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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꽁장

D급 파이터 독심술을 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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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ob002
작품등록일 :
2019.12.09 16:12
최근연재일 :
2020.03.02 09:17
연재수 :
78 회
조회수 :
51,614
추천수 :
781
글자수 :
304,802

작성
20.02.11 18:25
조회
368
추천
7
글자
8쪽

파란 눈의 영양사

DUMMY

통합 타이틀전이 힘든 이유는 또 하나가 있다.


바로 체중을 맞춰야 한다는 부분이다.


칠수가 뛰는 라이트급은 UFL 기준 70.3kg이 상한선. 반면 호세 자르도의 페더급은 65.8kg이다. 경기 체중은 그 중간인 68kg이다.


그래서 이번 경기는 체중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칠수야, 체중 관리 계획은 좀 생각해뒀어?”


정 관장이 물었다.


“일주일 전까지 78kg 만들고요, 사흘 전 수요일까지 74kg 정도로 맞추려고요”


“너 지금 몇이지?”


“82kg요”


“그나마 찌는 체질이 아니라 다행이다”


14kg 감량은 종합격투기 선수치고 많은 편은 아니다. 심할 때는 25kg도 뺀다.


78kg급인 이언규의 평체는 95kg, 84kg인 심동연은 100kg에 육박한다. 그나마 인계석이 76kg에서 66kg으로 가장 감량 폭이 작다.


계획까지 다 세워놓았지만, 심리적 부담감은 어쩔 수 없었다.


경기가 6월이라 2, 3월까지는 자유롭게 먹어도 상관없었지만 이미 칠수는 음식에 상당히 민감해져 있었다.


“오, 라면 난 빼주세요”


“도너츠? 나 안 먹을래요”


“웬 아이스크림을 사 왔어? 안 먹어, 안 먹어”


정작 방어전을 앞둔 심동연도 먹는 상황에 칠수가 오히려 더 민감했다.


그런 스트레스는 컨디션으로 직결됐다.


“칠수 선수, 얼굴이...”


“얼굴이 왜요?”


“얼굴에 다크 써클이... 너무 훈련 많이 하신 거 아니에요?”


연 실장의 말에 거울을 보니 눈 주위가 시커멓게 변해 있긴 했다.


“어? 언제부터 이런 거지”


“지난주에도 이렇긴 했어요. 그런데 이번 주 들어 더욱 심해졌네요”


조바심이 들다 보니 훈련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야, 조칠수! 거기서 들어가야지!”


“관장님, 저 진짜 1분만 쉴게요. 너무 힘드네요”


그래플링 훈련도 마찬가지였다.


“칠수! 거기서 넘어가서 허리를 잡았어야지”


“죄송해요, 사부님. 미처 생각을 못 했어요”


몸 상태고 별로고 머리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제대로 되고 있는 건 체중뿐이었다.


아직 체중 관리에 제대로 들어가지 않은 3월 말, 칠수의 체중은 이미 77kg이 돼 있었다.


4월 초 심동연의 방어전에 따라갔는데 코리아 FC의 왕 씨 형제가 칠수부터 알아봤다.


“야, 조칠수. 너 얼굴이 왜 이렇게 핼쑥해? 애인 생겼어?”


“에이, 국장님. 칠수 여자 쳐다보지도 않는 애예요”


“얼굴에 뭐가 또 이렇게 났어? 여드름에 주근깨까지 있네”


“진짜요? 어디? 어디?”


심동연이 4차 방어에 성공한 다음에도 칠수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가 않았다.


“야, 조칠수! 내 승리 축하 회식인데 뭐하고 있는 거야? 고기 먹어, 채소 말고 고기”


“형, 이거 제가 먹어도 되죠? 가져갑니다~”


계속 표정도 컨디션도 나빠지는 칠수를 위해 정 관장이 특별한 조처를 내렸다.


“주목, 오늘 특별 발표가 있다.”


“뭐죠? 결혼하시나요? 일단 축하해요”


“뭔 결혼 인마, 연 실장이······. 암튼, 오늘 발표는 그게 아니다. 소개할 사람이 있다.”


“누구요?”


“Come on, Mike. 인사해라. MMA 영양사 마이크 볼트다”


“영양사?”


정 관장이 소개하자 문밖에서 민머리의 덩치 좋은 백인 한 명이 들어왔다.


“Hey guys, lady. I’m Mike bolt. I’m MMA conditioning coach”


“볼트는 요즘 떠오르고 있는 종합격투기 분야의 식단 관리사, 영양사, 요리사다. 큰 맘 먹고 선수들을 위해 식단 조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이렇게 초대하게 됐다”


“헐, 관장님 돈이 그러면 얼마가···.”


“아냐, 생각보다 얼마 안 들었어. 내가 이 친구 SNS를 구경하고 있는데, 한국에 가고 싶다는 이야기가 있더라고. 그래서 내가 아주 잘 이야기해서 우리 집에서 숙박시켜주고, 관광도 도와주고 하는 내용으로 해서 데려왔어. 이번 6월에 우리 선수 세 명이 UFL에 출동하는 관계로 특별히 신경을 썼다.”


볼트는 영양사이기도 하지만 요리사에 가까웠다. 그날부터 매일 칠수들의 집을 오가며 특별 요리와 음료를 만들어줬다.


