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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꽁장

D급 파이터 독심술을 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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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ob002
작품등록일 :
2019.12.09 16:12
최근연재일 :
2020.03.02 09:17
연재수 :
78 회
조회수 :
51,608
추천수 :
781
글자수 :
304,802

작성
20.02.07 18:25
조회
442
추천
7
글자
10쪽

UFL 체육관

DUMMY

BTK 챔피언십의 후유증은 아주 오래갔다.


온몸이 상처로 범벅됐고 특히 두 주먹 뼈가 산산조각이 났다.


도고와의 사투, 그리고 자이언트와의 일전에서 철창을 내려친 탓이었다.


또 불과 그 이틀 전 DJ켄과 혈투를 벌인 칠수다.


“다음 경기가 12월이라 다행이지. 좀 더 빨랐으면 못 뛸 뻔했다, 야”


정 관장은 칠수가 입원해 있는 일주일 동안 매일같이 찾아와 병간호하고 체육관 소식을 말했다.


“혹시 그 야쿠자들 그다음 소식 아세요”


“모르겠어. 거기 사람들 모두 외국인이라 우리가 어떻게 할 수도 없대”


정 관장이 칠수를 구하러 올 당시 해양 경찰에도 신고한 상태였다. 이언규와 인계석, 정 관장들이 난리를 치던 사이 경찰도 몰아닥쳤다.


하지만 경기장 자체가 배에 설치된 구조물이었고, 위치 자체도 공해 상이라 해양 경찰도 특별히 무언가를 할 수가 없었다. 납치 관련된 정보만 인터폴에 넘긴 상태다.


“그런데 내가 알기엔 인터폴도 야쿠자들 쉽게 못 건드린다고 하더라고”


“사와무라라는 일본인은 자기가 야쿠자가 아니라고 계속 발뺌하더라고요”


“야쿠자가 아닐지도 몰라요”


연 실장이 주스 상자를 들고 나타났다.


“아니, 연 실장. 이런 건 나한테 시켜야지 왜 무겁게”


정 관장이 상자를 가로챘다.


“인터폴 쪽 지인에게 살짝 물어봤는데, 사와무라는 국제 범죄조직에 연결된 사람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왜 하고많은 사람 중에 칠수 부모님을 납치한 걸까?”


“한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파이터니까요. 그리고 결국 그쪽 사람들은 별 피해도 보지 않았잖아요. 강아지 다리 부러진 거랑 챔피언 무릎 다친 거 정도?”


“그래놓고 지들은 돈을 쓸어 담았겠지”


칠수가 분한 듯 주먹을 허공에 휘둘렀다.


“그건 그렇고. 언규네 경기 준비는 잘 돼가요?”


이언규와 인계석은 다음다음 주 주말 코리아FC에서 중요한 경기를 가진다. 이 경기에서 이기면 모두 UFL과 계약한다.


“둘 다 상대가 만만치 않아서 모르겠다”


“왜 이렇게 자신감이 없으세요. 관장님답지 않게”


연 실장이 컵에 주스를 따르며 말했다.


“언규 상대는 무려 무패야. 4승 무패. 전적은 별로 없지만 그래도 무패는 항상 무섭다고. 거기다 나이도 스무 살. 체력적으로 완전 날아다닐 시기라고”


“계석이 상대는요?”


“그쪽은 알겠지만, 전적이 너무 많지 않으냐. 이제 7승 거둔 애한테 30전짜리를 붙여주면 어떻게 해. 거기다가 그래플러를 말이야”


“언규 상대가 타격가고 인계석 상대가 그래플러니까 서로 스파링해주면 모양 딱 나오잖아요”


“뭐 안 그래도 그렇게 하고 있잖냐”


그때 또 다른 손님이 나타났다.


일본 쪽 프로모터 최진호 대표였다.


“오, 대표님!”


“전 크라이드 챔피언께서 이게 무슨 일이신가. 경기까지 이겨놓으시고. 이젠 UFL 챔피언이라 불러야 하나?”


“얘 경기하고 나서 바로 두 경기 또 치렀잖아. 짐승이랑 괴물 상대로”


“나도 들었어. 2m 30cm랑 싸웠다며?”


“거기다가 손에 몽둥이까지 들었대”


“아유, 아니에요. 너무 느려서 연 실장도 이길 수 있을 수준이었어요”


“그건 그렇고 최 대표. 크라이드 쪽은 어떻게 됐어?”


최 대표가 온 이유는 크라이드 쪽과의 마무리 때문이었다. 계약 파기 자체는 문제가 없었지만 처리할 문제가 남아 있었다.


