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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사데나] 님의 서재입니다.

심양왕 단종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무협

[파사데나]
작품등록일 :
2019.05.04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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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06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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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한가령

DUMMY

홍위는 익숙한 솜씨로 말을 멈춰 세우고는 내렸다. 삿갓을 눌러 쓰고 물미장 지팡이를 짚고 선 한가령은 그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다. 홍위와 한가령이 만포진 근처에서 헤어진 지 어언 두 해 째였는데, 그 사이에 홍위는 몰라볼 정도로 훌륭해져 있었고 우두머리의 풍모가 느껴지고 있었다.


‘과연 훌륭한 상이다. 이런 사람을 모신다는 것도 큰 복이라 하겠지. 주변 사람의 얼굴을 보아도 알 수 있지 않은가. 과연 조상들에 부끄럽지 않아.’


한가령은 미소를 지었다. 보기에도 그가 이끄는 무사들은 진심으로 홍위를 따르는 것처럼 보였다. 그가 사람을 보는 눈은 역시 정확했다. 하지만······.


‘우두머리의 진정한 모습은 위기 속에서 드러나는 법이지. 계유년에는 미처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면, 이제 이 사람이 위난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옥석이 갈릴 것이다.’


한가령이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 홍위와 퉁주동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며칠 사이에 얼굴이 많이 피었군.”


“생각을 좀 정리하는 시간이었지.”


퉁주동의 말에 홍위가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 스무 살도 못 된 홍안 젊은이답게 홍위는 언제 우울했느냐는 양 활력을 되찾아 있었다. 젊은이들은 우울해질 때는 한없이 우울해지다가도 그 시간이 지나면 다시 털어내고 회복하곤 하는 것이다. 퉁주동도 더 이상 묻지 않고 홍위의 회복을 진심으로 기뻐했다. 사나이의 고민은 그 자신이 먼저 털어놓기 전까지는 굳이 캐묻지 않아야 한다는 담백한 신조를 가진 그였다. 하물며 퉁주동과 홍위 사이에 긴 사설은 필요치 않았다.


“바람 쐬며 사냥하던 도중에 여기에서 사달이 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와보았네.”


“맞아, 그랬지. 이고납합이 시비를 걸더군.”


“이고납합이가?”


그 말에 홍위는 이맛살을 찌푸렸다.


“이만주 세력과는 어느 정도 협정을 맺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만주는 오만하고 자존심이 센 자이긴 하지만 실리를 아는 자로 보였어.”


퉁주동도 홍위의 평가에 동조했다.


“그 애비는 그렇겠지. 젊을 때에는 이고납합 저리 가라 할 정도로 혈기 넘치는 왈패였지만, 우두머리 노릇을 몇 해간 해먹고 나니까 어느 정도 교활함을 체득했다니까. 하지만, 이고납합은 달라. 그 자는 아직도 월영이와 얽힌 앙금을 풀지 않고 사달을 내고 싶어 안달이야.”


“그랬는가.”


홍위는 월영 쪽을 돌아보았다.


“봉변을 당할 뻔 했구나.”


“오라버니가 곤란했을 뿐입니다. 힘으로 따진다면야 그 패들 정도는 제압하고도 남았겠지만.”


부월영의 당돌한 말에 홍위도 퉁주동도 모두 웃었다.


“그야 물론이겠지요.”


사실이지 홍위는 아까 전 이고납합의 패거리 정도라면 퉁주동 형제나 월영 정도로도 상대할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다만 그럴 경우 기껏 데면데면하게 지내게 된 이만주 세력과 부씨네 세력은 다시 전면대결을 걸어야 할 것이고, 족장이 아직도 와병중인 마당에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렇기에 홍위도 소식을 듣자마자 달려온 것이다. 홍위는 잠시 월영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월영의 얼굴에 살짝 홍조가 어렸다.


“그나저나, 어떻게 해결한 겐가? 오던 길에 이고납합 패거리로 보이는 자들이 물러나는 걸 보았는데, 그 꼴이 한바탕 한 모양이던데. 설마 손을 댄 건가?”


홍위의 낯빛이 흐려졌다. 퉁주동 정도의 인물이 한때의 분을 이기지 못하고 경거망동하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하지만 이고납합 같은 생각 없는 자가 어떤 시비를 걸어 올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조금 전 이고납합 패거리를 보아하니 뭔가 상한 자들이 절반 정도나 되었다. 홍위는 자칫 이만주와 맺은 ‘신사협정’이 무너질까 걱정이 되었다. 퉁주동이 고개를 저었다.


“아닐세. 그들과는 별 마찰 없이 끝났네. 그런데 내 스승님이 생각지도 못하게 시비에 휘말려드시는 바람에.”


“스승님? 아니, 자네 같은 이에게도 스승님이 계셨나.”


홍위가 의아하게 물었다. 퉁주동이 껄껄 웃었다.


“이 세상에 스승 없이 자란 자가 어디 있겠나. 이분일세.”


