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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깹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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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도깹
작품등록일 :
2020.05.11 20:22
최근연재일 :
2020.10.09 16:13
연재수 :
76 회
조회수 :
96,238
추천수 :
1,981
글자수 :
289,471

작성
20.06.01 14:29
조회
1,307
추천
27
글자
7쪽

5. 돌리고, 돌리고.

DUMMY

“땅을 파라니...”

“허허... 배주길이 아니 배사장. 이건 좀...”


사람들은 난감해 하고 있었다. 빚을 탕감해 줄 테니 일을 좀 하해서 흔쾌히 응했다. 그런데 땅을 파란다. 그냥 좀 파는 거면 상관없었다. 그런데 그게 규모가 꽤 되었다. 제법 큰 기와집은 하나는 들어갈 넓이에, 깊이는 5장 깊이로 파라니...


“아니 배사장. 지금 우릴 파묻을 작정은 아니겠지?”

“파묻히기 전에 땅 파다 기진해 죽겠구먼.”


사람들마다 입이 댓발이 나와 투덜거렸다.


“아! 맞다. 그리고 일이 다 끝난 후에는 탈각통 한 번씩 돌리게 할 생각인데...”


그 말에 사람들 눈이 빛났다. 거기서 은구슬이라도 걸린다면...


‘흐흐.. 그러면...’

‘고스톱에...’

‘섯다에...


사람들 노름할 생각으로 가득차니 없는 힘이 생기는 듯 했다.


‘후우... 멍청한 것들. 이 일이 언제 끝날 줄 알고...’


저 어리석음을 이용하는 일이었지만 입맛이 씁쓸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쓴 입 안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이따 막걸리나 한 사발 할 생각을 할 때였다.


“그런데 배사장.”


기골이 장대한 노인이 말을 걸어왔다.


“왜요? 아! 노인이라고 빠지는 것 없어요.”

“허허. 내 나이는 들었어도 저 비루먹은 것 같은 젊은 것들보다는 힘을 더 쓴다네. 내 묻는 건 그게 아니라... 땅을 파서 어쩌자는 건가? 저치들 농처럼 우릴 파묻을 건 아니고.”

“집 하나 세우려 그럽니다.”


굳이 숨길 일은 아니었다.


“집?”

“예. 솔직히 우리가 쓰는 저 카지노... 조금만 지나면 협소해질 겁니다. 그러니 그 전에 제대로 만들어야죠.”

“그런데 땅을 왜 그리 깊게 파나?”

“아... 그건 지하에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땅 아래에도 있고, 땅 위에도 있고. 같은 노름이라도 그 격이 있는 겁니다. 진짜배기는 지하에 있는 거죠.”

“흐음... 그러면 습기도 차고... 숨 쉬는 것도 힘들어질 터인데?”

“그건 극복을 해야겠지요. 땅 위의 공기와 잘 통하게 환기시설을 할 겁니다.”

“공기? 환기? 뭐 좋네”


영 알아듣지 못 할 말이었지만 신기하게도 대충 무슨 의미의 말을 하는 건지는 알아들었다.


“그러면 그거 내가 하며 안 될까?”

“예?”


배주길이 노인의 위 아래를 훑어보았다. 대체 저 노인네가 무슨 자신감으로...


“내가 이래봬도 대목장이라네. 양반네집 기와집이나 사찰도 내 손 거친 곳 많아.”

“흠...”


하지만 배주길로서는 미심쩍지 않을 수 없었다. 조선 땅에 대목장이 어디 한 둘이랴. 거기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해 줄지는...


“딱 봐도 생각하는 바는 많지만 그걸 만들어낼 깜냥은 없어 보이는데 간은 그만 보는 것이 어떤가?”


과연 늙은 생강이 맞는 것이 배주길의 속내를 그대로 맞춰버렸다.


“아니 그게...”

“저리 지하에 집을 지으려면 우선 나무만으로는 안 되네. 돌을 써야해. 돌로 든든하게 기초와 중심을 잡고 나무는 그냥 덧대야 하지. 그래야 위의 집도 버티네. 그저 땅 위에만 지으면 문제될 건 없지만 땅 속이라는 것이 문제야. 여기 땅을 보니 땅이 말라있기는 해도 어쨌든 땅 속이라면 습할 수밖에 없고 습한 곳에서는 나무가 빨리 썩지. 다른 곳은 몰라도 기둥이 썩어버리면 아주 큰 난리가 날 거야. 땅 속이라 바꾸기도 용하지 않고, 아니 바꿀 수 없다는 것이 맞는 말이지.”

