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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꽁장

D급 파이터 독심술을 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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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ob002
작품등록일 :
2019.12.09 16:12
최근연재일 :
2020.03.02 09:17
연재수 :
78 회
조회수 :
51,638
추천수 :
781
글자수 :
304,802

작성
20.02.26 18:25
조회
333
추천
7
글자
7쪽

타이밍 태클 vs 러버 가드

DUMMY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마음이 읽히지 않다니.


당황하는 와중 생자베르가 테이크다운을 시도했다.


“조심해!!”


정신을 차리고 간신히 엉덩이를 해 스프롤로 막았다.


“정신 차려, 왜 그래?!”


항상 같이 붙어 다니는 정 관장은 칠수의 당황함을 눈치챈 모양이었다.


“칠수야, 헤매지 마!


생자베르 역시 눈치챈 듯 평소와 달리 계속 펀치를 뻗으며 다가왔다.


칠수는 시작 후 거의 30초 동안 아무 공격도 하지 않았다. 생각을 읽지 못하는 게 너무나 큰 충격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지? 뭐 때문이지?’


어떤 결론을 내리건 모두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았다. 애초에 독심술이라는 자체가 논리와는 거리가 멀었다.


“으아아아아아아!!!”


갑자기 칠수가 고함을 질렀다. 독심술 따위에 의지하지 않고 승부 보겠다는 의지의 발로였다.


“좋아, 가자! 조칠수!!”


갑작스러운 고함에 놀란 생자베르가 뒤로 물러나 제자리를 찾았다. 제대로 된 경기가 이제야 시작되는 분위기였다.


“하던 대로만 해! 연습한 대로!!”


생자베르는 칠수의 자세를 보고 놀란 눈치였다. 먼 거리에 뒤로 간 상체 중심. 료코 마치다의 그것과 거의 비슷했다.


생자베르가 다가가면 칠수가 멀어지고, 다시 칠수가 다가가면 생자베르가 피하는 양상이 전개됐다.


“우우우우우~~”


“Let’s fight! boy!!”


관중들이 정말 싫어하는 탐색전 양상이 된 것이다.


사실 이렇게 거리를 잡고 서로를 견제하는 장면은 매우 자주 나온다.


틈이 있을 때야 적극적으로 들어가는 게 맞지만, 그렇지 않을 땐 신중한 게 더 낫다.


그리고 지금은 조칠수 일생일대의 도전. 적극적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


“칠수야, 펀치도 내고!!”


그러고 보니 거리만 잡고 펀치를 내지 않던 칠수였다. 그토록 연습한 스트레이트도, 킥 컴비네이션도 보여주지 않았다.


‘시작은 킥부터···.“


칠수가 로킥으로 생자베르의 발목을 맞췄다. 방심하고 있던 생자베르의 발목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이번엔 미들킥···.’


자신감이 오른 칠수가 오른발 미들킥을 날렸다. 이번 공격은 생자베르의 가드에 막혔다.


칠수가 다시 한 번 킥 공격을 할 것처럼 골반을 비틀었다. 그러자 생자베르가 기다렸다는 듯 상체를 앞으로 숙이려 했다. 킥 공격은 타이밍 태클하기 가장 좋은 기술 중 하나다.


‘태클을 노리고 있군’


생자베르의 태클은 그 자체가 무서운 게 아니다. 그다음에 이어지는 상위 압박이 더욱 두렵다. 생자베르는 ‘개비기’라고 불리는 상위 압박을 라운드 내내 퍼붓는다.


보통 그래플링 상황에서 지지부진할 경우 심판이 일어나게 하는데, 생자베르는 그런 일이 없도록 적당한 타이밍에 펀치와 서브미션을 시도하며 경기를 유리하게 끌고 간다.


킥을 노리고 있는 상대에겐 펀치를 주는 법. 칠수가 바로 원투 콤비네이션에 쓰리 펀치까지 뻗으며 생자베르를 압박했다. 타이밍을 못 잡은 생자베르가 가드만 올린 채 뒤로 물러났다.


“조칠수!!!”


“조칠수, 조칠수!!!!”


경기는 그 상태로 계속 진행됐다. 야유가 이어졌지만, 선수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자리를 지켰다.


“우우우우우~!!!”


그러다 경기 10초 공이 울리자 생자베르가 살짝 압박을 시작했다. 조금씩 조금씩 거리를 줄이며 펀치 거리 안쪽으로 다가왔다.


‘이때다!’


칠수가 왼손 잽을 생자베르 얼굴에 쭉 뻗은 채, 동시에 오른발 하이킥을 올렸다. 레미 본자스키에게 배운 펀치 콤비네이션이었다.


생자베르는 펀치를 쳐내기에 급급했고 칠수의 오른발이 날아오는 걸 보지 못했다.


‘뻑!!!’


생자베르가 킥에 얻어맞고 매트에 앞으로 고꾸라졌다.


“좋아, 됐다!!”


하지만 생자베르는 끝나지 않았다. 후속 공격을 펼치려는 칠수의 발목을 움켜잡고 거북이 자세를 취했다.


“심판, 끝난 거 아냐?!”


관장이 소리쳤지만 허브진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칠수가 위에서 머리 쪽과 몸통에 연달아 파운딩을 넣었지만, 발목을 쥔 그립은 풀리지 않았다.