퉁주동은 삿갓을 쓰고 뒤로 물어나 있던 한가령 쪽으로 몸을 돌렸다.


“스승님께서도 자네를 알고 계시던 눈치던데.”


“나를 말인가.”


그 말에 홍위는 더욱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홍위는 한가령 쪽을 돌아보았다. 순간 그의 눈에 광채가 서렸다.


“아니, 이 사람이 어찌 여기에?”

홍위가 반갑게 부르짖는 말에 뒤에 서 있던 호인이나 유빈이 적이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한가령은 삿갓을 들어올리면서 미소를 지었다.


“그간 평안하시었습니까.”


“아니, 저 양반이!”


호인이 탄성을 올렸다. 한편 유빈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유빈이 홍위 일행과 합류한 것은 한가령이 홍위와 하직한 이후였으니 말이다. 유빈이 호인을 돌아보았다.


“저이가 누구인가?”


“한가령이라는 이요. 저 이, 본디는 수양의 밑에 있던 모양인데 무슨 생각인지 영월에서 사지에 처한 나으리와 내 목숨을 구원해서 만포까지 인도했수.”


“신기한 일이군.”


그 말에 유빈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한가령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한편 홍위는 한가령 쪽으로 다가가 체통도 잊고 얼싸안았다. 한가령이 웃으면서 말했다.


“군왕의 체통을 생각하시지요.”


“이 사람, 군왕이라니 당치도 않네그려!”


홍위가 껄껄 웃으면서 옆을 살폈다. 그러나 퉁주동 형제나 월영은 별달리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않는 모양이었다. 홍위는 아직까지 자신의 진명은 밝혔으되 신분까지는 밝히지 않았다. 홍위의 진명을 들어 아는 퉁주동 형제나 월영 같은 소수의 사람들도 그 이름으로부터 홍위의 신분까지는 유추해내지 못했다. 한가령이 웃으며 대답했다.


“이런, 실례했습니다.”


홍위는 감개어린 표정이었다. 요 며칠 동안 늘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을 만나고 있지 않은가. 이것도 역시 천명이라는 것일까? 퉁주동이 웃는 낯으로 말을 걸었다.


“자네가 과연 내 스승님을 아는구만.”


“자네가 이 사람에게서 배웠나? 나는 이 사람에게 내 목숨을 빚진 인연이 있네.”


“스승님께서 조선 땅에 발 붙인 지 몇 해 좋이 되었다고는 방금 들었다만.”


퉁주동이 놀랍다는 표정을 짓더니 말을 이었다.


“자, 어찌되었건 자네나 나 피차 반가운 사람을 만난 듯하니 어찌 가만히 있겠는가. 여기서 있기도 뭣한 일이 아닌가.”


“과연 그러네.”


그 말에 홍위도 찬동했다.


“여기서 내 마을이 그리 멀지 않네. 사냥한 짐승도 더러 있고. 그리로 가는 것이 어떻겠는가.”


“그것도 좋은 생각일세.”


퉁주동이 고개를 끄덕이다가 월영 쪽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난 월영이와 같이 족장님을 뵈러 가야 하겠네. 조금 이따 합류하지.”


“그러게.”


의견이 일치한 두 사람은 각자 일행을 불러모았다. 한가령은 홍위 일행이 끌고 온 짐말 하나에 우선 올라탔다. 벌써 호인이 날랜 사람 두 사람을 가려뽑아 한 발 먼저 쏜살같이 대장간 마을로 돌아가서 주연을 베풀 준비를 하러 갔다. 마을 어귀에 도착하자 홍위가 한가령을 돌아보았다.


“거의 도착했네. 저기일세.”


한가령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여기에 오기까지의 길을 머릿속에 꼼꼼히 담아두고 있었다. 마을은 강을 끼고 있는 야트막한 구릉지에 위치해 목책으로 둘러싸여 있었는데 잘 위장되어 있어 얼른 보기에는 잘 들키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렇지만 근본적으로 너른 황무지에 둘러싸인 곳이기도 하여, 일단 들킨 이후에는 방비가 그렇게 용이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해가 서쪽 지평선으로 뉘엿뉘엿 지고 있을 즈음 일행이 마을 입구에 도착하자 보초병이 홍위 일행을 알아보고 문을 열었다.


퉁주동 일행이 도착하기 전까지 한가령은 홍위와 유빈, 그리고 호인과 함께 마을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한가령은 대장간 시설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한때 야인 땅에서 생활해본 그로서는 대장간이 야인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무궁무진하리라는 사실을 꿰뚫어보았다. 그렇게 본다면 건주위 제일의 세력가인 이만주가 홍위의 중재를 받아들였다는 말이 빈말은 아닐 것이다.


‘짧은 시간에 이런 마을을 만들어내다니.’


한가령은 홍위의 수완이 생각보다 뛰어나다고 보았다. 비록 자신의 숙부가 일으킨 예상치 못한 정변에 밀려났다고는 하지만 그 역량을 꽃피울 여건만 주어진다면 능히 일세를 풍미할 만한 군주가 될 터인데. 마을 안내를 마친 홍위가 한가령을 돌아보았다.


