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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꽁장

D급 파이터 독심술을 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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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ob002
작품등록일 :
2019.12.09 16:12
최근연재일 :
2020.03.02 09:17
연재수 :
78 회
조회수 :
51,590
추천수 :
781
글자수 :
304,802

작성
20.02.02 16:30
조회
458
추천
8
글자
8쪽

이게 바로 농락이다

DUMMY

로블로. 일명 ‘고추 공격’


로블로는 맞아본 사람만 그 느낌을 안다. 남자라면 대부분 한두 번 경험이 있다.


참을만할 것 같지만, 전신에 힘이 빠지는 그 기분. 보호대를 착용했다곤 하지만 상대는 챔피언급 파이터 DJ켄이다.


“스탑, 스탑!!”


허브 진이 DJ켄을 뒤로 보냈다.


“허억, 허억!!”


힘을 주려 해도 일어서기 힘들었다.


“Sorry, I’m sorry”


말로는 미안하다 하고 있지만 속은 그렇지 않은 DJ켄이었다.


<로블로, 괜찮은데?>


고의적 공격은 아니었지만, 체력을 뺐는데 유효하다는 걸 DJ켄이 알아챘다.


“You have 5 minutes. Take care”


급소를 맞은 파이터에겐 최대 5분까지 주어진다. 대부분의 파이터가 괜찮다며 경기를 재개했지만 칠수는 충분히 다 쉴 계획이었다.


“닥터···. 닥터 플리즈”


칠수가 고통을 참지 못하고 뒤로 발라당 누워버렸다.


“야, 괜찮아?”


정 관장과 이언규가 달려왔다.


“뭘 괜찮아요. 아파 죽겠구만···. 일어설 순 있는데 5분 다 채울 계획이에요”


“좋아, 좋은 생각이야.”


“형, 끝나고 뭐 먹을까요?”


이언규가 분위기 전환차 화제를 저녁 식사로 돌렸다.


“아···. 중국 음식 먹고 싶다. 자장면에 만두···.”


“좋아, 끝나면 바로 시켜 놓을게요”


수다를 떨고 있는데 의사가 올라왔다.


“R U Alright?”


“I’m not alright. very sick...”


“Sorry, wait”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의사의 손이 트렁크 속으로 들어왔다.


“I think···. maybe you’re alright. but if you wanna take time, take care”


“뭐래?”


정 관장이 물었다.


“기본 회화도 모르면 어떻게 해요, 관장님. 좀 더 쉬래요”


이언규의 영어 실력은 관장보다 아주 약간 나았다.


3분이 넘어가자 DJ켄이 손목을 가리켰다. 너무 오래 쉰다는 의미였다.


“Hey, 칠수! Let’s do it”


DJ켄이 양손을 들어 관객 호응을 유도했다. 관중석에서 ‘우우우우’하고 야유가 터져 나왔다.


“야, 말리지 마. 아직 2분 더 쉴 수 있어.”


“이제 일어날···. 게요”


“안 돼. 형, 아직 아파요. He is sick. 의사 선생님!”


허브 진이 시계를 보고 있었지만 5분의 휴식시간은 UFL 규정에도 있는 내용이다. 아래 있는 사장 레이나 왓슨에게 이야기하자 괜찮다는 답이 돌아왔다.


<시간 겁나 끄네.>


5분이 지나 파이팅 포즈를 취하는데 DJ켄의 얼굴에 짜증이 가득했다.


<고추를 한 방 더 때려주지.>


독심술이 가끔 좋지 않을 때가 있는데 바로 이럴 경우였다. 상대가 급소를 노린다는 걸 알자 자세가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다.


<원투, 그리고 로블로>


DJ켄이 로블로 콤비네이션이라는 엄청난 기술을 앞장세우자 칠수는 그저 뒤로 물러서는 데 급급할 수밖에 없었다.


