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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깹 님의 서재입니다.

조선카지노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대체역사

완결

도깹
작품등록일 :
2020.05.11 20:22
최근연재일 :
2020.10.09 16:13
연재수 :
76 회
조회수 :
96,231
추천수 :
1,981
글자수 :
289,471

작성
20.06.08 15:17
조회
1,330
추천
24
글자
8쪽

7.이제는 룸살롱시대.

DUMMY

다행히 여자들은 구했다. 아무래도 등급(?)이 떨어지는 기생의 경우 황대붕을 통해 구해 올 수 있었다. 거기에 가난으로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라도 몸이라도 팔아야 할 여자들도 있었고...


“룸살롱에서 술시중 드는 여자들을 나가요娜佳妖라고 합니다.”


배주길의 설명이었다.


“허허... 나가요라니... 거 참 요상스러우면서도 끌리는 말일세.”

“나가요는 일반 기생과는 다릅니다. 일단 술을 같이 마셔 주며, 대화를 해 주며, 노래도 불러 줍니다. 하지만 잠자리는 가지지 않습니다.”


물론 2차라는 것이 있기는 했지만 초장부터 그런 것을 둘 생각은 없었다. 지금은 여자의 권리가 바닥이며, 기상의 인권이나 권리는 아예 없는 조선시대였다. 강력한 규정으로 규제하지 않으면 그야말로 엉망진창 망가질 것이 분명했다. 물론 그런 배주길의 규정을 사람들이 그대로 이해하기는 어려운 노릇이었다.


“허... 그건 그냥 일패 기생이 아닌가? 그럼 그냥 기방을 만드는 것이 아닌가?”


김주평이 물었다.


“아니지요. 나가요의 경우는 고객님들의 손길을 어느 정도 허락합니다. 또한 노출 해 주죠.”

“허나.... 그 역시...”


기방에서는 흔한 일이라 김주평도 다른 이들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가장 다른 점은!”


배주길은 옷을 꺼내 들었다.


“헛! 그 옷은...”

“험험. 그 옷을...”


사내들이 욕을 하면서도 곁눈질로 계속 보던 그 옷.


“이 옷을 입지요.”

“차별은 되겠네만... 그걸 입으려 하겠는가?”


장덕팔이 물었다.


“못 입을 건 뭡니까? 몸을 팔라는 것도 아닌데. 단지 옷입니다. 입다보면 나중에는 먼저 더 예쁜 것 입으려고 할 겁니다. 그게 더 노출이 많더라도 말이지요.”


사람이란 적응의 동물이었다. 처음이 어렵지 익숙해지면 한 단계 위로는 물론 열 단계 위로도 쉽게 갈 수 있는 존재였다. 오히려 배주길은 자신의 카지노 안 룸살롱에서 그런 옷을 입는 것이 조선 전역으로 퍼져나가 자신들만의 특별함을 잃을까 염려가 되었다.


“뭐... 주길 동생에게 맡겨 보십시다요. 지금까지 주길 동생 잘 하지 않았습니까?”


용길의 말이었다. 용길은 카지노에서 하는 역할은 없지만... 차라리 용길 처가 하는 역할은 더 컸다. 의외로 요리 실력이 좋고, 요리에 대한 감이 좋은 용길 처였다. 조선시대 가난한 상민으로 지내느라 그 재능을 피지 못 했던 것을 뿐... 21세기 대한민국이었다면 충분히 요리연구가로 대성할 수 있었을 그런 재능이었다. 지금도 탐락방의 주방을 책임지고 있었다. 탐락방 주방을 책임지며 그 재능이 꽃 피우고 있었고. 아무튼 그런 처에 비해 용길은 카지노 창립 멤버라는 이유로 경영진 중 하나일 뿐 정말 하는 일은 없었으나 가끔 이렇게 중재를 하는 역할을 하곤 했다.


“험! 뭐... 그렇다면 시도는 해 보도록 하지.”

“나리 생각도 그렇습니까? 그래 보도록 하죠. 어차피 실패해도 큰 손해는 없을 것이니... 뭐 그럼 주길 동생 생각대로 하게”


김주평과 장덕팔도 배주길의 의견에 찬성을 했다.


* * *


배주길이 원하는 나가요가 되려면 일단 갖춰야 할 것이 있었다. 일단 몸매. 하지만 이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못 먹고 자란 집의 여자들이었다. 몸매가 좋을 리 없었다. 다리도 짧고... 하지만 그렇더라도 미니스커트 입고 나타나면 어떤 사내건 눈이 돌아 버릴 것은 분명했다. 그들로서는 평생 못 봤을 장면일 테니... 문제는 대화였다. 룸살롱 이용자는 가진 재산이 많은 자들로 한정이었다. 이른바 부자들. 그리고 조선시대 부자들 대부분은 양반들이었다. 재물과 시간. 모두 충족되는 부류들. 그리고 양반이라면 좋든 싫든 학문을 익혀야 했다. 즉 학문을 익힌 자들과의 대화가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들처럼 어려서부터 공자왈 맹자왈 하며 학문을 쌓는 것은 사실 불가능했다. 하지만 그렇게 배운 자들과 대화를 할 정도의 어느 정도의 지식과 상식을 쌓고, 그런 자들의 귀를 기울이게 할 수 있는 화술도 필요했다.