“그래, 여기에는 어떻게 오게 되었는가. 자네는 한명회의 사람이 아니었는가. 만포에서 나를 내어보낸 이후로 그 때문에 추궁을 당했을지 모를 일이었는데.”


처음 한가령을 마주할 때 홍위는 반가움이 앞섰지만 동시에 한가령이 어떻게 이곳에 이를 수 있었는지도 궁금했다. 홍위의 말에 유빈은 팔짱을 끼었다. 그는 호인으로부터 한가령의 내력에 대해 소상히 들었다. 호인 역시 한가령의 속내는 모두 꿰뚫어볼 수 없었다고 그러했고, 그가 보기에도 한가령은 스스로의 마음 속을 능히 감출 수 있는 위인이었다. 일단 그가 자신의 주인 한명회에게 등을 돌릴 것 같았으면 만포에서 굳이 한양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은 확실했다. 하지만, 한명회에게 충성한다면 어째서 상왕 노산군께서 야인 땅으로 들어가는 것을 방치, 아니 조장했는가? 유빈은 그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추궁은 당했습니다만, 목숨은 부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가······.”


한가령은 그렇게만 말했다. 홍위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주제에 대해서는 시간이 지나면 천천히 알게 되겠지.


“그러면 이곳에는 어인 일로 올 마음을 먹었는가.”


그 말에 한가령은 홍위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한대감의 밀명을 받고 왔소이다.”


그 말에 호인의 눈은 휘둥그레졌고, 유빈의 눈썹은 살짝 꿈틀거렸다. 오직 홍위와 한가령이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홍위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한명회의 밀명을 받았다. 한명회의 밀명을······.”


홍위는 그렇게 되뇌였다.


“과연 그렇겠군. 하지만 어째서.”


그 질문은 영월에서 한가령이 홍위 자신을 노렸던 자객 무리들을 쓰러뜨렸을 때 던졌던 질문과 본질적으로 같았다. 한명회의 종복일 터인 한가령이 어째서 자신을 놓아 주는가. 한가령은 살짝 웃었다.


“오래된 인연 때문이라고 말해 두겠습니다.”


“오래된 인연이라.”


그 때에도 한가령은 그렇게 얼버무렸다. 홍위는 한가령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이 사내의 속내는 무엇인가. 무엇 때문에 서로 상반되는 행동을 하는 것인가.


“그러면 그 이야기를 나에게 하는 이유를 들려주게. 한명회의 밀명을 받고 왔음에도 말일세.”


“나으리께서는 지금 위험에 처해 있다는 이야기를 드리러 왔습니다.”


위험이라, 그 말은 얼마 전 정호찬 선비에게서도 똑같이 들었던 말이다.


“어떤 위험인가.”


“야인 땅에서 이만한 대장간을 여시고도 그 소식이 새어나가지 않으리라 여기신 것은 아니셨을 겝니다. 조선에서도 이미 그 사실이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한가령의 눈빛이 번득였다.


“그 사실을 이만주의 아들이 고변했습니다.”


“이만주가!”


그 말에는 홍위뿐 아니라 다른 세 사람이 모두 흠칫했다. 홍위가 생각에 잠긴 채 중얼거렸다.


“이만주가 음흉한 자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한가령이 그 말을 받았다.


“조선이나 명에게 대장간 이야기가 들어간다면 어쨌든 토벌대가 조직될 것이었습니다. 이만주는 발빠르게 자신의 몫을 챙기려고 움직인 것이올시다.”


과연 그랬군. 홍위는 단번에 그의 말을 알아들었다. 이만주는 물론 부씨 부락과 표면적인 화해를 하는 대가로 막대한 철을 공급받고 있었지만, 야인족 안에서 철기가 생산된다는 것이 조선이나 명에 알려지면 토벌군이 조직될 것은 불 보듯이 뻔했다. 그러느니 이만주는 그 사실을 미리 흘리고, 자신은 자신대로 대장장이들이나 그 시설들을 은근슬쩍 흡수하려 드는 것이겠지. 아울러 거슬렸던 부씨 부락은 그 와중에 토벌군이 박살내도록 할 것이고. 홍위는 자신이 이만주의 노회함을 너무 얕보았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마땅히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올시다.”


호인이 잔뜩 심각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유빈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된다면 이만주는 우리에게 토벌대의 정도를 슬쩍 흘려주면서 마치 우리를 보호해주겠다는 것처럼 행세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만주와 조선, 그리고 명 모두를 적대할 수는 없는데.”


“이 일은 퉁주동이 오면 그와도 이야기를 나누어 보아야겠네. 아무튼 고맙네.”


홍위가 그렇게 말했다. 한가령의 속내가 어떻든간에 지금은 그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무엇인가?”


홍위의 질문에 한가령은 잠시 뜸을 들였다.


“금번에 평안도 도절제사로 부임한 신숙주가 나으리의 부인 되는 이를 거두었다 합니다. 혹시 알고 계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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