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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꽁장

D급 파이터 독심술을 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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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ob002
작품등록일 :
2019.12.09 16:12
최근연재일 :
2020.03.02 09:17
연재수 :
78 회
조회수 :
51,626
추천수 :
781
글자수 :
304,802

작성
20.02.14 18:25
조회
363
추천
8
글자
8쪽

부산 MT

DUMMY

슈퍼 멀티짐은 한국에 돌아온 후 바로 여행을 떠났다.


장소는 부산이었다.


멀티짐의 네 선수와 관장, 연 실장, 거기에 톰 크랭클과 그의 딸 미샤까지 따라붙었다. 일본 시절에 물심양면 지원해준 최진호 대표도 포함됐다.


이번 여행은 그동안 고생한 선수들을 위해 정 관장이 전액을 지원하는 특별한 이벤트다. 부산 일대를 돌며 2박 3일 여름을 즐기고 오는 여행이다.


“모두 타셨나요? 안전띠 오케이? 출발합니다~”


운전대는 멀티짐의 재간둥이 이언규가 맡았다.


“언규 씨, 운전 제법 잘하는 거 같지 않아요?”


연 실장이 말했다.


“그러게. 쟤가 모는 차 처음 타보는데 잘하는 거 같네요”


정 관장도 동의했다.


“제가 겉으로는 하하 호호 그래도 아주 속이 알찬 남자입니다. 좋은 동생 있으면 다들 소개해달라고요”


이언규가 백미러로 미샤를 보고 윙크했다. 하지만 미샤는 언제나 그렇듯 칠수만 보고 있었다.


“계석아, 계석아”


미샤가 옆쪽의 인계석을 끌어당겼다.


“왜, 왜?”


미샤가 계석의 귀에 입을 갖다 댔다.


<칠수 오빠랑 저 언니 무슨 관계야?>


<아, 저 누나. 우리 매니저야. 훈련 관련된 것 외에는 모두 저분이 도와주셔. 왜?>


<아니야. 알겠어.>


“우리 심심한데 게임이나 하면서 갈까요?”


최진호 대표가 제안했다.


“게임? 에이, 유치하게 무슨 게임. 애들이나 하는 거지”


정 관장의 투덜거리자 톰 크랭클이 끼어들었다.


“아니, 정 관장. 나도 우리 제자들이랑 가끔 해. 그치, 미샤?”


“그럼요. 우리 아빠도 게임 잘하세요. 최 대표님. 게임 아는 거 있으세요?”


한참 고민하던 최 대표가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 환하게 웃었다.


“369 어때?”


그러자 차 전체 인원이 야유를 외쳤다.


“그게 뭐야. 아재다, 아재!”


“아후, 최 대표. 너무 고리타분하다.”


결국, 그렇게 시작하게 된 건 마피아 게임이었다.


마피아 게임은 멤버 중 마피아가 누군지 맞추는 게임. 진행자가 마피아를 정하면 나머지 사람들이 맞춘다.


“좋아, 그러면 진행은 한국 챔피언 저 심동연이 하겠습니다. 마피아는 두 명입니다. 자, 모두 고개를 숙여주세요. 그리고 무릎을 마구마구마구 두드려주세요. 마피아는 너랑 너입니다”


심동연이 찍은 건 연 실장과 칠수였다.


“자, 첫째 날이 밝았습니다. 시작하세요”


그러자 갑자기 미샤가 칠수를 가리켰다.


“오빠, 마피아죠?”


“아니? 갑자기 왜? 나 아니야.”


“에이, 표정 변하는 거 보니까 수상한데?”


이번엔 연 실장이 정 관장을 지목했다.


“관장님, 마피아예요?”


“아니? 나, 이 게임 처음 해 봐. 마피아가 뭐야?”


그러자 톰 크랭클이 연 실장을 지원했다.


“제일 마피아처럼 생기긴 했는데···.”


