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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이윤후

길의 중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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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윤후
작품등록일 :
2012.07.11 15:56
최근연재일 :
2012.07.11 15:56
연재수 :
3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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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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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글자수 :
216,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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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7.04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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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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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3쪽

길의 중간에서 - 3장, 겨울로(6)

DUMMY

[사이린]



“안 그래도 나도 그런 생각을 했는데.”

남자가 마지막으로 남은 감자를 집어 들면서 말했다. 단 하나 있는 의자에는 추위에 떨고 있던 사이린을 앉혔기 때문에 남자는 서서 벽에 기대고 있었다.

“그럼 말 한 마리를 줄 테니 그걸 타고 가는 건 어떻습니까. 말은 탈 수 있어요?”

그 말에 사이린이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아, 아뇨. 전 그냥 걸어도 되요. 여태까지 받은 게 많은데 말까지 받을 수 없어요.”

“그냥 뭐, 내 성의라고 생각해주십시오. 그냥 걷게 놔두면 내 마음도 편치 않으니까. 누가 뭐래도 내 선생이었던 사람을 고생 시킬 수 없습니다. 그리고 한 사람 타는데 말 두 마리 마차는 너무 과분하기도 하고.”

“아니, 그래도…”

“어허, 그렇게 해요.”

물론 사이린은 남자의 배려가 무척 고마웠지만 이 이상은 너무 부담스러웠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 동안 내가 느낀 바로는 언니가 어디 있는지 선생이 모르는 것 같은데… 맞습니까?”

바로 얼마 전이었으면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었다. 하지만 이제 대답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마찬가지로 이 질문이 나올 수 있는 단계였다.

“네. 쭉 모르고 있었는데. 이제 알게 됐어요.”

“그래요? 잊고 있던 주소라도 떠오른 겁니까?”

“아, 하하. 네, 뭐 그런 거예요.”

“다행이군요. 그런데 전 많이 피곤하기도 하니 잠시 여기 머무를 생각인데 선생은 어떻습니까?”

질문을 받았지만 감자를 입 안에서 씹고 있던 사이린은 목 뒤로 넘기고 나서야 대답할 수 있었다.

“음, 생각 같아선 당장 가고 싶지만 내일 가려고요. 애들한테 약속한 것도 있고.”

“약속?”

“말 만지게 해준다고 했거든요.”

“언제 그런 약속을 다 하셨습니까?”

“마을에 처음 왔을 때 애들이 몰려왔잖아요. 그 때요.”

“보기와 다르게 자상한 부분도 있으십니다.”

사이린은 그 말에 손을 내저었다.

“아니요. 그냥 애들이 말에 치일까 봐 한 말이에요.”

“변명 같지 않은 변명이군요.”

남자가 킥킥대며 웃자 사이린은 할 말이 없어 그릇에 들어 있던 마지막 감자를 입 안에 넣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한밤 중에 사람들의 커다란 외침이 들려와 두 사람은 잠에서 깼다. 무시하고 잠을 자려해도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한데 뭉쳐 들리는 바람에 도저히 눈을 감을 수 없었다.

결국 먼저 밖을 확인해 본 건 사이린이었다. 저 멀리 공터를 지나 집과 나무들 너머에 있는 집에 불이 밝혀져 있었다. 뒤늦게 몸을 일으킨 남자가 그 광경을 바라보더니 혼잣말하듯 중얼거렸다.

“마을의 대모가 오늘 내일 한다더니 뭔가 일이 터졌나…”

낮에 두 사람을 안내해줬던 수염이 덥수룩한 남자는 갑작스레 일어난 일에 잠을 설치고 대모의 집으로 내달렸다. 이제까지 많은 고비를 맞았지만 언제나 잘 넘기던 대모셨다. 하지만 최근 날씨가 급속도로 추워지고, 요 얼마간 눈까지 내렸기 때문에 마을의 모든 사람이 어느 때보다 대모를 걱정하고 있었다. 수염도 그 중 한 사람이었다. 대모의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집 밖에서 모여있었다.

“대모께서 얼마나 편찮으신 건가?”

