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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도깹
작품등록일 :
2020.05.11 20:22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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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89,471

작성
20.07.03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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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3
추천
20
글자
9쪽

9. 발발 임진왜란.

DUMMY

평양을 뜰 준비는 사실 진작 되어 있었다. 하지만 왕이 몽진을 왔는데 먼저 튀어 버리면 그 뒷감당은 말 그대로 감당할 수 없을 터...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가 있지.”


배주길의 눈이 매섭게 번뜩였다. 아마도 그 순간 거울을 봤다면 배주길 자신도 전혀 낯선 자신의 얼굴에 식겁하며 낯설어 했을 것이 분명했다.


“몰랐다면 모를까 알았다면 확실히 매듭을 지어야지.”


지금도 유키야마 오오토라에 대한 말은 계속 들려오고 있었다. 수십 명의 여인을 윤간 후 살해 한 후 그 시신을 완전히 다 벗겨 장대에 꿰어 그것을 들고 진군했다던가... 잡아 놓은 조선인들을 사흘 굶긴 후 고기를 주었는데 그 사람들의 부모의 고기였다던가... 아무튼 조선인들로서는 상상조차 해 본 적 없던 만행을 저지르며 진군하고 있었다.


“그 놈이 인간말종인 것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군. 어쨌든 내가 발목을 잡은 탓에 여기로 온 것이니 결국 나 때문이야. 그러니 내가 해결해야겠지.”


그러면서 머리를 벅벅 긁었다. 그냥 튀어버리며 속이 편하겠는데...


“제길! 스트레스 때문에 머리카락 다 빠지겠다. 그 놈 만나 잡으면 머리카락부터 다 뽑아 버릴 테다!”


또 하나의 유키야마 오오토라를 미워할 일이 생겼다.


* * *


“허허... 그 자가...”


선조는 수라상을 바라보았다. 거기에는 어떤 음식이 놓여있었다. 음식의 이름은 함박서태기咸搏西態嗜. 고기를 갈아 뭉쳐 기름에 튀겨낸 음식이었다. 평양 변두리에 사는 자가 바쳤다는 음식인데... 이우진이 그때 자신이 이 자 때문에 암행을 갔었으며, 선조에게 바친 꿀술도 그 자가 만든 것이라고 했다. 어쨌든 명색이 임금이라고 왔다고 이렇듯 뭔가를 바치는 것이 기특하기는 했다.


“그나저나 그냥 크게 만든 고기완자일 뿐인데 무슨 이름을 그리 요상하게 지었을꼬...”


그래도 덕분에 울적한 마음이 약간이나 달랠 수 있었으니...


“이번 전란이 끝나면 상이라도 줘야 겠구나.”


선조는 천천히 수라를 먹기 시작했다.


* * *


“크으! 역시 소고기는 한우지.”


권중현 아니 유키야마 오오토라는 고기를 뜯으며 보고를 듣고 있었다. 지금 유키야마 오오토라는 완전히 벌거벗긴 여인을 의자 삼아 앉아서 역시 벌거벗긴 여인의 등을 식탁으로 음식을 먹고 있는 중이었다. 한쪽에는 창살을 댄 나무우리를 만들어 여인들의 아이들을 가둬놓고 있었다. 만약 여인들이 거부한다면 아이들을 죽일 것이라는 협박을 한 것이었다. 그런 유키야마 오오토라의 행각에 왜군들도 고개를 돌릴 정도...


“그래. 조선의 왕이란 놈이 평양에 있다고?”

“예.”

“그렇단 말이지...”


유키야마 오오토라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어차피 세상은 내가 온 것으로 역사가 달라졌어. 내가 이대로 빠르게 가서... 지금 왕이 선조지? 선조를 잡으면 우리가 이기는 거야. 그럼 내 공을 아무도 무시 못 하겠지. 아! 가만있어라 보자... 그런데 만약 놓치면 어떻게 되지?’


문득 학교 다닐 때 국사 교사가 해 준 말이 생각이 났다.


“그때 선조가 의주에 머물지 않고 명나라로 넘어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쉽게 말해 왕이 사라진, 왕이 버린 나라인 상태지. 그럴 경우...”


사실 더 이상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유키야마 오오토라가 그걸 생각해낸 것은 그 교사의 이야기를 듣고 반 아이가 대체역사소설을 썼기 때문이었다. 그 아이가 쓴 내용은 선조가 명나라로 넘어간 때문에 조선이 급격히 무너지고 왜국에 완전히 점령이 된 뒤, 분조를 했던 광해군이 부흥운동을 하다 실패로 끝난 후 50년이 지난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었다. 부흥운동이 실패한 광해군은 20여 년 간 정처없이 도망을 치다 우연히 한 여인을 만나 신분을 속이로 결혼을 했고 그 여인 사이에서 낳은 아이가 주인공이었다. 놀랍게도 광해군과 결혼한 여인은 미래의 평행차원의 대한민국에서 왔고, 여인에게 교육을 받은 그 아이는 왜국의 일부가 된 조선 땅에서 독립운동을 하고 끝내 독립을 한 후 일본을 역으로 공격해 식민지로 만든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유키야마 오오토라는 그 아이가 웹소설로 돈을 번 것을 알고 매일같이 찾아가 돈을 뜯어냈었다. 그러니 잊을 수가 없는 것이었다. 그때 그 아이는 권중현ATM이라 불릴 정도였으니까.