<한 번 더. 원투 쓰리, 로블로!>


로블로를 앞세운 DJ켄이 기세를 가져가기 시작했다.


“칠수야, 맞서 싸워! 도망가지 마!!”


하지만 관장도 이언규도 현재 상황을 제대로 알 리 없었다.


그때 좋은 생각이 났다.


<원투, 로블로>


원투를 뻗는 DJ켄의 타이밍에 맞춰 킥으로 상대의 급소를 강하게 후려쳤다.


“오오오우우우우우우우!!!!”


관중석에서 아까보다 더 큰 함성이 터져 나왔다.


아예 대놓고 노린 공격이라 충격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하악···. 하악···.”


DJ켄은 바닥에 토악질까지 하며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오, 미안해. 미안해요. I’m sorry”


역시 손으로는 미안하다는 동작을 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그보다 고소할 수 없었다.


칠수가 DJ켄의 안부를 보러 가는 척하며 귀에 한마디를 건넸다.


“Do you have pennis?”


DJ켄이 분하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일어날 상태가 아니었다.


DJ켄도 그렇게 5분을 휴식에 써버렸다.


그동안 칠수는 관장들과 이후 전략을 논의했다.


“너 고의로 찬 거야?”


“그럼요. 고의로 차야죠”


“아주 잘했어. 그래서 다음엔 어떻게 할 거야?”


“이제 서로 급소 공격은 안 할 거 같고요. 음···. 계속 같은 전략으로 나갈까요?”


“그래, 대신 지금까지 포인트에서 앞서고 있으니까 수비적으로 나가자고”


“같은 자세로 수비적?”


“그래, 같은 자세 수비적”


시계를 보니 4라운드도 2분밖에 남지 않았다. 급소를 맞은 DJ켄의 움직임은 여전히 부자연스러워 보였다.


이번엔 칠수가 급소페이크를 써 보았다. 로킥을 급소 쪽으로 올리는 척하자 DJ켄이 움찔거리며 뒤로 점프했다.


“OK, I will not do lowblo”


칠수가 페어플레이를 하자며 손을 내밀었지만 DJ켄은 그걸 밀어내며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죽여버리겠어!>


드디어 냉정하던 DJ켄이 흥분하기 시작했다.


흥분한 상대는 냉정한 것보다 훨씬 상대하기 쉽다. 잘 보고, 잘 막고, 빈틈을 공격하면 그만이었다. 게다가 칠수에겐 독심술이라는 비장의 무기까지 있었다.


세 번의 콤비네이션이 끝나자 다시 비슷한 박자의 공격이 또 들어왔다. 공격을 모두 피한 칠수가 로킥 한 방, 바디 펀치 한 방으로 타이밍을 뺏었다.


이후 거의 7~8방이 연달아 나오는 장타가 터졌다. 잽과 스트레이트, 다시 잽에 훅과 로킥까지 이어지는 화려한 콤보였다. 신인이거나 긴장한 상태라면 먹힐 공격이었으나, 칠수는 포인트에서도 심리 면에서도 우위에 서 있었다.


“긴장했니? 긴장했어?”


칠수가 한국말로 도발하자 알아들은 눈치인지 다시 DJ켄이 태클을 시도했다. 그런 뻔한 태클은 너무나 방어가 쉬운 공격. 이어지는 셀프 가드까지 알아챈 칠수가 DJ켄을 뒤로 밀어내 버렸다.


계속되는 공격이 막혀버리자 DJ켄은 공격 의사를 많이 잃어버렸다. 두 발도 바닥에 멎어 있었고 주먹도 높이 들지 못했다.


“Come on, Come on”


들어오라 말하고 있었지만, 체력이 빠진 게 그 누구의 눈에도 뻔히 보였다.


“타이밍이야!! 멀리서 때려!!”


칠수는 DJ켄에 말리지 않고 원거리에서 바디 킥과 로킥, 스트레이트를 섞어가며 그를 괴롭혔다.


