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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太影) 님의 서재입니다.

만렙 in 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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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태영(太影)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4
최근연재일 :
2024.07.05 18:20
연재수 :
64 회
조회수 :
229,526
추천수 :
4,725
글자수 :
374,240

작성
24.05.12 18:20
조회
5,628
추천
104
글자
12쪽

제10화

DUMMY

“자, 오늘부터 오전에는 삼재기공, 오후에는 육합권, 연체술 순서로 이 세 가지를 수련하도록 할 것이니 잘 보고 따라하거라. 먼저 삼재기공은···”


곧이어 양호는 아이들에게 가부좌를 틀게 한 채 삼재기공을 차근차근 전수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재능들이 그리 뛰어나지 않았던 만큼 한번에 이해하지 못하고 최소한 서너 번 씩 알려준 다음에서야 구결 하나를 익힐 수 있었는데, 백천은 예외였다.


이미 삼재기공을 10성 완성하고 삼재건곤기공을 수련하는 중이었기에 백천에게는 숨을 쉬는 것 만큼 쉬운 것이었다.


백천은 별다른 어려움 없이 한번 알려주는 구결에 따라 익숙한 행로로 운기조식을 이어갔다.


물론 삼재건곤기공의 특수한 효과(?) 탓에 그의 공력은 고작 2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아 기운이 미약하게 밖에 느껴지진 않았지만 한번 만에 구결을 듣고 그 행로를 따라 운기조식을 완성해 가는 것 만으로도 신기에 가까운 것이었다.


백천을 옆에서 힐끗힐끗 바라보는 공량과 순우창의 표정도 경악에 가깝게 변해 있었다.


무슨 특수한 기술을 익혔는지 겉으로는 약해 보였는데, 괴력으로 한방에 자신들을 때려 눕힌 것도 모자라 저런 재능을 갖고 있었다니.


그들은 서로를 동시에 바라보며 똑같은 생각을 했다.


‘쟤한테 다시는 개기지 말자.’


* * *


삼재기공의 전수가 끝났을 때는 벌써 두 시진이 지나서 어느 덧 정오가 가까워져 있었다.


양호는 친절하게 아이들을 위해 몇 번이나 반복해서 알려주는 데도 전혀 인상 한번 쓰지 않았고, 그런 그의 수고가 허무해지게도 대부분의 아이들은 그 중 일 할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였다.


양호는 문득 백천을 향해 물었다.


“백천아. 혹시 이전에 삼재기공을 배운 적이 있느냐?”


다른 세 아이들도 똑같은 표정이 되어 백천을 바라봤다.


백천은 뜨끔한 생각이 들었지만 손사레를 치며, 고개를 강하게 가로저었다.


“에이~ 그럴리가요! 제가 그런 고오급 공법을 어디서 배워 봤겠어요? 에이~”


“그래? 처음인데 이렇게 빨리 배운다고? 이제보니 백천이 천재였구나!”


놀리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놀라서 칭찬해주는 양호의 말에 백천은 일말의 가책이 느껴졌지만 머리를 긁적이며 멋쩍게 아무렇게나 둘러대는 수밖에 없었다.


“하하, 그럴리가요. 이상하게 이 심법이 저한테 잘 맞는지 이해가 잘 되네요.”


되는 대로 둘러대느라 한 그 말에도 양호는 매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음··· 그게 사실이라면 너는 선법(仙法)과 인연이 있을 수도 있겠구나.


삼재기공은 사실 개파조사이신 진천자께서 선법 중 가장 으뜸이라며 대대로 익히게 했던 공법이었거든.


물론 세월이 흐르며 워낙 축기 속도가 느린 탓에 대부분의 문도들이 상승의 무공을 익히기 전에 입문하는 정도로만 활용하게 되었지만 말이다.”


‘선법은 무슨 그냥 캐릭터 만들면 주는 기본 심법이거든요.’