“아니, 나 참! 생긴 거로 찍는 게 어딨어요, 사부님. 그렇게 치면 저기 저, 앞에 앉아 있는 최진호 대표가 마피아지”


“그래. 그러면 자네랑 최 대표랑 둘이 마피아인 걸로 하면 되겠네”


“오오, 좋아요!”


결국, 정 관장은 그렇게 첫 턴에서 마피아로 지목돼 죽었다.


하지만 게임을 하면 할수록 아마추어인 정 관장과 최 대표가 함정처럼 굴어 진행하기 힘들었다.


“구멍 둘 때문에 너무 힘드네요, 진짜”


인계석이 한숨을 쉬었다.


두 번째 게임은 이미지게임이었다.


‘가장 xx할 것 같은 사람’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초간단’ 게임이다.


“이 중에 가장 잘 안 씻을 거 같은 사람 꼽아주세요. 하나둘 셋!”


그러자 대부분이 표가 정 관장에게 몰려갔다.


“아, 왜 나야!!”


“일단 손목 대세요. 빠샤!!”


일곱 방이나 얻어맞은 정 관장의 손목이 발갛게 부어올랐다.


“야, 넌 근데 왜 나 찍었어?”


그중 미샤만 칠수를 찍었다.


“그냥!”


두 번째 질문은 손목을 맞은 정 관장이 정했다.


“이 중 지금 현재 좋아하는 이성이 있을 거 같은 사람!”


“에이, 좋아하는 이성 없는 사람이 어딨어요!?”


“결혼한 최 대표랑 사부님은 제외해야 되겠죠?”


“아니, 무슨. 우리 마누라는 여자도 아니냐?”


“자, 일단 해봅시다. 하나둘셋!”


그러자 이번에도 정 관장이 다섯 표로 1등을 했다.


연 실장은 미샤를, 인계석은 심동연을 찍었다. 미샤도 연 실장을 찍었다.


“너 나 왜?”


심동연이 발끈하고 소리 질렀다.


“형, 그···.”


“미친, 쉿!”


“아···. 동연이가 정답이었구나. 어쨌든 이번에도 내가 1등이네, 시부럴...”


“언니는 왜 저 찍었어요? 언니라고 해도 되죠?”


“그래요. 보통 어린 분들은 한 명씩 좋아하는 사람 있으니까”


“어머? 스물네 살이 뭐가 어려요. 요즘 세상에. 이 언니 웃긴다”


“미샤 씨는 왜 저 찍었어요?”


“뭐 보통 나이 든 여성분들도 한 명씩 좋아하는 사람 있잖아요”


“하하···. 그런가요?”


그 광경을 본 심동연이 칠수에게 귓속말을 건넸다.


<분위기 왜 저래?>


<몰라...?>


여성 둘의 신경전은 부산까지 이어졌다. 모터보드를 탈 때의 일이었다.


“자, 우리가 아홉 명이니까 한 배엔 못 타고. 두 팀씩 나누자고. 덩치 큰 나랑 심동연이 째지고, 미샤랑 연 실장 째지고...”


결국, 그렇게 팀은 정 관장과 미샤, 크랭클 관장, 이언규가 한쪽. 나머지 최 대표, 인계석, 칠수, 연 실장, 심동연이 한 팀이었다.


“저 저쪽 팀 가고 싶어요. 언니랑 자리 바꾸면 안 돼요?”


“미샤, 저리 간다고? 연 실장 그래 이리 와요”


자리를 옮긴 연 실장은 상황이 재미있는 듯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기만 했다.


숙소는 해운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목 좋은 펜션이었다.


“내가 이거 예약하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 이 피크 타임에?”


“고생하셨어요. 자, 일단 소백산맥 원샷!!”


술을 마시다 잠시 바람을 쐬러 나온 칠수. 밤바다를 바라보고 있는데 연 실장이 나타났다.


“바람 참 시원하네요. 그쵸?”


