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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도깹
작품등록일 :
2020.05.11 20:22
최근연재일 :
2020.10.09 16:13
연재수 :
7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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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220
추천수 :
1,981
글자수 :
289,471

작성
20.07.08 02:55
조회
1,071
추천
21
글자
8쪽

9. 발발 임진왜란.

DUMMY

“아이고... 오죽하면 우리가 나리님들을 이리 쌍수들며 반기겠습니까요.”


막쇠는 유키야마 오오토라 앞에서 하소연을 했다.


“나랏님이라고 와서는 소며 돼지며... 닭에... 심지어 더 아랫 놈들은 기르던 개까지 끌고 갔습니다요.”

“그런 일이 있었군.”


유키야마 오오토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성문을 열고 항복한 자들의 대표를 찾으니 막쇠가 나왔고 그간의 일을 듣고 있는 중이었다. 왕이 몽진을 온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 패악질이 도가 지나쳤다는 것. 나랏님 대접한다는 핑계로 가축을 끌고 가고 식량을 징발해 갔다고 했다. 게다가 나랏님과 대신들 위로한답시고 여인들까지...


“스트레스가 쌓이니 그런 식으로 풀어버렸군.”

“예? 스트... 그게 무슨 말...”

“알 것 없다! 그래서?”

“예. 그리고는 왜군이 다시 평양성을 공격한다는 말에 부랴부랴 다시 평양성을 등지고 도망을 갔습니다요.”


막쇠는 분통이 터진다는 듯 말을 이었다.


“아! 글쎄 병사 겸 노역으로 쓴다고 장정들도 다 데려가고, 놔둬봐야 왜군들 노리개가 될 거니 차라리 자신들 노리개로 쓴다며 젊은 아낙들 다 데려갔습니다요.”

“허... 참...”


유키야마 오오토라는 혀를 찼다. 결국 조선의 왕. 선조가 다 쓸어가는 바람에 지금 평양성은 노친네들만 남은 뭐 하나 가져 갈 것 없는 빈껍데기만 남았다는 의미였으니...


‘저 늙은 것들을 끌고 갈 수도 없고...’


딱 봐도 데리고 가는 도중 죽게 생겼다. 소나 돼지라면 끌고 가다 죽으면 먹기라도 하지... 이건 뭐 그냥 조선에서 중요한 성 하나 얻은 것으로 만족해야 할 판이었다.


‘쳇! 평양성 차지하고 잔치나 걸판지게 벌이려 했더니만...’


수업 시간에 국사 교사가 조선 시대 때 평양 기생은 전국적으로 유명했다. 라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다른 건 몰라도 그건 절대 잊지 않았다. 그래서 기대했건만...


‘당장 군사 이끌고 선조 쫓아갈까?’


이런 생각이 들 때였다.


“후후. 그래도 다행히 나랏님이 몽진인지 멍진인지 바쁘게 가느라 다 쓸어가지는 못 했습니다요.”


막쇠의 말에 귀가 번쩍 틔였다.


“호! 그래? 그럼 평양 기생...”

“에고! 가장 먼저 쓸어간 것이 여인네였습죠. 여염집 여인네들도 다 쓸어 가는데 기생들이야 말해 뭣 합니까?”

“허나... 분명 다 쓸어가지는 못 했다고...”

“그건 소나 그런 걸 말합니다요. 아마도 나이가 든 소라 바삐 가는데 걸림돌이 될 거라 여긴 모양입지요? 이제 장군님이 오셨으니 그거라도 잡아 대접하겠습니다요.”

“흐음...”


그러고 보니 자신도 급히 오느라 많이 지치긴 했다. 좀 쉬기는 해야 했다. 물론 품고 잘 여인이 없는 것이 아쉽지만... 아! 여인들은 있었다. 다만 그 여인들이 기본적으로 환갑은 넘겼다는 것이... 조선의 신분 낮은 여인들은 21세기 대한민국 여자들과는 달랐다. 고생도 많이 하고, 영양상태도 좋지 못 해 21세기 80된 할머니보다 나이가 더 들어 보였다.


“쩝... 그건 어쩔 수 없나...”


결국 여인은 포기했다. 어쨌든 평양성에서 2~3일 쉬고 다시 선조 일행을 쫓으면 되리라. 아무래도 그 많은 행렬이 짐까지 가지고 간다면 느릴 수밖에 없으니 따라잡는 것은 어렵지 않을 거라 여겼다. 그리고 잠시 쉬고 있자 잔치 준비가 다 되었다는 보고가 올라왔다. 밖에서 소를 잡는다 어쩐다 부산하더니 그세 다 만든 모양이었다.


“아이고... 장군님. 드십시오. 요게 평양에서 최고라는 감홍로라는 술입니다요. 나랏님 오셨을 때도 몰래 감추었던 것입죠.”


