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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깹 님의 서재입니다.

조선카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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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도깹
작품등록일 :
2020.05.11 20:22
최근연재일 :
2020.10.09 16:13
연재수 :
76 회
조회수 :
96,241
추천수 :
1,981
글자수 :
289,471

작성
20.06.04 16:23
조회
1,399
추천
28
글자
8쪽

7.이제는 룸살롱시대.

DUMMY

이우진이 배주길이 준 꿀술 몇 병을 가지고 털레털레 한양으로 간 후... 크게 일은 없었다. 아마도 이우진이 제대로 잘 말한 모양...


“이보게. 꿀술을 나라님께 진상하라는 명이네.”


황대붕이 가져 온 소식이었다. 일은 이랬다. 이우진은 선조에게 꿀술을 바친 것이었다. 맛있는 술이 있기에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라고. 왜 밤에 모이냐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 술이 아무리 맛있어도 백주대낮부터 술 마시겠다고 모여들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니던가? 선조 또한 꿀술의 맛을 보고 감탄하였고...


“뭐 위에서 까라면 까야죠. 하아... 이젠 양봉업에까지 손을 대야 하나...”


나쁜 일은 아니었다. 임금님께 진상한다는 핑계로 술을 대량으로 만들 수 있으니. 왜 그리 많이 만드냐 묻는다면 많이 만들어야 그 중에서 최상품의 소량의 꿀술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댈 것이었다. 남은 술은 팔며 되는 것이고. 다만...


“조선시대는 중기부터 이미 방납의 피해가 컸다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


이것이 걱정일 뿐... 그리고...


* * *


새로 짓는 건물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일 하는 사람들이 자진해서 밤을 새워가며 일을 하기 때문이었다. 정식 작업시간은 진시부터 술시까지. 이때 해시까지 일을 할 수 있는데 술시에서 자시까지 일하는 것을 잔업이라 칭했으며 정식 작업시간의 수당보다 5할을 더 주기로 한 탓이었다. 즉 사람들이 불까지 켜가며 일을 하니 빠르게 진척되지 않을 수 없었다. 거기에 정식 작업 시간도 이미 21세기 대한민국에서는 당장 노조가 들고 일어나고, 정치인들이며 방송이며 난리칠 정도로 긴데다 애초 휴일도 없었다. 그야말로 노동자 쥐어짜 돈벌려는 악덕사장에게는 최고의 조건이었으니...


“나... 악덕 사장인건가?”


라며 스스로를 자각한 배주길이었으나...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랬다고 여긴 조선이야.”


라며 가볍게 넘겼다. 어쨌든 그렇게 빠르게 진행된 덕에 건물은 완성이 되었다. 지상 1층 지하 3층의 요상한 건물이었다. 지하의 건물의 경우는 여기저기 불을 밝혔는데 그 불의 뒤에는 반들반들하니 잘 닦은 거울을 두었다. 이렇듯 불을 밝히니 문제가 되는 것이 환기였다. 환기란 말도 없고, 개념도 없었던 시대지만 본능적인 것인지 이리 만들면 숨쉬기 어려울 것이란 말이 많았다. 그건 환기구를 만들면서 해결했다. 건물을 밖에서 보면 땅에서 굴뚝같은 것이 여러 개 솟아있는 것으로 보일 것이었다.


지상층은 크게 별 볼 것 없었다. 하지만 지하로 내려가면 별천지가 나오는 것이었다. 지하1층도 크게 볼 것은 없었다. 다만 군데군데 물이 가득 든 독이 많았는데 불이 나면 한 번의 조작으로 모든 독이 깨지게끔 만들어 놨다.


지하 2층은 넓은 공간이 차지하고 있었고 사방으로 작은 방들이 있었다. 각기 방에는 환전이라든가 대출 등의 문패가 달렸다.


그리고... 지하 3층은...



“아이고... 천지신명이시여. 우리 카지노 잘되게 해 주시고...”


건물이 다 완성된 날 거창하게 고사도 지냈다. 그날은 일단 즐겨야 하는 날이었다.


“그런데 주길 동생.”


고사가 끝나고 술자리를 가지며 장덕팔이 물었다.


“음... 뭔가 좀 어감이 그렇습니다만... 뭐가 궁금한데요?”

“자네의 말대로면 노름이란 것도 여러 사람이 북적거리며 해야 더 재미가 난다고 하지 않았나?”

“정확히 하자면 노름할 기분이 난다는 거죠. 그래서 공간을 크게 만들지 않았습니까?”

“헌데 그 아래층 말일세. 왜 그리 방이 많은겐가? 내 볼 때 곳간으로 쓸 것같지도 않고...”

“형님.”


배주길이 몸을 장덕팔 쪽으로 기울이며 작게 말했다.