“아...”


배주길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 정도 되는 사람이라면 맡겨도 될 둣했다. 미래의 지식을 가진 자신도 생각 못 한 부분을 그대로 짚어내고 있었으니...


“좋수다! 그럼 노인네가 맡으쇼.”

“그럼 품삯은...”

“빚 탕감”

“에잉!”



노인은 아깝다는 듯 발로 땅을 굴렀다.


* * *


노인의 이름은 임술이었다. 임술일에 태어났다고 그리 지은 건데 생각 외로 나이는 많지 않았다. 장덕팔보다 다섯 살 많은 뿐이었다.


“아니 그런데 어찌 저리 늙어 보이는 거래요?”

“허! 그야 나도 모르지.”


아무래도 지금 시대의 사람들이 영양상태도 그렇고, 피부에 바르는 것은 아예 없을 테고, 땡볕에 노동만 죽어라 하면서도 가꾸는 것이 없어 21세기의 사람보다 피부에 주름도 많아 나이가 들어 보이기는 해도 저 정도면 노안이었다.


“동생은 제 나이보다 어려보이지 않은가?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는 게지.”

“아... 그런가요?”


21세기 대한민국에서는 노안 소리도 안 듣지만 동안 소리 또한 들은 적이 없던 배주길이었다. 하지만 조선시대에 와서는 동안 소리는 못 들어도 나이값 못 하는 얼굴이란 말은 자주 들으니... 그게 곧 동안이란 말의 조선시대 식 표현이렸다!


‘그런데 왜 기분은 꿀꿀한 걸까?’


* * *


오늘도 카지노 탐락방에서는 통 돌아가는 소리가 울렸다.


“돌리고 돌리고 돌리고오.”


통을 돌리는 사람도 신이 났다.


“호오라... 이젠 사람들이 저 팔각통에 더 열광하네그려.”


장덕팔이 사람들 노는 꼴을 보며 말했다.


“팔각통만 그러한가? 로또란 것도 사지 못해 안달이 아닌가 말이야. 고 놈의 로또 이제 한지 얼마나 되는가? 한달 조금 지났는데 말일세.”


어느 새 배주길 일당의 일원이 된 김주평의 말이었다.


“그건 맞는 말이요.”


장덕팔이 김주평 앞에 대충 털퍼덕 앉았다.


“아이고. 나리. 손목 안 아프쇼?”


일개 장사치 장덕팔이 양반인 김주평 앞에서 막 행동하고 말도 대충 높이고 있었다.


“이게 말이야. 다 재물이 되는 것 아닌가. 그걸 생각하면 안 아프이.”


그걸 또 받아들이는 김주평.


‘하아... 저 양반을 어찌 하나...’


원래는 이용해 먹다 버릴 생각이었는데 이러면 좀 곤란해졌다.


‘뭐... 딱히 피해 안 주면 그냥 둘까?’


김주평 덕분에 왜국에서 은도 잘 벌어오는 상황이니... 그때였다.


“이보게. 배사장!”


황대붕이 다급하게 뛰어왔다. 그리고 배주길의 귀에 뭔가 속닥였다.


“좀 크게 말하쇼. 어제 붕어라도 드셨쇼? 뭐 그리 입만 벙긋거려.”


배주길은 귀에 닿는 입김에 질색하며 황대붕의 얼굴을 손으로 밀쳐버렸다.


“여기 사람들 다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니 그냥 말 하쇼.”

“아, 알겠네. 실은...”


황대붕은 급히 자신이 온 이유를 설명했다. 그 말에 김주평은 붓을 떨어트렸고, 장덕팔은 급히 일어나려다 엎어졌다.


“이를 어찌하면 좋겠는가?”


항대붕도 똥줄이 타는 얼굴로 말했다. 하지만 배주길은 오히려 빙긋 웃었다.


“아니 손님이 오시면 손님 맞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닙니까?”

“손님이라니! 그 무슨...”

“손님이지요. 어차피 이놈의 시대는...‘


개차반이요. 라는 말을 삼키며 그저 미소만 짓는 배주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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