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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꽁장

D급 파이터 독심술을 얻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스포츠

완결

dob002
작품등록일 :
2019.12.09 16:12
최근연재일 :
2020.03.02 09:17
연재수 :
78 회
조회수 :
51,633
추천수 :
781
글자수 :
304,802

작성
20.02.27 18:05
조회
320
추천
8
글자
7쪽

능구렁이

DUMMY

러버가드는 성공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다.


러버가드에 이어 펀치라던가, 서브미션으로 연계돼야 완성된다.


“그렇지! 좋아, 잡아두고 쥐어박아!!”


관장이 소리쳤지만, 도저히 틈이 나오지 않았다.


생자베르가 아예 양손을 귀 옆에 갖다 대고 철벽 방어를 하고 있었다.


그나마 빈틈을 통해 한 방씩 적중시키고 있었지만 그 정도 타격으로는 어림도 없었다.


또 계속 생자베르가 몸을 위아래로 흔들어대는 통에 계속해서 그립 자체도 헐거워졌다.


그래서 노린 게 고고플라타다.


그립이 풀리는 척을 하며 발목을 생자베르의 목에 대는 것이다.


하지만 생자베르는 그 또한 노리고 있었다.


가드를 풀고 발을 앞으로 가져오자 기다렸다는 듯 허리를 쭉 세우고 일어났다.


“No, 고고플라타”


아예 입으로 기술 이름을 말하며 손가락을 흔들었다.


상위를 차지한 생자베르는 너무나 압도적이었다.


아무리 흔들고 비비고 해봐도 끄떡없었다.


그래도 칠수는 아래에서 할 수 있는 여러 공격을 시도했다. 트라이앵글 초크, 암바 등. 생자베르는 모든 공격을 수포로 만들었다.


‘땡땡땡!’


코너로 들어가자 관장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잘했어. 아래에서 안 움직였으면 겁나 맞거나 기술 들어왔을 거야”


“네, 저도 그럴 거 같아서 그랬어요”


“그런데 칠수야. 너 움직임이 전이랑 다르다?”


매일 칠수를 보는 정 관장은 그의 미묘한 변화를 눈치챈 것 같았다.


독심술을 쓰지 못하는 칠수를 말이다.


“아, 아니에요. 심리 탓인 거 같아요”


“심리, 심리 중요하지. 너 인마 이 경기 이기면 UFL 최초 세 체급 챔피언이야. 최초 기록! 할 수 있어, 없어?!”


“할 수 있습니다”


“목소리가 그게 뭐야?!”


“할 수 있습니다!!!”


정 관장의 기를 받아 다시 전장으로 뛰쳐나갔다. 한 번 테이크다운을 당했기에 킥 공격을 최대한 자제했다.


경기는 다시 쫓아오는 생자베르와 물러서는 칠수의 양상이 됐다.


“우우우우~ 우우우우~”


다시 야유가 쏟아졌지만 칠수로서는 어쩔 수 없었다. 생자베르는 칠수가 예전에 사용했던 넓은 스탠스를 쓰고 있었다. 그렇게 다리를 넓게 벌리면 거리 싸움이 좀 더 유리하다. 하체 방어에 취약해지지만 생자베르는 로킥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다.


“젠장!”


도망가는 데 한계가 생긴 칠수도 스탠스를 넓게 벌리고 대응했다. 제대로 싸워보자는 의미였다.


거리가 좁아지자 생자베르가 페이크를 여러 번 섞어 가며 펀치를 날렸다. 칠수는 일단 회피에 최대한 주력하며 고개를 전후좌우로 흔들었다. 화려해 보이는 회피 기술이지만 사실 타이밍에만 집중하고 있으면 선수 누구나 할 수 있는 동작이다.


“오오오오~”


관중이 환호하는 가운데 생자베르가 타이밍 태클을 시도했다. 하지만 다리를 고정하고 있던 칠수에게 카운터성 태클은 아니었다. 한 발을 잡혔지만 깽깽발을 뛰어가며 계속 테이크다운을 방어했다. 생자베르가 무릎을 꿇으며 중심을 이동했으나 칠수는 몸을 돌려 발을 빼는 데 성공했다.


방어 이후는 당연히 공격. 이번엔 칠수가 다리를 단단히 박고 서서 펀치 공격을 퍼부었다. 원투 콤비네이션, 그리고 플리커잽에 이은 숏어퍼까지. 마지막은 본자스키에게 배운 눈 가리고 킥 콤비네이션 공격을 시도했다. 근거리에서 튀어나오는 갑작스러운 왼발하이킥이 다시 생자베르의 머리를 가격했다.


“좋아! 계속해!”


위력은 1라운드 것보다 작았지만 그래도 충격이 있는 모양이었다. 비틀거리는 생자베르를 향해 슈퍼맨 펀치를 날렸다. 칠수의 스트레이트가 상대의 턱에 제대로 꽂혔다.


“가자!!”


하지만 생자베르는 쓰러질 때마다 테이크다운으로 연계했다. 이번에도 앞으로 넘어지며 칠수의 발목을 붙잡았다. 칠수가 점프까지 하며 탈출했으나 다시 투렉 테이크다운을 시도하며 들어왔다.


“으아아아악!”


악을 써가며 방어하던 칠수가 어느새 코너에 바싹 붙었다. 클린치 전쟁 타이밍이었다.


생자베르는 칠수를 코너에 누르고 어깨로 얼굴 치기, 발 밟기, 정강이 찍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칠수를 괴롭혔다.


