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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太影) 님의 서재입니다.

만렙 in 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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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태영(太影)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4
최근연재일 :
2024.07.05 18:20
연재수 :
6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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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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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24
글자수 :
374,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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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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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제8화

DUMMY

제법 몸의 단련이 되어가자 최근에는 주변에 수행할 만한 ‘임무’가 있는지 찾는 것과 함께 다른 유저가 없나 찾아보고 있었다.


혹시 다른 유저를 통해 운영자에 연락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해서였다.


이에 처음 보는 사람을 보게 되면 혹시 유저가 아닐까 하여 유저의 이름을 뜻하는 대괄호 [] 사이에 이름이 들어 있는지 한 번씩 살펴보는 습관이 생긴 백천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이 중에 유저는 보이지 않았다.


백천이 그런 실망한 표정이 되어 있을 때, 동천이 저 만치서 웃는 표정으로 손을 흔들며 다가왔다.


웃는 표정이지만 어딘지 표정이 경직되어 있는 것이 녀석도 제법 긴장이 되는 모양이었다.


잠시 후, 드디어 사부들이 단상 위로 줄지어 올라왔다.


사부들은 모두 일류 이상의 고수들로서 머리 위에 검은색 글씨로 이름이 떠 있었다.


그들이 뿜어내는 기세 만으로도 이제 여섯 살 짜리 아이들로서는 그대로 움찔하여 얼어붙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야 좀 차분해진 장내를 한번 둘러보고는 그 중 얼굴이 번들거리는 중년인이 여유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특히 관자놀이 부근의 태양혈(太陽穴)이 불룩 튀어나온 것이 ‘절정’ 경지인 듯 보였다.


이에 역시나 그는 사부들 중 유일하게 절정을 의미하는 하늘색 글씨의 이름이 머리 위로 떠 있었고 레벨은 142였는데, 표정이 자못 거만해 보였다.


“나는 수석 사부 유광이라고 한다. 지금부터 우리 선천무관의 입문식을 진행하겠다. 먼저 1단계 마보(馬步) 자세로 오래 버티기를 진행하겠다. 총 100명이 남을 때까지 진행하고, 그 외에는 탈락이다. 자, 준비하거라!”


그 말을 들은 장내의 아이들은 실망한 표정으로 여기저기서 한숨을 내쉬었다.


마보 자세는 무공의 가장 기초 자세이지만 또한 가장 어려운 자세이기도 했다.


특히 아직 충분히 신체가 자라지 못한 여섯 살의 아이들에겐 더 그랬다.


시작을 알리는 수석 사부 유광의 외침과 함께 수백여명의 아이들이 동시에 마보 자세를 취했다. 저마다 제법 수련을 하고 왔는지 한 식경(약 30분)이 지나도록 아무도 탈락자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반 시진(1시간)이 지나자 드디어 탈락자가 속출하기 시작했다.


역시 가장 먼저 탈락하는 아이들은 모두 보육동의 아이들이었다.


으앙!


아이들은 울음을 터트리며 아픈 다리를 부여잡고 대연무장을 빠져나갔다.


아직 어린 그들도 아는 것이다.


이제 자신들은 이 무관에서 가장 천한 존재들로 성장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일 다경이 더 흐르자, 보육동 아이들 중 남은 것은 백천과 동천 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백천은 떠나가는 보육동 아이들을 보자 속이 쓰린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이어서 외부에서 온 아이들도 하나 둘 탈락하기 시작했다.


백천은 주위를 둘러보며 아이들을 관찰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이제 한, 두 식경만 흘러도 못 버티고 탈락할 것 같았으나, 삼류 무인을 뜻하는 회색의 글씨로 이름이 떠있는 ‘소전’, ‘사마웅’, ‘고간’이라는 남자 아이와 ‘제갈혜’라는 이름의 여자 아이는 아직도 여유가 있어 보였다.


옆을 보자 동천은 정말 가까스로 안간힘을 쓰며 버티고 있었는데, 역시 끈기 하나는 대단한 녀석이라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일 다경은 커녕 그 반도 더 버티기는 힘들어 보였다.


그때였다.


수석 사부 유광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만! 1단계를 종료한다. 남은 아이들은 통과다. 모두 나를 따라오도록!”


어느 새 100명만 남게 된 모양이었다.


‘운 좋은 녀석!’


동천은 거의 바닥에 누운 채, 경련이 이는 다리를 주무르며 헥헥거리고 있었다.


백천과 백천의 손에 거의 질질 끌리며 겨우 일어선 동천을 포함한 100명의 아이들은 사부들을 따라 대연무장을 지나 한 고루거각에 들어섰다.


<대회청(大會廳>이란 편액이 걸려 있는 곳이었는데, 나무바닥으로 된 건물 중앙에는 청록빛이 도는 큰 돌벽이 세워져 있었다.


