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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꽁장

D급 파이터 독심술을 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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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ob002
작품등록일 :
2019.12.09 16:12
최근연재일 :
2020.03.02 09:17
연재수 :
7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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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39
추천수 :
781
글자수 :
304,802

작성
20.02.19 18:25
조회
337
추천
7
글자
8쪽

새 기술의 장착

DUMMY

‘가드 부수기’는 세계 수준의 복서들이 주로 쓰는 전략이다.


매니 파퀴아오나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 사울 알바레즈 등 정상 중에서도 탑급 파이터들이 사용하는 파훼법 중 하나다.


기본은 쉽다.


가드를 움직인 후 그 틈을 때리는 기술이다.


하지만 가드를 움직이는 자체가 고급 기술이고, 그 틈을 다시 공략하는 건 더욱 어렵다.


본자스키가 가르쳐준 기술은 고급에 다시 고급을 얹은 내용이었다.


본자스키의 기본 콤비네이션은 삼단이었다.


첫 번째 공격은 잽이다.


치고 빠지는 게 아니라 상대의 눈 쪽을 겨냥해 밀 듯 뻗어주는 잽이다. 스트레이트라고 볼 수도 있다.


“오랫동안 대고 있어야 해요. 쭉 밀어야죠. 그렇게 쭉”


이렇게 해주는 이유는 시선을 가리기 위해서다. 킥복싱 파이터들은 이렇게 시선을 가린 후 곧바로 하이킥을 올린다.


“많이 쓰는 기술이긴 한데, 그래도 알고도 못 막는 콤비네이션이예요. 다음 킥이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니까요. 막는 법은 뒤로 물러서는 것뿐이죠”


두 번째 펀치는 다른 손이다. 왼손 잽을 줬으면 오른손, 오른손 잽을 뻗었다면 왼손이 들어간다.


2번 펀치는 본격적으로 가드를 부수는 기술이다. 상대 가드를 밀어 옮긴다기보단 깨부순다는 전략으로 맞춰야 한다.


“밀어서 치운다고 생각하면 움직이지 않아요. 상대 가드에 충격을 줘서 여는 거예요”


여기서 좀 더 추가한 건 바로 첫 잽을 그대로 내리는 거다. 밀 듯이 쭉 뻗은 후, 그걸 아래쪽으로 내려 가드를 연다. 대신 좀 더 예상하기 쉬운 콤비네이션이다.


그리고 열려 있는 쪽으로 하이킥이 올라간다. 로킥, 미들킥도 가능하다. 가린 후 바로 킥이 올라가는 것과 섞으면 그야말로 다채로운 루트가 가능하다. 순서만 바꿔도 거의 열다섯까지 방법이 나온다.


“여기에 하이, 로우, 미들까지 조절한다면 정말 헷갈리겠죠”


모르모트는 칠수였다.


“자, 공격을 방어해봐요”


칠수가 가드를 십 일자로 굳게 굳힌 후 본자스키를 바라봤다.


“타이밍을 모르게 들어갈 거예요”


본자스키가 살살 잽을 치며 상체와 복부를 공략했다.


“살살 좀···.”


살살한다고 하는 공격이었으나 한 방 한 방에 무게가 있었다.


그때 갑자기 칠수의 앞이 보이지 않았다. 글러브가 이마에 붙어 있었다.


“어?!”


손으로 글러브를 밀어내려는 타이밍에 다시 본자스키의 라이트가 날아왔다. 반사적으로 가드를 좁히려는데, 노리는 건 얼굴이 아니라 가드 그 자체였다.


‘팡’하는 소리와 함께 가드가 날아가더니 곧바로 본자스키의 킥이 얼굴로 날아왔다.


“여기서 쾅!”


본자스키가 발가락으로 칠수의 뺨을 살짝 때렸다. 실제 경기였다면 KO가 나오는 상황이다.


“계석아, 너 한 번 해봐”


계석이 링에 올라 콤비네이션을 따라 했다.


“이렇게 쭉 뻗어주고, 킥!”


