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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이윤후

길의 중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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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윤후
작품등록일 :
2012.07.11 15:56
최근연재일 :
2012.07.11 15:56
연재수 :
3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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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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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글자수 :
216,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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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21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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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길의 중간에서 - 1장, 여름으로(13)

DUMMY

[사이린]


여관에서 지내는 생활은 생각보다 편안했다. 중년의 여인 하미가 제 시간마다 식사를 대접해주었고 다락방은 익숙해지니 예전부터 써오던 것처럼 편안했다. 아무것도 할 일이 없을 때는 하미와 같이 수다를 떨거나 마을이 자리잡은 산 위에서 앞으로는 강과 평야를 바라보고 뒤로는 다른 산 위에 있는 성을 바라보기도 했다. 하미가 시장으로 음식 재료를 사러 갈 때면 쪼르르 따라가 짐을 들어주었다. 아침에 여관 앞을 빗자루로 청소하고, 손님이 없는 빈방을 깔끔하게 정리했다. 수도원에서의 생활로 들였던 버릇이 아직 남아있어 어질러진 것을 보면 반사적으로 정리하게 되는 면도 있었고 가만히 있으려면 좀이 쑤시기도 했기 때문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여관 일을 도운 것이 됐다.

하미는 사이린이 벗으면 쓰레기라 해도 할말이 없을 정도로 낡은 옷을 입고 다니는 것을 안쓰럽게 생각해 옷을 하나 사주기로 했다. 사이린이 여관방들을 정리하고 있을 때 시장에 나와 옷을 고르던 하미는 이렇게 옷을 보고 있는 것이 몇 년만인지, 하고 생각했다. 그녀가 입고 있던 옷도 사이린의 옷만큼은 절대 아니었지만, 여기저기 수선한 흔적으로 가득한 오래 된 옷이었다. 일을 할 때 항상 깨끗한 앞치마로 옷의 나이를 감추는 이유 중 하나였다.

그녀는 자신의 낡은 옷을 손님들이 보게 되면 안 그래도 적은 손님이 더 적어질 거란 생각을 했다. 바보 같은 생각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산 아래에 있는 여관의 주인들은 남자인 경우 속옷만 입고 가게를 지키는 경우도 있었다. 그 집의 손님은 적었을까? 아니었다. 성수기 때는 땅에 떨어진 먹이에 몰리는 개미떼 같이 몰려드는 손님에 파묻혀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그들을 셀 수도 없이 보아왔다.

뜬금없이 재밌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속옷만 입고 손님을 맞는다면 지금보다 훨씬 장사가 잘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방이 4개 밖에 없으니까 손님이 많이 와도 오히려 걱정이었다. 그럴 때는 방 하나에 두 명 이상씩 넣어도 괜찮지 않을까? 여차하면 다락방도 내놓아야지. 모든 건 중년 여자의 속옷차림이 인기가 있을 때 일이지만 말이야. 하미는 자신의 말도 안 되는 상상에 축배를 들며 기분 좋게 웃었다.

상상이 끝났을 때 그녀는 손이 자기 연배의 여인들이 즐겨 입는 옷에 멈춰있는 것을 깨달았다. 쓴웃음이 입가에서 일어나면서 손이 옷에서 멀리 떨어졌다. 아직은 새 옷을 살 때가 아니야.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좀 더 젊은 사람이 입는 옷들을 살펴봤다.

여관에 돌아왔지만 사이린은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하미는 시장에서 사온 옷을 판매대 뒤 쪽의 작은 침대에 올려놓고 각 방들을 살펴봤다. 벌써 족히 일주일 동안은 손님이 없는 방. 하미는 처음 사이린이 방을 정리했을 때 그다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민병에게 끌려오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정리와는 인연이 없는 형태로 사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사이린이 정리한 방을 처음 봤을 때 그녀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자기가 정리한 것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자기가 한 것보다 방이 훨씬 깔끔했다.

사이린의 수도원 생활은 그녀가 스스로 말하지 한 전혀 알 길이 없기도 했다. 그곳에서 하미의 이름이 들어간 여자가 시간 날 때마다 방을 점검해서 정리정돈이 습관화 될 때까지 괴롭혔다는 사실을 포함해서 말이다. 사실 수도원 얘기를 한다면 반드시 하미로서의 얘기를 해야 했는데 그 때문에 하미에게는 얘기하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문제가 없다면 굳이 얘기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하미는 사다리 밑에서 다락방으로 올라가는 구멍을 잠시 쳐다봤다. 사이린 같은 예기치 못한 손님이 왔을 때 내주는 그 방은 평소에는 그녀가 쓰던 방이었다. 침구 하나만 한 켠에 가지런히 놓인 썰렁한 방이었지만 하미에게는 여기저기 사연 없는 곳이 없는 소중한 방이기도 했다. 비록 그 사연들이 지금은 기억에서 대부분 잊혀졌지만 말이다. 가끔씩 기억해내려 하면 머리 속의 안개가 자꾸만 가로막았다.