‘흠... 소설처럼 되지는 않겠지. 둘 중 하나야 광해군이 왕이 되던가, 정말 망하던가. 하지만 어느 쪽이든 나에게 좋은 건 없네. 어떻게든 잡아야 얻는 게 많다는 건데... 그렇다면...’


생각을 마친 유키야마 오오토라는 벌떡 일어났다.


“가자! 출전이다! 최대한 빨리 가서 선... 조선 왕을 잡는다!”

“예. 장군. 그런데 저 여인들과 아이들은...”

“계집들은 왜국에 가서 팔아버리고 저 어린 것들은 그냥 죽여! 끌고 가 봐야 밥만 축내는 것들.”

“예. 알겠습니다.”


아직 유키야마 오오토라에게는 미치지 못 하지만 그의 부하들도 이미 유키야마 오오토라에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


* * *


“아무래도... 저 건물은 버려야 겠습니다”


배주길이 탐락방 건물을 보며 말했다. 미래에서 기관총이라도 수백자루 가져 오지 않는 이상 밀려드는 적군을 이길 수는 없으리라...


“그렇겠지?”


김주평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아쉽구먼.”

“하하. 아쉽긴요. 다음에 더 잘 지으면 되지요. 어차피 중요한 것은 다 옮겼으니... 나랏님 평양에서 튀... 동진 하시고 우리도 갈 때 불 태워야지요. 차라리 내 손으로 없애는 것이 낫지 왜놈들이 쓰는 것은 더 싫으니 말입니다”

“하... 전하께서 오셨는데 저 곳에 한 번 모시지 못 하는 구나.”

“아이고. 그러다 뭔 일일 당하려고요. 나랏님 오시면 다른 대신들 줄줄 따라 올 텐데... 그때 온 암행어사야 구워삶기 딱 좋은 사람이었지만 조정 대신들이 다 그렇겠습니까? 그리고 그것만이라면 그나마 다행이지. 필경 우릴 뜯어 먹으려도 들러붙는 거머리같은 대신들도 있을 거란 말입니다.”

“허허! 조정 대신들을 거머리라고 하다니! 그 무슨 불경한 말이란 말인가?”

“아... 그렇습니까? 그럼 거머리말고 기생충.”

“거 보게. 그리 말하니 좀 좋나?”

“그러네요.:

“...”

“...”

“그런데 기생충이 뭔가?”


* * *


배주길은 눈 앞의 사람을 착찹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왜 하필 지금...”

“왜 하필 지금이 아니라 딸 알맞게 맞춰. 입니다. 나리.”

“나리라고 부르지 마시라니까요. 아재. 제가 무슨 양반쪼가리도 아니고...”

“허허. 저 같은 백정 놈에게야 같은 천민이 아닌 이상다 나리지요.”

“아 글쎄...”

“어찌되었든 잘 된 것이 아닙니까?”

“잘된 것이라니...”

“어차피 죽으면 거적에 둘둘 말려 시구문 밖에 버려질 몸입니다. 어디 쓰일 데 없는 놈입지요. 그런데 이리 뜻 있게 쓸 일이 생겼으니 하늘의 도우심이지요.”

“조정 대신이나 목에 힘이나 주는 양반 놈들이 아재 반만 되었어도 나라가 이 꼴이 아닐 텐데 말입니다.”


배주길은 한숨을 쉬었다. 배주길 앞의 사람은 백정 막쇠였다. 배주길이 카지노를 키우고 룸살롱을 만들었을 때 들인 인물이었다. 룸살롱의 특성상 술과 고기라 빠질 수 없기에 백정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막쇠는 착하고 성실한 사람이었다. 정도 많았다. 그래서인지 짧은 기간 동안 같은 식구로 지냈지만 정이 많이 들었다. 그런 막쇠가 지금 죽어가고 있었다.


“어쨌든 그렇다고 굳이 그리 목숨을 걸 필요는 없습니다. 누가 압니까? 몸이 나을지?”

“허허. 제 몸은 제가 더 잘 압니다.”

“아니 막쇠 아재가 무슨 의원도 아니고...”

“허허. 제 나이 벌써 여든입니다. 너무 오래 살았습니다. 저와 같이 뛰놀며 자라던 동무들은 이승 떠난 지 수십 해가 됩니다. 이제 그 동무들 다시 만나러 가야지요.”

“하아... 아재...”

“나리 덕에 사람 대접받았습니다. 제 평생 사람 대접 받을 일은 없으리라 여겼는데... 허허. 동무들에게 자랑할 일이 생겼습니다.”


막쇠의 결심이 굳은 것을 보고 배주길은 한숨을 쉬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배주길은 자신의 계획을 말해주었다. 과연 잘 될지 안 될지 모르겠지만...



배주길은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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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발발 임진왜란. +2 20.07.03 1,134 20 9쪽
34 9. 발발 임진왜란. +1 20.07.01 1,237 2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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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8.나무는 가만히 있으려 하나... +2 20.06.26 1,097 2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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