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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 전선의 미친 네크로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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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글철인
작품등록일 :
2024.05.08 13:01
최근연재일 :
2024.07.03 08:20
연재수 :
6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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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8,765
추천수 :
8,585
글자수 :
392,671
유료 전환 : 5일 남음

작성
24.06.09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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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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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글자
13쪽

아인 연합 4

DUMMY

로이스는 허벅지에 힘을 응축했던 힘을 쏟아내며 튕기듯 앞으로 나섰다.

타이커스는 그의 손에서 뿜어내는 오러에 놀라며 도끼를 치켜 들고 휘둘렀다.

하지만 그의 도끼가 부딪친 건 검이 아니었다.

-카아앙!!


“아닛?”


타이커스는 당황했다.

오러는 그 어떤 쇠붙이라도 잘라내는 비술이었다.

같은 오러가 아니면 대적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경지에 오른 기사들끼리의 싸움에서 방패나 갑옷은 무용지물이었다.


“놀랐나?”


하지만 언제나 예외는 있는 법.

로이스는 타이커스의 당황한 표정을 보고 쾌재를 불렀다.

룬 실드는 바로 그 오러를 막아낼 수 있는 아티팩트였다.

로이스는 타이커스의 당황한 틈을 노려 검을 찔러갔다.


“윽!”


타이커스는 당황하며 몸을 뺐다.

도망치는 오크라니 그만큼 꼴사나운 모습도 없었다.

당연하지만 로이스는 그를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

적 대장을 베는 영광을 누구에게 양보한단 말인가?


“도망칠 셈이냐!”


로이스는 곧장 타이커스에게 따라 붙었다.

전황은 명백하게 아인 연합 쪽에 불리하게 돌아갔다.

그 와중에 기사들은 오크들을 끝없이 유린했다.

전장이 어지럽게 흘러가고 있었다.


“끄으으윽.”

“버텨!!”


병사들은 그러면서 우악스러운 오크들의 전진을 막고 있었다.

방패를 앞세우고 긴 창을 찌르며 겨우겨우 버텨내는 그들의 모습은 처절하기 짝이 없었다.

기사들이 오크들을 학살하고 있었지만 당장 눈앞에 오크와 맞붙고 있는 병사 개인에겐 그다지 와닿는 현실은 아니었다.

그나마 멜리사가 불마법을 부리며 뚫릴 위기에 처한 곳을 도왔기에 병사들은 겨우 버틸 수 있었다.


“아... 안 돼!”

“뚫린다!”


그리고 그 한계가 다가왔을 때.

-콰지직!!


“케륵?”


오크들은 영문도 모른 채 뒤통수에 도끼를 맞아야 했다.


“어, 엇?”

“뭐... 뭐야?”


병사들은 어리둥절하며 상황을 한번에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저 쓰러진 오크 너머에서 나타난 녹색 안광의 새로운 오크를 보며 손을 덜덜 떨 뿐이었다.

병사들은 긴장감에 손에 힘을 꽉 줬다.

다음 적이 코앞에 있었다.

그런데 그 녹색 안광의 오크들은 달려들긴커녕 갑자기 뒤를 돌았다.


“다들 잘 버티고 있군.”


아이젠이 손짓하자 되살아난 오크들은 살아있는 다른 오크들을 향해 달려들며 도끼를 휘둘렀다.


“영주님!”

“영주님이다!!!”

“씨발! 네크로맨서가 뭐가 불길해?”

“교단에서 신의 은총이라고 했잖아! 그게 맞다고!”

“신성 왕국 새끼들 엿이나 먹으라 그래!”


아이젠의 얼굴을 확인한 병사들은 그제야 환호성을 지르며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다들 정신 차려라! 아직 싸움이 한창이다!”


고드프리가 다그치고 나서야 병사들의 환호 소리가 사그라 들었다.

고드프리는 눈을 가늘게 뜨고 아이젠과 그 주위를 살폈다.


‘어디서 저렇게...’


아이젠은 온몸에 피칠갑을 하고 있었다.

다행인 건 그 피가 아이젠 본인의 피는 아닌 것처럼 보였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저건...’


아이젠 뒤엔 수많은 엘프들이 따르고 있었는데 재밌는 건 드워프들도 함께 있다는 점이었다.