“아, 네. 실장님. 참, 좋네요. 부산 바다”


그리고 이어지는 침묵.


칠수가 잠시 방 쪽을 돌아보니 미샤가 도끼 눈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미샤 원래 나쁜 애 아니에요. 이해해 주세요”


“괜찮아요. 어떤 맘인지 알 거 같아요. 저도 저 나이 때 저랬죠. 이제 서른이 되는 여자로서는 마냥 귀엽기만 하네요”


단발머리에 작은 얼굴, 쌍꺼풀 없는 눈에 단아한 피부. 대충 봐도 연 실장 또한 남자가 안 따라붙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단지 항상 투피스 위주의 정장 차림에, 차가워 보이는 부분이 있어 초면인 남자는 쉽게 접근하지 못한다.


“저, 실장님. 저희 관장님이요···. 혹시”


칠수의 말을 연 실장이 도중에 끊었다.


“정 관장님요. 정 관장님! 정복남 씨!”


정 관장이 연 실장을 좋아하는 건 체육관 내 누구나 아는 기본 상식이었다. 연 실장 또한 정 관장의 마음을 모를 리 없었다.


그때 밖에서 누가 베란다 문을 두드렸다. 정 관장이 접시 가득 구운 새우를 들고 있었다.


“갈게요! 갑니다!”


나가려는 순간 연 실장이 칠수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주 좋은 분이죠. 정 관장님”


돌아온 자리엔 구운 새우와 해산물 위주의 2차가 차려져 있었다.


“자, 다시 2차가 시작되겠습니다. 빰빠라라라빰. 이번 축사는 지난 경기에서 원샷에 호세 자르도를 쓰러뜨리고 두 체급 챔피언에 오르신 조칠수 선수가 하시겠습니다”


이언규가 숟가락 꽂은 소주병을 건넸다.


“에, 소개받은 조칠수입니다. 여러분의 응원 덕에 제가 이 자리까지 올라왔고요. 항상 고맙고, 감사하고···.”


멘트가 지루해지자 사람들이 야유를 날렸다.


“우우우우우우~ 멘트는 아마추어”


“벨트 내려놔!”


“오케이, 알았어요. 시발, 암튼 우리 식구들 모두, 사랑합니다!!! 마시고 죽어!!!”

.

.

.

.

.

그날 슈퍼멀티짐 식구들은 소주와 맥주 각 한 짝, 양주 두 병, 막걸리 열 병을 마셨다는 후문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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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명불허전, 플라잉 더치맨 20.02.18 330 7 7쪽
68 생자베르 파헤치기 20.02.17 350 7 8쪽
» 부산 MT 20.02.14 364 8 8쪽
66 도발의 결과 20.02.13 349 8 7쪽
65 식기 전에 돌아오겠소 20.02.12 365 7 7쪽
64 파란 눈의 영양사 20.02.11 369 7 8쪽
63 폭군 호세 자르도 20.02.10 390 7 8쪽
62 새로운 도전 20.02.09 399 8 10쪽
61 스피닝 엘보 20.02.08 399 8 8쪽
60 UFL 체육관 20.02.07 443 7 10쪽
59 다윗과 골리앗 20.02.06 429 6 8쪽
58 미친개와의 혈전 +2 20.02.05 429 6 9쪽
57 죽이기 위해 태어난 파이터 +2 20.02.04 449 7 7쪽
56 겹경사, 그리고 +2 20.02.03 449 8 7쪽
55 이게 바로 농락이다 20.02.02 459 8 8쪽
54 두 수를 내다보다 20.02.01 453 8 8쪽
53 DJ켄의 본 모습 20.01.31 450 8 7쪽
52 옥타곤홀릭 20.01.30 444 8 8쪽
51 DJ에 반하다 20.01.29 460 9 7쪽
50 완벽한 준비 20.01.28 492 8 11쪽
49 특급 호텔 기자회견 20.01.27 475 7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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