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글꽁장

D급 파이터 독심술을 얻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스포츠

완결

dob002
작품등록일 :
2019.12.09 16:12
최근연재일 :
2020.03.02 09:17
연재수 :
78 회
조회수 :
51,632
추천수 :
781
글자수 :
304,802

작성
20.02.21 18:25
조회
338
추천
7
글자
8쪽

베스트 컨디션

DUMMY

웰터급은 상위 체급이다.


칠수의 원래 체급인 라이트급에 비해 7kg 정도가 높다.


선수들이 경기할 때 대부분 한계 체중에 맞춘다. 체급 내에서도 7 ~ 8kg이 차이 나기 때문에 기왕이면 높은 체중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라이트급의 상한선은 70.3kg, 웰터급은 77.1kg이다.


이번 경기가 호세 자르도와의 경기와 다른 점은 칠수가 웰터급으로 맞춘다는 점이다.


페더급 타이틀 전 당시에는 자르도와 칠수가 각각 68kg으로 체중을 맞춘 바 있다.


이번 경기의 상한은 73.7kg. 평균 10 ~ 13kg을 감량하던 칠수는 이번에 6 ~ 10kg만 빼면 된다.


“그 정도면 사흘이면 빼잖아? 체중 문제는 없겠지. 뭐”


관내에서 가장 감량폭이 큰 심동연이 말했다. 평체가 100kg에 이르는 심동연은 경기를 위해 14~18kg을 뺀다.


“그래, 감량 자체는 어렵지 않을 거 같은데, 다만···.”


“다만?”


“파워가 부족하다는 게 문제지. 라이트급이 아니라 웰터급 펀치를 받아야 한다고”


“제 펀치요?”


웰터급인 이언규가 칠수 앞으로 다가와 쉐도우 복싱을 했다.


“그래서 칠수를 위해 특수한 스파링을 준비했다.”


정 관장이 말했다.


“어떤 스파링이요?”


“특별할 건 없는데, 특별하지”


“어떤 건데요?”


궁금하기는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동연이랑 스파링하는 거야. 앞으로 하루에 1시간 이상씩”


“얘랑요?”


“저랑요?”


동갑내기이고 키 자체는 5cm 정도밖에 차이 나지 않지만, 사실 심동연과 칠수는 비빌 수준이 아니었다. 체중이 거의 15kg 이상 차이 난다.


체중 차라는 건 엄청난 핸디캡이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은 근육도 지방도 당연히 많은 법. 그래서 자신보다 15kg 이상 가벼운 사람이 때리는 주먹을 맞아도 생각보다 괜찮다. 운동하지 않은 일반인의 펀치라면 더욱 그렇다.


그래서 시비가 붙었을 때 때리기보단 맞는 게 차라리 낫다. 때려봐야 어차피 찰과상 정도고, 신중하게 바라보고 있기만 하면 누구나 피할 수 있다.


그 체중 차가 선수 사이에선 더욱 크게 다가온다.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가 ‘복신(복싱의 신)’이라고까지 추앙받는 이유가 체중을 해마다 증량하며 체급을 정복했기 때문이다. 170cm도 되지 않는 파퀴아오는 초반 플라이급(-50.8kg)에서 시작해 2009년부터는 웰터급(-66.8kg)에 도전했다. 파퀴아오가 정복한 체중 차가 바로 16kg이었다.


“칠수야, 괜찮겠어?”


관장의 지시가 나오자마자 심동연이 글러브를 꼈다.


“음······. 관장님. 얘 말고 그냥 언규랑 하면 안 돼요?”


그러자 이언규가 어깨를 돌리며 몸을 풀었다.


“뭐, 저라도 괜찮다면야”


“안 돼. 솔직히 언규가 생자베르 레벨은 아니니까. 심동연을 견딜 수 있을 정도면 생자베르도 문제없다고”


심동연은 생자베르가 하듯 멀리서 공격하다 타이밍 태클을 들어오는 방식으로 스파링했다.


하지만 똑같이 거리를 두고 경기하는 건 칠수에게 너무 불리했다. 리치도 7cm 이상 길었고, 또 심동연과 칠수는 서로의 스타일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으랏차!!”


타이밍 태클 타이밍에 스프롤을 시도했으나 심동연이 힘으로 뽑아 칠수를 넘겼다.


“아, 힘으로 하는 게 어디 있냐!”


“아, 미안?”


“아냐 아냐, 동연이 잘하고 있어. 생자베르는 동연이보다 힘이 세다고. 다시!”


훈련 강도가 올라가다 보니 체중도 자연스레 줄었다.


경기 한 달 전인 12월 초 사우나에서 재보니 80.5kg이었다.


“형, 평체가 몇이었죠?”


인계석이 물었다.


“보통 83~85kg 정도”


“와, 너무 말랐다···. 동연이 형 때문인가?”


그래서 칠수는 미국에 있는 영양사 마이크 볼트에게 메일을 보냈다. MMA계에서 가장 유명한 영양사인 볼트는 지난 호세 자르도 전에서도 칠수들에게 많은 도움을 줬다.


-------------------------------


안녕, 볼트. 오랜만이야. 잘 지냈어? 덕분에 호세 자르도도 이기고, 다른 선수들도 승승장구하고 있어. 모두 네 친절한 식단 덕분이야. 항상 감사하고 있어.


다름이 아니라 내가 이번에 생자베르와 싸우잖아. 그래서 감량 폭이 4kg 나 줄게 됐어. 그런데 요즘 훈련이 힘들다 보니 평체도 4kg 나 빠진 거 있지. 이런 상태라면 6kg만 빼면 되는 상황이야. 24시간에 뺄 수 있는 정도지.