다만 드워프들은 손이 마법으로 꽁꽁 묶여 있었다.

아이젠이 기어코 그들을 포로로 잡은 것이다.


“똑바로 걸어라!”

“이 귀쟁이들이...”


엘프들은 기회를 잡았다싶어 드워프들을 거칠게 대했다.

원래 엘프와 드워프는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것이다.

드워프들은 이를 갈았다.


“포로를 거칠게 대하지 말게.”


결국 아이젠은 한소리 할 수밖에 없었다.

저렇게 대하면 저들이 베르너 성에 정착할 마음이 생기겠는가?


“...알겠습니다.”


엘프들은 못마땅한 표정이었지만 순순히 아이젠의 말에 따랐다.

엘프 수호자의 명령은 아이젠에게 적극 협조하란 것이었다.

그들에게 수호자의 명령은 절대적이었기에 그들은 아이젠을 거스를 수 없었다.


“...고맙소.”


드워프들은 모욕 당해 벌개진 얼굴로 아이젠에게 감사를 전했다.


“뭘, 싸움에서 진 걸로도 분할 텐데. 그대들은 충분히 대우받을 정도로 잘 싸웠소.”

“...!”


아인 연합의 드워프들은 이 인간 영주에게 살짝 감동했다.

싸움에서 이겨놓고 포로를 이렇게 명예롭게 대우하는 사람은 얼마 없었다.


“그대는... 명예를 아는 인간이군. 싸움 실력만큼이나 명예롭소.”


아이젠은 그들에게 슬쩍 미소를 지을뿐 대답하지 않았다.

속으론 ‘잘 넘어오고 있군.’ 있었지만.


‘고드프리가 잘하고 있군.’


기사들이 오크들을 휩쓸고 또 죽은 오크들이 살아나자 고드프리는 병력 보존에 힘을 썼다.

굳이 공훈을 탐내지 않는 노기사다운 품격을 보여줬다.

그때 갑자기 병사들이 방패에 무기를 부딪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와아아아!!”

“로이스 경이 적장의 목을 벴다!!”


적장이 죽었다는 말이 평원에 울리자 남은 고블린들과 오크들이 도망을 치기 시작했다.


“어딜 가는 거냐!!”


고드릭은 그들을 끝까지 추격하고 싶어했지만 곧 입맛을 다시며 돌아왔다.

적은 생각보다 꽁무니 빼는 속도가 빨랐고 그의 고블린 군세는 힘을 잃고 스러지고 있었다.

데스 나이트는 이정도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젠이 진영으로 돌아오자 로이스가 환한 얼굴로 아이젠을 맞이했다.


“영주님.”


로이스의 손엔 죽은 타이커스의 머리가 들려 있었다.

다소 야만적인 모양새였지만 아인을 상대로 싸울 때 우두머리의 목을 전리품 삼는 건 종종 있는 일이었다.

그들 역시 인간 우두머리의 목을 전리품처럼 여기기에 똑같이 갚아주는 것이었다.


“적장의 머리를 바칩니다.”

“수고했네.”


아이젠은 웃으며 로이스의 어깨를 두드리고 그의 팔을 잡아 하늘을 향해 들어 올렸다.


“우리가 이겼다!!”


아이젠의 선언에 병사들이 소리를 질렀다.


“와아아아!!”

“북부 만세!”

“남작님 만세!”

“베르너 만세!!”


그들은 진심으로 기뻐했다.

승리했다는 것보단 살아남았다는 사실이 그들을 기쁘게 만들었다.

전투 시작 전과 끝난 후 옆 사람의 얼굴이 바뀌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고무적인 일이었다.

병사들이 환희에 사로 잡히자 아이젠은 슬쩍 고드프리에게 다가갔다.


“사망자는 몇이나 있지?”

“그리 많진 않습니다.”

“시체는 모두 모아놨겠지?”

“물론입니다.”

“고생했네.”


아이젠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전에 그들이 서약한대로 아이젠은 그들을 이제 살릴 예정이었다.


‘기분이 싱숭생숭하군.’


남부 전선에서도 병사를 여럿 살려봤지만 그때와는 전혀 다른 기분이었다.


