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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꽁장

D급 파이터 독심술을 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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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ob002
작품등록일 :
2019.12.09 16:12
최근연재일 :
2020.03.02 09:17
연재수 :
78 회
조회수 :
51,610
추천수 :
781
글자수 :
304,802

작성
20.02.01 16:30
조회
452
추천
8
글자
8쪽

두 수를 내다보다

DUMMY

칠수가 달려들자 DJ켄이 카운터 타이밍을 노렸다.


<좋아, 들어와.>


하지만 칠수 역시 페이크였다.


앞으로 달려들던 칠수가 앞구르기를 하며 DJ켄의 옆쪽으로 살짝 비켜나갔다.


<흥, 싱겁긴.>


다시 DJ켄은 가드를 위로 굳게 올린 채 한 걸음 한 걸음씩 칠수에게 다가왔다.


정상적인 DJ켄이라면 칠수로선 ‘땡큐’였다. 칠수는 준비했던 플리커잽과 넓은 스탠스를 취한 후 대응했다.


넓게 발을 벌렸을 때 상대가 들어오기 힘든 건 다리 때문이다. 상대가 다리를 넓게 펴고 있기에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당연히 상체와 얼굴은 다리보다 뒤쪽에 있고 상대를 공략하기 위해선 발차기와 스트레이트의 위험을 무릎 쓰고 덤벼야 한다.


‘못 먹어도 이 자세다. 덤벼라. DJ켄’


저벅저벅 압박에 들어오는 칠수에 대한 이렇다 할 대응책을 찾지 못한 하와이 파이터였다.


“Hey, C’mon”


들어가고 있는 칠수에게 오히려 들어오라며 말도 안 되는 도발을 하고 있었다.


경기는 들어가는 칠수와 도망가는 DJ켄의 양상으로 계속됐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무조건 칠수에게 유리했다. UFL에선 ‘어그레시브(Agressive)’, 즉 ‘적극성’에도 점수를 준다. DJ켄은 경기 시작 후 계속해서 칠수의 공격을 피하며 백스텝만 밟았다. 그래도 그렇게 여유로울 수 있는 건 UFL의 스타 예우 때문이다.


칠수는 계속되는 소위 ‘밀땅’에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 넓은 스탠스는 스피드 면에서 불리한 자세. 발을 모으고 통통 튀기 시작하자 코치의 지적이 날아왔다.


“야, 안 돼!!! 못 먹어도 그 자세 그대로 가!! 조바심내지 마!!!”


달려드는 DJ켄을 두 손으로 밀고 다시 넓은 스탠스를 취했다.


가만 보니 DJ켄이 도망가는 루트가 정해져 있었다.


칠수가 다가가면 뒤쪽으로 물러서다 시계 반대 방향, 즉 칠수의 왼쪽으로 계속해서 빠져나갔다.


‘두더지 잡기를 시작해야겠군’


그때부터 칠수는 DJ켄을 잡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선보였다. 빠져나가려는 DJ켄의 앞쪽에 펀치를 날리거나, 아니면 왼손 훅을 던지며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게 하는 작전이었다.


칠수의 왼손 펀치에 안면을 스친 DJ가 구석에 몰렸다.


<내 패턴을 읽어 버렸군.>


궁지에 몰린 쥐는 고양이를 무는 법. 코너에 몰린 DJ켄이 칠수에게 달려들었다.


칠수는 물론 그의 공격을 예측하고 있었다. 백스텝으로 원투 공격을 피한 칠수가 레프트 스트레이트를 뻗었다.


‘뻑!’


재차 공격을 퍼부으려 했으나 그 와중에도 DJ켄은 카운터를 노리고 있었다.


<들어 와!>


낌새가 이상해 발을 멈추자 DJ켄의 레프트 훅이 칠수의 코앞으로 지나갔다.


‘이 타이밍이다!’