특히 일본에서 쓴 호텔비, 카드값 등을 모두 칠수 쪽으로 돌리려 하고 있었다.


“계약 쪽은 이제 해결됐고 카드값···. 그것도 괜찮아”


“카드값은 어떻게?”


“배 째면 돼. 야쿠자들이라 재판에 얽히는 건 별로 싫어할 거야”


“쳐들어올 일만 남았군”


“이번에 납치하는 건 관장님 부모님으로 하시죠”


퇴원은 일주일 만에 했으나 손을 제대로 못 써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다. 여행이라도 다녀오고 싶었으나 가방도 못 드는 사람이 갈 수 있는 여행지는 존재하지 않았다.


또 칠수가 집에 붙어 있어야 할 이유가 있었다. 부모님들의 후유증 때문이다.


아버지에 따르면 녀석들이 친절하게 대했다곤 하지만 그날 이후 어머님은 말수가 부쩍 줄어드셨다. 집에 와도 밥만 차려 주고 그냥 방으로 들어가신다.


그래서 당분간 칠수는 효자 노릇을 하기로 했다. 입이건 발이건 움직일 수 있는 모든 신체를 이용해 집안일을 했다.


걸레는 발로 훔치고, 겨드랑이에 청소기를 낀 채 청소를 했다. 설거지는 이참에 큰 맘 먹고 식기 세척기를 샀다. 붕대 감은 팔로 간신히 그릇만 옮겨 담고 버튼을 눌렀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자 어머니의 표정도 조금씩 돌아왔다.


물론 틈나는 대로 정신 훈련에도 투자했다. 크레이 메이나드의 경기 영상을 모조리 찾아보고 반복해서 시청했다.


메이나드는 상남자 파이터였다. 맷집도 강하고 펀치에 대한 두려움도 없다.


겁 없는 파이터는 상대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아무리 때리고 위협해도 뚜벅뚜벅 걸어 들어온다. 메이나드가 바로 그런 유형이었다.


특히 최근 벌어진 프랭키 제드와의 경기는 끔찍 그 자체였다. 이미 펀치에 반쯤 맛이 간 프랭키의 뒷덜미를 움켜잡고 얼굴이 깨져라 해머 펀치를 쏟아 부었다. 경기 후 프랭키 제드는 인터뷰도 제대로 못 하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안와골절은 물론 턱뼈, 코뼈까지 깨졌다.


레슬링 파이터라 그래플링을 버린다면 칠수가 할 수 있는 건 타격밖에 없었다. 그래서 칠수는 자신이 가진 타격 기술들을 하나씩 대입해 보았다.


카운터 앞차기, 빰클린치 니킥, 플리커잽 등등. 플리커잽은 애초에 겁 없이 들어오는 파이터라 소용없을 거 같고 카운터 앞차기와 빰클린치 니킥은 상대가 준비하고 나올 거 같았다. 챔피언이란 그런 존재다. 상대에 대해 준비하는 것보다 상대가 자신에 대해 하는 게 더욱 많다.


슈퍼 멀티 짐의 중요한 경기 두 개가 벌어지는 날 칠수는 혼자 집에서 연구한 비장의 무기를 식구들에게 보였다.


“스피닝 엘보?”


“그렇죠. 잽이나 스트레이트 연타로 페이크를 준 다음에 뒤로 돌면서 팔꿈치로 빡 부숴 버리는 거죠”


“야, 그거 단 한 방짜리야”


“근데 그 한 방짜리 기술로 KO가 종종 나오죠”


인계석들의 스트레칭을 봐주고 있는데 코리아FC의 왕경호 국장이 칠수를 보러 나타났다.


“여, 조칠수. 챔피언 꼴이 이게 뭐야”


“앗, 국장님. 안녕하세요”


“이야, 넌 어떻게 인생도 그렇게 주인공처럼 다이나믹하냐? 조폭들이랑 격투기라니”


“아휴, 너무 쉬운 상대라 국장님도 해결 가능하셨을 겁니다”


왕 국장은 칠수의 어깨를 두드리고는 정 관장의 가슴을 살짝 때렸다.


“다 빼가! 다 빼가!”


“에이, 애들 미래도 생각해 줘”


“그래도 코리아FC 벨트 한 번 차보고 나가는 게 낫지 않아?”


“일단 우리 동연이가 굳건히 지키고 있잖아. 동연이는 나가더라도 10차까지는 하고 나간다고 나한테 말했어. 그치, 동연아?”