그는 가장 가까이 있던 여인에게 말을 걸었다. 여인은 두 손을 잡은 채 불안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저도 잘은 모르겠는데 밤중에 크게 기침을 몇 번 하시다가 피를 토하신 것 같다고 하네요. 어떡해…”

수염은 누군가가 건네준 횃불을 들고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대모의 안정을 기도했다. 횃불을 처음 들었을 때가 기억나지 않고 밀려오는 졸음을 이기지 못해 꾸벅꾸벅 졸기를 수십 번. 드디어 대모의 집에 들어가 있던 사람들이 밖으로 나왔다. 그들은 집 앞에 모여있는 사람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다행히 대모께서는 괜찮으십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여기저기서 안도의 한숨이 쏟아져 나왔다.

“모두 아시겠지만 대모께서는 얼마 남지 않으셨습니다. 다들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 됩니다.”

반박하고 싶었지만 최근 대모의 상태를 생각해봤을 때 그 말이 맞음을 모두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사태가 일단락되자 사람들은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개중에 몇 명은 빨래터에 모여 대모에 대한 걱정을 했다. 수염은 높이 쌓인 눈에 횃불을 비벼 껐다.

그 모습을 멀찍이서 지켜보고 있던 남자와 사이린은 사람들이 흩어지는 것을 보고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마을 내부에서는 상당히 큰 일이었지만 두 사람에게는 그저 남의 일일 뿐이었다.





어제 오후 맑게 개였던 하늘이 밤 사이 안 좋은 일이 있었던 건지 아침부터 굵은 눈발을 쉴새 없이 날렸다. 말을 타고 출발하려 했던 사이린은 날씨가 좋지 않으니 하루 더 쉬려는 생각도 잠시 했었다. 하지만 한 번 쉬면 계속 출발을 늦출 것 같아 마음을 다잡고 출발하기로 했다.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항상 들고 다니는 리슈넬의 낡은 가방에 물건들을 정리했다. 남자가 필요한 물건을 가져가라고 배려해줬다. 사실 대부분이 그의 돈으로 산 물건이었다. 그런데 어제 마차에서 내린 짐은 전혀 줄어든 표가 나지 않았다. 새삼 물건이 많다는 것을 깨달은 사이린은 남아있는 것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기본적인 음식과 물, 모포에 잔, 접시, 바구니, 과도, 거울, 작은 의자, 시간 있을 때 달여먹겠다며 샀던 찻잎, 사이린은 여태껏 한 번도 쓴 적 없는 흙 피리 관리 도구, 여분의 옷(물론 남자의 것이다.), 얼굴 손질 도구(그 중 가장 신비로웠던 것은 수염을 정리하는 작은 칼이었다.), 그리고 각종 세면도구들까지 살펴보고 뭐가 들어있는지 모를 갖가지 보따리들은 힘이 부쳐 그냥 놔두기로 했다.

물건의 숫자도 그렇지만 어느 사이에 이 많은 것들을 쥐도 새도 모르게 샀는지 알 수 없었다. 사이린은 자기 가방에 들어간 물건들을 곰곰이 되새겼다. 옷(입고 있는 것을 제외하고 원래 입던 옷이랑 하미가 사준 여름옷), 음식과 물, 칼, 흙 피리, 마지막으로 돈 약간이었다.

“아저씨, 여기서 안 쓰는 건 버리는 게 낫지 않아요?”

집 앞에서 뻐근한 몸을 풀고 있던 남자는 그 말에 손가락을 흔들었다.

“선생, 뭘 모르시는군요. 뭐든지 미리 준비해놔야 필요할 때 바로 쓸 수 있는 법입니다. 지금은 아무짝에도 쓸모 없어 보여도 사용할 때가 됐을 때 없다면 정말 곤란한 법이오. 그렇기 때문에 전 항상 필수적인 것들은 가지고 다니는 거지요.”

사이린은 그가 한 말 중에 필수적인 것들이라는 단어가 모기에 발바닥을 물렸을 때만큼이나 신경 쓰였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점이 있었기에 신경쓰지 않는 척 넘어갔다.

