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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도깹
작품등록일 :
2020.05.11 20:22
최근연재일 :
2020.10.09 16:13
연재수 :
76 회
조회수 :
96,225
추천수 :
1,981
글자수 :
289,471

작성
20.06.18 16:10
조회
1,241
추천
27
글자
8쪽

8.나무는 가만히 있으려 하나...

DUMMY

일단 배주길은 나루토란 자가 실토한 것을 사람들에게 알렸다. 물론 권중현. 유키야마 오오토라가 친구였다는 것은 빼고...


“후우... 그나저나... 만약 권중현 그 놈이 왜국이 아니라 조선에 떨어졌다면...”


생각해보니 개꿀이었을 것 같았다. 아무리 전생에 나라를 수백만 번 구했다고 해도 조선과 같은 나라에서 권중현같은 놈은 그저 왈패나 되었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조선초 정도라면 각 왕자들 아래로 들어가거나, 조금 더 지나 수양대군 시절이라면 수양대군 밑으로 들어갔을 수는 있겠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 한글 맞춤법도 틀리는 놈이었다. 한자로 쓰면 제 이름도 틀리는 놈이 뭘 할 수 있겠는가?


“그러고 보면 난 운이 좋은 것이었지...”


사실 배주길도 권중현과 도긴개긴이었다. 하지만 교도소에 간 것이 배주길의 인생을 바꿨다고 할 수 있었다. 학교에서 피해 다녔던 공부를 교도소에서 제대로 한 것이니.... 지금 조선에서의 성공도 그것이 밑천이었다.


“하아... 그립네...”


장녹수도, 강철성도, 유정필도. 그리고 특히 어르신이. 어르신은 끝까지 자신의 이름을 알려주지 않았다. 물론 옷이 붙은 명찰에 이름이 있기는 했다. 윤재진. 하지만 그건 어르신의 본명이 아니라고 했다. 그저 서류상의 이름일 뿐...


“그러고 보니 난 어르신에 대해 하나도 모르고 있네.”


생각해보니 그저 교도소 생활하기에 급급했었다.


“하아... 멍청한 놈...”


스스로가 생각하기에도 자신 배주길이란 인간은 참 못난 놈이었다.


“어르신...”


배주길은 목에 걸린 옥패를 꺼내 들여다보았다. 어르신이 무척이나 소중히 했던 물건.


“오라버니!”


배주길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비선이었다.


“어? 비선. 너 그렇게 돌아다녀도 돼?”

“당연하죠. 뭐 크게 다친 것도 아닌데...”


운이 좋았다. 비선의 경우 예전 배주길이 사 준 노리개를 저고리에 차고 있었는데 거기에 칼을 맞은 것이었다. 그럼에도 칼이 끝이 잘 벼리어졌는지 노리개를 뚫고 상처를 입혔지만...


“조심해. 물에 닿지 않게 하고. 덧나면 안 되니까.”

“알아요. 알아. 으이그! 아재...”


아재라... 대체 저런 21세기에 쓰이던 말을 어떻게 비선이 아는지...


‘아! 내 때문이로군.’


살짝 미안한 감이 드는 배주길이었다. 이래서 애 앞에서는 바른말 고운말 썼어야 하는데...


“근데 오라버니 뭐해요? 이건 뭐고?”


비선이 고개를 쏙 내밀어 배주길이 들고 있는 것을 보았다.


“아... 이거? 이건...”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배주길이 잠시 고민할 때였다.


“아앗!”


비선이 비명을 지르듯 탄성을 내질렀다.


“왜?”

“그, 그거... 그거... 우리 아버님 것!”

“응?”

“그거 우리 아버님거라고요!”


그 말에 배주길은 피식 웃었다.


“에이... 그럴 리가. 이거 내가 나 아는 어르신에게서 받은 거야.”

“아니에요. 그거 우리 아버님께서 저에게 주셨던 거예요. 그러다 아버님께서 길 떠나신다고 해서 내가 다시 드린 거라고요!”

“하하. 그냥 비슷하게 생긴 거겠지.”

“아니라고요!”


비선이 발을 동동 굴렀다.


“거기 귀퉁이에 보면 ‘귀’라고 쓴 것이 있어요. 아버님께서 무사히 돌아오시라고 歸자를 적으려고 했지만 제가 그때는 너무 어려 한자를 몰라 훈민정음으로 쓴 거라고요!”


순간 배주길의 머리 속이 싸해졌다.


‘귀...’


확실히 있었다. 옥패를 들여다봤을 때 ‘귀’자가 새겨져 있는 것을 보았었다. 그때는 하필이며 왜 이런 것이 새겨져 있을까? 했는데...


“진짜 네가 새긴거라고?”