2단 콤보는 계석도 종종 쓰는 기술이었다.


“그런데 가드 부수기가 고급이라”


모양 자체는 3단 콤보인데, 1단과 2단의 테크닉이 중요했다.


“첫 번째에서 제대로 가려야 하고, 두 번째에도 강하게 가드를 날려야 하네”


두 번째 강의는 킥 파워를 높이는 것이다.


하이킥과 미들킥은 선수라면 모두가 할 줄 아는 기술. 여기에 본자스키는 선수별로 보완할 부분을 말했다.


이언규는 킥 자체가 얕았다. 축 발이 얕으면 회전이 줄어들어 파워도 반감된다.


“왼발이 상대의 앞발을 먹어야 해요. 그렇게 해야 회전력도 살고 파워도 실려요”


인계석은 끊어친다는 지적을 받았다. 체중을 다 싣지 못해 역시 파워가 줄어든다.


“체중 전체를 태워서 날려야 해요. 반대쪽으로 착지한다는 기분으로”


칠수는 너무 발만 사용했다. 본자스키가 요구한 건 발목으로 차는 거다.


“발보단 발목이 2배는 세요. 발목으로 차야 해요. 그러려면 좀 더 가까운 곳에서 차야겠죠”


거기에 본자스키는 선수들 전체에게 정강이 쪽 신경 죽이기를 요구했다.


“신경 죽이기, 다들 알고 있죠? 평소에 수백 번씩 반복해야 아프지 않아요”


본자스키가 갑자기 정강이를 나무토막으로 살짝 치자 심동연이 비명을 지르며 뒹굴었다.


“이렇게 되면 안 됩니다. 충분히 신경을 죽여야 킥에도 자신감이 붙고, 방어도 잘할 수 있죠”


본자스키는 자신의 안경 브랜드 홍보 겸 팬 사인회 등의 일정으로 서울에 일주일 머무를 계획이었다.


“일주일 후, 출국 날 오전에 여기서 연습한 기술을 확인할 거예요”


본자스키 효과인지 슈퍼멀티짐 식구들은 스파링 때에도 연습 때에도 킥만 주야장천 해댔다.


“야, 야. 그러다 발 다친다”


정 관장이 아무리 소리쳐도 듣는 둥 마는 둥 했다.


“본자스키 정도면 세계 최고 파이터인데, 걔한테 받은 팁이면 돈 백 주고도 못 듣는 거긴 하지”


체육관에 잠시 들른 최진호 대표가 말했다.


“그건 그렇고. 일본 쪽은 잘 해결된 거야?”


정 관장이 물었다. 연 실장에 따르면 크라이드 쪽에서 계약 관련된 문제로 여러 태클을 걸었다.


“그게 말이지. 이제 게네 태클 못 걸 거야”


“갑자기 왜?”


“지금 크라이드 죽어가고 있어.”


“뭐?”


“야쿠자랑 결탁해 있다는 게 칠수 건으로 너무나 퍼졌거든. 물론 일본 언론이야 조폭이랑 친해서 보도를 자제하고 있긴 한데, 외국 선수들이 안 들어오려고 한데. 최근 체납도 있고”


“으음, 아무리 그래도 세계 최고 소리를 듣는 단체인데···. 칠수야, 크라이드 망할 것 같단다”


“크라이드가요? 진짜요?”


놀라는 시늉을 했지만, 당연히 알고 있던 일이다. 실제로 칠수가 있던 미래에서 크라이드는 망했다. 같은 이유였다.


이후 ‘겡고쿠’와 ‘드립’ 등 비슷한 단체가 생겼지만 역시 크라이드의 아성을 쫓아가지 못했다.


“크라이드 망하면 게네 다 어디 가냐. 나오키나 고구라나, 하야토 등등”


“몇 명은 UFL로 오겠죠. 고구라 같은 탑급은 지금이라도 올 수 있죠”


많은 파이터가 UFL로 이적했으나 일본 파이터는 대부분 일본에 남았다. 일본과의 관계도 있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옥타곤에서의 적응 문제였다. 옥타곤과 링 경기는 아예 다른 스포츠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아무튼, 칠수는 본자스키에게 배운 팁을 일주일 내내 반복하고 또 반복했다. 집에서도 자기 전에도 쉬지 않고 나무로 두드려가며 정강이와 발목 맷집을 길렀다.