“그것도 맞는 말이긴 한데, 지금 우리는 한 곳에 정착한 게 아니라 방랑 생활 중이잖아요. 다행히 아저씨 덕에 마차가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물건이 적어야 움직이기 편하니까요. 제 가방 한 번 보세요. 이 가방 안에 제 짐이 다 들어간다니까요?”

사이린은 보란 듯이 가방을 들어 손바닥으로 팡팡 소리가 나도록 쳤다. 나름대로 인상을 남기기 위한 행동이었는데 가방에 붙어있던 먼지가 날리면서 기침이 나오고 말았다. 남자는 사이린의 기침이 잠잠해지기 기다리는 동안 손바닥을 하늘로 향해 떨어지는 눈송이를 받아보았다.

“그 점에 대해선 걱정 마십시오. 선생이 떠나고 나면 저도 곧 집으로 돌아갈 예정이니까요. 그러면 이 물건들은 필요하게 될 때 빛을 발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생각하겠죠. 아~ 역시 그 때 사놓길 잘했다라고요.”

“아, 맞다.”

사이린은 하던 일을 멈추고 말을 이었다.

“저 오늘 떠나죠.”

“설마 잊고 있던 건가요?”

“잠깐 이예요. 방금 아주 잠시 동안 잠깐.”

“하하, 그럼 마구간으로 갑시다.”

사이린은 가방을 등에 짊어지고 남자를 뒤따라갔다. 마구간은 생각 외로 멀리 떨어져있어서 어제 남자가 늦게 돌아온 점이 이해됐다. 남자는 그 짧은 시간 안에 마을 사람들과 안면을 텄는지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인사를 했다. 그것을 의아하게 생각한 사이린이 물었다.

“아는 사람이에요?”

“아니요. 생전 처음 보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왜 인사를 해요?”

남자는 수염을 만지며 짐짓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다.

“글쎄요. 왠지 후환을 위해서 이곳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지도 모르죠. 아까도 말했듯이 저는 미리 준비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다른 마을에서는 그러지 않았잖아요. 요 몇 달 동안 아저씨가 그런 행동을 하는 건 처음 보는데요?”

“그거야 며칠 안 있다가 떠날 마을이었으니까요.”

“여기도 조금 있다가 집으로 가실 거잖아요.”

남자가 대답을 하지 않자 말이 끊기면서 두 사람 사이에는 눈 밟는 소리 밖에 남지 않았다. 사이린은 자신이 한 말이 남자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것 같아 속으로 애를 태웠다. 만약 그렇다면 사과의 말을 해야 했다. 그간 별 탈없이 지냈는데 마지막 순간에 사이가 틀어진 채로 떠날 수 없었다. 사이린은 사과의 말을 필사적으로 생각했다.

“그렇구나. 알았습니다.”

예상과 다르게 남자는 오히려 기쁨이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전 이 곳에 좀 더 있고 싶은 겁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인사한 거고요. 저도 제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이제 명확해졌군요.”

“흐음. 가끔은 감을 믿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요.”

“전 여태까지 감을 믿어본 적은 별로 없지만… 이런, 눈이 거세집니다. 서두르죠.”

남자의 말마따라 눈은 좀 전과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내리기 시작해서 두 사람은 얼은 길 위를 거의 뛰다시피 했다. 마구간에 도착했을 때는 주변만 겨우 볼 수 있을 정도로 눈이 심하게 내리고 있었다. 이제는 눈이라기 보다는 눈보라였다. 남자는 일단 말들의 상태를 살펴보고 눈이 닿지 않는 곳으로 이끌었다.

“이거 참. 하늘이 선생이 떠나는 걸 원치 않나 봅니다.”

“괜찮을 거예요. 보통 이렇게 내리는 건 한 순간이니까. 조금 있으면 잠잠해질걸요.”

“그러면 좋겠지만… 지금은 그런 기미가 전혀 안 보이는군요.”

그 순간 사이린은 갑자기 무엇인가 생각난 표정으로 손뼉을 쳤다.

“애들한테 말 만져주게 해준다고 한 거 어떻게 하죠?”

