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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꽁장

D급 파이터 독심술을 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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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ob002
작품등록일 :
2019.12.09 16:12
최근연재일 :
2020.03.02 09:17
연재수 :
78 회
조회수 :
51,636
추천수 :
781
글자수 :
304,802

작성
20.02.20 18:05
조회
325
추천
6
글자
7쪽

마치다를 복사하다

DUMMY

킥이라는 옵션은 추가됐지만, 방어가 문제였다. 생자베르는 타이밍 태클의 귀재다.


“타이밍 태클 연습은 한 번 언규랑 파보자”


정 관장은 이언규에게 생자베르 따라 하기를 지시했다.


“역시 레슬링은 우리 언규지, 잘 부탁한다”


타이밍 태클은 일반 태클과 다르다.


상대의 공격을 예측하고 그 타이밍에 들어가는 태클이다.


“그러니까, 형이 여기서 주먹을 뻗으면···.”


칠수가 원투로 전진했다.


“제가 이렇게···. 들어가는 거죠”


전진하는 힘이 더해지자 칠수가 아주 손쉽게 매트에 누웠다.


“형도 해보세요”


똑같이 따라 하자 아주 쉽게 테이크다운에 성공했다.


“그리고 아시겠지만 생자베르의 테이크다운은 거의 하단 태클이고요, 물론 그렇다고 그레코로만 테이크다운이 약한 건 아니에요. 하지만 타이밍 태클은 모두 하단 태클입니다”


“그래서?”


“그래서···. 그래서···.. 음···.”


타이밍 태클이 어떤 건진 알아냈지만, 방어법이 딱히 떠오르지 않았다.


“타이밍 태클은 일종의 카운터 펀치잖아요? 카운터로 들어오는 태클”


“그렇지?”


“사실 카운터 펀치엔 딱히 답이 있는 건 아니죠. 내 공격을 역이용하는 거니까”


“그렇기도 한데···. 이런 건 어떨까?”


“어떤?”


“들어가는 타이밍에 들어오는 공격이니까, 들어가질 않는 거지”


“에? 그러면 경기가 안 되잖아요”


“답답하면 자기가 들어오겠지?”


그래서 시작된 연습이 ‘안 들어가기’다.


앞으로 가지 않고 옆, 그리고 뒤로만 움직인다.


“그렇죠, 오른쪽으로 계속 도세요. 잘하고 계세요. 좋아요”


“태클 못 치겠어?”


“못 치겠어요, 어지럽기만 하네요”


거기에 추가된 게 테이크다운이다.


테이크다운을 하면 당연히 당하지는 않는다.


“근데 이렇게 되면 서로 허리를 잡고 넘기기 대결이 될 수도 있겠네”


“그러니까 레슬링을 보완해야 합니다”


‘들어가지 않기’는 인내심을 기르는 좋은 훈련이었다.


“들어 와! 들어 와!”


“싫어, 못 들어가. 못 들어가!”


“형, 컴인. 컴온!!”


“니 뿡이다!!”


이런 훈련은 또 본자스키가 가르친 킥을 더 다질 수 있게 도왔다.


원거리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공격이 바로 킥이었기 때문이다.


점점 스타일이 안착하다 보니 희한한 일이 생겼다.


“칠수야, 너 지금 하는 플레이...”


“네? 왜요?”


“그거 누구랑 비슷한 거 같네”


“누구요?”


“료코 마치다”


“료코 마치다?!”


료코 마치다는 UFL이 자랑하는 라이트헤비급 파이터다.


특유의 거리감각과 가라데를 활용해 챔피언에까지 올랐다.


“그런데 료코 마치다 최근에 졌죠. 무릴로 쇼군한테요”


쇼군이 마치다를 꺾은 방법은 바로 ‘닥돌’이었다. 닥치는 대로 돌격하며 거리감각을 ‘0’으로 만들었다.


“그렇지. 하지만 네 상대는 쇼군이 아니야. 생자베르야”


그날부터 칠수는 마치다의 경기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마치다는 정말 독특한 파이터였다.


무게 중심이 일반 선수처럼 앞쪽에 있는 게 아니라 뒤쪽에 있었다.


“언제라도 도망가기 위한 자세지”


심동연의 분석이었다.


그렇다고 마치다가 겁 많은 선수는 아니었다.


타이밍만 나오면 언제라도 치고 들어가는 전사였다.


“키토 오티즈랑 경기 한 걸 봐봐. 타이밍이 나오니 바로 들어가지”


키토는 마치다에게 만장일치로 판정패했다.


압도적인 완력과 레슬링을 자랑했지만 2라운드까지 쫓아다니기만 하는 데 급급했다.


마치다의 공격은 그렇게 쫓아오는 상대에게 딱 맞았다. 조바심이 나 더 들어오는 타이밍에 다양한 공격을 날린다.


“마치다는 스트레이트와 앞차기 등 직선 공격이 특기지”


“그러게. 달려오는 파이터를 잡는데 딱인 거 같아”


앞차기는 이미 칠수도 마스터한 상황.


칠수의 새로운 그래서 스트레이트가 됐다.


스트레이트는 아주 단순한 공격이다.