그 돌벽 앞에 선 유광이 말했다.


“2단계는 바로 내공 측정이다. 앞에 보이는 것은 공력석(功力石)으로 어떤 방법으로든 공격하여 살짝이라도 흠집을 만들면 1년 이상의 공력이고, 한 치(3센티미터) 이상은 5년, 두 치 이상은 10년 이상의 공력에 해당한다. 이번 단계에서는 상위 50명만 통과할 것이다. 자! 시작한다.”


2단계는 내공 측정 시험인 모양이었다.


아이들은 여기저기서 1단계보다도 더 큰 한숨을 내쉬며 좌절했다.


여섯 살 짜리 아이들이 내공이 있어봐야 얼마나 있겠는가.


하지만 예외도 있는 법이다.


바로 앞서 삼류 무인을 뜻하는 회색 글씨로 이름이 쓰인 아이들이 그랬다.


특히 머리 위에 ‘소전’이라 쓰인 값 비싸 보이는 비단 옷을 입은 제법 준수한 용모의 아이가 여유로운 태도로 먼저 나섰다.


“제가 먼저 하겠습니다.”


유광은 그 아이를 보자, 눈빛이 순간 부드럽게 풀어졌는데 마치 그 아이가 누군지 아는 듯 했고, 어딘지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소전은 공력석 앞에 서기 무섭게 마보 자세를 취하곤, 심호흡 후 주먹을 뒤로 보냈다 득달같이 일 권을 뻗어냈다.


팍!


그러자 주먹이 그대로 공력석에 박혀 들며 주먹 모양이 거의 두 치 이상 깊게 새겨졌다.


족히 10년 이상의 공력이 담겨 있어 보이는 일 권이었다.


“좋구나! 벌써 10년 공력은 넘어 보이는구나! 자! 다음은 누가 하겠느냐?”


만족한 표정의 유광의 말에 이어서 회식 글씨로 ‘사마웅’이라 머리 위에 써진 아이와 ‘고간’, ‘제갈혜’라는 아이들이 연이어 도전하였는데, 역시 모두 두 치 이상은 충분히 박혀 드는 것이었다.


특히 제갈혜라는 여자 아이는 손바닥을 펴서 장력으로 공력석을 타격하였는데, 소전보다는 조금 덜 깊어 두 치가 조금 못되어 보였어도 다른 아이들보다는 월등히 깊게 박혀 모두를 놀라게 하였다.


“호호. 저 아이, 제법이네?”


이에 세 명의 여성 사부 중 한명인 화려한 복색의 여성 사부가 매혹적인 표정을 지으며, 눈을 빛냈다.


계속해서 아이들의 도전이 이어졌다.


앞의 네 아이들 이후로는 대부분 약간의 흠집을 내는 것도 힘들어 하였고, 한 치 이상의 흠집을 내는 아이도 극히 드물었다.


동천은 ‘이야앗!’하며 요란한 기합과 함께 간신히 미세한 흠집을 만들곤 환호를 질러 댔다.


앞서 흠집을 내는 데 실패한 아이들이 거의 오십 명에 달했기에 합격할 확률이 높아졌다 느껴진 모양이었다.


그리고 뒤이어 드디어 백천의 차례가 되었다.


백천은 속으로 고민이 되었다.


삼재건곤기공의 느려 터진 공력 획득 속도 때문에 백천의 내공 수위는 아직도 겨우 2년 정도 밖에 안 되었지만, 천중급 무극천무지체의 효과로 그 다섯 배인 10년 공력의 위력을 낼 수 있는 상태였다.


게다가 삼재건공기공으로 개방한 ‘무상결’을 사용하면 10년 공력의 두 배인 20년 공력까지도 단 한번이지만 담을 수 있었다.


사실상 이중에서는 가장 뛰어난 수준인 것이었다.


하지만 그러기엔 전력을 드러내는 것이 아무래도 불안했다.


겉으로 보이는 백천의 공력은 겨우 2년 정도 밖에 되지 않는데, 그 5배 되는 10년 공력을 보인다면? 아니, 잠재력을 모두 폭발시켜 그보다도 높은 20년 공력을 펼쳐 보인다면?


그에 대한 반응은 불 보듯 뻔했다.


무림세계에서 가진 공력보다 수 배 높은 위력을 보이는 무공은 대부분 사도(邪道)나 마도(魔道)와 같은 좌도방문(左道傍門)의 무공밖에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랬다간 무림맹에 끌려가 죽을 때까지 고문당하다 뒈지겠지!’


백천은 허리에 척 손을 두른 채, 의기양양 해하는 소전의 얄미운 모습을 보자 순간 ‘확 질러?’하는 생각도 들었으나, 꾹 눌러 참아냈다.


‘아, 저 건방진 놈! 운 좋은 줄 알아라!’


백천은 힘을 최대한 빼고 장법을 뻗어내고자 하였다.


