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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꽁장

D급 파이터 독심술을 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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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ob002
작품등록일 :
2019.12.09 16:12
최근연재일 :
2020.03.02 09:17
연재수 :
78 회
조회수 :
51,625
추천수 :
781
글자수 :
304,802

작성
20.02.12 18:25
조회
364
추천
7
글자
7쪽

식기 전에 돌아오겠소

DUMMY

식단과 함께 지난 반년 간 가장 쓴 건 역시 호세 자르도다.


이번엔 전략보다는 기본기 다지기, 그리고 체력 보강에 집중했다.


“확실히 좋아. 확실히 좋아요”


호텔 체육관에 들어선 칠수가 제자리에서 펄쩍 뛰어올랐다.


“지난번과 비교하면 어때. 메이나드 때보다 좋아?”


“너무 좋아요. 너무 좋아, 진짜”


그리고 신경을 쓴 게 또 하나 있다. 자르도의 신경 긁기다.


“혹시 오늘 자르도 만났어?”


UFL은 경기 며칠 전부터 호텔 한 층을 빌려 선수들과 관계자들에게 제공한다.


“네, 아까 로비에서”


“그래서, 잘했어?”


“그럼요, 아주 잘했죠”


칠수가 혼자 마트에 다녀오는데 로비에서 자르도 일행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자르도가 거의 20m 전방부터 노려보는데 칠수는 10m에 다다를 때까지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러다가 10m쯤 지날 때 살짝 보고 코웃음을 ‘픽’ 하고 쳤죠”


“그랬더니 뭐래, 가만있어?”


“브라질 말로 뭐라고 하던데···. 억양이 센 걸 보니 분명 욕이었을 거예요”


“좋아, 잘하고 있어.”


둘의 신경전은 경기 사흘 전 열린 ‘post fight conference’에서 더욱 불거졌다. 대회 전 주요 선수들을 모아놓고 열리는 일종의 대담으로 온/오프라인을 통한 인터뷰도 동시에 진행된다.


“칠수 선수에게 묻겠습니다. 예전 인터뷰에서 자르도가 DJ 켄보다 쉬운 상대라고 했다고 들었습니다. 여전히 그런가요?”


“오, 그 인터뷰는 좀 왜곡이 있었습니다. 자르도는 그런 상대가 아닙니다. DJ켄만큼 힘들다고 했는데 보도가 잘못 나간 거 같습니다.”


“지금은 그럼 어떤가요?”


“DJ 캔만큼이긴 한데···. 제가 DJ켄에게 몇 방이나 맞았죠? 서른 방? 아니죠. 스무 방 정도밖에 맞지 않았어요. 반면 전 50방도 넘게 때렸죠. 맞아요, 다른 경기에 비해 고전한 것. 하지만 50대 20이란 스코어는 비슷한 수치가 절대 아니에요. 자르도도 그럴 겁니다”


칠수의 말을 듣고 멀찌감치 있던 자르도가 벨트를 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넌 절대 이 벨트를 못 감을 거야”


가뜩이나 무서운 인상의 자르도가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렸다.


그러자 칠수도 라이트급 벨트를 들고 일어섰다.


“벨트 줄까? 그냥 가져! 필요 없어. 그냥 너만 겁나 패줄게”


통역을 듣자 자르도가 벨트를 내려놓고 덤비려 달려들었다. 옆에서 다른 선수들이 붙잡고서야 싸움이 멈췄다.


“아주 잘했어. 아주 잘했어. 칠수”


회견을 본 정 관장이 박수를 쳤다.


“제가 볼 땐 경기장에서 난리가 날 거 같아요”


연 실장의 분석이었다.


정 관장과 연 실장은 칠수에만 집중할 순 없었다. 인계석과 이언규도 출전하기 때문이다.


인계석의 상대는 멕시코 파이터 산티아고 바바리노. 이언규의 상대는 일본게 혼혈 호시노 퓨리였다. 산티아고는 모든 기술에 능한 올라운더, 호시노는 그래플링에 특화된 전형적인 일본 선수였다.


인계석의 기본 전략은 ‘카운터’였다. 산티아고가 공격적 성격이라 그걸 십분 활용할 계획이었다. 또 칠수와 함께 스태미너를 최고 상태로 올려놓아 그 어느 때보다 컨디션이 좋았다.


“계석 인, 65.8kg!!”


“산티아고, 65.1kg!!”


“좋아, 계석아. 니 체중이 더 베스트야”


“그런데 생각보다 친절하던데요. 산티아고? 악수도 먼저 청하고”


“그거 다 전략이야, 말리지 마”


실제로 그건 전략이었다.


산티아고는 경기가 시작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적극적으로 달려들었다.


“계석아, 잘 보고 때려!!”


산티아고의 초반 러시에 인계석이 몇 대 얻어맞으며 코너로 몰렸다.


“잘 보면 살 수 있어, 잘 봐!!”


가드를 두텁게 올리고 기회를 포착한 인계석이 산티아고의 턱에 강력한 훅을 넣었다.


“좋아, 좋아. 더 들어가, 들어가!!”