그렇게 다가온 대망의 테스트 날. 임희민과 본자스키 앞에서 칠수들이 킥 시범을 보였다.


“일단 지적한 부분이 고쳐졌는지 보겠습니다. 칠수 선수부터”


칠수가 지적받은 건 발을 사용한다는 부분. 발을 사용하는 건 사실 ‘마음가짐’의 문제였다. 좀 더 겁을 먹지 않고 부숴버리겠다는 심정으로 차버리니, 더 강하고 깊은 킥이 가능해졌다.


“퍼펙트, 완벽해요. 역시 UFL 챔프는 다르네요”


콤비네이션 또한 아직 어색하지만, 어느 정도 안착이 됐다. 특히 칠수의 경우 로킥에 워낙 일가견이 있어 미들킥 콤보와 하이킥을 번갈아 섞으니 본자스키도 꽤 당황했다.


“상대는 생자베르죠? 거리로 치고 빠지는 파이터니까 아예 바짝 붙은 다음 해 보는 게 좋을 거예요”


본자스키는 체육관을 떠나기 전 선수들과 관장에게 네덜란드에서 가져왔다는 전통 부적 하나씩을 나눠줬다.


“이건 바라는 일을 이뤄주게 한다는 부적이에요. 트렁크에 바늘과 실로 단단히 묶어 놓으세요”


바라는 일, 소원.


누구는 취업을 바라고, 누구는 대박을 바라고, 또 누구는 사랑을 바라지만 두 체급 챔프 칠수의 소망은 단 하나뿐이었다.


자베르 생피에르를 꺾고 세 체급을 정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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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급 파이터 독심술을 얻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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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에필로그 +2 20.03.02 428 8 8쪽
77 부적을 찢다 20.02.28 330 7 7쪽
76 능구렁이 20.02.27 321 8 7쪽
75 타이밍 태클 vs 러버 가드 20.02.26 334 7 7쪽
74 안갯속의 생자베르 20.02.25 317 7 7쪽
73 폭풍전야 20.02.24 311 9 8쪽
72 베스트 컨디션 20.02.21 339 7 8쪽
71 마치다를 복사하다 20.02.20 326 6 7쪽
» 새 기술의 장착 20.02.19 338 7 8쪽
69 명불허전, 플라잉 더치맨 20.02.18 330 7 7쪽
68 생자베르 파헤치기 20.02.17 350 7 8쪽
67 부산 MT 20.02.14 364 8 8쪽
66 도발의 결과 20.02.13 349 8 7쪽
65 식기 전에 돌아오겠소 20.02.12 365 7 7쪽
64 파란 눈의 영양사 20.02.11 369 7 8쪽
63 폭군 호세 자르도 20.02.10 390 7 8쪽
62 새로운 도전 20.02.09 399 8 10쪽
61 스피닝 엘보 20.02.08 399 8 8쪽
60 UFL 체육관 20.02.07 443 7 10쪽
59 다윗과 골리앗 20.02.06 430 6 8쪽
58 미친개와의 혈전 +2 20.02.05 429 6 9쪽
57 죽이기 위해 태어난 파이터 +2 20.02.04 449 7 7쪽
56 겹경사, 그리고 +2 20.02.03 449 8 7쪽
55 이게 바로 농락이다 20.02.02 459 8 8쪽
54 두 수를 내다보다 20.02.01 453 8 8쪽
53 DJ켄의 본 모습 20.01.31 451 8 7쪽
52 옥타곤홀릭 20.01.30 444 8 8쪽
51 DJ에 반하다 20.01.29 460 9 7쪽
50 완벽한 준비 20.01.28 493 8 11쪽
49 특급 호텔 기자회견 20.01.27 475 7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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