“Fxxxx, Fxxxx. C’mon boy!!”


욕까지 뱉어댔으나 미국 욕은 한국 사람에게 큰 데미지를 주지 못하는 법. 칠수는 그동안 달라붙어 있는 DJ켄의 다리를 ‘cm’ 단위로 공략하며 게임을 가져갔다.


“잘한다, 잘해!!!”


거의 농락에 가까운 플레이가 이어지자 10초 공이 울렸다.


‘딱딱!’


“칠수야 10초!!”


<한 방만, 한 방만!!>


DJ켄이 가까워지길 노렸으나 칠수는 그의 머리 꼭대기에 올라가 있었다. 한참 동안 들어갈 듯 말 듯 움직이던 칠수가 연마한 비장의 무기, 슈퍼맨 펀치를 적중시켰다.


‘콰당!!!!’


충격에 탈진까지 더해져 DJ켄이 바닥에 쓰러졌다.


“이겼다!!!”


칠수가 승리를 확신한 듯 손을 하늘로 치켜들었다. 그러나 공이 먼저 울렸다.


‘땡땡땡!!’


일단 코너로 돌아왔으나 승부는 이미 기운 듯 보였다.


“쟤 지금 서 있을 기운도 없는데. 계속해야 하나? 언규야, 영어로 허브 진한테 얘기 좀 해봐”


그러자 이언규가 손을 입에 모으고 소리쳤다.


“Hey, Hub jin! He has no power!! no power!!!”


말을 알아들었는지 허브 진이 손을 들고 DJ켄 쪽으로 걸어갔다. 그의 코너 쪽은 의사와 보조 코치까지 모두 달려들어 상태를 보고 있었다.


<할 수 있어! 그런데 너무 힘들어!!!>


DJ켄의 싸우려는 의지가 여실히 보였지만, 그는 1라운드 5분을 더 버틸 체력이 없었다.


DJ켄 측과 한참 이야기를 나눈 허브 진이 옥타곤 가운데로 걸어 나왔다. 그리곤 두 팔을 하늘로 크게 가로 저었다.


4라운드 5분 TKO. 크라이드의 자객 조칠수가 UFL 무대 첫 경기에서 챔피언에 오르는 순간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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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안갯속의 생자베르 20.02.25 316 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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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마치다를 복사하다 20.02.20 325 6 7쪽
70 새 기술의 장착 20.02.19 337 7 8쪽
69 명불허전, 플라잉 더치맨 20.02.18 330 7 7쪽
68 생자베르 파헤치기 20.02.17 350 7 8쪽
67 부산 MT 20.02.14 363 8 8쪽
66 도발의 결과 20.02.13 349 8 7쪽
65 식기 전에 돌아오겠소 20.02.12 364 7 7쪽
64 파란 눈의 영양사 20.02.11 368 7 8쪽
63 폭군 호세 자르도 20.02.10 390 7 8쪽
62 새로운 도전 20.02.09 398 8 10쪽
61 스피닝 엘보 20.02.08 398 8 8쪽
60 UFL 체육관 20.02.07 442 7 10쪽
59 다윗과 골리앗 20.02.06 429 6 8쪽
58 미친개와의 혈전 +2 20.02.05 428 6 9쪽
57 죽이기 위해 태어난 파이터 +2 20.02.04 448 7 7쪽
56 겹경사, 그리고 +2 20.02.03 449 8 7쪽
» 이게 바로 농락이다 20.02.02 459 8 8쪽
54 두 수를 내다보다 20.02.01 452 8 8쪽
53 DJ켄의 본 모습 20.01.31 450 8 7쪽
52 옥타곤홀릭 20.01.30 443 8 8쪽
51 DJ에 반하다 20.01.29 459 9 7쪽
50 완벽한 준비 20.01.28 492 8 11쪽
49 특급 호텔 기자회견 20.01.27 474 7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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