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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도깹
작품등록일 :
2020.05.1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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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9,471

작성
20.08.05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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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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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11. 뜻을 세우다.

DUMMY

선조가 돌아왔다. 당당하게 명의 원군을 이끌고!


“당연하지.”


명나라는 조선이 왜와 손잡는 것도 우려하지만 더 우려하는 것은 왜와 여진이 손을 잡는 것이었다. 만약 조선, 여진, 왜 이 세 세력이 손을 잡는다면 명나라는 그 명운을 장담할 수가 없었다. 더욱이 조선왕이 직접 와서 원군을 청하는데 그 동안 상국이랍시고 목에 힘 주던 체면에 가만히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문제는 명나라 군사 놈들이 더 악랄한 약탈자란 건데...”


그것이 패주길의 걱정이었다.


“뭐? 명나라 군사들이 식량을 사려고 은을 가지고 왔는데 조선 사람들이 안 팔아서 약탈한 거라고? 어디서 그런 말을... 인터넷... 아이고... 인터넷이 애들... 시끄럿! 그럼 네가 애지 어른이냐? 잘 들어. 원군이라고. 그런데 원군으로 온 군사가 직접 식량을 사도록 한다고? 차라리 왜군들이 조선에 들어와서 은덩이 주고 식량사갔다고 해라. 일본 사람들은 인터넷에 그런 장난질은 안 하냐? 원군으로 왔다는 건 이미 조선 조정에서 물자 지원한다는 거야. 조선만 아니라 명나라에서도 하는 거고. 다시 말해 다 받아 먹고 또 약탈질 한 거라고. 식량을 사? 그럼 식량만 사지 왜 비싼 물건에 여자까지 약탈을 해? 명나라 군사는 돌덩이도 먹고, 사람도 먹는 다냐? 그리고 식량을 사지 못 해 약탈한다면 왜 바닥까지 박박 긁어 싹쓸어 가냐? 오죽하면 왜군은 얼레빗, 명군은 침빗이래. 왜군도 박박 긁어 약탈해 가기로는 어디 내놔도 꿇리지 않는데. 아무튼 상식 부족, 생각 부족한 것들이 남이 좀 그럴싸하게 뭐라고 하면 그게 맞는가보다 하고 맹신해버리지. 쯧...”


그것이 강철성의 설명이었다. 설명이라기보가 배주길이 엄청 혼난 것이었지만...


“그건 막을 수 없겠지? 후우... 왕놈이나 만나야겠군.”


왜군의 조선점령 치트키를 알려주고 막아야 했다. 아무리 나라 버리고 도망갔던 놈이라지만 왕은 왕이었다.


* * *


사실 선조로서 조선 땅을 버리고 명으로 갔다가 온 것은 상당한 부담이 되었다. 선조도 바보가 아니니 백성들이 자신을 어찌 볼지 모를 리 없었다. 그나마 원군을 이끌고 왔으니 명분이라도 생겼으나... 자신을 보는 사람들마다 비난하는 것같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하지만...


“잘 하셨습니다. 전하께서 그리 결단을 내린 덕분에 원군을 얻어 올 수 있었던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렇게 위로해 주는 사람이 있어 조금은 편해졌다. 그리고 그 위로를 해주는 사람은 당연히 패주길이었다. 패주길도 정말 해야 할 말을 위해 선조의 마음을 열어 둘 필요가 있어 마음에도 없는 위로를 한 것이었다. 속마음은...


‘그냥 명나라에 눌러 있지 그랬냐!’


였으니...


“소인은 그간 소서행장이란 자에게 가서 염탐을 했었습니다.”


그러면서 고니시 유키나가가 써둔 증명서를 보여주었다.


“호오... 소서행장에게 신임을 얻은 모양이로구나.”

“예. 아무래도 그래야 제대로 된 정보를 얻을 수 있기에...”

“잘 하였다. 그래. 그래서 얻은 것은 있더냐?”

“예. 아주 중요한 것을 얻었사옵니다.”


그러면서 패주길은 왜국에서 취하고 있는 조선 점령 계책을 말했다.


“뭐라! 과인이 명에 넘어간 것이...”

“예. 그러하옵니다. 분명 전하 주변에서 명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 자들이 있을 겁니다.”

“설마...”


선조의 눈이 커졌다.


“또한 왜국에서는 조선을 지킬 사람들을 모함하거나 암살할 계획이라고 하옵니다.”