상대의 필살 일격이 수포가 된 상황이 가장 절호의 기회. 곧바로 들어간 칠수의 원투가 깨끗하게 DJ켄을 맞췄다.


“좋아!!”


하지만 역시 챔프는 챔프. 쓰러지는 DJ켄은 앞으로 주저앉으며 칠수의 허리를 껴안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는 엉덩방아를 찧으며 셀프 가드 포지션을 유도했다.


<검은 띠의 위력을 보여주지.>


강한 펀치 세 방을 연달아 맞았지만, 정신만은 살아 있는 DJ켄이었다.


칠수가 어깨를 누르며 일어나려 했지만 DJ켄이 팔과 다리로 꽉 움켜쥐고 있었다.


<못 놓는다.>


칠수의 목을 껴안는 데 성공한 DJ켄이 밑에서 펀치를 날렸다. 칠수도 얼굴을 가드하며 남는 손으로 파운딩을 날렸다.


“관장님, 시간!!”


아래에서 제압당한 칠수가 시간을 물었다.


“1분 30초 남았어!!”


<돌아간다!>


DJ켄은 몸을 타고 뒤로 돌아가는 걸 노리고 있었다.


그러자 눈치챈 칠수가 가슴을 세게 밀고 허리를 위쪽으로 바짝 세웠다. 작전이 수포가 된 DJ켄은 풀가드를 유지한 채 머리를 기대고 쉬고 있었다.


‘안 싸워!’


상체가 자유로워진 칠수는 몸을 일으켜 그대로 벌떡 일어섰다. 밑에서 DJ켄이 들어오라 손짓했지만 들어가지 않았다.


“Stand up!!”


칠수와 허브 진이 동시에 일어서라고 외쳤다. 다시 경기가 선 채로 재개됐다.


싸움이 다시 시작되자마자 DJ켄이 뒤로 드러누웠다. 그리곤 두 번이나 더 같은 짓을 반복했다.


<체력이 모자라>


아까 적중한 세 번의 큰 공격이 역시 통했던 것이다.


“스탑, 스탠드 업”


꼼수였지만 체력을 회복하는 데엔 좋은 전략, 물론 그런 가운데 판정 포인트는 고스란히 칠수가 가져가고 있었다.


‘땡땡땡!’


“야, 저 새끼 지쳤어. 체력 회복하려고 저렇게 하네”


칠수도 정 관장에 동의했다.


“맞아요. 아까 주먹 들어간 게 통한 거 같아요”


“4라운드야. 처음 가는 라운드인데, 괜찮겠어”


UFL 챔피언 결정전은 5라운드짜리 경기다. 크라이드건 2019년에서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라운드였다.


“괜찮겠죠. 체력 훈련 열심히 했잖아요”


“좋아. 불살라버려!”


다시 시작된 4라운드. 아까는 코피까지 흘렸지만,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 말끔한 상대였다. ‘악어 피부’라는 말이 달리 나온 게 아니었다.


DJ켄은 앞 세 라운드와 달리 시작부터 적극적으로 펀치를 뻗었다.


<페이크, 페이크, 세 번째 페이크. 그리고 펀치>


그러나 물론 속셈을 알고 있던 칠수는 세 번의 페이크를 여유롭게 음미하고 펀치까지 피했다.


<어떻게 다 알고 피하지?>


다시 한 번 DJ켄이 여러 번의 페이크에 이어 하이킥을 날렸지만 칠수가 안정적으로 가드에 성공했다.


칠수가 하고 있는 노 가드의 스탠스는 어떤 자세보다 눈이 중요하다. 가드가 없기 때문에 상대의 공격을 유심히 봐야 한다. 보통의 경우 상대의 공격이 끝난 후 카운터성으로 많이 들어가곤 한다.