속으로는 그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으나, 백천은 계속해서 하하하며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속으로 다짐했다.


‘다음 수련부터는 무조건 못하는 척 해야지!’


백천은 귀찮은 것이 딱 질색이었기에 마음속으로 그렇게 굳게 다짐하였다.


“처음이라 힘들었지? 자, 그럼 점심을 먹으러 가볼까?”


“좋아요!”


성장기의 아이들인 탓에 그 어느 때보다 우렁차게 대답하며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은 중앙에 있는 소연무장에서 우측에 위치해 있었다.


식당이래 봐야 간소한 식탁에 의자 다섯 개 놓인 것이 끝이었고, 어느 새 준비된 간단한 채소 볶음에 쌀밥 정도가 끝이었지만 배고프고 지친 아이들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허겁지겁 음식을 먹어 댔다.


아이들은 순식간에 두 그릇씩을 비워내었고, 덩치 큰 순우창은 네 그릇을 순식간에 먹어 치웠다.


그렇게 배가 빵빵하게 부른 아이들은 옆의 숙소로 향하여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단잠에 빠져들었다.


* * *


“자, 다들 잘 쉬었니? 이제부터는 육합권에 대해 알려주겠다. 제 일초식은···”


오후가 되어 양호의 육합권 시범이 시작되자 드디어 백천의 뇌리로 기다리던 시스템 알림음이 울려왔다.


띠딩!


<시스템 알림 : 무(無)급 육합권(六合券)이 발견되었습니다. 습득 하시겠습니까? 예, 아니오>


속으로 ‘이거지!’ 쾌재를 부르며 백천은 ‘예’라고 속으로 말했고, 다시금 시스템 알림음이 이어졌다.


<시스템 알림 : 무급 육합권의 습득을 완료하였습니다. 현재 상태 – 1성>


역시 무급 공법이라 손쉽게 바로 습득이 가능했다.


1성은 형(形)과 식(式)을 아는 상태로 능숙하지도 않고 동작이 정확하지도 않지만 그래도 동작을 펼쳐낼 수는 있는 정도의 경지로 말 그대로 해당 무공에 입문한 정도였다.


하지만 그것도 대단한 것이었기에 그대로 펼쳤다가는 또 사부 양호의 ‘한번 보고 그대로 따라하다니, 백천이 천재였구나!’라는 감탄을 부르고도 남음이 있었다.


귀찮은 일이 생기는 것은 딱 질색이었다.


‘이제부터 내 컨셉은 힘순찐이다!’


무림 격언에 ‘실력의 삼푼은 숨겨라’라는 말이 있던가.


귀찮기도 했지만 적어도 상태 패널티라도 완전히 사라지는 스무 살이 되기 전까지는 최대한 몸을 사려야 한다는 생각도 강하게 들었다.


* * *


양호가 연체술의 전수까지 마무리 했을 때는 어느 덧, 해가 저물어 있었다.


다행히 육합권과 연체술을 익힐 때는 백천이 남우주연상감 연기력으로 둔재 역할을 찰떡처럼 소화했기에 더 이상 귀찮은 일은 생기지 않았으나, 내심 양호가 살짝 실망하는 표정을 볼때 마다 미안하고 뭔가 죄송스런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고생했다. 다들 첫 날이라 피곤했을 텐데, 어서 들어가 쉬거라!”


양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지친 몸을 간신히 끌고 거의 비몽사몽 간에 저녁을 입에 털어 넣고 대충 물로 씻은 아이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침상에 쓰러져 곯아떨어지고 말았다.


* * *


깊은 밤이 되자, 백천은 슬그머니 숙소를 빠져나와 소연무장으로 나왔다.


남들 눈을 피해 새로 익힌 육합권을 수련하기 위해서였다.


‘여기서 어떻게 하더라?’


오늘 한 번 본 동작이라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았다.