기회를 포착한 계석이 펀치로 페이크를 준 후 오른발 하이킥을 작렬시켰다. 하이킥에 맞은 산티아고는 실신한 채로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1라운드 46초. 칠수도 기록하지 못한 빠른 시간 승리다.


“관장님!! 관장님!! 저 이겼어요!! 엄마!!! 엄마!!!!”


첫 경기에서 손쉬운 승리를 가져갔지만 이언규 경기가 쉽지 않았다.


호시노는 상체를 뒤로 뺀 채 로킥과 푸쉬킥, 견제성 잽만 찔러대며 조심스럽게 경기했다.


“말리지 마! 너도 들어갈 필요 없어!!”


주전장이 그라운드인 두 선수가 선 채로 간만 보고 있으니, 코치도 관중도 답답하긴 마찬가지였다.


“우우우우~ 우우우우~”


“말리지 마! 침착해!!”


몇 차례 이언규가 테이크다운을 시도했으나 호시노는 스프럴을 활용하며 모두 차단했다.


그러다 2라운드가 시작되고 덤벼든 첫 번째 테이크다운에 신호가 왔다. 호시노가 이언규의 힘을 그대로 활용해 다리를 낚아챈 것.


“하체 조심해! 하체!!”


호시노의 특기는 수많은 서브미션 중 하체 관절기. 10승 중 무려 4승이 하체 기술일 정도로 비중이 높았다.


“언규야! 빠져나와!! 몸을 밀어!!”


호시노가 니바를 노리는 듯 이언규의 무릎을 뽑아댔다.


“빠져나와야 해!!!”


하지만 이언규의 장점은 생각보다 좋은 유연성. 몸을 뒤틀어 무릎 충격을 최소화한 이언규는 그대로 몸을 뒤로 굴려 호시노의 탑 포지션을 차지했다.


“좋아!! 잘한다!!”


경기는 상위 포지션을 더 많이 점한 이언규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판정 머신이 UFL에 와서도···.”


먼저 승리한 인계석이 도발했다.


“이기면 장땡이니라, 소자는 무패입니다. 아미타불”


동생들이 승리하자 칠수는 오히려 조바심이 났다.


“아, 내가 마무리를 잘해야 하는데···.”


“컨디션 최고잖아. 걱정하지 마!!”


“하신 만큼만 하면 이길 수 있을 거예요”


칠수의 대기실에 마이크 볼트도 찾아왔다.


“Hey, guys. Long time no see”


“이게 누구야. 미국 빡빡이 요리사님!!!”


칠수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볼트를 반겼다.


요리사답게 볼트는 빈손으로 오지 않았다.


특별히 만든 경기 후 특식을 한 상자 가져왔다.


“우와, 엄청 맛있어 보이는 도시락이다. 지금 먹어?”


“Yes, but not you”


볼트가 칠수를 가리켰다.


“After win”


경기 후에 와서 음식을 먹으라는 말이었다.


그때 밖에서 UFL 직원이 칠수의 입장을 알렸다.


“가자, 칠수야!!!”


우두둑 소리를 내며 몸을 비튼 칠수가 볼트를 가리키며 말했다.


“술이 식기 전에 돌아오겠소”


전장에 나가는 장수의 마음, 그것과 하나 다를 바 없는 칠수의 각오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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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에필로그 +2 20.03.02 427 8 8쪽
77 부적을 찢다 20.02.28 329 7 7쪽
76 능구렁이 20.02.27 320 8 7쪽
75 타이밍 태클 vs 러버 가드 20.02.26 333 7 7쪽
74 안갯속의 생자베르 20.02.25 316 7 7쪽
73 폭풍전야 20.02.24 310 9 8쪽
72 베스트 컨디션 20.02.21 338 7 8쪽
71 마치다를 복사하다 20.02.20 325 6 7쪽
70 새 기술의 장착 20.02.19 337 7 8쪽
69 명불허전, 플라잉 더치맨 20.02.18 330 7 7쪽
68 생자베르 파헤치기 20.02.17 350 7 8쪽
67 부산 MT 20.02.14 363 8 8쪽
66 도발의 결과 20.02.13 349 8 7쪽
» 식기 전에 돌아오겠소 20.02.12 365 7 7쪽
64 파란 눈의 영양사 20.02.11 369 7 8쪽
63 폭군 호세 자르도 20.02.10 390 7 8쪽
62 새로운 도전 20.02.09 399 8 10쪽
61 스피닝 엘보 20.02.08 399 8 8쪽
60 UFL 체육관 20.02.07 443 7 10쪽
59 다윗과 골리앗 20.02.06 429 6 8쪽
58 미친개와의 혈전 +2 20.02.05 429 6 9쪽
57 죽이기 위해 태어난 파이터 +2 20.02.04 449 7 7쪽
56 겹경사, 그리고 +2 20.02.03 449 8 7쪽
55 이게 바로 농락이다 20.02.02 459 8 8쪽
54 두 수를 내다보다 20.02.01 453 8 8쪽
53 DJ켄의 본 모습 20.01.31 450 8 7쪽
52 옥타곤홀릭 20.01.30 444 8 8쪽
51 DJ에 반하다 20.01.29 460 9 7쪽
50 완벽한 준비 20.01.28 492 8 11쪽
49 특급 호텔 기자회견 20.01.27 475 7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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