“지금 그런 거 신경 쓸 때 입니까? 눈 때문에 잘못하면 갈 수 없을 지도 모르는데.”

“하지만 전 거짓말은 싫거든요.”

남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 다는 얼굴로 혀를 찼다.

“그건 나중에 제가 들어줄 테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정말요?”

“네, 정말로.”

“다행이다. 고마워요.”

“거참,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라니까. 선생은.”

사이린은 배시시 웃으면서 눈이 쌓이는 풍경과 길을 지긋이 바라봤다. 어제 내렸던 눈은 대부분 땅에 닿자마자 녹았고 쌓였어도 손톱과 견줄 만큼 얇은 양이었다. 그런데 지금 내리는 눈은 시간이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발이 푹푹 빠질 만큼 쌓여있었다.

다시금 떠나지 않고 날씨가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리고 싶은 생각이 고개를 들었다. 그런데 정작 방금 전에 날씨가 잠잠해질 거라고 장담했던 사람은 자신이었다. 그건 날씨가 어떻든 오늘 떠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했다.

앞으로 한 발자국 걸어 바닥에 쌓인 눈을 한 주먹 가득 잡고 얼굴로 가져와 문댔다. 차가워진 얼굴은 정신이 확 들게 했지만 동시에 왜 이런 짓을 했냐는 후회도 함께 가져왔다. 소매로 얼굴의 물기를 닦아내고 묶여있지 않은 한 마리의 말에 간단히 올라탔다. 그 모습을 본 남자가 감탄을 섞어 말했다.

“보통 여자들은 말을 무서워하거나 낑낑대며 올라가는데 선생께서는 제 생각보다 말을 많이 타보셨나 봅니다.”

“예전에 언니가 가르쳐줬거든요.”

“거참, 아무리 생각해도 대단한 언니로군요. 만나게 되거든 제 이야기도 해주십시오.”

“어느 날 밤에 자려하는데 왠 배불뚝이 아저씨가 피리 가르쳐 달라해서 몇 달 동안 고생해서 가르쳐줬다고 하면 되겠죠?”

장난기 가득한 말투로 사이린이 말했다.

“배는 안 나왔는데요.” 남자는 한 손으로 배를 쓱쓱 문지르다가 말을 이었다. “이제 이별이군요.”

“그 동안 저한테 피리 배우느라 고생하셨어요.”

“별 말씀을. 그나저나 가시기 전에 하나 드리고 싶은 말이 있는데… 제 이름은 하루만입니다.”

사이린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하루만은 손으로 말의 엉덩이를 때려 출발시켰다. 말은 눈 때문에 생각보다 빠르게 달리지 못했지만 눈보라 속의 마구간을 순식간에 시야에서 떼어놓기에는 충분한 속도였다.

원한다면 말을 언제든지 멈추고 다시 돌아가서 왜 이름을 말했냐고 따질 수도 있었지만 그런 마음이 전혀 들지 않았다. 말은 어느새 마을을 벗어나 도끼가 덩그러니 놓여있던 집을 지나쳤다. 사이린은 다짐했다. 이 겨울이 끝나기 전에 리슈넬을 만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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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길의 중간에서 - 3장, 겨울로(2) 12.06.25 859 5 13쪽
27 길의 중간에서 - 3장, 겨울로(1) 12.06.22 619 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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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길의 중간에서 - 2장, 가을로(9) 12.06.18 943 4 8쪽
24 길의 중간에서 - 2장, 가을로(8) 12.06.15 483 3 12쪽
23 길의 중간에서 - 2장, 가을로(7) 12.06.13 702 3 17쪽
22 길의 중간에서 - 2장, 가을로(6) 12.06.11 765 4 14쪽
21 길의 중간에서 - 2장, 가을로(5) 12.06.08 744 4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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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길의 중간에서 - 2장, 가을로(3) 12.06.04 741 3 10쪽
18 길의 중간에서 - 2장, 가을로(2) 12.06.01 594 3 14쪽
17 길의 중간에서 - 2장, 가을로(1) +2 12.05.30 743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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