사실 스킬창에 쌓여 있는 스킬 포인트가 37개나 있었기에 포인트를 찍어 한번에 수련할까 싶은 마음도 없진 않았지만, 어쩐지 지난 번 삼재기공 때 직접 수련을 통해 10성을 해냈던 기억이 있어 이번에도 왠지 어찌 되지 않을까 싶은 묘한 기대감이 들었다.


어쩐지 환생한 이후로 예전보다 정신이 또렷하고 한번 본 것도 머릿속에 생생하게 남는 것이 계속 떠올리다 보면 뭔가 떠오를 것도 같은 기분이었다.


백천이 낮에 양호가 펼친 육합권의 동작을 떠올리자 머릿속에 마치 영상처럼 양호가 펼쳤던 육합권의 동작들이 선명하게 떠올랐고, 백천은 그 동작을 점점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몸으로 풀어내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조금씩 자연스러워지더니 순식간에 머릿속 양호의 움직임을 그대로 복사한 듯 백천의 움직임이 닮아가는 모습이었다.


‘내가 진짜 천재가 됐나?’


백천 스스로도 이해되지 않을 만큼 모든 동작이 한번에 이해되는 신기한 기분이었다.


그 순간이었다.


띠딩!


<시스템 알림 : 지혜가 100 이상입니다. 무급 육합권에 대한 높은 이해도로 습득 속도가 빨라집니다.

무급 육합권 2성 승급에 성공하였습니다.

무급 육합권 3성 승급에 성공하였습니다.>


‘나 진짜 천재 된 거였어?’


그것은 역시 예상대로 ‘최초의 환생자’ 칭호 특전으로 +100을 얻었던 지혜라는 능력치의 효능이었다.


이것은 사물을 꿰뚫어보는 통찰력과 비슷한 능력치로 한번 본 것을 그대로 기억하고, 요체를 꿰뚫어 무공 습득 속도를 향상시켜주는 능력치임에 틀림없었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시스템 알림음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시스템 알림 : 천중급 무극천무지체 사용자임을 확인하였습니다. 최적화된 신체 조건으로 무급 육합권에 대한 습득 속도가 빨라집니다.

무급 육합권 4성 승급에 성공하였습니다.

무급 육합권 5성 승급에 성공하였습니다.

무급 육합권 6성 승급에 성공하였습니다.

무급 육합권 7성 승급에 성공하였습니다.

무급 육합권 8성 승급에 성공하였습니다.

무급 육합권 9성 승급에 성공하였습니다.>


100 포인트의 지혜와 천중급 무극천무지체의 상승 효과!


순식간에 백천의 머릿속 양호의 시범보다도 더 능숙하고 자유롭고 현묘한 동작으로 육합권이 백천의 몸에서 펼쳐지더니 이윽고 9성 승급까지 한번에 성공한 것이다.


아무리 최하 등급인 무급의 기초적인 권각술이라 해도 습득과 동시에 단숨에 대성의 코앞인 9성까지 습득이 된 다는 것은 가히 치트키에 가까운 능력이었다.


백천은 기존에 무림세계를 플레이 할 때는 느끼지 못한 무공 습득의 희열을 머리와 온 몸으로 느끼며 날이 새도록 수련을 이어갔다.


* * *


다음날 수련을 일찍 마친 후, 오후 늦게 사부 양호는 네 제자들을 데리고 무관을 나섰다.


사제의 연을 맺은 기념으로 아이들에게 맛난 음식을 먹일 요량이었다.


사부를 따라 무관의 정문을 나서자 문을 지키고 선 무사들이 사부에게 포권을 취해 보였다.


백천은 어릴 적 밖에 나가려는 자신을 향해 눈을 부라리며 동네 개 쫓듯 돌려보내던 무사들의 모습이 떠오르며 격세지감을 느꼈다.


‘역시 이래서 사람은 잘 되고 볼 일이야?’


그래봐야 시골 무관 제자가 된 것에 불과했으나, 보육동의 천덕꾸러기 신세 때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라 할 만 했다.


