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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꽁장

D급 파이터 독심술을 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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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ob002
작품등록일 :
2019.12.09 16:12
최근연재일 :
2020.03.02 09:17
연재수 :
78 회
조회수 :
51,634
추천수 :
781
글자수 :
304,802

작성
20.02.28 18:25
조회
329
추천
7
글자
7쪽

부적을 찢다

DUMMY

위에서 고고플라타를 시도하기 위해선 준비과정이 필요했다.


고고플라타가 생각보다 풀리기 쉬운 기술이기에 일단 시도한다는 자체에 걸리면 안 된다.


적어도 하프마운트 이상 포지션을 점유하고 있어야 하며 발이 올라오기 전에 파운딩과 해머링으로 상대를 좀 두들겨 정신을 빼놓아야 한다.


생자베르의 상처를 얼추 치료하고 다시 그래플링에서 싸움이 시작됐다.


“OK, Ready, Fight!”


허브진의 신호와 동시에 일단 칠수가 생자베르를 꼭 껴안아 압박했다. 레슬링이 주특기인 파이터는 빠져 나가는 데에도 일가견이 있기 마련이다.


파운딩의 기본 ‘바디-바디-헤드’를 지켜가며 펀치를 날리는데, 생자베르가 타이밍을 읽은 것인지 칠수의 공격을 완벽하게 막았다. 칠수는 정박으로 내리치던 박자를 살짝 바꾸자 한 방씩 들어가기 시작했다.


칠수가 허리를 잡은 발을 내리려 했지만 생자베르의 조이는 힘은 만만치 않았다. 허리를 세우고 파운딩 펀치를 내리치려 했지만, 이번엔 생자베르가 몸을 뒤집어 빠져나가려 했다.


“안돼, 눌러 놔. 칠수야, 눌러!!”


어느새 시계를 보니 30초밖에 남지 않은 상황. 그 전에 고고플라타를 시도해보고 싶었다. 돌아선 생자베르의 등 쪽을 점유한 칠수는 다시 한쪽을 열고 상대가 그리 빠져나가기를 기다렸다. 예상대로 생자베르는 열려있는 쪽으로 탈출하려 했고 칠수가 그 틈을 이용, 마운트로 올라타는 데 성공했다.


“좋아, 좋아!!”


풀마운트에선 공격 루트가 굉장히 많다. 기본이 펀치 공격이고 그다음이 암바 등으로 이어지는 연결 동작이다. 일단 칠수가 펀치를 두드리며 생자베르의 혼을 빼놓았다. 열심히 막고는 있었지만 답답한지 계속 브리지를 시도하며 탈출하려 했다.


“10초 남았다!!”


10초 신호가 나올 때 칠수는 재빨리 한 다리로 땅을 짚으며 고고플라타를 준비했다. 생자베르가 펀치를 방어하느라 정신없을 때쯤 재빨리 발목을 그의 턱밑에 갖다 댔다. 칠수가 생자베르의 뒷목을 당기자 그제야 눈치챈 생자베르가 다리를 올려 뒤에서 칠수의 목 쪽을 휘감았다.


“Give up?”


그립이 제대로 걸려 허브 진이 포기 의사를 물었다. 하지만 생자베르는 머리가 빨개지는 가운데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사력을 다해 다리로 칠수를 당기는 데 성공, 1초가 남기고 그립에서 탈출했다.


‘땡땡땡땡!!’


“이번 라운드는 제거죠?”


“그래, 이번은 당연해. 그러니 2대 2일 거야. 이번 라운드 꼭 가져와야 해”


UFL의 타이틀전은 대부분 5라운드. 다섯 번째 라운드는 칠수로서도 처음 들어가 보는 영역이다.


“체력이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너보다 생자베르가 더 힘들 거야. 남은 힘 모두 뽑아내. 가자!!”


“갑시다!!!”


관장의 말대로 생자베르의 얼굴은 넝마처럼 너덜너덜하게 변해 있었다.


하이킥에 맞은 상처에서 여전히 피가 조금씩 나오고 있었고, 방금 당한 고고플라타 때문에 목도 검붉게 변해 있었다. 2라운드까지만 해도 독심술이 걸리지 않아 두려움이 많았지만, 실력만으로 할만하다는 걸 알고는 자신감이 붙었다.


“생자베르, 마지막 잘 해보자!”


칠수가 주먹을 내밀자 생자베르가 글러브를 갖다 댔다. ‘터치 글러브’. 파이터들끼리 하는 인사 같은 것이다.


칠수는 일단 료코 마치다 자세로 간을 보기로 했다. 중심을 뒤에 두고 앞뒤로 살짝 움직였다. 생자베르도 거리를 둔 채 칠수의 동태를 살폈다. 칠수가 미들킥을 날리자 생자베르 역시 미들킥으로 대응했다.


생자베르는 사실 레슬러이기 전에 가라데 선수. 기본적으로 타격 실력이 있고 특히 펀치보다 킥에 능숙하다.


“킥 싸움 한 번 해볼까?”


칠수가 발을 빠르게 놀리며 생자베르의 주위를 돌았다. 5라운드지만 여전히 체력은 남아 있었다. 칠수가 이소룡 흉내를 내며 발을 놀리자 생자베르는 신중히 노려보며 기회를 엿봤다.