“제가 누누이 말했습니다. 사내는 술, 노름. 여자를 항시 경계하고 조심해야 한다고.”

“그랬지. 그거 무시했다가 저 사람처럼...”


장덕팔의 눈에 사람들과 신나게 떠들며 술을 마시고 있는 사내가 보였다. 용길이었다.


“혼쭐이 나지. 뭐... 제 버릇 고친 것같지는 않다만...”

“그렇죠. 아무튼! 그런데 우린 그 세 가지로 재물을 버는 일을 하고 있지요.”

“응? 세 가지로 재물을 벌다니?”


장덕팔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분명 자신들은 노름판으로만... 그러다 눈이 커졌다.


“자네...”


배주길은 씩 웃었다.


“언제까지 카지노만 하겠습니까. 다른 사업도 해야지요.”

“흠... 일단 술은 팔 것 같으나... 그 방이 은밀하고 그리 큰 것이 아님을 본다면... 자네 들병이 계집들을 들일 참인가?”


장덕팔의 말은 성매매를 할 거냐는 말이었다.


“에헤! 거기까지 가면 안 되지요. 그건 막판 인생이나 할 일이고. 우린 한창 일어나는 사업을 하는데! 술장사를 해야죠. 술장사를.”

“아.. 술.술이라면 기방을 열겠다는 건가?”

“기방보다 더 좋은 것이지요.”

“기방보다 더 좋다? 그게 뭔데?”

“룸살롱樓迷乷弄.”


배주길은 다시 한 번 씩 웃었다.


“룸... 살롱?”


장덕팔의 눈이 커졌다.


* * *


배주길은 혀를 찼다.


“하아... 내가 조선에 헛있었구나.”


아니면 너무 승승장구해서 뭐든 손만 대면 할 수 있다고 착각을 했던가...


“하려는 사람이 없네...”


룸살롱이란 어떤 곳인가? 다른 것 다 필요 없고 방 안에서 남자가 여자 끼고 술 마시는 곳이었다. 즉 일단 방, 술, 여자. 이것이 기본 삼요소인 것이었다. 그런데 방과 술은 준비가 되었는데 여자가 없었다. 기생도 많고, 들병이도 많아 여자 구하기는 쉬울 거라 여겼다. 하지만...


“허허... 굳이 그런 계집이어야 한단 말인가?”


장덕팔의 한탄이었다.

배주길이 원하는 여자는 일단 예뻐야 했다. 특히 배주길의 눈에. 달덩이 같은 얼굴? 탈락! 배주길은 달걀같은 얼굴을 원했다.


배주길이 원하는 여자는 일단 커야 했다. 어디가? 아무튼... 이건 보류. 커음. 흠! 어험...을 보자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배주길이 원하는 여자는 각선미가 좋아야 했다. 여기서는 여자들이 질색을 했다. 왜냐? 룸살롱에서 일하려면 입어야 하는 옷이...


“에그머니! 어찌 그런 남사스런 옷을...”


장덕팔에, 김주평에, 용길에, 도화에, 말동이에... 임술에... 나이 구분없이 다들 질색했으니까.


“그러면서 곁눈질로 훔쳐보는 건 뭔데? 설마 자기들이 입고 싶은 건가?”


아무튼 벌써부터 미니스커트는 좀 아닌가 싶기도 했다.


“아니지. 남들 가는 길로만 간다면 뭘 할 수 있겠어. 21세기 대한민국도 그런데 지금은 조선시대잖아. 남들 가는 길 가봐야 기생집이지. 아니다. 그냥 농사나 지으며 살아야지.”


배주길은 마음을 다 잡았다. 처음이 어렵지 그 뒤는 쉬울 것이었다. 무슨 체면? 웃긴 소리였다. 성리학의 나라 조선이 21세기 대한민국보다 더 음란한 나라였다. 선비의 도? 그러기에는 기생의 숫자가 너무 많았다. 애초 남자가 지위 되고 능력 되면 여자 여럿 차지하고 거느리는 것이 허락된 사회였다. 조선 후기 나온 춘화도 등을 보면 21세기 대한민국의 남녀보다 더 질펀하고 질탕하면 했지 결코 덜 하지는 않았다. 만들어만 놓으면 내일 백세 축하연 날 잡은 노인네는 물론 저승사자와 함께 삼도천 건너려던 할배까지 달려 올 것임을 배주길은 확신했다. 어쩌면 저승자사가 먼저 올지도...


“에이... 저승사자라니...”


훗날 탐락의 저승사자라 불릴 그 사나이는 저승사자에 생각이 미치자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자신의 카지노에는 절대 저승사자는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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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7.이제는 룸살롱시대. 20.06.08 1,331 2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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