무관을 나서자 높다란 형문산에 걸린 주황빛 노을과 그 아래 너른 들판과 평야가 펼쳐졌다.


중원에서도 유명한 곡식 산지 답게 옥수수나 밀 등의 곡식은 물론 목화밭이나 차밭 등도 평야지대와 구릉까지 넓게 펼쳐져 있었다.


그 사이를 반 각 여를 걸은 후에야 마을이 나타났다.


목책으로 둘러싸인 마을의 이름은 쌍문촌(雙門村)으로 인근에 있는 십여 개의 작은 향촌 중 하나였다.


쌍문촌에 들어서자 대로변 좌우로 상점들이 쭉 늘어서 있었는데, 해질녘이 되자 제법 사람들이 붐비고 있었다.


이에 아이들은 모두 들뜬 기분이 되었다.


다른 향촌 출신이라 쌍문촌에 처음 와 본 공량과 순우창은 물론이거나와 보육동에서만 자란 동천은 눈에 휘둥그레져서 이곳저곳 구경하느라 일행을 놓치기 일쑤였다.


이는 환생 후 처음으로 무관을 벗어나 마을에 온 백천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전 캐릭터를 플레이할 당시 큰 성(成)이나 중원의 대도시들은 물론 명조 황실에도 가봤기에 이런 작은 향촌 따위가 대단하게 보일 것도 없었지만, 육년 간 갓난아기로 게임 속에 갇혀 선천무관 내에서만 있다 나왔기에 작은 마을의 모습도 어쩐지 색다르고 감회가 새로웠다.


백천은 사부를 따라 쌍문촌의 거리를 구경하면서도 혹시 다른 유저가 없는지 유심히 살폈다.


하지만 작은 마을이라서 그런지 유저는 보이지 않고 모두 NPC밖에 보이지 않았다.


백천은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사부의 발길이 멈춘 한 객점(客店)으로 따라 들어가지 않을 수 없었다.


쌍문객점이란 토속적인 이름의 그 객점의 일 층에는 벌써 좌석이 거의 만석이 되어 빈 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일층을 쭉 둘러보고 있는데 점소이가 다가와 물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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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제36화 +4 24.06.07 3,119 54 14쪽
35 제35화 +6 24.06.06 3,224 54 13쪽
34 제34화 +4 24.06.05 3,266 64 15쪽
33 제33화 +6 24.06.04 3,332 68 15쪽
32 제32화 +5 24.06.03 3,431 65 14쪽
31 제31화 +4 24.06.02 3,466 72 13쪽
30 제30화 +7 24.06.01 3,556 70 15쪽
29 제29화 +6 24.05.31 3,586 73 12쪽
28 제28화 +6 24.05.30 3,727 73 12쪽
27 제27화 +4 24.05.29 3,794 75 12쪽
26 제26화 +6 24.05.28 4,129 79 12쪽
25 제25화 +19 24.05.27 4,446 87 15쪽
24 제24화 +6 24.05.26 4,577 100 15쪽
23 제23화 +7 24.05.25 4,553 105 13쪽
22 제22화 +6 24.05.24 4,615 103 12쪽
21 제21화 +5 24.05.23 4,799 103 13쪽
20 제20화 +8 24.05.22 4,972 99 13쪽
19 제19화 +6 24.05.21 5,038 108 13쪽
18 제18화 +7 24.05.20 5,108 114 12쪽
17 제17화 +3 24.05.19 5,220 108 12쪽
16 제16화 +5 24.05.18 5,269 110 15쪽
15 제15화 +4 24.05.17 5,334 108 12쪽
14 제14화 +7 24.05.16 5,355 113 13쪽
13 제13화 +6 24.05.15 5,337 112 12쪽
12 제12화 +4 24.05.14 5,375 111 11쪽
11 제11화 +6 24.05.13 5,469 109 13쪽
» 제10화 +6 24.05.12 5,629 10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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