주먹을 앞으로 뻗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잽과 훅보다 더 어려운 게 바로 스트레이트다.


잘못 쓰면 잽과 훅으로 변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원투는 익숙한데, 스트레이트만 따로 하는 건 어렵지”


스트레이트 역시 임희민의 도움을 받았다.


“당연히 원투 쓰리나, 원투 쓰리 포만 하는 건 쉬운데, 스트레이트만 쓰는 건 뭔가 어색하다니까. 쭉 뻗어봐”


칠수가 오른손을 빠르게 뻗었다.


“아니, 집어넣지 말고. 쭉 밀어 넣어야지. 주먹을 움직인다는 느낌으로. 그렇지”


마치다가 스트레이트를 잘하는 건 가라데 때문이다. 마치다의 스트레이트는 권투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가라데의 ‘지르기’ 공격이었다.


“마찬가지로 너도 그렇게 하는 거야. 태권도 정권 지르기처럼. 아주 기본적인 공격이잖아? 거둬들인다는 생각을 하지 말고 쭉 뻗어 버리는 거야. 이 한 방이 아니면 안 된다는 의지로”


시간이 지날수록 마치다의 스타일, 들어가지 않는 연습, 본자스키의 킥 세트까지 점차 몸에 딱 맞는 옷처럼 변해갔다.


2011년 11월. 생자베르와의 경기를 2개월 앞둔 시점 칠수의 스타일은 이전과 아주 판이 다르게 바뀌어 있었다.


“우리 없던 사이 얼마나 늘었나 볼까?”


인계석, 이언규와 함께 라스베이거스에 다녀온 심동연이 미트를 잡았다. 둘은 11월 열린 UFL 대회에서 상대를 모두 2대 1로 간신히 꺾은 직후였다.


심동연은 그래플링도 타격도, 레슬링까지 안정적인 완성형 파이터. 하지만 그런 심동연도 밖으로만 도는 칠수를 잡는 건 쉽지 않았다.


“야, 왜 이리 돌기만 해. 좀 들어 와 봐”


본자스키 스타일의 킥을 뻗어보았지만 심동연의 기술 세트야 칠수도 잘 아는 거였다.


“어떻게 들어가. 내 지금 스타일이 이런 걸”


2분이나 돌기만 하자 답답한 듯 심동연이 원투를 치며 달려왔다.


그때였다.


반사적으로 칠수가 테이크다운에 성공했다.


“한판!!! 조칠수 한판승!!!”


옆에서 지켜보던 이언규가 박수를 쳤다.


“너···. 타이밍 태클도 연습한 거야?”


당황한 심동연이 물었다.


“아니···? 그런데 타이밍이 보여서 그만”


그때 인계석과 병원에 다녀온 정 관장이 나타났다.


“타이밍 태클이 그런 거야. 보일 때 들어가는 거지”


타이밍 태클은 웰터급 챔피언이자 칠수가 곧 싸우게 될 생자베르의 기술.


생자베르를 분석하다 보니 어느새 전 라이트헤비급 챔피언과 생자베르의 기술까지 습득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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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에필로그 +2 20.03.02 428 8 8쪽
77 부적을 찢다 20.02.28 330 7 7쪽
76 능구렁이 20.02.27 321 8 7쪽
75 타이밍 태클 vs 러버 가드 20.02.26 333 7 7쪽
74 안갯속의 생자베르 20.02.25 317 7 7쪽
73 폭풍전야 20.02.24 311 9 8쪽
72 베스트 컨디션 20.02.21 339 7 8쪽
» 마치다를 복사하다 20.02.20 326 6 7쪽
70 새 기술의 장착 20.02.19 337 7 8쪽
69 명불허전, 플라잉 더치맨 20.02.18 330 7 7쪽
68 생자베르 파헤치기 20.02.17 350 7 8쪽
67 부산 MT 20.02.14 364 8 8쪽
66 도발의 결과 20.02.13 349 8 7쪽
65 식기 전에 돌아오겠소 20.02.12 365 7 7쪽
64 파란 눈의 영양사 20.02.11 369 7 8쪽
63 폭군 호세 자르도 20.02.10 390 7 8쪽
62 새로운 도전 20.02.09 399 8 10쪽
61 스피닝 엘보 20.02.08 399 8 8쪽
60 UFL 체육관 20.02.07 443 7 10쪽
59 다윗과 골리앗 20.02.06 430 6 8쪽
58 미친개와의 혈전 +2 20.02.05 429 6 9쪽
57 죽이기 위해 태어난 파이터 +2 20.02.04 449 7 7쪽
56 겹경사, 그리고 +2 20.02.03 449 8 7쪽
55 이게 바로 농락이다 20.02.02 459 8 8쪽
54 두 수를 내다보다 20.02.01 453 8 8쪽
53 DJ켄의 본 모습 20.01.31 451 8 7쪽
52 옥타곤홀릭 20.01.30 444 8 8쪽
51 DJ에 반하다 20.01.29 460 9 7쪽
50 완벽한 준비 20.01.28 492 8 11쪽
49 특급 호텔 기자회견 20.01.27 475 7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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