가능할 정도의 힘을 체득한 초인이었다.


마왕군이 침공 중인 지금, 테라에서 산발적으로 밀려드는 마왕의 군세를 저지하는 한 축을 바로 그들이 담당하고 있었으니, 그야말로 대륙의 최정예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그들 중 최상위에 위치하는 기사를 베이스로 삼아 만들어진 것이 바로 눈앞의 그다.


힘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기사들의 최상위에 위치한 인물의 복제니만큼 머신의 점수로 치자면 최소 30점 이상은 나왔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눈앞의 존재는 원본의 복제이기 때문에 오리지널과 비교해 많은 부분에서 상당히 뒤떨어졌다.


그 탓에 60점대의 용사를 상대로는 다소 역량이 부족했지만 테라에서 수많은 전투를 겪고, 승리하며 쌓인 기술과 전투경험만은 그대로였다.


다소 육체적인 힘은 부족해도 오리지널의 뛰어난 기술을 대부분 그대로 가져온 온 덕분에 이지가 없는 인형이라도 경험 부족인 용사가 가장 처음 맞이하는 상대로서는 안성맞춤이었다.


정작 그를 상대해야 하는 용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었지만 여신은 개의치 않았다.


“그의 이력을 설명한 이유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잘 알 거라고 생각하니 길게 말하지 않을게요. 당신이 상대할 첫 번째 상대가 바로 그입니다. 할 수 있겠어요?”


할 수 있겠냐는 여신의 물음에 용사는 마른침을 삼켰다. 하지만 가만히 있을 순 없었는지 머뭇거리면서도 말문을 열었다.


“역시 죽이거나 하는, 겁니까?”


다분히 살생의 두려움이 섞인 목소리였다.


용사도 자신이 맡은 역할이 뭔지 잘 알고 있는지라 할 수 없다고는 말하지 않았다. 이런 일이 생기는 것까지 염두하고 내린 선택이었고,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고도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누군가를 죽여야 한다고 생각하니 두려움이 생겼다.


용사는 여신이 부디 죽이는 것까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줬으면 했다. 아니면 적어도 상대를 사람이 아닌 걸로 바꿔줬으면 했다.


이형의 존재라면 지구에서 창작물로 접한 게 있으니 상대하기 더 편하겠다는 생각이었고, 진짜 사람을 상대하기 전에 조금이라도 심적인 부담을 덜어두고 싶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신은 주저 없이 고개를 끄덕임으로써 그의 희망을 박살 냈다.


“물론이에요. 둘 중 하나가 행동불능이 될 때까지 싸움은 계속되겠죠. 도중에 멈추는 일은 없을 거예요. 당연히 제 쪽에서도 멈추지 않을 거고요. 그러니 싸우기 싫어도, 싸워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죽는 것은 자신이 될 것이라고, 용사를 바라보는 여신의 눈이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에테르가 있으니 정말 죽지는 않겠지만......’


실전 상대는 기사 하나만이 아니었다. 그때까지도 계속 이런 상태라면 아무리 에테르로 보호받는다 해도 나름의 아픔은 느끼게 될지도 몰랐다.


아까부터 잔뜩 얼굴을 구긴 채 갈등하는 용사를 보니 여신은 굳이 거기까지 말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해 말을 아꼈다. 이 부분은 직접 겪어보지 않고서는 바뀌지 않을 테니까. 대신 나직한 목소리로 용사를 재촉했다.


“자. 용사. 자신을 가져요. 당신은 이제 이전의 나약한 존재가 아니에요. 지금이라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거예요.”


여신은 갈 듯 말 듯 망설이는 용사를 손수 인형의 앞으로 떠밀었다. 누군가가 밀어주지 않으면 언제까지고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을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 예상대로 용사는 가지 않으려 무의식중에 다리에 힘을 넣었지만, 용사라는 게 무색하게도 그의 다리는 항거불능의 힘에 의해 한 발, 한 발 앞으로 밀려났다. 그리고 인형이 착용한 갑주의 세부 형태를 확인할 정도의 거리 안까지 들어서고 나서야 등 뒤를 미는 압력이 사라졌다.