하지만 칠수는 잘 알고 있었다. 이런 모든 공격의 목표는 테이크다운이라는 걸. 클린치 중간마다 생자베르가 중심을 낮춰 테이크다운을 시도했지만 칠수가 이를 모두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 결국, 답답한 생자베르가 스스로 뒤로 물러서고 말았다.


‘땡땡땡~!’


“이번 라운드는 제가 이겼겠죠?”


“좋은 타격은 있었는데···. 생자베르가 계속 전진해서 잘 몰라”


“그 정도예요?”


“잊지 마, 여긴 미국이고 생자베르는 백인이야”


“그럼 제가 2대 1로 지고 있을 수도 있겠네요”


“그렇지, 그런 의미에서 생자베르가 쓸 수 있는 전략이 있어.”


“뭔데요?”


“아예 들어오지 않는 것”


“안 들어온다고요?”


“그래, 이기고 있으니까”


관장의 예측은 현실이 됐다.


4라운드의 생자베르는 들어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Come on, Come on, boy!”


아무리 칠수가 도발해도 생자베르는 일정 거리 이상 다가오지 않았다.


“우우우우우~~”


야유가 이어졌지만 절대 오지 않았다.


이럴 때 할 수 있는 건 칠수가 들어가는 방법. 하지만 이게 힘든 이유는 생자베르가 카운터 태클을 잘한다는 점이다. 생자베르가 노리는 건 누가 봐도 그것이었다.


펀치 페이크를 준 칠수는 일단 시험 삼아 직접 테이크다운을 시도했다. 하지만 중심이 뒤에 있던 생자베르는 칠수의 공격을 손쉽게 뿌리쳤다. 어차피 레슬링 기술 또한 생자베르가 훨씬 위에 있었다.


그래서 4라운드는 3라운드 초반과 비슷한 양상이 됐다. 대신 입장이 반대로 바뀌었다. 칠수가 다리를 넓게 벌리고 전진하는 반면, 생자베르는 보폭을 좁게 가져간 채 뒤쪽으로 계속 물러섰다.


그때 칠수에게 좋은 생각이 들었다. 생자베르가 노리는 걸 역이용하는 기술이다.


조금씩 전진하던 칠수가 펀치를 뻗기 시작했다. 펀치가 들어오자 슬금슬금 반응하던 생자베르는 기다렸다는 듯 아래쪽으로 내려왔다.


하지만 그게 칠수가 노린 상황. 칠수는 무릎을 힘차게 위로 올리며 생자베르의 이마에 적중했다.


“와아아아아아아아!!!”


생자베르의 이마가 찢어지며 바닥으로 힘없게 주저앉았다. 칠수가 고개를 숙여 펀치를 뻗자 뒤로 누우며 피했다.


“들어가, 뭐 해??”


주저하던 칠수는 정 관장의 외침에 일단 바닥에 누운 생자베르의 상위 포지션을 차지했다. 생자베르 경력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던 장면이다.


니킥을 적중시켰지만, 아직 생자베르의 정신은 살아있었다. 칠수가 풀가드를 깨려 하는데 계속해서 두 팔과 다리로 칠수를 꼭 붙들고 있었다.


“Time!”


그때 허브 진이 경기를 중지시켰다. 생자베르의 피가 너무 많이 흐르고 있었다.


피를 닦는 동안 칠수가 정 관장에게 달려갔다.


“야, 저거 해보자”


4라운드는 1분가량 남은 상황이었다.


“뭐요?”


“위에서 하는 고고플라타”


위에서 하는 고고플라타. 생자베르의 허를 찌를만한 아주 좋은 시도 같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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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급 파이터 독심술을 얻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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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에필로그 +2 20.03.02 428 8 8쪽
77 부적을 찢다 20.02.28 329 7 7쪽
» 능구렁이 20.02.27 321 8 7쪽
75 타이밍 태클 vs 러버 가드 20.02.26 333 7 7쪽
74 안갯속의 생자베르 20.02.25 316 7 7쪽
73 폭풍전야 20.02.24 311 9 8쪽
72 베스트 컨디션 20.02.21 339 7 8쪽
71 마치다를 복사하다 20.02.20 325 6 7쪽
70 새 기술의 장착 20.02.19 337 7 8쪽
69 명불허전, 플라잉 더치맨 20.02.18 330 7 7쪽
68 생자베르 파헤치기 20.02.17 350 7 8쪽
67 부산 MT 20.02.14 364 8 8쪽
66 도발의 결과 20.02.13 349 8 7쪽
65 식기 전에 돌아오겠소 20.02.12 365 7 7쪽
64 파란 눈의 영양사 20.02.11 369 7 8쪽
63 폭군 호세 자르도 20.02.10 390 7 8쪽
62 새로운 도전 20.02.09 399 8 10쪽
61 스피닝 엘보 20.02.08 399 8 8쪽
60 UFL 체육관 20.02.07 443 7 10쪽
59 다윗과 골리앗 20.02.06 430 6 8쪽
58 미친개와의 혈전 +2 20.02.05 429 6 9쪽
57 죽이기 위해 태어난 파이터 +2 20.02.04 449 7 7쪽
56 겹경사, 그리고 +2 20.02.03 449 8 7쪽
55 이게 바로 농락이다 20.02.02 459 8 8쪽
54 두 수를 내다보다 20.02.01 453 8 8쪽
53 DJ켄의 본 모습 20.01.31 451 8 7쪽
52 옥타곤홀릭 20.01.30 444 8 8쪽
51 DJ에 반하다 20.01.29 460 9 7쪽
50 완벽한 준비 20.01.28 492 8 11쪽
49 특급 호텔 기자회견 20.01.27 475 7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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