목표는 2단계 통과!


딱 통과할 정도로만 치면 되는 것이었다.


이윽고 백천의 손바닥이 그대로 공력석을 쳤다.


팍!


둔탁한 소리와 함께 작은 흠집이 나타났다.


‘저 정도면 통과가 분명하겠지!’


백천은 목적 달성에 만족하며 돌아서려다 옆에서 ‘내가 이겼다!’ 환호하는 동천의 목소리에 다시금 흠집을 살피다 표정을 구겼다.


‘아, 쓰발!’


힘을 너무 뺐는지, 동천보다도 흡집이 더 작았던 것이다.


백천의 구겨진 얼굴 앞에 동천이 마치 위로한다는 듯 등을 두드려 댔다.


우여곡절 끝에 백천과 동천은 가까스로 2단계를 통과하여 삼대제자가 될 수 있었다.


* * *


두 단계의 입문식을 통과하여 삼대제자가 된 아이들이 도열하자, 수석 사부 유광이 다시금 좌중을 보며 말했다.


“삼대제자가 된 걸 축하한다. 이제 지금부터 제자 선택을 할 것이다. 나와 열 두명의 사부들이 각각 가르칠 제자들을 고를 것이니, 각 사부들 중 스승이 정해지면 스승을 따라 각자 이동하거라! 각 사부들의 말씀을 잘 따르도록!”


뒤이어 수석 사부 유광이 먼저 아이들을 둘러보며 제자를 고르기 시작했다.


유광은 사부 중 유일한 절정 고수로서 선천무관의 실세 중의 실세였다.


그러한 유광의 제자가 되는 일은 다음 대의 선천무관을 이끌어갈 미래가 되는 일이었다.


아직 세상 물정 모르는 아이들이었지만 그런 분위기를 은연중에 느끼며 저마다 긴장한 얼굴로 유광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너, 너, 그리고 너! 앞으로 나오도록!”


유광의 지목을 받은 아이들은 저마다 기쁘고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유광의 앞으로 줄지어 섰다.


“네가 소전, 옆이 사마웅, 그 옆이 고간 맞지?”


아이들은 동시에 대답했다.


“네, 맞습니다!”


역시 예상대로 수석 사부 유광은 유일하게 삼류 수준 이상인 그 세 명의 남자 아이들을 모두 제자로 선택했다.


주변의 아이들이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저 소전이 소가장의 소장주래! 그 옆에 사마웅은 사마표국의 소국주고!”


“그래? 저 고간은 또 누군데?”


“고간은 칠장로의 아들이래! 결국 저 셋 다 금수저인 거지!”


“아··· 어쩐지? 부모 잘 만나서 부럽다, 부러워!”


그런 수근거림 속에 유광이 돌아보며 말했다.


“좋구나. 자, 이제 나를 따라오거라.”


유광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이들을 이끌고 대연무장을 떠나갔다.


그가 떠나자 동료 사부들 사이에서 ‘실력 좋은 애들은 혼자 다 데려가네’, ‘썩을 놈’, ‘재수 없는 놈’ 등의 볼멘 소리가 잠시 나오기도 하였다.


그런 와중에 뒤이어 아까의 화려한 복색의 여성 사부가 앞으로 나섰다.


그녀는 네 명의 여제자를 골랐는데, 그 중에는 예상대로 제갈혜가 가장 먼저 포함되어 있었다.


그 여성 사부와 네 여제자들도 뒤이어 대연무장을 떠나갔다.


백천은 무심코 떠나가는 여성 사부와 네 여제자들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여성 사부의 뒤를 따라 걷던 제갈혜의 시선이 잠시 거만한 표정의 소전을 향했다.


그녀의 눈빛은 아이 답지 않게 매우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자신을 근소하게 앞선 소전을 향해 분함과 도전적인 표정이 담겨 있었다.


한데 그러던 그녀가 갑자기 백천을 향해 돌아보았다.


‘뭐야? 난 왜 봐?’


의아한 표정의 백천이 그 의미를 깨닫게 되는 데에는 불과 수 초의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제갈혜의 시선에 담긴 것은 누가 봐도 ‘멸시’에 가까운 표정이었으니 말이었다.


아무래도 2단계 결과에서 가장 낮았던 자신을 한심하게 본 모양이었다.


‘아, 쓰발 진짜! 아니거든! 내가 사실은 여기서 제일 세거든! 너 두고 보자! ’


억울함에 속으로 그렇게 울부짖는 백천이었으나, 이어서 차례로 사부들에 의해 제자들이 정해졌고 곧이어 저마다 사부들이 이끄는 장소로 따라서 이동하였다.


백천은 그 중 2단계의 결과가 가장 낮은 탓인지 제일 마지막까지 남겨진 끝에 간신히 한 사부의 제자로 선택될 수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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