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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꽁장

D급 파이터 독심술을 얻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스포츠

완결

dob002
작품등록일 :
2019.12.09 16:12
최근연재일 :
2020.03.02 09:17
연재수 :
78 회
조회수 :
51,635
추천수 :
781
글자수 :
304,802

작성
20.02.25 18:25
조회
316
추천
7
글자
7쪽

안갯속의 생자베르

DUMMY

출전 준비를 하고 있는데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Come in~ 누구세요?”


그러자 들어온 건 동그란 얼굴의 가무잡잡한 외국인이었다.


“오, DJ켄!!!”


“이게 누구야?! Hey, What’s up!!”


칠수와 정 관장 등이 문으로 달려가 버선발로 DJ켄을 맞이했다.


“컨디션은 좀 어때?”


DJ켄이 물었다. 일상 수준의 회화는 이제 칠수도 어렵지 않았다.


“나쁘지 않은 거 같아. 아니 솔직히 말하면 최고의 컨디션이야”


“아주 잘됐네. 나 너한테 베팅했어.”


“뭐?”


“돈 걸었다고. 1만 달러! 꼭 이겨야 해”


“이야, DJ켄이 돈을 걸었다니 꼭 이겨줘야겠는데?”


정 관장이 DJ켄의 어깨를 두드렸다.


북미 스포츠 시장은 도박이 합법화돼 있다. 도박 사이트도 대단히 많은데, 도박사들은 평균 ‘1.2:1.6’의 비율로 생자베르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생자베르가 ‘1.2’, 칠수가 ‘1.6’이다. 생자베르에게 100달러를 걸면 120달러를 돌려받고, 칠수에게 같은 금액을 베팅하면 160달러를 받는 식이다.


“전략은 뭐야?”


“전략? 음···. 말해도 되려나?”


“야, 돈을 너한테 걸었다는데 뭔 상관이야.”


“그래, 뭐. 사실 나 이번 경기 앞두고 레미 본자스키한테 킥 좀 배웠어.”


“본자스키? 레미 본자스키?”


“그래. 그 본자스키. 본자스키한테 킥 콤비네이션을 배웠고. 전반적으로는 료코 마치다처럼 싸울 계획이야.”


“와우, 료코 마치다라니. 경기가 참~ 재미없겠네. 그래 어차피 이기기만 하면 되지. 암튼 관중석에서 재미있게 볼게”


“그래, 나중에 함께 훈련이나 하자고!”


뜻밖의 응원군에 힘이 부쩍 생긴 칠수였다.


응원군은 하나가 아니었다. DJ켄에 이어 또 다른 손님이 찾았다.


“오~히사시부리데쓰”


크라이드의 질긴 인연, 고구라 타카노리였다.


“고구라! 여기 웬일이야!!”


한때 일본어를 열심히 공부했기에 일본어 회화도 가능한 칠수다.


“왜긴, 칠수 경기 보러 왔지”


“그것뿐만이 아닌 거 같은데?”


고구라는 크라이드를 대표하는 라이트급 선수. 칠수 이적 후 당연히 타이틀전을 치러야 마땅하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크라이드는 챔피언을 공석으로 두고 있다.


“그래, 그것뿐이 아니지. 내 생각에 크라이드는 이제 끝났어. 넘버링 대회는 열리지 않을 거야”


“정말?”


어느 정도 알던 사실이었지만 이렇게까지 빠를 줄은 몰랐다.


“그래서 레이나 왓슨 대표랑 이야기할 겸, 경기도 볼 겸 이렇게 들렀지”


“이야, 고구라가 오면 UFL 라이트급이 정말 후끈해지겠네. 나랑 또 싸울지도 모르고”


“그래야 하는데 당신이 너무 바쁘잖아. 위 체급 아래 체급 왔다 갔다 하면서”


“그건 그렇지. 그런데 혹시 이야기한 상대는 있어?”


“응, 몇 명 이야기 나오는 사람들이 있는데···. 가장 유력한 건 방금 복도에서 마주친 사람이야.”


“DJ켄?!”


“그래, 살짝 눈인사만 하긴 했는데. 좀 경계하는 눈치더라고”


사실 고구라와 DJ켄은 칠수가 원래 있던 미래에선 이미 한 차례 맞붙은 바 있다. 경기 내내 DJ켄이 고구라를 가지고 놀다시피 하며 2라운드에 초크로 끝냈다.


“싸우게 되면 스파링 좀 부탁할게, 정보도 얻고”


“그래, 그래. 꼭 스파링하자!”


고구라가 나간 후 칠수가 갑자기 무릎을 쳤다.


“하···. 이거 어쩌죠, 관장님?”


“왜?”


“둘 다 도와달라고 할 것 같은데요···?”


“그러게···? 어떻게 해야 하지···?”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자···.”


앞선 경기가 모두 끝나고 이제 주인공들이 등장할 차례가 됐다.


“나가자, 우리 차례다”


입구로 다가가는데 옆에서 안전요원들이 엄지를 세웠다.


“칠수 선수, 꼭 이겨 주세요! 팬이에요”


“우리 부인도 자네를 무척 좋아한다고. 꼭 이겨서 세 체급 석권하라고”


“오케이, 고마워요. 꼭 이길게요”


목을 꺾으며 몸을 풀고 있자니 장내 아나운서의 소개가 이어졌다.