확실하게 기억나는 일은 이 방의 지붕을 뜯어낼 때였다. 웬만한 일들보다 오래되었지만 그 일만은 뚜렷했다. 어렸을 적에 여관의 전 주인에게 졸라서 억지로 만든 것이기 때문이었다. 원래 다락방 한쪽은 지금처럼 뻥 뚫린 모양새가 아니라 평범한 나무 벽에 작은 창이 달린 지극히 평범한 모습이었다. 어린 하미는 작은 창으로 바라보는 멋진 풍경이 너무나 아까웠었다. 그래서 졸랐다.

하미는 옛날 생각에서 벗어나와 사다리를 타고 다락방으로 올라갔다. 지금은 벽과 지붕 자체가 없는 바닥 위에 앉아 눈 앞에 보이는 풍경을 여유롭게 바라봤다. 매일 보는 풍경이라 벌써 질릴 때를 한참 넘었건만 그녀의 눈에는 볼 때마다 새로움이 넘쳐나는 것 같았다.

그러던 중 무언가를 치마폭에 잔뜩 넣은 채 계단을 따라 위로 올라오고 있는 사이린이 보였다. 그녀를 지나치던 사람 중 한 명은 치마 속을 보더니 깜짝 놀라 옆으로 비켰고, 나이 지긋한 어른은 그냥 힐끗 보기만 하고 가던 길을 갔다. 사이린이 계단을 좀 더 올라오자 치마폭 안에 있는 물건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크고 작은 생선들이었다. 동시에 사이린의 만족스러운 표정도 볼 수 있었다.

하미는 부엌에서 커다란 그릇을 꺼내 여관 밖으로 나갔다. 사이린은 이미 계단을 모두 올라와 여관으로 이어진 길에 들어서고 있던 중이었다. 그릇을 내려놓자마자 사이린은 치마를 잡고 있던 손의 힘을 풀어 생선들을 떨어뜨렸다. 뜨거운 햇살아래 생선 비린내가 근처에 진동했다. 하미는 그릇을 들고 미리 열어놓았던 여관 문과 부엌 문으로 재빨리 들어갔다. 사이린은 여관 밖에서 치마에 묻어있던 물기와 생선 비늘을 털어냈다.

“어디서 잡았어요?”

하미가 생선을 담은 그릇을 대충 정리하고 나오며 말했다.

“저기 강 아래쪽에서 잡았어요. 이 정도면 며칠은 먹을 수 있겠죠?”

자신이 잡은 물고기에 기뻐하는 사이린의 기분을 망치고 싶지는 않았지만 지금 이 상황을 그냥 넘기게 되면 나중이 골치 아파지기 때문에 하미는 마음을 잡았다.

“그렇네요. 그런데 사이린씨. 다음부터는 강에서 물고기를 잡으면 안돼요.”

“네? 왜요?”

이미 예상한 질문이었다.

“어떤 괴팍한 부자님께서 저 강을 돈 주고 사버렸거든요.”

그 말에 사이린의 얼굴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에서 “아-“하고 탄식하며 알만하다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하미는 그녀가 이해한 것 같아 안심할 수 있었다. 사이린이 걱정스런 목소리로 물었다.

“그럼 다시 놓아줘야 할까요?”

“아니요. 처음이니까 어떻게 넘어갈 수 있어요.”

팔짱을 끼면서 말썽이 일어나면 어떻게 해결할 지 생각했다.

다락방에 묶는 대부분의 손님은 그녀가 약간 복잡한 말을 했을 때 한번에 알아듣는 일이 드물었다. 무슨 말을 했다하면 서너 살 되는 어린 아이처럼 원인부터 결과까지 찬찬히 설명해줘야 겨우 이해했다. 게다가 이해했다고 말은 해도 이해한 척만 하는 경우도 있었고 똑같은 문제를 다시 일으키기도 했다. 그래서 사이린이 단번에 이해했을 때, 하미는 조그마한 감동까지 느껴버렸다.

그 와중에 사이린은 손에서 나는 비린내를 맡다가 고개를 홱 돌리며 질색했다. 방금 느낀 감동은 흔적도 없이 날아가 버렸다.

“그래도 상대가 그런 사람이라면 역시 놓아주는 편이…”

“그 부자가 며칠 전에 부하를 잔뜩 끌고 마을 밖으로 나갔기 때문에 말만 적당히 하면 괜찮아요.”

마을에 처음 온 날 부둣가에 앉아있을 때 본 말을 탄 일행이 사이린의 머리 속에 떠올랐다. 말을 탄 대부분이 검은 옷을 입고 있어 여름의 더운 날씨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그 행렬. 행렬의 중앙에 있던 두 사람은 다른 색의 옷을 입고 있었는데 색깔이 기억나지 않았다. 뭐였더라? 검은색과 대조되는 흰색이었던가?

“그나저나 옷이 엉망이네요. 냄새도 나고.”

그 말에 사이린은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설마 강에서 빨래하는 것까지 금지된 건 아니겠죠?”

“아주 다행스럽게도 물고기 이외에는 괜찮아요.”

“휴. 다행이다.”

말 한마디에 울고 웃는 사이린의 모습이 하미는 퍽 재미있었다.