“하하. 인력 층이 좁아서 그 전에 나가야 할 겁니다”


“동연아, 7차 정도까지 하고 상대 없으면 체급 올려버리자. 그러면 돼”


그때 몸을 풀고 있던 이언규가 다가왔다.


“여러분, 집중 안 되니까 잠시 겟아웃 해주시겠어요?”


인계석도 귀마개를 뽑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너희 컨디션 어떠냐? UFL 갈 수 있겠어?”


왕 국장이 물었다.


“컨디션이나 실력만 놓고 보면 당연히 가야죠. 근데 상대가 상대라서요”


“그래도 꼭 이겨라. 응원할게”


첫 출격은 이언규였다.


6승 무패 파이터와 4승 무패의 대결. 무패 대결로 이목이 쏠리는 경기다.


레슬링 기반의 이언규, 그리고 타격 기반의 정치승.


그런데 경기 초반 경기가 이상하게 진행됐다.


이언규가 타격전을, 정치승이 그래플링을 시도한 것이다. 이언규가 몸을 꼿꼿이 세우고 싸우는 반면 정치승은 자세를 낮추고 움직이며 발목 태클, 셀프 가드 포지션 등 그래플링을 유도하려 했다.


“왜 저러는 거 같냐?”


정 관장이 코너에 함께 선 칠수에게 물었다.


“글쎄요. 페이크 아닐까요? 저러고 함께 그래플링 들어오려고 할 때 점핑 니킥이라던가”


“맞는 말이네”


그 때문인지 이언규는 자기 주전장을 상대가 유도하는데도 좀처럼 들어가질 못했다.


1라운드가 그렇게 탐색전으로 끝. 2라운드에 나서려는 이언규에게 칠수가 조언을 하나 했다.


“그래플링 갈 것처럼 페이크 주고 정치승 공격 유도해 봐. 그걸 피하고 나서 다시 곧바로 태클 들어 가”


칠수의 코칭은 예언이 됐다. 함께 자세를 낮추자 정치승이 니킥을 먹이려 폴짝 날아오른 것이다.


하지만 준비하고 있던 이언규가 이걸 가볍게 피하고 허리를 잡아 땅에 누르는 데 성공했다.


3라운드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이었지만 2라운드에 그렇게 오랜 시간을 상위에서 압박한 이언규가 승리했다.


인계석은 라운드 초반 상대의 럭키 펀치에 다운을 당했다. 클린치 상황에서 나오려다 눈을 감고 휘두르는 상대의 펀치에 맞았다.


하지만 그다음은 인계석의 페이스였다. 이언규와 심동연, 조칠수와 매일 훈련하는 인계석의 테이크다운 디펜스는 타격가 중 최고 수준까지 올라와 있었다. 레슬러인 상대가 계속 태클을 들어오려 했지만 밀어내고 스프롤하며 모두 봉쇄했다. 결국, 2라운드 후반 인계석의 하이킥이 작렬하며 KO로 끝냈다.


“이겼어!! 가자, UFL!!!”


“가자, UFL!!!!”


조칠수에 이어 두 번째, 그리고 세 번째 UFL 진출자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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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마치다를 복사하다 20.02.20 325 6 7쪽
70 새 기술의 장착 20.02.19 337 7 8쪽
69 명불허전, 플라잉 더치맨 20.02.18 330 7 7쪽
68 생자베르 파헤치기 20.02.17 350 7 8쪽
67 부산 MT 20.02.14 363 8 8쪽
66 도발의 결과 20.02.13 349 8 7쪽
65 식기 전에 돌아오겠소 20.02.12 364 7 7쪽
64 파란 눈의 영양사 20.02.11 368 7 8쪽
63 폭군 호세 자르도 20.02.10 390 7 8쪽
62 새로운 도전 20.02.09 398 8 10쪽
61 스피닝 엘보 20.02.08 398 8 8쪽
» UFL 체육관 20.02.07 443 7 10쪽
59 다윗과 골리앗 20.02.06 429 6 8쪽
58 미친개와의 혈전 +2 20.02.05 428 6 9쪽
57 죽이기 위해 태어난 파이터 +2 20.02.04 448 7 7쪽
56 겹경사, 그리고 +2 20.02.03 449 8 7쪽
55 이게 바로 농락이다 20.02.02 459 8 8쪽
54 두 수를 내다보다 20.02.01 452 8 8쪽
53 DJ켄의 본 모습 20.01.31 450 8 7쪽
52 옥타곤홀릭 20.01.30 443 8 8쪽
51 DJ에 반하다 20.01.29 459 9 7쪽
50 완벽한 준비 20.01.28 492 8 11쪽
49 특급 호텔 기자회견 20.01.27 474 7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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