하지만 이런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네 생각은 어때? 인생 최고의 도전을 앞둔 내게 조언을 주면 좋겠어. 미국에 가면 그때 다시 만나자.


-------------------------------


이메일을 보낸 지 8시간 정도 만에 답 메일이 날아왔다.


-------------------------------

안녕, 칠수. 잘 지내고 있지? 항상 팬으로서, 또 네 담당 영양사로서 항상 응원하고 있어.


네 말대로 적은 감량은 리바운딩도 적기 때문에 힘 싸움에서 불리하지. 그래서 지금 당장은 훈련을 위해서도, 또 경기 당일을 위해서도 평소 수준인 85kg 정도로 올릴 필요가 있어.


아래에 매일 먹어야 할 식단을 정리해놨어. 요리법도 적어놓았으니 그대로 따라 하면 될 거야. 전체적으로 지방과 단백질량을 늘린 식단이야. 지방이 늘어나니 맛도 더 좋을 거야.


경기 얼마 남지 않았네? 그때까지 몸 관리 잘하고, 미국에 오면 보자.


--------------------------------------


칠수는 답 메일을 받자마자 바로 마트로 달려갔다. 셀러리, 닭가슴살, 올리브, 두부, 과일 등 볼트가 이야기한 모든 재료를 카트에 담았다.


“넌 왜 따라와?”


웰터급의 이언규가 카트를 끌고 칠수와 똑같은 물건을 담고 있었다.


“아이, 좋은 게 좋은 거잖소. 볼트 식단이라면 따라 해도 나쁠 거 없지”


체중 증량 식단이라고 하니 관심을 보인 건 연 실장이었다.


“어머, 제가 체중 증량에 관심이 있는데. 좀 봐도 될까요?”


“그래, 우리 연 실장 마르긴 말랐어. 지난번에 스테이크집에 갔는데도 절반을 남기더라”


“두 분이 스테이크집에 가셨어요??”


선수들이 새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아, 아냐 아냐. 칠수 광고 계약차 어디 갔다가 잠깐 들른 거야!”


관장과 실장 모두의 얼굴이 발개졌다.


볼트의 식단은 확실히 소용이 있었다.


80kg을 오가던 체중이 84kg까지 불었다.


“확실히 체중이 늘어나니 파워도 살아났어”


매일 스파링을 하는 심동연의 평가였다.


“이제 나랑 힘겨루기해도 밀리지 않아”


슈퍼 멀티짐에선 항상 선수끼리 ‘밀기’ 훈련을 한다. 당연히 상위 체급인 이언규, 심동연한테 상대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매일 이어지는 고된 훈련, 그리고 마이크 볼트의 식단 덕택에 버티는 시간이 좀 더 늘었다. 전에는 10초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15초, 20초까지 견뎠다.


칠수는 12월 중순, 출국을 앞두고 그간의 성과를 정리했다.


1. 본자스키에게 배운 킥 콤비네이션. 킥 잘 차는 법

2. 료코 마치다 스타일의 수비형 공격법

3. 타이밍 태클

4. 마이크 볼트의 증량 식단


“이거 보세요. 정리해 보니 이렇게나 많네요”


목록을 본 정 관장이 크게 기지개를 켰다.


“그래. 그 정도라면 이길 수밖에 없겠다. 멀지 않았구나. 웰터급 챔프!”


칠수의 인생 최고의 도전에 베스트 컨디션으로 뛰어들게 됐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D급 파이터 독심술을 얻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8 에필로그 +2 20.03.02 428 8 8쪽
77 부적을 찢다 20.02.28 329 7 7쪽
76 능구렁이 20.02.27 320 8 7쪽
75 타이밍 태클 vs 러버 가드 20.02.26 333 7 7쪽
74 안갯속의 생자베르 20.02.25 316 7 7쪽
73 폭풍전야 20.02.24 311 9 8쪽
» 베스트 컨디션 20.02.21 339 7 8쪽
71 마치다를 복사하다 20.02.20 325 6 7쪽
70 새 기술의 장착 20.02.19 337 7 8쪽
69 명불허전, 플라잉 더치맨 20.02.18 330 7 7쪽
68 생자베르 파헤치기 20.02.17 350 7 8쪽
67 부산 MT 20.02.14 364 8 8쪽
66 도발의 결과 20.02.13 349 8 7쪽
65 식기 전에 돌아오겠소 20.02.12 365 7 7쪽
64 파란 눈의 영양사 20.02.11 369 7 8쪽
63 폭군 호세 자르도 20.02.10 390 7 8쪽
62 새로운 도전 20.02.09 399 8 10쪽
61 스피닝 엘보 20.02.08 399 8 8쪽
60 UFL 체육관 20.02.07 443 7 10쪽
59 다윗과 골리앗 20.02.06 430 6 8쪽
58 미친개와의 혈전 +2 20.02.05 429 6 9쪽
57 죽이기 위해 태어난 파이터 +2 20.02.04 449 7 7쪽
56 겹경사, 그리고 +2 20.02.03 449 8 7쪽
55 이게 바로 농락이다 20.02.02 459 8 8쪽
54 두 수를 내다보다 20.02.01 453 8 8쪽
53 DJ켄의 본 모습 20.01.31 451 8 7쪽
52 옥타곤홀릭 20.01.30 444 8 8쪽
51 DJ에 반하다 20.01.29 460 9 7쪽
50 완벽한 준비 20.01.28 492 8 11쪽
49 특급 호텔 기자회견 20.01.27 475 7 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