하미는 생선 손질을 이웃집에 맡겼다. 그녀가 스스로 생선을 손질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사이린에게 빨리 자신이 사온 옷을 입혀보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선 일단 몸을 깨끗한 상태로 만드는 것이 우선이었다. 생선 비린내가 진동하는 사이린에게 새 옷을 입히는 것은 새로운 비늘을 씌우는 것과 다름 없었다.

그리고 사이린이 잡아온 생선의 양이 생각보다 많아서 아무리 둘이라도 이 더운 날에는 다 먹기도 전에 반은 못 먹게 되어버릴 가능성이 컸다. 생선을 나눠주는 조건으로 이웃에게 손질을 부탁하면 마치 선심을 쓰는 것 같은 모습이 되어서 일석이조였다. 그리고 사이린도 이 방법에 동의했다. 덕분에 두 사람은 원래라면 생선을 손질할 시간에 목욕을 하러 갈 수 있었다.

사이린은 강에서 목욕을 하는 거라 생각했지만 하미가 데려간 곳은 산 아래쪽에 위치한 대중 목욕탕이었다. 대중 목욕탕을 전혀 이용해본 적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돈을 내고 물을 사용한다는 방식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사이린은 자신가 쓸 목욕탕 이용료를 내야 할 것 같아 겁이 났다. 다행히 하미가 두 사람 분의 사용료를 내주었다.

두 사람은 탕 안에 들어가기 전에 탈의실에서 옷을 벗어 한쪽 벽에 마련되어 있는 사물함에 넣었다. 사물함에는 그 어떤 안전 장치도 설치되어 있지 않아 누구나 열어볼 수 있었다. 사이린은 한번에 비어있는 칸을 찾을 수 있었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지만 하미도 한번에 비어있는 칸을 찾았다.

목욕탕 안은 여름답지 않은 차가운 냉기가 감돌고 있었다. 나무로 만들어진 대부분의 집과 다르게 벽과 바닥이 돌로 이루어져 있었고 유일하게 나무로 만들어진 천장에서는 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아 발 밑을 조심해야 할 만큼 어두웠다. 처음에는 어두워서라고 생각했지만 눈이 적응된 다음에도 다른 사람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어째 냉기만 있고 온기는 전혀 없는 이유가 있었다.

사람이 전혀 없는 사방이 돌로 가로막힌 장소에서 알몸으로 있으니 음산한 느낌이 들었다. 벽으로는 더러운 물이 빠져나가는 배수구가 만들어져 있었지만 사람들의 때와 머리카락으로 엉망진창이었고, 탕의 중앙에는 천장에서 계속해서 물이 쏟아지고 있는, 사람 몇십 명이 동시에 들어갈 수 있을만한 크고 높은 나무통이 있었다. 나무통 아래쪽에서 쉴 새 없이 물이 새어 나와 이미 물이 가득 차 넘치고 있는 작은 나무통으로 떨어졌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일부러 물이 새게끔 만든 동그란 구멍이 보였다. 나무통 주변으로도 물이 흘러나가게끔 배수구가 얇게 파여있었다.

두 사람은 물이 새는 구멍 앞에 있는 엉덩이를 간신히 올릴 수 있는 작은 나무의자에 앉았다. 사이린은 물이 가득 담긴 통을 들어올려 보려다가 너무 무거워 포기하고, 한쪽을 들어 물을 반쯤 쏟아버려 가볍게 만든 후 몸에 물을 쏟았다. 몸이 떨릴 정도로 차가운 물이었다. 그 물은 틀림없이 강의 물을 그대로 퍼 올린 게 틀림없었다. 물에서 나는 냄새가 강의 냄새와 똑같았다.

빈 통을 물이 나오는 구멍에 맞춰 놔두다가 동그란 비누가 안쪽에 있는 걸 보고 집어 올렸다. 정말 오랜만에 만져보는 비누였다. 한참 동안 물을 몸으로 맞고 있었는지 비누는 촉촉하다 못해 눅눅했다. 사이린은 비누를 코 근처에 가져가 냄새를 맡아보았다. 외관과 다르게 기분 좋은 향이 풍겼다.

“하미씨, 등에 비누 발라 드릴까요?”

하미는 몸에 물을 붓고 손으로 얼굴을 훔쳐내고 있는 중이었다.

“그래 주면 고맙죠.”

그녀는 등을 사이린에게 보이도록 돌아 앉았다. 사이린은 그녀의 등에 비누를 발라 거품을 골고루 내면서 리슈넬에 대해 생각했다.

‘언니하고 목욕할 때도 등은 항상 내가 씻겨줬었지.’

등에 거품이 가득해지자 사이린은 그 동안 나무통에 모인 물을 부었다. 하미는 차가운 물을 견디지 못하고 몸을 살짝 떨었다. 목욕탕에 사람이 없는 이유를 대충 알만했다.

“됐어요. 끝!”

“그럼 이번엔 반대네요.”

사이린이 손바닥을 보이며 거절했지만 하미는 그녀의 손에서 비누를 낚아채고 몸을 돌리라고 손짓했다. 사이린은 마지못해 등을 하미에게 보였다. 비누가 등에서 움직이는 감촉도 오랜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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