“조선을 살릴 사람들? 그 사람들이 누구더냐?”

“예. 이순신, 권율, 곽재우, 사명대사, 김덕령이옵니다.”


원래의 드라마에서는 조선을 떠받치는 4개의 기둥이라고 나왔었고 그 인물들은 이순신, 권율, 곽재우, 사명대사였다. 하지만 패주길은 김덕령이 죽은 것이 안타까워 말을 살짝 바꾼 것이었다.


“흐음... 과연 남해에서 왜의 수군을 물리쳤다는 장계가 올라오기는 했다. 그런데... 이순신, 권율은 알겠는데 곽재우와 사명대사, 김덕령은 누구인가?”

“예. 의병장이옵니다.”

“의병장이라... 호오라! 나라가 위태로우니 의병이 일어난 게로구나. 갸륵한 지고... 그나저나 이상하구나.”

“무엇이 말이옵니까:”

“과인이 모른다면 나라의 녹을 먹는 자들은 아닐 것이고, 의병을 일으켰다면 재야에 묻혀 있던 자들이라는 건데 왜국에서 그 자들을 어찌 알고 제거하려 한다는 것일꼬?”


순간 패주길은 뜨악했다. 새삼 강철성의 말이 떠올랐다.


“선조? 못난 왕이지. 하지만 멍청이는 아냐. 임진왜란만 안 일어났다면 조선 왕 중에서도 정치 잘한 왕 중 한 명으로 기록되었을 걸. 특히 방계승통의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그 점 때문에라도 더 평가 받았을 거야.”


그때는 그저 강철성이 선조가 불쌍해 그렇게 말한 줄 알았는데 정말로 똑똑하기는 했다.


‘그런데 그런 머리로 김덕령 죽이고, 이순신 파직하고 별의 별 나라 망칠 짓 다 했다는 거야?’


절로 한숨이 나오는 패주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걸 숨길 때. 그리고 선조의 질문에도 대답을 해야 했다. 문제는 대답할 말이 없다는 것이었다. 결국 할 말은 이것 뿐이었다.


“그건 소인 또한 모르겠습니다. 그 답을 알려면 그 계책을 낸 자를 잡아야 할 것이온데...”

“흐음... 그런 자라면 왜에 있겠지. 조선에 왔어도 후군에 있거나. 어렵겠구나...”


선조도 그건 이해했다.


“그리고 세자저하도 불러들이셔야 하옵니다.”

“세자를?”

“예. 만약 분조를 계속 유지하시려면 더 많은 병력을 보내 세자저하를 보호해야하옵니다.”


그 말에 선조의 얼굴이 굳었다.


“왜적이 세자도 노리냐?”

“그러하옵니다. 다음 보위를 이을 세자저하를 없애면 그만큼 나라가 혼란스럽기 때문이옵니다.”

“그럼 과인도 노리겠구나.”

“그건 아니옵니다.”

“응? 과인을 노리지 않아? 왜?”


이상한 일이었다. 나라를 혼란스럽게 만들거면 가장 먼저 제거해야 할 대상이 조선의 왕인 자신이 아니던가?


‘그거야 댁이 계속 왕으로 있어야 김덕령도 죽이고, 이순신도 파직해서 나라 망칠 것 아뇨!’


라는 속마음이었지만 입으로는 다른 말을 했다.


“그건... 그건 전하를 명으로 보내는 것으로...”

“그렇구나!”


선조는 무릎을 쳤다.


“허나 과인은 명의 원군을 얻어가지고 왔다. 그렇다면 이번에야 말로 과인이 노려지겠구나.”

“예? 아... 예...”

“그렇다면 과인을 보호할 군을 더 늘려야 겠구나.”

“아... 예....”


말이 왜 그렇게 되는지... 패주길은 그저 한숨만 나왔다. 사람은 위기 때 그 본 모습이 나온다더니 선조가 딱 그런 인물인 듯 했다.

“그, 그럼 소인은 이만...”

“아! 잠깐. 내 네게 관직을 내려줄 것이니 옆에서 과인을 보좌토록 하라.”

“아니되옵니다. 전하!”


패주길이 급히 외쳤다.


“안 되다니 어째서?”

“소인은 지금 의병활동을 하고 있사옵니다. 그런데 관직을 받으면 그 활동을 못하게 되옵니다.”

“허허... 의병이든 조정 대신이든 나라를 위해 하는 것이 아닌가?”

“물론 그렇사오나 또 다르옵니다. 조정에서 하는 일과 의병의 일은 다르옵니다.”