“난월이 부탁하네.”


배주길은 그 책임자로 난월이에게 부탁했다. 난월이도 애를 써서 기적에서 빼내온 상태. 이젠 당당하게 카지노 경영진의 일원이기도 했다.


“예. 맡겨만 주세요.”


그렇게 준비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런데 기방이면 알아서 갈 터인데 여기에는 고객인지 호갱인지 뭔지 어찌 끌어들이나?”


김주평의 질문이었다.


“아...”

배주길은 다시 머리를 싸매야 했다고...


* * *


이제 카지노 & 룸살롱 탐락방은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물론... 그 사업의 특수성과 뒤로는 갖은 구린 짓에 음란한 짓을 하면서 앞으로는 성인군자인 척 하는 조선이란 나라의 상황 때문에 대놓고 하지는 못 했지만 알 사람은 다 알고 있었다. 이미 알고 있는 자가 아직 모르는 자를 끌고 오고 있었으니...


삐그덕.


어둠 속에서 나무 계단을 밟는 소리가 들렸다. 희미한 불빛만 겨우 비추는 좁은 통로, 좁은 계단에서 울리는 그 소리는 사람의 귀를 자극하는 기분 나쁜 소리였다. 마치 귀신이 우는 듯 소름이 돋는다 해도 이상할 것 없는 날카로운 소리. 하지만 그 소리를 들으며 내려가는 이들은 그것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저 기대에 찬 눈빛만 불빛에 비춰질 뿐이었다.


계단을 다 내려가 육중해 보이는 문이 열리자 그곳에는 별천지가 펼쳐졌다. 그리고 그들의 눈도 번들거리기 시작했다.


“어서 오십시오!”


멋들어진 검은 색 장삼을 입은 배주길이 그들을 반겼다.


“호오... 저 사람이...”


처음 옷 듯한 사람은 배주길을 보며 깜짝 올랐다. 배주길은 키가 매우 컸다. 배주길의 키는 178 정도. 21세기의 척 환산으로는 6척이 안 되지만 현재의 단위로는 6척의 장신인 것이었다. 즉 지금 시대의 어지간한 사람은 머리가 그의 어깨를 넘지 못 한 사람이 많았다.


‘호갱들아. 영혼까지 싹 털어주마.’


배주길은 속으로 웃었다. 언제부터인지 사람들은 배주길을 탐락耽樂의 저승사자라고 불렀다. 탐락방이 이승에는 없는 마치 저승에나 있는 듯한 환락의 장소고, 사람들을 그곳으로 안내한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그 말이 나온 진짜 이유는 배주길이 입기 시작한 옷 때문이었다. 배주길의 차림은 묘했다. 흑포 안에 입은 옷은 조선의 옷답지 않게 통이 좁았다. 흰색의 윗도리와 검은 색 아랫도리. 검은 색의 얇은 조끼를 위에 입고 그 위에 흑색의 장포를 둘렀다. 흑포는 종아리를 덮는 정도로 뒷부분 가운데는 길게 갈라져 엉덩이 부분까지 갈라졌다. 21세기의 턱시도를 생각하고 만든 옷이었는데...


‘입이 방정이지...’

다 만들어진 옷을 보고는 저승사자 옷 같다고 투덜거렸던 것이었다. 그 말을 다른 사람이 듣고 퍼트린 것이 지금의 별명인 것이었다.


어쨌든 그렇게 만들어진 옷은 흑포에는 고름을 만들지 않고 허리띠를 둘렀고 그것은 흑포에 바느질로 박아 고정이 되었다. 양 옆구리 부분에는 주머니를 만들었는데 허리띠를 이 주머니 안에 넣었다. 흑포의 소매도 좁게 만들었다. 발에는 검은 색 버선을 신었고 검은 색 신발을 신었는데 옻칠을 한 가느라간 가죽 끈을 짚신처럼 꼬아 만든 것이었다. 머리 위에는 챙이 좁은 갓처럼 생긴 모자를 썼는데 갓은 아니었다. 탐락의 저승사자는 자신의 옷을 턱시도琢侍賭라고 했고 모자는 실크햇悉具該라 했다.


차림새만 특이한 것이 아니었다. 그의 인사법은 더 특이했다. 허리를 깊이 숙여 인사하는데 한 다리가 뒤로 가면서, 한 손은 배꼽부근에 가고 다른 손은 우아하게 큰 호선을 그리며 위로 올라갔다. 굉장히 과장된 듯한 인사법. 하지만 모두들 그 인사법에는 익숙한 듯 했다. 한 사람만 빼고는. 그 사람은 마친 촌놈인양 사람을 희번덕거리는 눈으로 쳐다 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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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이제는 룸살롱시대. 20.06.08 1,331 2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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