“그럼 지금부터 최초의 튜토리얼을 시작하겠습니다. 장소는 이 필드 전체. 클리어 조건은 그를 쓰러뜨리는 것입니다. 에테르의 힘이 있다면 그리 어려울 것도 없는 일이죠.”


건투를. 여신은 그 말을 끝으로 그 자리에서 홀연히 모습을 감췄다.


뒤늦게 몸의 자유를 되찾은 용사가 몸을 반전시켰을 때는 이미 여신의 모습은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완전히 사라졌다.


마치 원래부터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그의 불평이나 변명이 일절 닫지 않는 곳으로 가버린 것이다. 그리고 멍하니 굳어버린 용사를 내버려 둔 채 동결된 세상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쿠구구구궁.


“윽. 움직인다.”


여신이 사라진 자리를 보며 잠시간 축 늘어졌던 용사는 시공간의 격동이 제 몸을 휘두르고 나서야 허둥지둥 정신을 바로잡았다.


신의 힘으로 완벽하게 격리되어 그 어떠한 것도 움직이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던 세계가 신의 허락을 받고 비로소 그 껍질을 깨고 나오려 하고 있었다.


변화는 한순간이었지만 그에 따른 반동은 거대한 굉음을 동반할 정도로 격렬했다. 그리고 이내 세상이 본연의 열기를 드러내며 태동했다.


하늘 높이 뜬 거대한 태양이 타오르며 내리쬐는 열만으로 아래에 존재하는 생명을 짓누르고, 그 열기를 싣고 오는 후끈한 모래바람이 메마른 풀들을 뒤흔들었으며, 곳곳에선 신기루가 펼쳐지며 흘러들어온 방랑자의 눈을 흐리게 만든다.


에테르의 힘으로 인간을 초월한 신체와 감각을 가지게 된 용사는 전신을 통해 흘러들어오는 수많은 환경 정보에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몸으로 흘러들어오는 정보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이곳은 생명이 살 수 없는 땅이었다.


만약 에테르가 자신의 몸을 인간을 뛰어넘은 신체로 바꾸지 않았다면 시간이 움직이는 즉시 말라비틀어졌을 것이 뻔한 최악의 장소였다. 그런데 그런 사실을 인식하면서도 용사는 머리를 갸웃거렸다.


그저 주변에서 제멋대로 흘러드는 정보를 토대로 극악한 환경이라는 것을 이해했을 뿐이지 이전과 차이점을 거의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극히 평온하다.


이 미친 열기 속에서도 혼자서만 변함없었다. 바로 코앞에서 열기로 인해 모든 수분을 빼앗긴 잡초가 가루로 변해 스러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위는커녕 땀조차 나지 않는다.


결코 거슬리지 않을 정도의 따스함은 느껴졌지만 그 이상의 자극은 존재하지 않았다. 마치 누군가가 허용치 이상의 자극을 느끼지 못하게 만든 것처럼 자신의 몸에 한정해 완전히 균일한 환경조건이 형성되어 있었다.


‘이게 에테르의 힘인가.’


유독 옷에서 광택이 난다 싶었더니만 자세히 보니 입고 있던 옷가지를 포함한 전신을 이 얇고 투명한 막으로 둘러져 있었다. 자세히 보지 않았다면 그만 못 보고 지나칠 정도로 얇은 막이어서 발견하는 것이 늦었다.


스스로가 느끼기에 외부에서 내부로 출입하는 일정 수준 이상의 열기는 투명한 막 위에서 가로막히는 모양. 그리고 이것이 있다는 것을 알기 전에는 몰랐는데, 알고 난 뒤부터는 의식을 집중하면 외부와 내부의 차폐 여부를 조절할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걸 깨달았을 때 멋모르고 그만 막을 지워버리는 바람에 주변에서 몰려드는 열기에 압박당해 숨도 못 쉬는 위험천만한 상황을 겪긴 했지만, 그 덕분인지 지금은 굳이 위험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의식적으로 제어가 가능해졌다. 그래도 한 번 크게 데인 직후라 할 수 있어도 어지간해선 손을 대지 않고 내버려 둘 생각이었다.


‘역시 사람은 겪은 후에야 뭐든 깨닫는 법인가.’