“한국에서 온 암살자. 두 체급 챔피언. 13승 무패 파이터. 조~칠~수!!!”


“암살자라는 별명도 있었어?”


정 관장이 물었다.


“글쎄요, 이건 처음 듣네”


그러자 갑자기 이상한 배경음악이 튀어나왔다.


“야, 이거···.”


“제 원래 음악이 아닌데?”


음산한 현악 소리, 그리고 ‘뎅~’하고 울리는 종소리. 어디서 많이 듣던 음악이었다.


“이거···. 프로레슬링의···.”


“언더테이커 음악이잖아···?”


전혀 예고 없던 음악이었지만 일단 칠수는 표정을 BGM에 맞췄다.


“좀 더 무섭게!”


“관장님도 고개 숙여요. 언규야, 너도!”


갑작스러운 등장씬의 변화에 관중들도 잠시 조용해졌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칠수가 런웨이에 오르자 커다란 함성이 쏟아졌다.


“언더테이커 조칠수!!”


“생자베르를 죽여버려!!!”


옥타곤으로 다가가다 레이나 왓슨과 눈이 마주쳤다. 레이나가 입 모양으로 물었다.


“음악 어때?”


역시 UFL 대표의 장난이었다.


“Not bad”


경기장에 올라 몸을 풀자 생자베르가 입장하기 시작했다.


생자베르는 원래의 등장음악 그대로였다. 머리에 두른 일장기와 가라데 복장도 여전했다.


“이거 뭔가 한일전 느낌 드는데요?”


“그러게, 뭔가 구도가 그러네”


올라오는 생자베르를 노려보는데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생각을 읽을 수가 없었다.


‘왜지···. 뭐지?’


이상한 느낌이 든 칠수가 옆에 있는 보안요원을 바라봤다.


<저 여자 겁나 섹시하네... 하고 싶다...>


보안요원의 생각은 정확하게 들렸다.


생자베르의 생각은 링 위에 올라올 때까지도 들리지 않았다.


브루스 터너의 소개 때에도, 심판과 인사를 나눌 때도. 칠수와 주먹을 부딪칠 때까지도.


생자베르의 생각은 전혀 들리지 않았다.


생각이 들리지 않는 상대와의 싸움.


과거로 회귀한 이후 처음으로 겪는 경기였다.


“Hey, 칠수. U ready?”


“OK, Let’s go”


“생자베르, ready?”


“Yeh, Let’s do it”


공이 울리고 두 선수가 앞으로 튀어나갔다.


‘경기 전이라 아무 생각이 없던 걸 거야. 그럴 거야’


극도의 집중상태에 빠지면 생각도 뭐도 사라진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다. 단순히 그런 일인 줄 알았다.


그런데 갑자기 생자베르의 레프트 잽이 튀어나왔다.


칠수가 빠르게 뒤로 점프하며 공격을 피했다.


이어 원투 콤비네이션과 로킥까지 이어졌다.


간신히 모든 공격을 막아내긴 했지만, 한가지는 여전했다.



생각이, 전혀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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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부적을 찢다 20.02.28 330 7 7쪽
76 능구렁이 20.02.27 321 8 7쪽
75 타이밍 태클 vs 러버 가드 20.02.26 333 7 7쪽
» 안갯속의 생자베르 20.02.25 317 7 7쪽
73 폭풍전야 20.02.24 311 9 8쪽
72 베스트 컨디션 20.02.21 339 7 8쪽
71 마치다를 복사하다 20.02.20 325 6 7쪽
70 새 기술의 장착 20.02.19 337 7 8쪽
69 명불허전, 플라잉 더치맨 20.02.18 330 7 7쪽
68 생자베르 파헤치기 20.02.17 350 7 8쪽
67 부산 MT 20.02.14 364 8 8쪽
66 도발의 결과 20.02.13 349 8 7쪽
65 식기 전에 돌아오겠소 20.02.12 365 7 7쪽
64 파란 눈의 영양사 20.02.11 369 7 8쪽
63 폭군 호세 자르도 20.02.10 390 7 8쪽
62 새로운 도전 20.02.09 399 8 10쪽
61 스피닝 엘보 20.02.08 399 8 8쪽
60 UFL 체육관 20.02.07 443 7 10쪽
59 다윗과 골리앗 20.02.06 430 6 8쪽
58 미친개와의 혈전 +2 20.02.05 429 6 9쪽
57 죽이기 위해 태어난 파이터 +2 20.02.04 449 7 7쪽
56 겹경사, 그리고 +2 20.02.03 449 8 7쪽
55 이게 바로 농락이다 20.02.02 459 8 8쪽
54 두 수를 내다보다 20.02.01 453 8 8쪽
53 DJ켄의 본 모습 20.01.31 451 8 7쪽
52 옥타곤홀릭 20.01.30 444 8 8쪽
51 DJ에 반하다 20.01.29 460 9 7쪽
50 완벽한 준비 20.01.28 492 8 11쪽
49 특급 호텔 기자회견 20.01.27 475 7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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