듣도 보도 못한 채소와 과일들을 썰어 믹서에 넣고 갈자 벽돌 같은 색의 걸쭉한 액체가 나왔다.


“이걸 아침마다 마시라고? 훈련 후에?”


“Ye, after morning training. before shower. It’s delicious”


시험 삼아 한 입 마셔보았는데 맛도 나쁘지 않았다.


돌체는 저녁만 자유롭게 먹고 아침과 점심만 자기 식단에 따르라고 지시했다. 아침은 그가 준비해놓은 과일과 채소를 믹서기에 갈아 마시는 볼트 표 특별 주스, 점심은 볼트가 체육관에서 직접 요리해주는 갖가지 특별식단이었다.


“제 입맛에 딱인 거 같아요”


이틀에 한 번 정도 체육관에 들르던 연 실장이 언제부턴가 점심 자리를 꿰차고 앉았다.


“실장님은 왜 이리 점심에 자꾸?”


“갈까요, 관장님?”


“에이, 아니지. 평생 있어.”


볼트가 가장 신경 쓰는 식단은 호제 자르도와의 일전에 나서는 칠수였다. 칠수의 컨디션에 대한 이야기를 듣자 비장의 재료를 추가했다. 휴대용 아이스박스에 여러 재료를 넣고 다니는데, 그중 검은 병에 든 내용물은 꼭 칠수의 식단에만 넣고 있었다.


“그 안에 대체 뭐가 든 거야, 볼트? 나도 줘!”


소식을 들은 이언규가 볼트를 보챘다. 고민하던 볼트가 가방을 가져와 내용물을 보여줬다.


“이거? 꿀에 절인 인삼?”


“yeh, 인삼. Chilsu is worst condition. He need this”


“아니, 꿀에 절인 인삼을 쓰다니 신박한데?”


이언규가 냉장고를 열어 칠수의 음료를 가져와 한 모금 마셨다.


“아~ 어쩐지. 이 맛이 이 맛이었구나”


식단 대접을 받는 대가로 칠수들도 한국 관광을 도왔다. 역시 볼트가 관심 있는 건 한국의 음식들이었다. 서울의 냉면, 전주의 비빔밥, 부산의 밀면까지. 선수들이 시간을 쪼개 전국 유람을 돌며 갖가지 한국의 음식들을 대접했다.


정작 떠날 때가 되니 볼트의 몸 상태가 이상해졌다.


“볼트 돼지 됐네? 몇 킬로 쪘어?”


“음···. 나 10킬로 쪄쪄!!”


볼트가 양손을 쫙 펴자 칠수들이 폭소를 터뜨렸다. 칠수와 정 관장 등 슈퍼 멀티 짐 모든 식구가 볼트의 출국을 위해 인천 공항으로 나섰다.


“칠수, 너 컨디션 조절 잘훼! 이언규, 너 그만 머꼬!”


“야, 볼트 이제 한국말 겁나 잘한다! 볼트는 6월에 미국 가면 다시 볼 테니까 그때까지 우리 식단 관리 잘해서 걱정 좀 덜어주자. 알았지?”


“네!!!”


볼트의 특별관리 덕분인지 그가 출국하던 순간 칠수의 체중은 79kg까지 돌아와 있었다. 훈련을 해도 피곤하지 않고, 잠도 그가 정해준 만큼만 자고 나니 한결 몸이 가벼웠다.


“형, 그만! 그만 좀 쉬다 하자!!”


지치지도 않고 들어오는 칠수에 이언규가 두 손을 들고 소리를 쳤다.


“형, 솔직히 말해요. 볼트가 약 같은 거 주고 갔지?”


“아닌데?”


“근데 왜 이렇게 이 형만 날아다녀!”




인계석, 이언규의 미국 무대 첫 출격, 그리고 조칠수의 통합 타이틀전을 앞둔 슈퍼 멀티 짐의 컨디션은 그 어느 때보다도 ‘BEST’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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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명불허전, 플라잉 더치맨 20.02.18 330 7 7쪽
68 생자베르 파헤치기 20.02.17 350 7 8쪽
67 부산 MT 20.02.14 363 8 8쪽
66 도발의 결과 20.02.13 349 8 7쪽
65 식기 전에 돌아오겠소 20.02.12 364 7 7쪽
» 파란 눈의 영양사 20.02.11 368 7 8쪽
63 폭군 호세 자르도 20.02.10 390 7 8쪽
62 새로운 도전 20.02.09 398 8 10쪽
61 스피닝 엘보 20.02.08 399 8 8쪽
60 UFL 체육관 20.02.07 443 7 10쪽
59 다윗과 골리앗 20.02.06 429 6 8쪽
58 미친개와의 혈전 +2 20.02.05 428 6 9쪽
57 죽이기 위해 태어난 파이터 +2 20.02.04 448 7 7쪽
56 겹경사, 그리고 +2 20.02.03 449 8 7쪽
55 이게 바로 농락이다 20.02.02 459 8 8쪽
54 두 수를 내다보다 20.02.01 453 8 8쪽
53 DJ켄의 본 모습 20.01.31 450 8 7쪽
52 옥타곤홀릭 20.01.30 443 8 8쪽
51 DJ에 반하다 20.01.29 459 9 7쪽
50 완벽한 준비 20.01.28 492 8 11쪽
49 특급 호텔 기자회견 20.01.27 474 7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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