‘땡땡땡!!!’


“좋았어, 야. 우리가 1라운드 가져갔다!!”


“10대 8 정도 주겠죠?”


“아니, 거기까진 아냐. 니가 처음에 헤매서. 10대 9 정도 나오겠지”


“다음 라운드는 어떻게 할까요?”


“뭘 어떻게 해. 방금처럼만 해. 또 다운 뺏을 수 있을 거야”


“OK”


두 번째 라운드에 오른 칠수의 표정은 처음보다 밝았다.


펜던트의 힘이 없이도 생자베르를 꺾을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Come on!”


칠수는 손끝을 까딱거리며 아직 정신이 없을 생자베르를 도발했다.


생자베르는 어깨를 크게 들썩이면서도 다가오려 하진 않았다. 아직 정신이 없는 상태인 거 같았다.


“야, 들어가 봐. 쟤 정신없어!”


칠수의 생각은 정 관장과 똑같았다. 칠수가 원투스트레이트에 킥까지 날리며 생자베르를 공격했다.


하지만 모두 미끼였다. 어쩌면 정신없어 보이는 것조차 미끼였을 수 있다.


원투를 가드로 막은 생자베르가 칠수의 킥을 정확히 옆구리로 잡고 테이크다운을 시도했다.


생자베르의 전가의 보도, 타이밍 태클이었다.


“젠장!!”


입으로 소리까지 질렀으나 이미 칠수의 등이 바닥에 닿은 상황이었다.


“오오오오오오!!”


회귀 후 거의 처음으로 완벽하게 당한 테이크다운이다.


생자베르는 일단 칠수의 몸을 돌려 옥타곤 중앙으로 끌고 갔다. 경황없던 칠수는 생자베르가 방향을 조금씩 바꾸는데도 의도를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정신 차려, 칠수!!”


그제야 정신 차린 칠수가 생자베르의 허리를 꼭 껴안았다. 처음으로 독심술이 통하지 않고, 처음으로 완벽한 테이크다운을 당한 굉장한 경기다.


생자베르는 위에서 쉬는 것처럼 보였다. 칠수의 그립을 풀려 하지 않고 함께 칠수를 부둥켜안으며 잠시 위쪽에 엎드려 있었다.


“Hey, Keep moving”


허브 진이 다가오자 그제야 생자베르가 파운딩 펀치를 날렸다. 순간 가드를 올렸으나 생자베르의 펀치는 그런 상황에서도 데미지를 입혔다.


일단 일어나는 게 칠수에겐 가장 급선무인 상황. 일어나기 위해선 그 전에 회피가 아니라 공격적으로 나서야 했다.


그때 머릿속에 떠오른 기술 하나가 있었다. 바로 나오키에게 배운 필살기, 고고플라타와 러버 가드였다.


일단 러버 가드는 지금 당장 사용할 수 있었다.


칠수가 오른발을 뒤로 돌려 생자베르의 뒷목에 걸었다.


“좋아! 좋아!!”


정 관장이 칠수의 의도를 알고 고함을 질렀다.


생자베르가 눈치를 채고 일어나려 했으나 칠수가 왼손 팔꿈치로 오른발목을 단단하게 감쌌다.


러버가드가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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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에필로그 +2 20.03.02 428 8 8쪽
77 부적을 찢다 20.02.28 330 7 7쪽
76 능구렁이 20.02.27 321 8 7쪽
» 타이밍 태클 vs 러버 가드 20.02.26 334 7 7쪽
74 안갯속의 생자베르 20.02.25 317 7 7쪽
73 폭풍전야 20.02.24 311 9 8쪽
72 베스트 컨디션 20.02.21 339 7 8쪽
71 마치다를 복사하다 20.02.20 326 6 7쪽
70 새 기술의 장착 20.02.19 337 7 8쪽
69 명불허전, 플라잉 더치맨 20.02.18 330 7 7쪽
68 생자베르 파헤치기 20.02.17 350 7 8쪽
67 부산 MT 20.02.14 364 8 8쪽
66 도발의 결과 20.02.13 349 8 7쪽
65 식기 전에 돌아오겠소 20.02.12 365 7 7쪽
64 파란 눈의 영양사 20.02.11 369 7 8쪽
63 폭군 호세 자르도 20.02.10 390 7 8쪽
62 새로운 도전 20.02.09 399 8 10쪽
61 스피닝 엘보 20.02.08 399 8 8쪽
60 UFL 체육관 20.02.07 443 7 10쪽
59 다윗과 골리앗 20.02.06 430 6 8쪽
58 미친개와의 혈전 +2 20.02.05 429 6 9쪽
57 죽이기 위해 태어난 파이터 +2 20.02.04 449 7 7쪽
56 겹경사, 그리고 +2 20.02.03 449 8 7쪽
55 이게 바로 농락이다 20.02.02 459 8 8쪽
54 두 수를 내다보다 20.02.01 453 8 8쪽
53 DJ켄의 본 모습 20.01.31 451 8 7쪽
52 옥타곤홀릭 20.01.30 444 8 8쪽
51 DJ에 반하다 20.01.29 460 9 7쪽
50 완벽한 준비 20.01.28 493 8 11쪽
49 특급 호텔 기자회견 20.01.27 475 7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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