‘내 사람이 죽었다고 생각하니 느낌이 남다르군.’


남부 전선에선 그저 이름없는 병사를 살릴 뿐이었다.

그건 효율의 문제였고 아무런 감정이 개입되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선 달랐다.

죽은 병사의 이름을 모르는 건 남부 전선에 있을 때와 마찬가지였지만 그때와는 입장이 달랐다.

그땐 그냥 전투 마법사였고 지금은 이들을 책임지는 영주였다.

느끼는 책임감이 달랐다.


‘익숙해져야겠지.’


이번 싸움은 전초전에 지나지 않았다.

앞으로도 전쟁은 계속될 것이다.

아인 연합, 신성 왕국, 혹은 그 외 예상치 못한 새로운 적들.

사망자는 계속 나올 수밖에 없었다.

희생을 수반하지 않은 전쟁은 없었으므로.

매번 사망자를 보고 슬픔을 느낀다면 정신이 견딜 순 없었다.


‘하지만 당연하게 생각하진 말자.’


아이젠은 그렇게 다짐했다.

그들을 되살릴 수 있다고 해서 인간을 수단으로, 소모품으로 써선 안 됐다.

그것은 인간으로서 넘지 말아야할 선이었기 때문이다.


* * *


아이젠은 늦지 않게 철군을 명령했다.


“적들이 새로 병력을 꾸리기 전에 퇴각하는게 좋겠어.”

“아마 지금쯤 엘프들이 사라진 걸 확인했을 테니 드래곤 캐슬을 노릴 일은 없을 겁니다. 저흴 추격할 여력도 없을 거고요.”


고드프리는 아이젠의 철수 명령에 동의했다.

로이스와 불사조 기사단, 그리고 멜리사 역시 철군에 동의했다.


“어째서!”


반대하는 건 오직 고드릭뿐이었고 아무도 그의 의견에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럼 저희는 이만 여기서 물러나겠습니다.”

“같이 가지 않고?”

“저희끼리 가는게 더 빠릅니다.”

“그럼, 그렇게 하게.”

“예, 남작님.”


엘프들은 드워프 포로들을 넘기고 자기들끼리 이동하기로 했다.

아마 세계수를 새로 심을 숲으로 이동하는 것 같았다.


‘퓨리온 경이 적당한 장소를 찾았겠지.’


엘프들이 어디를 요구하든 아이젠은 기꺼이 내줄 생각이었다.

그들을 얻을 수 있는데 어떤 숲이든 대수겠는가?

그렇게 아인 연합과의 싸움에서 승전을 거두고 아이젠은 베르너 성으로 돌아왔다.

성으로 돌아온 그가 제일 먼저 한 일은 드워프 거리의 스미스를 찾아간 것이었다.

스미스는 아이젠을 보자마자 버선말로 마중을 나왔다.


“어서 오십시오. 영주님! 승전을 축하드립니다!”

“고맙네.”

“저희가 만든 향수병은 마음에 드시는지요?”

“수도에서 반응이 아주 좋다네. 역시 자네야.”

“더 멋진 향수병들을 디자인하고 있으니 기대해주십시오. 그런데 오늘은 무슨 일로...?”

“아, 그게 말이야. 내가 아인 연합에 드워프를 포로로 사로잡아 왔는데 말이야.”


아이젠은 스미스에게 같은 드워프니까 좀 보살펴 달라는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

하지만 스미스의 대답에서 아이젠은 계획을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


“그 멍청이들을 사로잡으셨다고요? 잘하셨습니다.”


아이젠은 스미스의 격정적인 모습에서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아인 연합의 드워프들과 다른 드워프들은 사이가 좋지 않군!’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인간도 같은 인간이라고 서로를 좋아하지 않았다.

제국과 신성 왕국의 인간이 그랬고 심지어 제국 내에서도 북부와 수도, 그리고 남부 사람끼리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았다.


‘내가 안일하게 생각했군!’


이제라도 깨달아서 다행이었다.

만약 아무것도 모른채 ‘같은 드워프니까 친하게 지내게.’라고 말했으면 드워프들이 향수병 제조에 태업을 했을지도 모른다.

아이젠은 노선을 틀기로 했다.


“물론 자네들에 비하면 재주가 부족한 자들이지.”