“그래서 과인을 못 돕겠다?”


선조의 말투가 살짝 변했다. 순간 패주길은 흠칫했다. 선조란 인물. 본래 성격이 어떤지 패주길로서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일단 방계승통이었다. 아무리 왕이라고 해도 은근히 무시당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스스로가 방계승통이란 것 때문에 눈치를 볼 수도 있고... 한마디로 엄청난 콤플렉스인 것이었다. 그 정도면 호탕했던 사람도 소심해지고 소인배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 더욱이 선조는 한 번 나라를 버렸던 왕이었다. 더 많은 무시를 당할 것이고, 더 많이 눈치를 볼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 자신이 선조가 권하는데 뿌리친다? 그건 선조가 판단하기에 자신을 무시한다고 여길 수도 있을 것이었다.


‘젠장! 좆됐다!’


빨리 방향을 틀어야했다.


“일단은 제가 이끌었던 의병대에 가서 의병을 이끌 자를 정하고 어찌어찌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줘야 하기 때문이옵니다.”

“호오... 그건 그렇지.”


선조의 말투가 다시 돌아왔고 패주길도 한숨을 쉬었다.


“그럼 그건 며칠이나 걸리겠는가?”

“글쎄올시다... 한 보...”


순간 다시 바뀌는 선조의 눈초리.


“...자. 닷새 정도는 걸릴 것 같사옵니다.”

“흠. 그렇지. 아무래도 그 정도는 걸리겠지. 그리하도록 하라.‘


패주길은 겨우 한숨을 내쉬도 선조 앞을 물러났다.


“젠장! 정말 이놈의 헬조선 생활 더러워서 못 해먹겠네. 지가 왕이면 왕이지 어디서 선량한 카지노업자에게 갑질이야! 갑질이.”


소심하게 아주 조용히 투덜거리고는 선조가 있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내가 할 건 다 했어. 이제... 네가 어떻게 하냐에 따라 난 바뀔 거다.”


패주길의 생각은 이랬다. 겨우 평양 한구석에서 카지노나 하는 자신으로서는 대단한 일을 할 수가 없었다. 조선사회란 시스템 속에서 뭘 하겠는가? 게다가 애초 뭘 할 생각도 없이 그저 자신과 가족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다 나라를 위해 힘을 쓰기로 했다. 그래서 의병도 일으키고, 지금처럼 활동하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준비가 적은 탓에 자신의 활약이 크지 않으리란 것도 잘 알았다. 패주길이 생각하는 자신의 진짜 조선을 위한 활동은 임진왜란이 끝난 후였다. 임진왜란 이후부터 정묘호란 전까지가 아주 중요하기에.


“하지만 이런 식이면 나도 달리 생각해야지. 그리고 그 모든 건 너에게 달린 거야.”


패주길의 눈길이 드물게 차가워졌다. 그리고 그건 계속 마음속에서 이걸 할지 저걸 할지 갈팡질팡하기도 했던 패주길의 마음이 정리되는 것을 의미했다.


꼬르륵...


“아씨! 왕놈이나 위놈이나. 눈치가 더럽게 없어!”


뜻이건 마음이건 일단 밥이 먼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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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10. 반첩을 받다. +2 20.07.17 1,107 27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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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10. 반첩을 받다. +5 20.07.13 1,171 26 7쪽
38 9. 발발 임진왜란. +1 20.07.10 1,125 23 8쪽
37 9. 발발 임진왜란. +1 20.07.08 1,071 21 8쪽
36 9. 발발 임진왜란. 20.07.06 1,073 17 7쪽
35 9. 발발 임진왜란. +2 20.07.03 1,133 20 9쪽
34 9. 발발 임진왜란. +1 20.07.01 1,237 24 7쪽
33 8.나무는 가만히 있으려 하나... 20.06.29 1,093 24 7쪽
32 8.나무는 가만히 있으려 하나... +2 20.06.26 1,096 20 7쪽
31 8.나무는 가만히 있으려 하나... 20.06.19 1,203 23 8쪽
30 8.나무는 가만히 있으려 하나... 20.06.18 1,241 27 8쪽
29 8.나무는 가만히 있으려 하나... +4 20.06.16 1,280 27 11쪽
28 8.나무는 가만히 있으려 하나... +1 20.06.13 1,296 27 8쪽
27 8.나무는 가만히 있으려 하나... +2 20.06.10 1,387 27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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