“그래요. 잘 안 새겨져서 비뚤하게 새겨 졌는데...”


그것도 맞았다.


“그럼 정말로... 잠깐! 그럼 어르신은...”


들은 적이 있었다. 어르신에게는 딸이 한 명 있었고... 이 옥패가 있어야만 딸을 만날 수 있다고. 그때는 그 옥패가 무슨 증표거나 그런 것으로 알았는데...


“설마... 이 옥패가...”


배주실은 멍한 눈으로 옥패를 들여다보았다. 옥패가 있어야 딸을 만날 수 있다. 옥패가 있어야 미래의 대한민국에서 과거의 조선으로 올 수 있다.


“그런데 그런 물건을 왜 나에게...”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비, 비선아. 어르 아, 아니 네 아버지는 왜 길을 떠나신 건데?”

“음... 저도 잘 기억은 안 나지만요. 아버님은 항상 그러셨어요. 지금 왜국은 서로 자신들끼리 싸우지만 언제고 싸움 끝나면 다시 조선을 침략할 거라고요. 그거 막기 위해서는 조정 대신이 되어 대비해야 한다고... 그리고... 아버님 배웅하고 오다 오라버니 만난거고요.”

“그런 거야...”


비선은 똑똑한 아이였다. 기억력도 좋은 아이였다. 그 어린 나이에 들은 말이지만 제대로 기억하고 말하는 것이리라.


“그런 일이 있던 거야...”


대체 무슨 일이 어떻게 있던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건 확실했다. 비선의 아버지인 어르신은 국난이 생길 것을 미리 예상하고 조정의 대신이 되어 그 국란에 대한 대비를 하려고 했을 것이었다. 이에 과거를 보든 뭔가 연줄로 관직에 오르든 어쨌든 조정에 들어가기 위해 길을 떠난 것일 테고. 하지만 어떤 일로 인해 시간 이동을 한 것일 것이었다. 그리고 어르신이 시간 이동을 한 것이 무슨 이유인지 밝혔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었지만 자신의 딸에게 받은 옥패가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열쇠임을 알아낸 것이 틀림없었다.


‘아마도 오랜 시간을 걸려 알아내셨겠지...’


배주길이 기억하는 어르신은 나이가 제법 많았었다. 대체 대한민국에서 몇 년을 살았던 것일까? 조선기대 사람이었다. 차라리 어린 아이로 왔다면 문제 따위는 없었으리라. 하지만 어른이 된 후 원래 살던 시대보다 훨씬 발달하고, 복잡한 그런 시대에 갑자기 왔으니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했을 것이고, 그 고생은 엄청났을 것이 분명했다. 아니 애초 문화 등 여러 가지에 충격을 받았을 것이었다. 과거의 역사를 배우는 미래의 사람이 과거로 가도 적응하기 힘들 텐데 아예 사전 지식조차없는 상태의 과거의 사람이 미래에 갔음에랴... 그것을 극복하고 잘 적응한 어르신이란 인물이 참으로 대단하다 아니 할 수 없었다.


“오라버니!”


비선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 응?”

“뭘 그리 생각해요?”

“아...”


배주길은 아무런 말을 못 했다. 대체 지금의 일을 어찌 생각해야 할지... 비선에게는 어찌 설명을 해야 할지... 자신은 이제 뭘 해야 할지... 머릿속이 너무나 복잡했다. 엉클어진 실타래도 이보다 복잡하지는 않으리라...


“그런데 오라버니. 왜 그 옥패를 오라버니가 가지고 있어요?”


역시나 똑똑한 비선은 잊지 않고 물어왔다.


“아... 이거...”


뭐라고 말해야 할지 순간 배주길은 아찔했다. 애초 사실대로 말할 수도 없고...


“아... 주, 주웠어.”


결국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으앙! 아버님 미워요!”


비선은 서운한 마음에 울먹이며 돌아갔고...


“하아...”


배주길은 하늘을 바라보았다.


“어르신. 대체 저 보고 뭘 어쩌란 겁니까?”


그러고보니 장녹수가 옥패를 주며 한 마디 한 말이 있었다.


“어르신께서 이걸 주시면서 전해달라더라. 꼭 해야 할 일이 생길 거라고. 무슨 말이냐고? 나도 모르지. 어르신은 가끔 그런 알 수 없는 말씀을 하시잖아. 뭐... 그리고 정말 할 일이 생기면 하는 거지. 안 그래?”


배주길은 한숨을 쉬었다.


“예... 꼭 할 일... 생긴 것 같네요. 하지만... 하면 되지. 라고 가볍게 말 할 일은 아니네요...”


그리고... 그 일이 정말 할 일인지 아닌지도 아직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배주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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