독심술이 통했다면 생자베르가 어떤 걸 노리는지 알 수 있을 테지만, 그가 노리는 게 펀치인지 테이크다운인지, 아니면 킥인지 알 수 없었다. 타이밍을 노리고 있는 건 누가 봐도 빤했다.


‘기습이다!’


그래서 칠수는 이번에도 깜짝 테이크다운을 시도했다. 발목부터 낮게 들어가는 고급 기술. 하지만 생자베르는 눈 하나 깜짝 않고 스프롤을 하며 칠수를 뒤에서부터 눌렀다.


“안 돼! 탈출해!!!!”


위에서 누르는 생자베르와 탈출하려는 칠수. 그때 칠수의 눈에 이상한 게 보였다. 생자베르의 트렁크 앞쪽에 노란 종이 같은 게 나와 있었다.


‘저게 뭐지?’


좀 더 집중해 바라보니 종이에 빨간 글씨로 무어라 적혀 있었다.


‘설마 부적???’


힘을 잠시 모은 칠수가 앞으로 나가며 생자베르의 허벅지 하나를 잡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진짜 의도는 노란 종이를 끄집어내기 위한 것. 전진 타이밍에 머리로 종이를 문지르며 쪼가리를 찢어버렸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생각이 들리기 시작했다.


<부러진 갈비 때문에 너무 고통스럽네.>


생자베르의 생각이었다.


부러진 갈비. 생자베르는 부상을 안고 있던 것이다.


일상이었다면 부상자를 감싸고 보듬어줄 테지만, 지금은 죽느냐 죽이느냐 하는 전쟁 상황. 약점을 알아낸 이상 피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칠수는 생자베르의 허벅지를 잡은 상태에서 몸을 위로 뽑아내며 생자베르의 갈비를 압박했다.


“으억!”


위쪽에서 신음이 들렸다. 칠수는 이번엔 정확한 위치를 찾기 위해 왼쪽과 오른쪽 위로 한 번씩 등을 밀어냈다. 더 강한 신호가 온 건 칠수의 오른쪽, 생피에르의 왼쪽 갈비뼈였다.


‘왼쪽이구나’


칠수가 오른쪽 등에 다시금 힘을 주자 단단했던 생자베르의 왼손이 바닥으로 ‘털썩’ 떨어졌다. 칠수는 열려 있는 쪽으로 몸을 돌려 탈출에 성공, 생자베르의 다리를 당기며 다시 상위포지션을 차지했다.


“You hurt”


상위 포지션을 차지한 칠수가 말을 건네자 생자베르가 들켰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잠시 고민했지만 칠수가 생자베르의 왼쪽 옆구리 쪽으로 펀치를 날렸다.


“으헉!!”


예상한 생자베르 역시 양손으로 옆구리를 감쌌으나 부러진 뼈가 몸을 찌르는 눈치였다. 칠수가 한 번 더 펀치를 강하게 내리치자 마우스피스를 뱉어냈다.


“Tap, Tap!!”


생자베르가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허브 진을 바라봤다.


허브 진의 손이 교차하는 걸 본 칠수가 정 관장에게 달려갔다.


“이겼어요, 이겼어!!!”


5라운드 2분 24초. 대한민국의 조칠수가 생자베르를 꺾고 웰터급 정상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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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에필로그 +2 20.03.02 428 8 8쪽
» 부적을 찢다 20.02.28 330 7 7쪽
76 능구렁이 20.02.27 321 8 7쪽
75 타이밍 태클 vs 러버 가드 20.02.26 333 7 7쪽
74 안갯속의 생자베르 20.02.25 316 7 7쪽
73 폭풍전야 20.02.24 311 9 8쪽
72 베스트 컨디션 20.02.21 339 7 8쪽
71 마치다를 복사하다 20.02.20 325 6 7쪽
70 새 기술의 장착 20.02.19 337 7 8쪽
69 명불허전, 플라잉 더치맨 20.02.18 330 7 7쪽
68 생자베르 파헤치기 20.02.17 350 7 8쪽
67 부산 MT 20.02.14 364 8 8쪽
66 도발의 결과 20.02.13 349 8 7쪽
65 식기 전에 돌아오겠소 20.02.12 365 7 7쪽
64 파란 눈의 영양사 20.02.11 369 7 8쪽
63 폭군 호세 자르도 20.02.10 390 7 8쪽
62 새로운 도전 20.02.09 399 8 10쪽
61 스피닝 엘보 20.02.08 399 8 8쪽
60 UFL 체육관 20.02.07 443 7 10쪽
59 다윗과 골리앗 20.02.06 430 6 8쪽
58 미친개와의 혈전 +2 20.02.05 429 6 9쪽
57 죽이기 위해 태어난 파이터 +2 20.02.04 449 7 7쪽
56 겹경사, 그리고 +2 20.02.03 449 8 7쪽
55 이게 바로 농락이다 20.02.02 459 8 8쪽
54 두 수를 내다보다 20.02.01 453 8 8쪽
53 DJ켄의 본 모습 20.01.31 451 8 7쪽
52 옥타곤홀릭 20.01.30 444 8 8쪽
51 DJ에 반하다 20.01.29 460 9 7쪽
50 완벽한 준비 20.01.28 492 8 11쪽
49 특급 호텔 기자회견 20.01.27 475 7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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