“부족한게 아니라 없는 거나 다름 없습니다.”

“그 말이 맞지. 하지만 스미스, 그럴수록 자네에게 부탁하고 싶은 마음이 커지는군.”

“부탁이요?”

“그래, 훌륭한 드워프로서 동정심을 가지고 아인 연합의 드워프들을 계도하지 않겠나?”

“!!”


스미스는 깜짝 놀랐다.

보통 인간은 같은 드워프인데 왜 사이가 안 좋냐고 묻곤 했지만 우리 영주님은 그런 편견이 없었다.


“혹시 영주님 조상 중에 드워프가 있으십니까?”

“뜬금없이 그게 무슨 소린가?”

“아, 아닙니다. 그... 계도하라는 말씀은?”

“그들이 재주는 없지만 그래도 드워프 아닌가? 조공으로 쓰다보면 실력이 좀 붙지 않겠나?”

“흐음... 마침 요즘 조공이 부족하기도 하지요.”


고민하던 스미스는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들을 가르쳐 보지요.”

“잘 생각했네.”


아이젠은 흡족했다.

비록 아직 아인 연합 드워프들의 의사를 물어보진 않았지만 상관 없었다.

강제 노역과 드워프 장인 중 택하라고 하면 무얼 택할지는 뻔했으니까!


‘앞으로도 드워프들은 최대한 포로로 잡아야겠군.’


설득으로 그들의 이탈을 유도하는 것도 좋았지만 그 전에 전쟁에서 만나면 최대한 이런 방향으로 유도해야겠다고 아이젠은 다짐했다.


* * *


아이젠은 급한 일을 끝내고 성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집무실에 예상치 못한 얼굴이 있었다.

전에 봤던 북부 대공의 전령이 다시 이곳을 찾은 것이다.


“베르너 남작님을 뵙습니다.”

“어서오게. 무슨 일인가?”

“이걸...”


전령은 아이젠에게 편지를 건넸다.

이번에도 역시 북부 대공의 인장이 찍힌 편지였다.


“흐음.”


편지 내용을 확인한 아이젠은 머리를 짚었다.


“대공 전하께서 내게 줄 상을 더 준비해 주셔야겠어.”


편지엔 아이젠으로 하여금 한숨과 두통을 동시에 유발하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주술 부족이 대악마를 강림시켰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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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다시 전장으로 +3 24.07.01 2,467 68 14쪽
59 아인 공병대 +3 24.06.30 2,677 77 13쪽
58 총사령관 블라디미르 +2 24.06.29 2,868 74 13쪽
57 고드프리 은퇴 +5 24.06.28 2,970 91 14쪽
56 승전 처리 +2 24.06.27 3,248 85 14쪽
55 대주교 블라디미르 3 +3 24.06.26 3,202 96 14쪽
54 대주교 블라디미르 2 +1 24.06.25 3,257 95 14쪽
53 대주교 블라디미르 1 +3 24.06.24 3,346 99 16쪽
52 성전 선포 +2 24.06.23 3,461 95 14쪽
51 대족장 티볼레 +1 24.06.22 3,485 96 14쪽
50 격돌 +1 24.06.21 3,667 106 13쪽
49 소집령 +1 24.06.20 3,765 99 12쪽
48 퓨리온의 선물 +1 24.06.19 3,857 111 13쪽
47 전운 +2 24.06.18 3,970 108 12쪽
46 도적 토벌 +3 24.06.17 4,085 104 12쪽
45 전쟁 준비 +3 24.06.16 4,249 109 13쪽
44 황제, 대주교, 그리고 +6 24.06.15 4,288 115 15쪽
43 궁정백 2 +5 24.06.14 4,330 102 16쪽
42 궁정백 1 +3 24.06.13 4,429 103 14쪽
41 마탑주 트리스 +2 24.06.12 4,497 118 14쪽
40 승작 +3 24.06.11 4,543 115 13쪽
39 악마 군세 +2 24.06.10 4,599 105 13쪽
» 아인 연합 4 +2 24.06.09 4,657 115 13쪽
37 아인 연합 3 +2 24.06.08 4,738 101 14쪽
36 아인 연합 2 +3 24.06.07 4,871 10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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