<태클이라도 해야겠군.>


초조해진 DJ켄이 칠수의 다리를 붙잡으려 투렉 태클을 시도했다. 그러나 DJ켄의 레슬링 실력은 타격이나 그래플링에 미치지 못했다. 칠수가 다리를 뒤로 뻗고 스프럴을 하며 그것마저 봉쇄했다.


거의 1분이나 계속된 공격이 실패하자 DJ켄의 정신에도 데미지가 가해진 거 같았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체력까지 부족한 듯 호흡을 입으로 쉬고 있었다.


DJ켄의 호흡은 칠수에게 좋은 힌트를 줬다. 체력 부족한 상대에게 가장 좋은 건 바로 바디 공격이다.


페이크를 섞은 공격으로 이번엔 칠수가 들어갔다. 페이크, 페이크에 이은 상단 공격. 하지만 그건 미끼였고 다시 페이크를 섞은 미들킥이 적중했다.


“으억!!”


이번엔 다시 페이크를 섞고 정면에서 푸쉬킥으로 명치를 때렸다.


“크헙!!”


3라운드 내내 상단만 노리다 갑자기 들어오는 바디 공격이라 DJ켄이 더욱 당황한 것 같았다.


몇 방의 바디 공격이 터지자 DJ켄의 걸음이 눈에 띄게 둔해졌다.


<들어 오기만 해!>


그런 가운데에도 카운터를 노리고 있었지만, 칠수가 그 의도에 따라갈 필요는 없었다.


여전히 스탠스를 넓게 가져간 채 바디, 그리고 로킥, 다시 상단 공격을 번갈아 퍼부으며 DJ켄을 괴롭혔다.


<다시 태클이다!>


너무 뻔히 들어오는 태클을 여유롭게 막아내려는 순간, DJ켄의 뒤통수가 칠수의 급소를 가격했다.


“크허허헉!!”



로블로를 맞은 칠수가 바닥으로 주저앉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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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급 파이터 독심술을 얻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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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에필로그 +2 20.03.02 427 8 8쪽
77 부적을 찢다 20.02.28 329 7 7쪽
76 능구렁이 20.02.27 320 8 7쪽
75 타이밍 태클 vs 러버 가드 20.02.26 333 7 7쪽
74 안갯속의 생자베르 20.02.25 316 7 7쪽
73 폭풍전야 20.02.24 310 9 8쪽
72 베스트 컨디션 20.02.21 338 7 8쪽
71 마치다를 복사하다 20.02.20 325 6 7쪽
70 새 기술의 장착 20.02.19 337 7 8쪽
69 명불허전, 플라잉 더치맨 20.02.18 330 7 7쪽
68 생자베르 파헤치기 20.02.17 350 7 8쪽
67 부산 MT 20.02.14 363 8 8쪽
66 도발의 결과 20.02.13 349 8 7쪽
65 식기 전에 돌아오겠소 20.02.12 364 7 7쪽
64 파란 눈의 영양사 20.02.11 368 7 8쪽
63 폭군 호세 자르도 20.02.10 390 7 8쪽
62 새로운 도전 20.02.09 398 8 10쪽
61 스피닝 엘보 20.02.08 398 8 8쪽
60 UFL 체육관 20.02.07 443 7 10쪽
59 다윗과 골리앗 20.02.06 429 6 8쪽
58 미친개와의 혈전 +2 20.02.05 428 6 9쪽
57 죽이기 위해 태어난 파이터 +2 20.02.04 448 7 7쪽
56 겹경사, 그리고 +2 20.02.03 449 8 7쪽
55 이게 바로 농락이다 20.02.02 459 8 8쪽
» 두 수를 내다보다 20.02.01 453 8 8쪽
53 DJ켄의 본 모습 20.01.31 450 8 7쪽
52 옥타곤홀릭 20.01.30 443 8 8쪽
51 DJ에 반하다 20.01.29 459 9 7쪽
50 완벽한 준비 20.01.28 492 8 11쪽
49 특급 호텔 기자회견 20.01.27 474 7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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