“그나저나 이거 굉장하네.”


용사는 바로 직전까지 말 그대로 익어버렸던 얼굴과 팔뚝을 쓰다듬으면서 감탄했다.


막을 제거했을 때 몰려든 열기도 상당히 위기였지만 그보다 더 위험했던 것은 단언컨대 전신을 불태우는 태양열이었다.


사람이 살 수 없는 환경이라는 걸 깨닫자마자 떠올린 곳은 아프리카나 사막지대 정도였기에 피부가 좀 익는 정도는 예상했었지만 설마 막이 사라지자마자 곧바로 겉부터 불타오를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그 탓에 막을 원래대로 되돌린 뒤에도 끔찍한 고통과 이후의 후유증 걱정에 전신을 부들부들 떨어야 했는데, 과연 여신이 자신하던 성물급 아티팩트라고 해야 할까. 완전히 검게 탄화되어 돌이킬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팔이 순식간에 원래대로 돌아와 있었다.


통증은 물론, 어떠한 후유증도 없는 단순히 신체의 회복력을 넘어선 완벽한 재생이었다.


처음 에테르를 착용했을 당시에는 급격하게 넘치는 힘에 집중했던 탓에 별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느닷없이 던져진 최악의 필드에서 생각지 못한 효과를 경험하니 그제야 대단한 것이 제 몸에 입혀져 있다는 실감이 났다.


일반적인 규격을 아득히 상회하는 거력에 완전히 탄화해버린 부위도 순식간에 재생하는 재생력. 거기에 이런 극악한 환경에서도 여유롭게 버틸 수 있는 특수한 보호막까지. 당장 드러난 능력의 면면만 살펴도 과분하게 느껴지는데, 아직 모든 능력이 드러난 게 아니라는 점이 정말로 놀랍기만 했다.


‘하긴, 상대가 마왕인데 용사가 쉽게 죽어선 안 되니 이 정도는 당연한가.’


오히려 상대가 마왕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걸로도 모자라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적으로 마왕의 전력은 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테니까.


“그래. 이 정도는 되지 않으면 용사가 되기로 한 보람이 없지.”


‘당장은 다칠 걱정, 덥고 추울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정도에 만족해야겠지만 여기서 끝일 리도 없을 거 아냐?’


이 안에 얼마나 더 놀라운 힘이 숨겨져 있을지 상상만으로 기대가 됐다. 이윽고 기대는 미래의 자신을 향한 희열로 바뀌어 뜨거운 열기를 만들어낸다.


사람을 죽이니 마네 하면서 겁에 질렸던 사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희열이 용사의 호흡을 거칠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 희열은 오래가지 못했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피부가 타들어 가고, 혈액이 끓어오르는 이곳의 환경은 말 그대로 최악. 더 나아가 극악이라고 불러도 전혀 모자라지 않았다.


용사는 몸에 착용된 에테르 덕분에 이런 맛이 간 환경에서도 멀쩡하다지만 그와 같은 아티펙트가 없는 이들은 한순간도 버티기 힘든 장소인 것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용사는 그제야 아까 보았던 기사를 떠올렸다. 그리고 경악했다.


이 세계가 시작된 지 생각보다 시간이 지났다. 그리고 아무리 생각해도 그 두터운 갑주는 이곳에서 버틸 사양은 아니었다.


이런 열기 속에서 그런 딱딱한 복장은 죽음과 동의어였다.


‘그 말은 이미 죽었다는 뜻?’


설마 싸우기도 전에 환경이 그를 죽여 버리는 건가?


‘그럼 튜토리얼은?’


벌써 끝이라고?


‘에이. 설마.’


튜토리얼인 이상 절대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용사의 시선이 기사를 찾아 헤맸다. 그리고 발견한 기사는 예상대로 처음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그 거대함을 확인할 수 있는 적갈색의 바위산을 배경 삼아 기사는 그곳에 있었다.


전혀 지친 기색도 없이 처음 그 자리 그대로 올곧은 자세를 유지하면서.


‘그럼 그렇지.’


용사는 도저히 쓰러질 기미가 안 보이는, 도리어 이 자리의 누구보다도 올곧게 선 기사의 표본을 보며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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