막쇠가 술과 고기를 권했다. 유키야마 오오토라는 주변을 슬쩍 둘러보았다. 하직 자신이 술과 고기에 손을 대지 않아 아무도 먹지 않은 상황. 유키야마 오오토라는 씩 웃고는 막쇠에게 말했다.


“먹어봐라.”

“예?”

“먹어 보래도!”

“아, 아니 하지만 이건 장군님께 바친 건데 어찌 소인같이 천한 놈이...”


막쇠가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


“먹으라고 했다. 당장 먹지 않으면 네놈 모가지가 몸뚱이에서 떨어 질 것이다!”


유키야마 오오토라는 의심이 많았다. 원래도 남을 잘 안 믿었지만 왜국에 떨어진 이후 도 심해졌다. 더욱이 지금 상황은 상당히 찝찝한 상황이기도 했다. 자신이 한국사를 잘 아는 것은 아니었다. 수업시간 때마다 졸거나, 몰래 빠져나갔으니까. 하지만 최소한 임진왜란 때 백성들이 의병으로 들고 일어났다는 정도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왜군을 환영하는 조선 백성은 낯설 수밖에 없었고 더욱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예... 예. 그, 그럼....”


막쇠는 주섬주섬 술을 마시고 고기를 먹었다.


“캬하! 술 맛 좋습니다요. 고기도 맛있고. 솔직히 이런 술과 고기. 소인 신부들일 때 딱 한 번 맛 보았습지요.”


황홀한 표정을 하는 막쇠. 그런 막쇠를 유키야마 오오토라는 매서운 눈으로 지켜보았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막쇠는 술금슬금 눈치를 보며 다시 감홍로 한 잔, 고기 한 점. 그리고 또 다시 한 잔, 한 점.


“그만!”


유키야마 오오토라가 소리 질렀다. 솔직히 술 내음과 고기 냄새에 아까부터 입 안에 침이 고이고, 위장이 춤을 추고 있었다. 그럼에도 혹시 몰라 막쇠에게 먹으리고 시켰는데... 막쇠의 반응을 보니 아무런 문제가 없는 듯싶었다. 문제는 이 막쇠란 놈이 적당히를 몰랐다. 이러다가는 막쇠란 놈이 다 먹을 것 같아 냅다 소리 질러 막은 것이었다.


“큼! 되었다.”


그리고는 감홍로부터 한 잔 쭉 들이켰다.


“크으... 좋구나!”


그리고는 허겁지겁 고기를 뜯어먹었다. 기름지고 매콤한 맛이 감홍로와 정말 잘 어울려 입 안에 넣자마자 녹아서 목구멍으로 흘러 넘어가는 듯 했다. 단 하나 아쉬운 것이 있다면...


‘제길! 술과 고기가 있는데 여자가 없다니...’


여자들까지 모두 끌고 간 선조가 미울 뿐이었다.


* * *


하루를 쉬었다. 그 동안 평양성의 노인들은 왜군들을 극진히 대접했다. 그냥 평양성에 눌러 살고 싶을 정도로. 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후! 내가 선조를 잡으면...”


어쩌면 조선 땅 일부를 받아 다이묘 즉 영주로 군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누가 혹시 아는가? 대체역사소설에서처럼 자신이 잘하면 왜국에서 독립해 나라를 세울 수 있을지도.


“흠... 그럼 나라 이름은 무엇으로 지으면 될까? 미국? 영국? 아니지. 굳이 그런 이름으로 할 필요가 없어. 내가 세우는 나라니 내 성을 써야지. 그럼 유키야마국. 그리고 앞으로는 글로벌 시대니까 유키야마랜드로 할까?”


이미 유키야마 오오토라의 상상은 세계를 정복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리고 있었다.


“그나저나...”


유키야마 오오토라는 다시 진군 준비를 하는 군사들을 보며 중얼거렸다.


“여길 이렇게 오네.”


원래 살던 세상에서는 분단이 되어 갈 수도 없는 곳이었다. 그걸 생각하니 유키야마 오오토라일지라도 기분이 묘할 수밖에 없었다.


“흠... 기왕 이리 온 것 구경이나 해 볼까?”


진군은 내일 할 것이었다. 미리 준비를 해 놓고 내일 새벽에 출군을 하여 빠르게 움직일 생각이었다. 조선 백성들이 의병을 조직해 발목을 잡기 전에 선조를 잡아야 했다. 그런데 막상 다시 떠날 생각을 하니 아쉬운 마음이 든 것이었다. 이에 유키야마 오오토라는 다시 막쇠를 불러 오고 도끼로 이마까를 비롯 몇몇 사람을 대동하고 평양성 안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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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발발 임진왜란. +1 20.07.08 1,072 2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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